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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저가 항공사'
무늬만 '저가 항공사'
  • 권태욱 기자
  • 승인 2013.11.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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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항공권 일반 항공사와 요금차이 겨우 12% 불과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의 이용요금이 국내 일반 항공사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저가 항공'이란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이달초(1∼4일) 국내 주요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와 해외 항공사(인도항공·피치항공)가 취항하는 김포~제주, 인천~오사카 구간의 온라인용 왕복 이용 요금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형항공사와는 가격차가 10~20%에 불과하고 일부 해외 노선에선 외국 대형항공사보다도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 자료: 컨슈머리서치
이번 비교조사는 환불이 불가능하거나 환불 수수료가 과다하고 간헐적으로 판매되는 각종 이벤트 운임, 할인운임을 제외하고 동등한 환불 조건의 운임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저비용항공의 노선 점유율이 절반에 달하는 김포~제주 노선 운임은 성수기 요금이 적용되는 주말 기준으로 저비용항공사와 대형 항공사와의 가격 차이가 12%에 불과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의 요금이 국내 대형항공 대비 80~90% 수준을 유지, 통상 50~60%수준인 외국 저비용항공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저비용항공사 네 곳의 주말 최고가 왕복요금은 21만8000원대였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4만6200원으로 가격차가 2만8000원 밖에 안 났다.

이 노선의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주중 최저가(11월 기준·유류할증료와 공항세 포함)는 각각 7만8000원, 7만9200원, 7만4200원, 8만4000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11만300원과 14만3800원으로, 저비용 항공이 평균 30~40% 정도 저렴했다.

저비용항공사 네 곳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천~오사카(비행시간 2시간 내외) 구간의 국내 저비용 항공 요금은 제주항공의 할인항공권이 24만800원, 이스타항공이 25만9800원이었다.

▲ 현재 운영중인 국내 5대 저비용 항공사들. 오른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소속 항공기. 제공=뉴시스
대한항공의 알뜰e항공권(마일리지 70% 적립)은 이보다 약간 비싼 28만5000원이었고, 알뜰e(사전발권 3일)는 35만5000원이었다.

인천~홍콩 노선에선 국내 저비용 항공 운임이 국내 대형 항공보다 15~20% 정도 저렴했지만 해외 대형항공사보다는 되레 비쌌다.

이에대해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환경이 지나치게 저비용항공사에 불리하기 때문에 해외와 동일한 기준에서의 가격 비교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류비, 공항이용료, 정비비 등 모든 운영비용이 대형항공사와 차이가 없어 운임을 너무 낮추면 타산이 맞지 않다고 한다. 또  '전용터미널'이 없어 공항이용료 등이 차별화되지 않아 가격인하 여지가 적다고 해명하고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저비용'이란 말에 현혹돼 무턱대고 구입했다간 서비스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일반 항공과 저비용간 요금 차이, 환불조건 등을 꼼꼼히 짚어보고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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