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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려면 공공의료 뭐하러 하나. 민간병원에 다 맡기면 되지…”
“돈벌려면 공공의료 뭐하러 하나. 민간병원에 다 맡기면 되지…”
  • 박신용철 기자
  • 승인 2013.10.14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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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는 경제성 아닌 국민 건강권의 문제로 접근해야”…지방의료원 살리려면 직원 처우 개선 및 전공의 정책T.O 배정 필요

인터뷰 /김민기 서울의료원장

진주의료원 폐원 사태를 계기로 구성된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 5일 서울의료원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이코노미21>은 이날 오후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을 만나 지방의료원이 처해 있는 상황과 공공의료의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인터뷰 진행 및 정리는 박신용철 기자)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인터뷰 중 “영국은 공공의료시스템(NHS)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런던올림픽 때 여러 홍보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NHS였다. 전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것이었다”며

“우리나라의 공공의료는 자랑거리냐, 감추고 싶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국의 공공의료서비스는 상당히 취약한 편이다. 공공의료기관 수로 보면 전체 의료기관 중 5.8%, 병실수로 보면 전체 10.8%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김 병원장 취임 후, 간호사 수를 늘려 환자를 돌보는 안심병원 시행 등 적극적으로 공공병원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김 원장이 서울의료원을 공공병원 역할에 맞게 운영할수록 기관경영평가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코노미21 진주의료원 폐원 명분은 적자였다. 그런데 진주의료원, 제주의료원, 서울의료원도 도심에 있다가 외곽으로 이전했다. 당연히 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김민기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던 서울의료원을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했다. 부지 선정 당시 그곳은 배밭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버스 노선도 한 두 개, 지하철역에서 서울의료원까지 젊은 사람 도보로 10분, 나이든 분들은 20분이나 걸린다.

주민들의 님비현상도 있었고, 인근 개인병원들도 서울의료원을 SSM(기업형수퍼마켓)이라 비난하며

‘개인병원들이 망한다’고 반대가 심했다. 중랑구는 전국 지자체 중 개인병원이 가장 많은 곳이다. 또 34년 동안 강남구 삼성동에 있으면서 단골손님도 많았다. 이전하기 전 강남, 송파, 서초 등 지역주민들이 전체 환자의 50% 내외에 달했다. 신내동으로 이전하면서 단골손님도 다 놓고 가야했다. 진주의료원과 같은 상황이었다.

▲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이 공공의료 관련 국정조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서울의료원

지방선거 논공행상, 공공의료 문외한 의료원장 임명

이코노미21 지방의료원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나?

김민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은 중앙정부 외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지방의료원의 경우, 지자체장이 지방의료원장 임명, 감독권을 갖고 있다. 당선이 되면 선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논공행상을 하게 되고 의료원 운영을 해보지 않은 측근을 임명하는 곳이 많다. 정무적으로 지방의료원장에 임명된 이들은 실제로는 정치를 하고 있는데 지방의료원이 제대로 운영이 되겠나. 대부분이 그렇다.

또 ‘지방의료원은 자체적으로 먹고 살아야지, 왜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지자체장도 적지 않다. 의료원을 지도· 감독해야 할 지자체장이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도와줘야

이코노미21 지방의료원을 살릴 방안은 없는가?

김민기 지방의료원 직원들이 병원에 대한 자긍심이 없다. 공공병원이 월급을 많이 주길 하나. 자긍심을 갖게 해줬나. 진주의료원이 망하고 나서 지방의료원 전체가 낙인찍히고 있다. 자부심이 있겠나. 주인의식을 갖기도 힘들다. 공공병원에 주인이 없다. 원장, 직원, 주민도 마찬가지다. 우선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많은 지방의료원 상황이 그렇다.

민간병원의 과잉진료, 다인병상 부족은 구조적 문제

이코노미21 공공의료원의 주요 역할이 적정의료인데…

김민기 현 의료수가 체계에서 보험급여는 원가 대비 80% 수준이다. 환자를 볼 수록 손실이다.

일반 병원의 비급여 수가는 원가 대비 170% 수준이다. 일반적인 병원 진료수입은 103~104%수준으로 3~4% 장사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일반 병원은 비급여수가 진료를 많이 한다. 안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현 의료수가 체계가 그렇게 만들고 있다. 검사, 신기술 도입 등 과잉진료를 만드는 것이 이 때문이다.

상급병실료 문제를 보자. 법적으로 다인병상(6인실)은 전체 병상의 70%여야 한다. 민간병원에서는 이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전체 병상 수의 70%를 다인실로 운영하지 않으니 빈 병실이 없게 되고, 상급병실 사용을 유도한다. 정부는 상급병실 차액 보전, 간병비, 특진비 등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병원은 정부에서 못하는 부분을 맡아줘야 한다.

