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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불산사고 발표 'F학점'
삼성전자 불산사고 발표 'F학점'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01.3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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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와 차이 커…작업 시간, 과정 등 일치점 드물어

▲ 30일 오후 경기 화성 동탄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 불산가스 누출 사고 관련 주민설명회에서 삼성반도체 환경안전팀장 김태성 전무 등 삼성관계자들과 주민들이 불산사고로 숨진 고 박모씨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발표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박모(34)씨는 삼성측 발표와 달리 지난 28일 0시13분부터 3차례에 걸쳐 6시간여 동안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31일 "확보한 사고 당일 CCTV 화면과 작업자들을 대조한 결과 보수작업은 1차 28일 00:13~03:21, 2차 04:36~04:44, 3차 04:45~07:45 3차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는 "27일 오후 1시22분 최초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38분부터 STI서비스 작업자들이 수리작업을 했다"는 삼성전자의 그동안 발표 내용과 차이가 크다. 

또, 1~2차 보수작업을 끝내고 오전 6시께 현장정리까지 마쳤다는 삼성측의 보고 내용도 전혀 사실과 달랐다.

삼성 주장과 달리 숨진 박씨는 28일 0시13분 사고 현장(불산 탱크룸)에 도착해 흰색 내산 가운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03시21분(2시간52분 동안)까지 1차 보수작업을 한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산이 또 누출됐다는 연락을 받은 박씨는 현장에 다시 도착해 평상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04시 36분부터 44분까지 8분간 2차 보수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CCTV 분석 결과 2차 작업 당시 사고 현장 내부에 불산 증기가 뿌옇게 차 오염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박씨가 사고 현장에 불산 증기 노출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대에 내산복, 방재복을 입지 않고 작업했다는 것이다.

이어 3차 작업 때는 박씨가 방재복과 방독면을 모두 착용한 채 기기 작동 점검을 하는 모습이 CCTV 분석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탱크룸 내부에 설치된 CCTV(2대)의 촬영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가 삼성측의 발표와 큰 차이가 나면서 사건 은폐의혹도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원욱 의원은 “삼성은 양파인가. 까면 깔수록 잘못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며 삼성을 자랑스러워했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불산누출량, 사망한 노동자의 방제복착용 여부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정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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