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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이름만 서민?
서민금융 이름만 서민?
  • 안성용 선임기자
  • 승인 2013.11.13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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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새희망홀씨 등 무자격자에 410억원 대출
농협은 대출 가산금리 멋대로 올려 80억원 부당수취

시중은행들이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등 서민계층 지원을 위한 일부 서민금융 상품을 무자격자에게 수백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실상환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던 금리감면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3∼4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상호금융회사 등과 지방자체단체를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저신용·저소득 서민계층에게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신용등급 5등급 이하에 연소득 40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서민이 지원대상이다.

▲ 자료:감사원
하지만 감사원이 대출 9936건에 대해 대출자의 신용등급과 연소득을 확인한 결과, 50.9%인 5064건은 대출자가 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였다.

또 B은행은 전산검증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연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27명에게 1억9200만원을 대출하는 등 새희망홀씨 대출 중 410억원이 소득기준 초과자에게 대출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새희망홀씨 대출 취급은행들은 대출금을 일정기간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해 주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C은행의 경우 금리감면을 처리할 전산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은 채 영업점에서 임의로 적용토록 했고 2011년 11월부터 1년간 성실상환자 2628명에 대한 금리를 감면하지 않았다.

이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여서 C은행을 포함한 11개 은행의 성실상환자 7559명이 3억5100만원에 이르는 이자를 감면받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신용 7~10등급의 금융소외계층에게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대출사업도 당초 취지와는 달리 담보부 차량 구입자금 대출이나 신용등급 초과자 대출 등에 총 지원액의 43.9%에 해당하는 2201억원 가량이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 6~10등급이나 연소득 2600만원 이하 서민에게 사업 및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햇살론'의 경우 일부 상호금융사나 저축은행에서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 시중은행 직원이 새희망홀씨 상품을 상담해주고 있다. 제공=뉴시스
특히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해야 할 상호금융회사 중 하나인 농협은 고객 동의 없이 대출금리를 임의로 변경해 부당한 이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협은 2008년 1월부터 2012년 12월 말까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등 총 5가지 실세금리에 연동되는 대출 상품(실세금리연동대출)을 최소 4조6419억원에서 최대 8조347억원 규모로 취급했다.

그런데 CD금리가 2008년 최고 5.69%에서 2009년 최저 2.41%로 하락해 낙폭이 최대 3.28%p에 이르는 등 CD금리연동대출의 마진이 축소되자 68개 농협 조합은 고객 몰래 가산금리를 올려 359억원의 부당한 이자를 챙겼다.

농협중앙회는 이같은 사실을 자체 감사로 확인했지만 CD금리연동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실세금리연동대출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농협의 나머지 4개 실세금리연동대출에 대해 조사한 결과 93개 조합에서 총 7871명의 고객을 속이고 임의로 가산금리를 올려 80억5700만원 상당의 이자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고객들은 조사가 실시된 지난 4월까지도 이같은 사실을 모른 채 대출이자를 추가로 납부하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결과를 금융감독원장에게 통보하고 은행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을 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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