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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의 칼이 된 ‘아베노믹스’
양면의 칼이 된 ‘아베노믹스’
  • 뉴미디어팀
  • 승인 2013.06.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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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엔저 폐해, 실패하면 세계경제 악화로 번질 듯

‘아베노믹스’란 이름의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약발을 잃어 가면서 우리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위 '아베노믹스'로 명명된 일본 양적완화정책이 ‘엔저’라는 결과로 나타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유럽의 경기 침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양적오나화 정책이 실패할 경우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6일 정부당국 및 산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눈에 띄게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구조 개혁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 상황은 싸늘하기 만하다. 이유는 크게 새로운 게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오전 니케이 지수는 전날보다 0.61% 하락했고, 엔/달러 환율은 99.00엔으로 전날 98.87엔보다 0.23엔이 올랐다.

앞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지금의 통화정책을 유지하겠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채권 매입규모를 줄이거나 늘리는 등 속도를 조절하겠다"며 조기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아베노믹스’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더 큰 문제는 아베노믹스가 힘을 잃고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 산업계는 엔저로 인한 수출 타격을 심각하게 우려해 왔다. 특히 자동차, 철강, 컴퓨터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수출제품은 가격경쟁에서도 밀리기 시작하면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저로 국내 수출증감률이 수입증감률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연평균 엔·달러 환율이 100엔으로 상승하면 2013년 무역수지는 26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억 달러의 무역흑자 감소 압력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기계류는 -11.6%, 철강은 -4.9% 등 주요 업종의 총수입이 엔저로 인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4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시화공단을 방문했을 때 한 수출중소기업 대표는 "외국 바이어들이 엔저로 일본 제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한국산 제품 가격의 할인을 요구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를 비롯한 경제계 단체들도 앞 다투어 정부에 엔저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고 이에 정부는 지난달초 환변동보험 확대 등 중소수출기업을 돕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현 부총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각료회의에 참석해 "일본의 양적완화가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인정할 수는 있지만 한국 등 이웃나라의 환율변동성이 확대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초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경련 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수익성은 좀 약화 되겠지만, 엔저를 꼭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엔저가 계획 있게 나왔는지 달러 변동과 연결돼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 회장의 발언은 악화되고 있는 엔저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켰고 아베노믹스가 '양면의 동전'이란 점을 깨닫게 했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는 일본의 엔저를 묵인하는 듯 한 결론을 냈다. G20 재무장관회의는 공동선언(코뮈니케)을 통해 “일본의 통화정책은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고 내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이유를 댔다.

그 다음달 열린 G7회의는 엔저와 같은 인위적인 환율정책에 대해 의논하면서도 세계 경기를 부양하는 역할을 했다는 이중적 결론을 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입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붕괴가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아베노믹스는 잘 되도, 안 되도 문제다. 실패시 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아 우리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된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엔저에 대한 걱정도 있고, 아베노믹스가 잘못되면 세계 경제에 미칠 우리 경제의 타격을 고려할 경우 우리 입장은 어정쩡 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과연 아베노믹스의 결론은 어떤 식으로 맺어질까 세계 경제의 눈이 일본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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