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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도 산재보상 받을 수 있다
알바생도 산재보상 받을 수 있다
  • 원종욱 연세대 의대 교수
  • 승인 2013.01.28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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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산재 환자로 살아남기①

#20살 김산재군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방학 동안에 사회경험도 쌓고, 모자라는 등록금도 벌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점장님은 김군이 막내동생 같다며 아주 친절히 대해주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정말 손님이 많았다. 근무시간 을 1시간 남기고, 커피를 옮기다가 주방 바닥에 기름이 떨어진 것을 밟고 넘어졌다. 뜨거운 커피에 데지 않으려고 커피만 피하다 엉덩방아를 크게 찧었다. 처음에는 일어나지도 못하겠는데, 바쁜 걸 생각하고 간신히 일어나 마저 일하고 퇴근했다. 너무 아파 파스를 부치고 집에 갔다. 3일간 집에서 끙끙 앓다가, 결국 병원에 갔다. X-ray를 찍었더니 꼬리뼈에 금이 갔다고 했다. 병원에 입원했다. 패스트푸드점에 연락했더니 사장은 언제 어디서 다쳤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그 동안 일한 아르바이트비하고 치료에 보태라며 20만원을 주고 갔다.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는데, 착한 점장님은 어떻게 하냐며 한참 걱정해 주더니, 아르바이트생들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그냥 갔다. 

 

▲ 원종옥 연세의대 교수

김산재 군은 어떻게 해야 할까? 몇 일전 서울시가 발표한 10인 미만 소규모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일반음식점, 주유소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36%),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었다(12.2%).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거나(33.2%),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었다(37.6%). 더욱이 4대보험을 모두 가입한 사업장은 27.9%에 불과했고, 아무것도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이 전체의 62.8%에 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업원이 한 명 이상인 모든 사업장이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산재보험을 관장하는 근로복지공단이 우리나라의 모든 사업장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업장이 생길 수 있다.

또 산재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일부 근로자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회사에서 산재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명단과 급여를 제출한다. 그런데 이 명단에 일부 근로자를 누락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김군과 같은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계약직 근로자들을 가입시키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지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에 다니거나, 산재보험에 가입되었더라도 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근로자가 산재를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근로자 모두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 근로자,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계약직, 시간제 근로자, 아르바이트 학생 모두 산재를 당했을 때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사업장을 당연적용 사업장이라고 한다. 당연적용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는 산재보험에 당연 적용된다. 당연적용 사업장의 근로자는 그 사업장의 근로자가 되는 순간부터 산재보험 가입여부와 관계 없이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는다.

산재를 당한 근로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급여 신청을 하고, 자신이 그 사업장의 근로자라는 것만 입증하면 된다. 산재의 원인이나 상태가 산재보험 급여 대상이 되면, 차별 받지 않고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김군과 같은 근로자가 산재보험 급여를 받으려면 자신이 그 사업장의 근로자라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근로계약서나 급여명세서가 있으면 가장 좋고, 이런 것이 없을 때는 같이 일했던 동료 근로자들의 증언으로 가능하다.

근로복지공단도 자체적으로 당연적용 사업장과 근로자 여부를 조사하기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 여부 때문에 보험급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매우 선진적이며 근로자의 권익이 잘 보호되고 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근로자가 보호받는다면 사업주들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려 하지 않을까? 또 이런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은 어떻게 충당할까?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재가 발생하면, 산재근로자에게는 차별 없이 보상을 해준다.

이때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그 동안 내지 않은 산재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며, 근로자에게 지급된 보상금의 50%를 내야 한다.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는 산재를 당했을 때 산재보험 가입여부와 관계 없이 산재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제 이런 제도적 보호 장치를 몰라서 산재보상을 받지 못하는 억울한 근로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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