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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삼성전자서 530억 투자 유치
팬택, 삼성전자서 530억 투자 유치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3.05.2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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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엽 부회장 승부수 첫 결실…ICT 생태계 확립 사례 전망도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승부수가 첫 결실을 맺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로부터 총 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 지난 3월 이준우 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투자유치를 위해 4대1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등 박 부회장이 투자 자금 유치에 전념하면서 거둔 첫 성과다.
 
팬택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로부터 팬택의 총 발행주식 10%(5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 1월 퀄컴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끌어 들여 261억원의 투자금을 받아낸 것과 같은 방식이다.

팬택은 이번 투자로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하며 경영 안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향후 채권단 등에서의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전략스마트폰 브랜드인 ‘베가’로 승부수를 띄운 팬택은 브랜드 확장과 마케팅 확대를 위한 자금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최근 채권단에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도 마케팅 확대를 위한 총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투자로 팬택의 지분 구조는 산업은행(11.81%), 퀄컴(11.96%), 삼성전자(10.03%) 등의 10% 이상의 주요주주로 이뤄지며, 삼성전자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에 대해 "부품 분야 주요 거래선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최근 5년간 팬택의 삼성부품 구매실적(단위: 억원). 자료=팬택.

이번 투자유치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은 팬택이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지만 부품 부문에서는 고객사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팬택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으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배터리 등을 구매한다. 지난해 삼성 부품만 2353억원, 최근 5년간 8116억원어치를 구매했다. 

팬택은 이번 투자유치로 마련된 재원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함으로써 IMD(Intelligent Mobile Device)산업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은 삼성전자의 각종 부품을 구매해온 주요 거래선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팬택에게는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삼성전자에게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라는 윈윈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국내 IT 산업의 상생과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며 바람직한 ICT 생태계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팬택이 주저앉는 상황은 부품업체들에도 큰 부담"이라며 "국내 주요 업체들이 해외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CEO는 “팬택은 그룹차원의 지원을 받아 큰 회사가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커온 기업”이라며 “팬택의 선전은 국내 중견기업의 표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였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램”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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