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4 (금)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 피해 왜 컸나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 피해 왜 컸나
  • 뉴미디어팀
  • 승인 2013.03.15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국가산단 내 대림산업2공장에서 14일 오후 8시50분께 발생해 6명이 숨진 폭발 사고는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15일 여수시와 대림산업에 따르면 대림산업 HDPE 공장지역 사일로 탱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림산업 하청업체인 Y사 건설노동자 6명이 사망했고 11명이 중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나면서 현장에서 동료를 잃은 건설노동자들은 "대형 참사는 자연발생적인 사고가 아니라 발주처의 비인간적인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간접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익만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된 작업과정서 안전한 작업조건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밤늦은 시간까지 공기단축을 위해 노동자들을 투입해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분노했다.

▲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산단 대림산업 2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15일 오전 사일로 끝부분에 설치된 철골 구조물이 찌그러진채 놓여 있다.
현장에 있었던 한 노동자는 "사고는 무리한 일정임을 알리는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대림 고위층의 책임이며 블라인드 설치공정을 진행하고 있었음은 완전퍼지(잔존가스제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구역내에서 작업을 하려던 타 업체 근로자는 퍼지의 위험상 퇴근을 했다"고 주장하는 등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던 위험천만한 정황을 열거했다.

확인 결과 당시 폭발사고가 발생한 현장 사일로 30m 상층부에는 8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었으며 이들은 사일로 내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상층부와 함께 아래로 튕겨져 나가면서 처참한 피해를 입었다.

또 사일로 주변에도 80여 명의 작업자들이 몰려 있어서 폭발과 함께 근접해 있던 작업자의 부상이 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구급대가 사고 40분 후 정문에 도착했으며 사고 현장 동료들이 구급차로 부상자를 안고 100m 가량 뛰면서 소중한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는 근로자들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현장에서 작업했던 이재석씨는 "잔존가스를 모두 제거하고 재차 확인해야 하는데도 공정 단축만 종용했을뿐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으며 사고 후 뒤늦은 대처로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대림은 외형상 공정을 다 지켰다고 했는데 가스가 됐건 분진이 됐건 뭔가는 남았기 때문에 폭발이 일어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정기 보수 작업 때 탱크 내 잔존 가스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안전한 상태가 됐을 경우에만 근로자를 투입해야 하는데 원청과 하청회사간 계약에 따라 진행 중인 공사의 공기단축 의지 및 안전 불감증이 탱크 내 폭발과 사망 참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측은 폭발원인에 대해 정밀 조사가 필요 하지만 일단 잔존 가스 탓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잔존 가스의 경우 농도를 측정해 그때 그때 수치로 확인되지만 통상적으로 분진은 측정하기 않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일로 맨홀 작업을 위해 퍼지작업을 모두 마치고 최종 작업자를 투입했으나 분진에 용접불꽃이 튀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 같다"며 "정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료를 잃은 현장 근로자들은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사고 발생 때 함께 일한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휴대전화 사용까지 차단하면서 외부에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인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처참하게 흩어진 동료들의 시신을 수습하라고 지시한 것과 14일 새벽 3시 이후 현장 청소를 요구한 대림산업을 용서할 수 없다"며 15일 오후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제공=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