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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정부 폐쇄보다 더 큰 문제 있다
美 연방정부 폐쇄보다 더 큰 문제 있다
  • 뉴미디어팀
  • 승인 2013.10.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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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까지 채무한도 증액 관건, 안될땐 사상 최초 국가 디폴트 우려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둘러싼 대립으로 예산안을 채택하지 못함으로써 미 연방정부가 199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폐쇄됐다.

210만 명에 달하는 정부 직원들 가운데 약 80만 명이 강제 무급휴가를 가게 되면서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한 상당 부분의 정부 업무가 중단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제휴가를 가야 하는 정부 직원들이 봉급을 받지 못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이달 중순으로 추정되는 미국 정부의 채무한도 소진이다. 정부 폐쇄는 이미 17번이나 일어난 바 있으며 혼란이 일기는 하겠지만 미국인들은 이미 정부 폐쇄 사태를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6조7000억 달러로 돼 있는 미 정부의 채무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며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국가 디폴트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잭 루 미 재무장관은 이미 지난달 10월17일이면 미 정부의 채무한도가 소진될 것이라며 미 의회에 채무한도를 신속히 증액해줄 것을 촉구했었다.

미국에서 정부가 얼마까지 빚을 끌어 쓸 수 있는지는 대부분의 선진국들과 달리 대통령의 결정 사항이 아니라 의회의 결정 사항이다.

과거의 경우 정부의 채무한도 증액 요구는 큰 마찰 없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져 1960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78번이나 채무한도가 증객됐었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미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예산과 관련한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지렛대로 채무한도 인상을 활용하면서 채무한도 인상 문제는 매년 의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8월에는 채무한도 인상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유로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강등시키는 수모를 격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는 올해 채무한도를 넘어 17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채무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미국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져 국가디폴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 미국의 지급 불능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게 틀림없다.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대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항상 최후의 순간에 극적인 타결에 도달함으로써 미국의 국가부도 사태는 아슬아슬하게 모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전혀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채무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은 채무를 갚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런데도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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