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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골리앗' SKT 독한 요금제 논란
'통신 골리앗' SKT 독한 요금제 논란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03.2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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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망내 무제한 무료화' 선언…업계 '덩치' 앞세운 쏠림현상 우려

▲ SK텔레콤이 망내 무제한 무료통화를 내놓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체급이 다른데 맨주먹으로 겨루자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SKT가 독한 맘을 먹은 것 같다.” 

“‘공짜 통화’를 넘어설 서비스가 있겠나? 과다 보조금을 뿌리던 시절은 차라리 귀여운 수준이다. 이런 형태의 육박전은 이통사간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화시킬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처럼 보조금 과다지급으로 된서리를 맞은 이동통신업체들이 서비스 경쟁에 돌입하자마자 핵폭탄이 터졌다. SK텔레콤이 최근 망내 무제한 무료통화와 문자메시지 무료화를 내건 '티(T)끼리 요금제'를 발표한 것.
 
SK텔레콤의 파격적인 마케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료통화를 자사망을 쓰는 알뜰폰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요금제를 지인에게 추천만 해도 추천인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추천을 통해 신규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도 혜택을 받는다.
 
일단 시장에서는 가입자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이기에 가능한 서비스라는 해석이다. 결국 ‘덩치’로 경쟁사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 망을 쓰는 사용자들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을 넘는 만큼 통화료 부담을 덜고 싶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SK텔레콤으로 몰리는, 일종의 ‘쏠림현상’을 기대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만큼 쏠림 현상이 클 경우 공정경쟁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방통위도 요금 인가 과정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겐 공정경쟁 차원에서 망내 할인율을 적절히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도 등장했다.
 
SK텔레콤이 음성통화 대신 데이터 요금을 중심에 놓은 이번 요금제가 과연 소비자를 위한 것이냐에 대한 논란도 있다. SK텔레콤은 망내 무료통화로 음성통화를 더 주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축소했다. 월 7만 5000원 이상 요금제로 제공하는 데이터양을 기존보다 1GB~2GB 줄였다.
 
음성통화량이 계속 줄고 있고, 카카오톡으로 문자메시지 매출도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망내 무료통화를 위해 3000원을 더 내는 요금제이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 보다는 통신사에게 이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가입자가 데이터 위주로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해,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옮겨가기 위한 첫 시도"라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요금제 선택 기준이 데이터양”이라며 “통신사로선 얻는 게 많은 요금제"라고 분석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보편적 망내 할인이 아니라 3000원가량 더 내는 특정 상품에만 망내 무료화가 적용되기 때문에 착시효과가 생기는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SK텔레콤이 강수를 들고 나오자 KT와 LG유플러스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최근 LTE 데이터 무한정 요금제처럼 기존에는 앞선 업체를 따라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SKT의 새로운 요금제를 따라하자니 점유율 50% 업체의 장점만 부각시키게 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가입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SK텔레콤의 ‘덩치’에 기죽지 않을만한 ‘똘똘하고 알찬’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노골적으로 규모를 앞세우는 것 같아 아쉽지만, 이통사들이 보조금 등 비정상적인 방식의 경쟁 대신 본원적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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