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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여름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
내년 여름도 에어컨 대신 선풍기?
  • 안성용 선임기자
  • 승인 2013.10.16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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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3,4호기 부품 성능 미달 …준공 지연 우려
전력공급 차질, 밀양 송전탑 건설에도 영향 미칠 듯

내년 여름에도 전력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빚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에 사용된 제어용 케이블의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치쳐 준공시점이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6일 신고리 3·4호기에 사용된 JS전선 케이블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벌인 결과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 정부가 최악의 전력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냉방기와 공조기 가동을 전면 중단한 지난 8월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안전행정부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불을 끄고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와 싸우며 일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새한티이피(TEP)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6월 신고리 3·4호기의 케이블에 대해 재시험 또는 교체를 지시했다.

재시험 대상은 JS전선 600V 전력·제어·계장케이블, 5㎸·15㎸ 전력케이블이다.

한수원은 그동안 이 케이블을 대상으로 화염시험과 냉각재 상실사고(LOCA) 환경시험을 가졌다.

그 결과 신고리 3·4호기 케이블은 화염시험 합격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시험 총괄 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한수원에 통보했다.

한수원은 곧바로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케이블을 철거하고 안전성과 성능이 입증된 새로운 케이블로 교체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김창길 한수원 건설처장은 "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다만 JS전선은 부적격 업체로 제외됐다"고 전했다.

▲ 신고리원전 3호기 모습. 제공=뉴시스
한편 케이블의 성능 미달로 2014년 8월, 2015년 6월로 예정됐던 신고리 3·4호기의 준공 시점은 다소 연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창길 처장은 원전 준공 시점과 관련해 "케이블 교체와 관련한 상세 일정이 나와야 한다. 지금은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초의 한국형 원전으로 1기당 설비용량이 140만㎾인 신고리 3·4호기의 준공이 늦어질 경우 내년 여름에도 올 여름과 마찬가지로 전력수급 위기를 감내해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신고리 3호기가 생산한 전력을 송전하기 위해 강행된 밀양 송전탑 공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의 근거가 된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이 무한정 뒤로 늦춰졌다"며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라"고 말했다.

반면 산업부는 "케이블 교체로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은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며 "내년 여름 전력수급 불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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