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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철학적 해석들
사소한 것들의 철학적 해석들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3.0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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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신간 ‘왜 착한 사람에게…’ 外

-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 샤론 카예·폴 톰슨 지음. 권혜아(1권)·이경진(2권) 옮김

‘사랑이란 무엇인가? 삶의 의미는? 거짓말은 항상 나쁜가?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는가?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착한 사람들에게 도대체 왜 나쁜 일이 생기는 걸까?’

삶의 의문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쉼 없이 쏟아진다.
그것들은 아주 사소하게 시작되지만 풀어낼 수 없을 것 같은 수수깨끼 같다.

이 모든 것들을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미국 여러 대학의 철학 프로그램 교재로 쓰였다. 간결하고 쉬운 이론 설명과 핵심을 짚어주는 질문이 담겨 있다. 또 답이 담겨 있다.

매 장의 시작은 두 아이가 등장하여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대화를 나눈다.
예를 들면, A는 나무토막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자신의 작품 ‘고뇌하는 영혼’이라고 말한다. 반면, B는 그것을 보고 나무토막은 아름다울 수 없으며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둘 중 누가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처럼 두 아이가 어떤 문제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가지고 보여주는 논쟁이 바로 각 장의 주제인 두 가지 철학적 입장을 보여준다. 장이 끝날 때마다 제시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여길 수 있는 철학적 입장을 내 주위 사람, 주변 사회에 직접 대입해볼 수 있게 함으로써 살아 숨 쉬는 철학을 느끼게 해준다.

책은 '아름다움' '진실' '정의' '신'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거짓말이 항상 나쁜가?'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는가?' '착한 사람에게 왜 나쁜 일이 생기는가?' 등 삶과 밀접한 철학적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대화 형식으로 풀어냈다.

플라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로크와 홉스 등 전통적인 철학자들과 대니얼 데넷, 마사 누스바움, 칼 포퍼 등 현대의 철학자를 넘나드는 다양한 견해를 통해 독자들은 깊고 풍부한 철학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또한 그로 인해 점차 학습으로써가 아닌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고 사고를 발전시키는 ‘철학적 인간’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철학’을 마냥 어렵고 생소하게 여겼던 사람들도 오히려 ‘이제껏 철학적 사고를 하지 않고 어떻게 살았나’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전 2권이다.
홍익출판사. 1권 240쪽 1만2800원·2권 280쪽, 1만3800원.


- 완벽한 날들 / 메일 올리버 지음·민승남 옮김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세상을 걷는다"

1984년 퓰리처상을 받은 시인 메리 올리버의 산문집이다.
자신의 신념과 생각, 영감을 담았다. 메리 올리버는 지구상의 놀라운 창조물과 지구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응시하고 시인의 언어로 풀어냈다.

자연시인, 생태시인이라 불리는 메리 올리버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 바로 ‘낙원’이라고 말한다. 썰물 때 밀려 올라와 모래밭에 갇힌 아귀에 대해, 고래가 뿜은 물안개 세례를 받는 기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올리버는 그녀 세상의 중심에서 자신을, 자신의 체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초대한다. 자연을 예찬한다는 면에서 에머슨, 소로에 비견되기도 하지만, 메리 올리버는 인간을 중심에 놓고 자연을 바라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인다. 그 속에서 ‘아주 평범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마음산책. 168쪽. 1만원


- 세 여인 / 마리 은디아이 지음·이창실 옮김

삼십 년 전, 자신을 버리고 고국으로 훌쩍 떠나버린 세네갈인 아버지의 다급한 부름을 받고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노라. 가난을 딛고서 어렵게 오른 고등학교 교사 자리를 버리고 프랑스인 남편을 따라 새로운 땅에 정착하지만, 기대와는 너무도 다른 현실과 마주하게 된 판타. 남편도, 임신에 대한 희망도 잃고 시댁 식구들의 멸시를 피해 국경을 넘는 카디 뎀비.
아프리카 대륙과 프랑스 사이의 세 여성들의 이야기다.

잔인한 진실에 휘청거려도, 무기력한 삶에 숨이 막혀와도, 존재를 위협하는 시련이 닥쳐도, 강인한 그들은 고집스럽고 끈질기게 나아간다. 강인하고 굳센 세 여성이 보여주는 정신의 승리에, 모욕을 견뎌 개인의 존엄을 지켜내는 그들의 강렬한 이야기에 독자들은 경탄에 찬 마음의 떨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과 페미나상을 모두 거머쥔 유일한 작가다. 흑인 여성 최초로 공쿠르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프랑스 국내외 언론과 대중의 큰 주목을 받았다. ‘세 여인’은 출간 5개월 만에 45만 부 이상 판매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학동네. 396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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