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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당신의 연애는 '몇 도'인가요?"
[Weekend] "당신의 연애는 '몇 도'인가요?"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3.22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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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연인들을 위한 이별 전상서 ‘연애의 온도’

작년 봄 '건축학 개론'은 '첫사랑 코드'를 등에 업고 흥행에 성공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이 요지다.

그로부터 일 년 후, "세상의 많은 첫사랑은 이별을 맞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연애의 온도'가 찾아왔다.

▲ 다른 건 몰라도 '현실감'은 최고! 개봉 직후 예매율 1위로 등극했다.

3년의 비밀연애 끝에 오늘 이동희(이민기)와 장영(김민희)은 이별한다. 비밀연애의 끝에 남겨진 것은 무성한 소문과 찌찔한 뒤끝뿐이다.

빌렸던 노트북을 부숴 착불로 보내고, 커플 요금 해지 직전 모바일 결제로 바가지를 씌우고. 페이스북 해킹(?)에 미행까지.

눈뜨고 봐주기 어려운 뒤끝 작렬!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길래 풍미는 커녕 악취가 풍기는 걸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다르다고 말하기엔 보통의 연인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 마주보기 보다는 '나란히 서기'. 그게 그렇게 쉬우면 누가 헤어지겠는가.

헤어지고 시작된 기묘한 '밀당'. 그 끝은 어디인가?
사랑을 담아 써내려간 연서는 구겨지고, '미친X', '개XX'가 난무하는 육탄전이 벌어진다. 그런데 어쩐지, 허전하다.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헛헛함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급기야 서로를 잃고 등 언저리가 쓸쓸해 눈물을 흘린다.
N극과 S극은 등을 맞대고 서 있어야 밀어내지 않는다.

'연애의 온도'는 따뜻하지 않았다. 지나친 차가움에 살을 데는 드라이아이스처럼 차갑디 차가울지 모른다.

영화는 말랑말랑한 연애담이 아니다. 내 친구의 연애담이자 나의 과거 혹은 오늘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주변인의 '연애담과 연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만나고 헤어지는 연인들과 그 주변 사람들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 다큐멘터리로 영과 동희는 물론 그들이 근무하는 은행 동료들의 숨겨진 마음까지 엿볼 수 있다.
동희와 영, 그리고 은행 동료들의 인터뷰는 서로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 낸다. 영과 헤어진 동희는 카메라 앞에서 해방감에 만세를 부르고, 영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헤어질 걸 그랬다며 쿨하게 말한다.

▲ 애증의 끝은 어디인가, 꼭 해피엔딩일 필요는 없다.

쿨하지 못해 미안한 '애증'의 선물 
신세대는 '쿨'하도록 진화'됐'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만' '솔직'하도록 진화'했'을 뿐이다. 시대와 세대를 가리지 않고 헤어지고 남은 찌꺼기는 '애증'이라는 이름의 싹을 튀운다는 것을 몰랐다.

영화 '연애의 온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리얼함'이다.
영화의 연출으 맡은 노덕 감독은 '무조건 진짜처럼 보이기'를 주문했고, 연출진이 가장 공들인 부분이라고 한다.

리얼리티를 위해 배우 및 스텝은 고생길을 선택했다.
바로 핸드헬드 (카메라를 받쳐주는 삼각대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직접 들고 촬영하는 기법) 촬영을 선택한 것이다.
덕분에 생생한 '날' 영상으로 자연스러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조명도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했다.

평범한 집밥상을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끝에 '연애의 온도'가 탄생한 것이다.

세상이 온통 분홍색 솜사탕 일 '시작하는 연인들'은 마음 단단히 여미고 영화를 볼 것을 권한다. 이미 헤어졌거나, 헤어짐을 앞두고 있는 연인이라면 두손 꼭 맞잡고 영화를 볼 것을 강추한다.

'연애의 온도'는 현,실,직,에 대한 '의자'다.
가만히 앉아 당신과 당신의 연인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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