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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회장 사퇴압박 거세지나
이석채 KT회장 사퇴압박 거세지나
  • 안성용 기자
  • 승인 2013.10.22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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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배임혐의 고발 관련 자택 본사 등 16곳 압수수색
적자 사업·사옥 헐값매각 의혹 등 논란
'MB인사' 낙인찍혀 현 정부서 압력 엄청 시달려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고소당한 이석채 KT회장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이 회장은 수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스마트몰(SMRT Mall) 사업을 강행하고,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현 주식회사 KT OIC)을 KT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스마트몰 사업은 지하철 지하철 5∼8호선 역사·전동차에서 무선 전송시스템을 이용한 LCD 모니터 동영상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으로, 회사 실무 책임자들은 수백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만류했지만 이 회장은 사업을 강행해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8촌 지간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설립한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을 KT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이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얻은 반면 회사 측에 6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고, 유 전 장관이 지분을 보유한 '㈜사이버MBA' 주식을 기존 가격보다 아홉 배 비싸게 사들여 KT 계열사로 편입해 77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2010~2012년 KT가 보유한 일부 사옥을 헐값에 매각토록 지시해 회사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가 있다.

▲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 KT본사에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제공=뉴시스
KT가 2010~2012년 매각한 사옥 39곳 중 28곳에 대해 특정펀드에 감정가의 75%만 받고 넘겨 최대 869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회사 측이 떠안았다는 것이다. KT는 당시 5~15년간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사옥을 매각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비싼 임대료를 지불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은 시민단체가 지난 2월 이석채 KT회장을 스마트애드몰사업,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 사업, 사이버 엠비에이 사업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자 22일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KT 본사 및 계열사, 이석채 회장 자택 등 모두 1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KT 본사와 서울 서초·광화문사옥, KT OIC, 이 회장과 관련 임원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각종 사업 문건 및 회계자료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사 임직원을 차례로 소환해 당시 사업 추진 과정과 사옥 매각경위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만일에 대비해 이 회장과 관련 임원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한편에서는 단순 조사를 넘어 사퇴 압박까지 넣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KT의 2008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10월 검찰은 KT본사와 당시 남중수 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KT-KTF 납품비리' 수사를 목적으로 한 조사였다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결국 남 전 사장을 소환조사한 뒤 구속했다.

이에 이번 조사에서 이 회장의 배임 증거가 나오거나 비리에 대한 정황이 포착된다면 대표이사 교체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석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MB정권의 인사라는 이유로 사퇴 압력에 시달려 왔다.

KT관계자는 "이 회장의 사퇴 소문으로 인해 내부 직원들이 일에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이석채 회장이 진행한 국내외 사업들이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하고 있는데 회장이 또 다시 바뀐다면 KT로써는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월 이석채 KT회장을 스마트애드몰사업, 오아이씨 랭귀지 비주얼 사업, 사이버 엠비에이 사업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지난 10일 참여연대·전국언론노조는 KT 사옥을 시세보다 싼 값에 매각해 회사와 투자자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이 회장을 추가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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