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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추억 저편의 오늘 '미나문방구'
[영화 리뷰]추억 저편의 오늘 '미나문방구'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5.14 0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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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실존 장소서 곱씹게 되는 '추억'과 '기억'사이
▲ 세트촬영 없이 100% 실존하는 로케이션 촬영으로 작품에 생동감을 더했다.

누군가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당사자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어릴 적,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던 '문방구집 딸'이라는 축복이 끔찍한 악몽이었다니… 방미나(최강희)의 기억이다.

오늘 하루도 전쟁인 방미나의 직업은 대한민국 일등 철밥통 세무공무원으로 본연의 직무를 다하기 위해 악질 체납자를 찾아가지만 돌아오는 건 물벼락. 그 와중에 사내연애 중이던 애인은 열 살이나 어린 여자와 결혼을 한단다. 미치고 팔짝 뛸, 오늘. 애써 참아왔던 스트레스가 폭발하고 2개월 정직의 날벼락이 떨어진다.

이때다 싶게 아버지가 운영하던 오래된 문방구를 처분하러 고향 무주로 향한 미나는 아버지의 부재로 닫혔던 문방구를 다시 연다. 하지만 문방구 주인이 될 생각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다. 단지, 빚만 잔뜩지고- 오래된 재고품으로 가득한 '미나(문)방구'를 팔아버리겠다는 야심찬 각오만 있다. 글쎄, 그게 생각처럼 쉬울까?

▲ '미나문방구' 개점 이래 이렇게 호황인 적이 있었을까? 주인을 제대로 만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유일한 친구였던 최강호(봉태규)가 문방구 앞 초등학교의 교사로 부임하고 사사건건 부딪힌다. 여기에 미나문방구의 단골 고객인 아이들의 저항과 인근 오성문방구 아들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강호에게 학교 앞 문방구는 낭만과 추억의 장소였다. 그곳엔 향기로운 아이 방구가 있었고, 스트리트 파이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모든것이 미나에게는 그저 처치곤란 재고품일 뿐이다. '추억'과 '기억' 사이에서 삐걱거리는 이들이 화해할 수 있을까?

▲ 미나와 강호, 그들의 잊힌 추억을 꺼내보게 하는 결정적인 강적이 등장한다.

아직도 저런 문방구가 있나 싶은데, 진짜란다. 설정에 딱 들어맞는 문방구를 찾아낸 제작진의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장소다. 세트 없이 100% 올로케이션 촬영은 영화를 '가공'이 아닌 '진짜'로 만들었다. 다소 유치한 설정과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훈훈함이 전해지는 이유다. 16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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