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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9원 폭등
원·달러 환율 14.9원 폭등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3.06.20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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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 경신…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발언 영향

원·달러 환율이 15원 가까이 폭등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여파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과 주식시장 약세가 계속되면서 1170~1180원이 다음 저항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130.8원)보다 14.9원 상승한 1145.7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4월9일 1145.3원(장중)을 넘어선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26일 1146.9원 이후 11개월여 만에 가장 높고, 변동 폭으로는 지난 5월10일(15.1원) 이후 최대다.

이날 환율은 역외차액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12.2원 오른 1143.0원에 개장한 뒤 순식간에 1144.0선까지 치솟았고, 오후 1시9분께 연중 최고점인 1146.6원을 찍었다. 장 막판 수출업체의 고점 네고물량(달로 매도) 유입과 레벨 부담이 더해져 상승 폭을 줄였다.

▲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구체적 시기 발언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한 20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환율이 폭등한 데는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발언이 주효했다.

버냉키 의장은 19일(현지시간) 2008년 말부터 진행한 금융완화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쳤다. 내년 상반기까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고, 내년 중반께 중단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해지는 점도 환율 상승의 빌미가 됐다. 이 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60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버냉키의 예상 밖 명확한 출구전략 언급에 시장이 놀란 것 같다"며 "원·달러 환율은 주식과 채권, 아시아통화 약세에 동조해 급등 양상을 보였지만 연고점 부근에서는 네고 물량 유입과 레벨 부담으로 잦아들었다"고 전했다.

전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경상수지 흑자와 재정여건, 통화 저평가 정도, 위기대응 능력 등이 괜찮다는 점에서 다른 아시아통화에 비해서는 제한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순매도를 상쇄해줬던 채권시장이 빠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면서도 "아시아통화 약세 등 산재했던 악재에 견줬을 때 장중 고점 부근에서는 다소 막히는 모습을 띄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향후 원·달러 환율은 채권시장에 달렸다"면서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상승 폭은 오늘과 같이 크진 않을 것이다. 1160원선에서 저항받다가 1180원까지 뚫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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