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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우체국 구조조정 뒷짐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구조조정 뒷짐
  • 뉴미디어팀
  • 승인 2013.10.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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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우편물량 감소로 흑자경영서 적자로 악화
경영합리화 계획 세워놓고도 추진 안해

 이메일 등의 발달에 따른 우편물량 감소로 적자 우체국은 크게 늘어났지만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우체국 구조조정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우정사업을 총괄하는 우본과 그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우정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우본에 따르면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 대체통신 수단의 발달에 따라 우편물량은 2002년 55억통에서 지난해 46억통으로 감소했으며 우편사업의 경영수지도 2007년 1443억원 흑자에서 2012년 707억원 적자로 급격히 악화됐다.

더욱이 지속적인 우편물량 감소 추세에 따라 매년 경영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2018년에는 6728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우본은 비용 대비 수익이 70% 미만인 우체국은 인원을 감축하고 50% 미만인 우체국은 폐지하는 등 경영합리화 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를 추진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특히 전국 현업우체국 가운데 직영 창구국(6·7급국 및 별정국) 2197개소의 42.8%(940개국)가 적자인 상황에서도 비효율 우체국을 통폐합하거나 우편취급국, 출장소 등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우정사업 경영합리화 기본계획(2011~2013년)'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부산지방우정청은 2012년 부산명지오션시티에 우체국을 신설하면서 1면(面) 2우체국 중 경영적자인 5곳과 인근국과의 거리가 1㎞ 미만인 5곳 등 10개 우체국 중 한 곳만 통폐합키로 했다.

통폐합에서 살아남은 아홉 곳 모두 우체국 배치기준에 미달하고 이 가운데 세 곳은 비용 대비 수익률이 70%에 못미치는데도 한 곳이 신설됐기 때문에 통폐합은 한 곳에만 시행한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우체국 배치기준에 미달해 구조조정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 우체국이 전체 창구국의 41.8%인 919개, 비용 대비 수익이 50%에도 못미치는 우체국이 86개에 달하는데도 우본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 경영효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본은 우편물 접수 등 우체국 창구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우편취급국의 구조조정에도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편취급국에서 다룬 우편물량은 모두 2억8800만통으로 이에 따른 취급수수료는 41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를 직영 우체국에서 취급하더라도 2004년 기준 직영 우체국 접수물량의 96%에 해당해 충분히 처리가 가능한 만큼 우편취급국은 일부 통폐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우본은 다량 우편물이나 정기간행물, 카탈로그, 상품광고 등에 적용하는 우편요금 감액제도를 운영하면서 12~62%의 과도한 감액률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감액대상 우편물 전체의 수익은 2011년 기준으로 원가의 87.16%에 그쳐 1042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도 우본은 지난 8월 국내 통상우편 요금을 5.3% 인상하는 등 일부 특정 우편물의 요금을 과도하게 할인해 주면서 생긴 손실을 일반 이용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우본은 최근 우편물에 우표를 붙이는 '우표첩부율'이 지난해 2.0%로 낮아지는 등 우표 이용이 감소 추세에 있는데도 2010년 이후 매년 보통우표를 1억장 이상씩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과도하게 우표를 찍어낸 결과로 2012년 발행량 1억2200만장 가운데 69%에 해당하는 8463만장이 재고로 남았다.

감사원은 "과도한 재고 관리를 위해 행정력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요금체계 변경시 장당 23.8원인 보통우표의 발행비용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본은 우체국 예금 및 보험자산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안일한 운용으로 수백억원의 기회수익을 날리기도 했다.

우본은 지난해 5월 CP(기업어음)매칭형 상품에 400억원을 투자하면서 매입과 매도시 동일한 3.87%의 할인율을 적용해 6억원의 기회수익을 얻지 못했다.

이처럼 우본은 지난해 투자한 3조8854억원의 CP(기업어음)매칭형 상품을 올해 상반기 매각하는 과정에서 가격의 적정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총 259억원의 기회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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