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자유무역협정(FTA) 6차 실무협상이 시작된 부산에서 2일 농수축산인 7000여명이 결의대회를 열고 협상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중FTA 중단 농수축산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는 부산 해운대 벡스코(전시컨벤션센터)앞에서 농수축산인 7000여명(경찰 추산 4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FTA 중단 촉구 전국 농수축산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진행되는 한중FTA 실무협상은 이번이 6회째로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 이후 첫 협상이다.
중국의 농수축산물 대부분은 우리보다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한중FTA가 타결되면 농수축산 생산활동의 위축과 농어촌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32개 농수축산인 단체들로 구성된 비대위는 FTA에 따른 피해액이 향후 15년간 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한·중 FTA가 타결되면 한·미 FTA의 3배가 넘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연이은 FTA 연쇄효과로 인해 최소 43조원에 이르는 피해와 이에 따른 국가 재정부담을 말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한중FTA에서 제조업 품목들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입장 때문에 최대 피해산업인 농수축산업의 보호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밝혔다.
결의대회를 마친 농수축산인들은 해운대역까지 3㎞에 이르는 거리행진을 벌였고, 이후 실무협상장소인 호텔 근처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3명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시위대는 해운대경찰서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했으며 오후 늦게 자진 해산했다.
대규모 집회 및 시위를 벌인 농수축산인 단체는 3일 오후 집회를 열고 한중 FTA 협상장 진입을 예고해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은 협상장소인 호텔 주변에 전경 3천여명과 물대포 등을 배치했다.
한중 FTA 협상은 2012년 초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이 개시를 합의한 후 오늘까지 두 나라를 오가며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우리 정부는 농수축산물을, 중국은 공산품을 우선보호 대상으로 주장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산업계의 예측이 나오는 등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민정서에 민감한 농수축산업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정부가 소홀히 한다는 인식이 생길 경우, 한미 FTA에 이어 좀더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한-EU FTA보다 농수산업의 피해가 훨씬 크고 깊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협상 과정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농어민들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