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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 너무 올렸다"
"산업용 전기요금 너무 올렸다"
  • 안성용 선임기자
  • 승인 2013.11.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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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ㆍ석유화학 등 전력다소비 업계 6.4% 인상 큰 부담 반발
4인 가족 기준 가정용 월 전기요금은 1310원 오를 듯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6.4% 인상한다고 발표하자 산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개선의 하나로 한국전력공사가 제출한 전기공급약관변경안을 인가해 21일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한다고 19일 밝혔다.

용도별 조정률은 ▲주택 2.7% ▲일반 5.8% ▲산업 6.4% ▲가로 5.4% ▲농사 3.0% ▲심야 5.4% 수준이다. 교육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부는 용도별 부담 능력과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차등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으로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310㎾h인 도시가구의 경우 평균 1310원 가량 전기요금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반용·산업용 등의 경우에는 전기사용 규모, 사용패턴 등에 따라 달라진다.

▲ 경북 포항제철소의 용광로에서 한 직원이 철강을 녹이고 있다. 제공=뉴시스
산업부는 이번 전기요금 조정과 체계개편을 통해 연간 최대피크전력을 80만㎾ 정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소비자물가 0.056% 포인트, 생산자물가 0.161% 포인트, 제조업 원가 0.074% 포인트의 상승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올해 전기요금 조정요인은 8% 이상이지만 비정상적인 원전 가동 정지일수 증가에 따른 인상요인은 해당 공기업이 부담하도록 조치하고, 한전의 자구노력으로 원가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필요 최소한의 인상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서민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발전용 유연탄을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 추가하고, LNG·등유 등 개별소비세 세율을 인하하는 에너지세율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세율은 1㎏당 30원으로 하되 시행 초기의 과중한 세부담을 감안해 탄력세율 30%를 적용해 1㎏ 21원으로 과세할 계획이다. 다만, 철강·시멘트 제조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유연탄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전기 대체연료인 LNG·등유·프로판(가정·상업용)은 LNG는 1㎏당 60원에서 42원으로, 등유는 리터당 104원에서 72원으로, 프로판은 1㎏당 20원에서 14원으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에너지세율 조정으로 증가된 세수 8300억원은 에너지복지 확충, 에너지효율투자 확대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세수중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대해 산업계는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과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철강 등 기간산업과 제조업 등은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정부에 정책지원 등을 요청했다.

철강업계는 "요금 현실화 수준을 넘어선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한국철강협회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요금 인상이 예상보다 높아 불황의 늪에 빠진 철강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정부는 요금인상 전후 용도별 원가 회수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전기요금이 1% 인상되면 철강업계는 약 420억원을 부담해야한다"며 "철강산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특히 전기로 업체는 흑자달성이 어려워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논평을 통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14차례에 걸쳐 78.2%나 인상됐다"며 "특히 금년 초 인상한 이후 또 다시 산업용 전기요금을 6.4%나 인상한 것은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강, 석유화학 등 전기사용 비중이 높은 기간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 산업과 밀접히 연계돼 있는 자동차, 조선 등 관련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업용, 주택용 등 용도별 요금체계에 대한 논란이 많으므로 금일 발표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용도별 원가이익회수율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석유화학협회는 "화학업종은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업종 중 하나"라면서 "대외환경과 영업이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인상이 불규칙적인 데다 그 폭도 커 대외경쟁력 자체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특히 섬유·기계 등 공업용 세척제로 사용되는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를 생산하는 화학업체의 생산원가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 다소비 업종인 시멘트업계도 인상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 26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제품 원가가 올라가는 등 기업 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을 돌리는 에너지 과소비 업종인 정유화학업계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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