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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탈출증 크론병으로 오해하기 쉬워
직장탈출증 크론병으로 오해하기 쉬워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6.12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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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 소장ㆍ대장에서 확인되면 크론병 의심
▲ 직장탈출증으로 인한 궤양은 고립성으로 단독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만약 다발성으로 직장 이외의 대장, 소장 등에서도 궤양이 확인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러시아인 알렉세이코 쉬코(31)씨는 심한 변비와 함께, 배변 시 직장이 항문 밖으로 튀어나오는 증상을 오랜 기간 겪어왔다. 처음에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알려진 크론병으로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했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직장배변조영술 및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직장에 있는 궤양은 크론병이 아닌 직장탈출증에 의한 고립성 궤양으로 확인 됐다.

이후 의료진은 직장탈출증 복강경수술을 통해 직장을 주위 골반으로부터 완전 박리한 후 인공막을 이용해 고정, 변비 치료를 위해 여분의 에스결장을 절제했다. 알렉세이코씨는 수술 후 5일간의 입원을 통해 회복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크론병으로 오해하기 쉬운 직장탈출증이란 항문 밖으로 직장 전벽이 탈출된 상태로, 점막만 탈출된 경우를 부분 탈출증 또는 점막 탈출증이라고 하며, 근육 층을 포함한 직장 전층이 밀려 나온 상태를 완전 탈출증이라고 한다. 보통 50대 이상의 여성, 20~30대의 남성, 그리고 생후 1년 이내의 소아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항문 밖으로 직장이 밀려나오는 ‘탈항’과 증상이 비슷해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직장탈출증은 항문이 아닌 항문 조직이 밖으로 탈출된 것으로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보건복지부 지정 대장항문전문병원 한솔병원 정춘식 진료원장은 “직장탈출증과 탈항은 돌출되는 부위가 다를 뿐만 아니라, 그 형태도 다르다”며, “돌출된 모양이 계란같이 매끈하고 한 덩어리라면 직장탈출증, 올록볼록하게 여러 덩어리로 튀어나와 있다면 탈항”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에서 시작되는 원주형의 장 중첩증이 직장탈출증의 원인이며, 만성변비, 대장무기력증,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을 경우 직장탈출증이 생길 수 있다.

직장탈출증이 생기면 배변 비 직장이 항문 밖으로 돌출 되면서 배변 조절 곤란, 불편감, 탈출된 직장의 점액 분비로 인해 점막이나 항문주위의 궤양, 항문 소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혈액순환장애로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직장의 출혈, 궤양, 괄약근 손상으로 인한 변실금 등의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다.

정 진료원장은 “직장탈출증으로 인한 궤양은 고립성으로 단독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만약 다발성으로 직장 이외의 소장, 대장에서도 궤양이 확인될 때는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장탈출증의 치료는 탈출증의 교정뿐 아니라 배변조절의 회복, 변비나 불완전 배변의 방지에 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수술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데, 재발이 흔한 질환인 만큼 환자의 상태, 배변기능의 유지와 회복 가능성 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아래 전문의에 의한 정교한 수술을 필요로 한다.

항문을 통한 직장탈 수술은 비용이 저렴하고, 척추마취 하에 수술이 가능하지만, 재발율이 높고 항문괄약근 손상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반면, 복강경을 이용한 직장탈출증 수술은 복부에 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항문괄약근 손상이 없고 통증이 적다.

또한, 항문을 통한 수술보다 재발률이 낮으며, 방광이나 자궁 탈출과 같이 동반된 질환을 함께 교정할 수 있다. 장이 늘어나서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장절제를 병행해 변비도 치료할 수 있다.

직장탈출증의 수술 후에는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고 변실금이 있는 경우에는 골반저운동을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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