공공병원의 모델 간병인 없는 ‘안심병원’ 호평

이코노미21 그렇다면 서울의료원은 어떻게 하고 있나?

김민기 간병인을 두는 나라는 한국, 대만, 중국 정도다. 나머지는 병원에서 한다. 한국에서는 간병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서울의료원은 ‘안심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간병인을 쓰지 않고 간호사 수를 늘려 간병을 맡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간호사 수가 가장 많다. 실제 아산병원은 간호사 1명이 하루에 10~12명을 맡고 있다. 대학병원은 13~17명, 18~21명을 맡는 곳도 있다. 서울의료원은 간호사 1명이 하루에 7명만 본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를 세세하게 볼 수 있다.

현재 12개 병원에서 안심병원을 론칭했다. 공공병원의 모델이다. 공공병원에서 시작해 민간병원으로 파급되고 있다. 공공병원은 이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가면 기관평가는 바닥이다. 경영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럴 목적이면 민간병원을 해야지 왜 공공병원을 운영하는 것인가.

서울의료원은 전체 수입 중 특진료 수입이 1%도 되지 않는다. 국가거점병원인 서울대병원의 한 해 특진료 수입은 5백억원으로 전체의 7~8%다. 그러나 서울의료원은 특진료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료원 다인병상률 87%, 특진료도 최소화 방침

서울의료원은 다인병상(5인실)도 86.6%에 달한다. 깨끗하고 넓다. 개인별 냉장고도 설치돼 있다. 상급병실은 14% 이하라 돈이 되지 않는다. 병실료 차액을 최소화 하려는 원칙이다.

서울의료원 병실 가동률은 87% 수준이다. 일반병상과 특수병상이 구분돼 있다. 특수병상은 분만실, 응급실, 신생아 중환자실, 정신병동 등을 말한다. 특수병상 가동률은 70% 초반, 일반병실은 90%를 넘어선다. 사회적으로 필요하지만 수익이 안 되는 필수진료를 담당하는 것이 공공의료다.

이코노미21 해법 중 하나로 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협업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김민기 중앙의료원과 지방의료원의 거버넌스는 책임감이 중요하다. 주인이 없는 병원에서 거버넌스를 만든다고 돌아가지 않는다. 병원은 국가에서 면허를 발급하는 의사, 간호사, 보건직 등 전문가집단이다. 내부 운영을 꿰차지 않으면 안 돌아간다. 거버넌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넌센스다.

현재 지방의료원의 문제는 주인의식이 없어 생기는 것이다. 자긍심과 주인의식은 직원에 대한 처우가 좋아야 한다. 재교육을 받아야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고, 인원도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의사 역시 처우와 사회적 위치가 중요하다. 의대 교수는 진료, 연구, 교육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 지방의료원은 삼박자를 갖출 수 없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서울시립대 이 건 총장과 만나 서울시립대 생명과학부와 제휴해 서울의료원 의사들이 겸임교수 신분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겸임교수 신분이지만 강의도 하고 제자도 생긴다. 연구 활동도 할 수 있게 된 후,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는 반응이다.

건강권은 권리, 국가에 요구해야

이코노미21 현재 구조로는 공공의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것 아닌가?

김민기 진주의료원 사태가 (공공의료에 대해 ) 깊이 고민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국회차원의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 특위도 구성됐다. 이번 기회에 못하면 상당기간 공공의료는 표류할 수 밖에 없다.

지방의료원은 경영성과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건강권의 문제다. 건강권은 권리이고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요구가 없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을 민간에 맡기는 것은 큰 문제다. 해결책으로 국립대병원에 맡기라는 의견도 있다. 인원도 있고 잘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서울대병원에 가보면 공공병원이라는 느낌이 드는가. 과연 국립대병원이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공공의료를 위해 전공의 정책 T.O 배정 필요

지방의료원은 밤에 일할 사람이 없다. 대학병원은 낮에 전문의가 진료하고 밤엔 전공의가 환자를 돌본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 국가보훈처는 보훈병원에 정책적으로 전문의, 전공의 T.O를 준다.

하지만 서울의료원에는 정책T.O가 없다.

레지던트가 있을 때 더 많은 환자를 돌볼 수 있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레지던트 4명이 250명을 돌본다. 이러다가는 쓰러진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진료과에는 전공의 T.O를 배려해줘야 한다. 특히 야간에 환자를 돌보고, 배우면서 의료공공성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된다. 서울의료원은 대학은 아니지만 전공의 우선 배정권이 꼭 필요하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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