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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어도 지갑 안 연다
소득 늘어도 지갑 안 연다
  • 안성용 선임기자
  • 승인 2013.11.22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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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가계동향 분석결과, 실질소비 0.1% 감소 5분기째 마이너스
부유층 일수록 평균소비성향 줄어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경상소득은 2.8% 증가했는데 ▲근로소득 3.3% ▲사업소득 0.3% ▲재산소득 -12.7% ▲이전소득 4.6%의 증감을 보였다.

▲ 자료:통계청
퇴직금·경조사 수입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은 4.8% 증가했다.

하지만 소득은 증가했지만 실질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4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늘었지만,  실질소비 기준으로는 0.1% 감소했다. 실질소비지출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이 증가한 항목은 ▲음식·숙박 4.6% ▲주거·수도·광열 6.4% ▲교통 3.4% ▲가정용품·가사서비스 6.5% ▲보건 3.6% 등이었다.

이 중 주거·수도·광열비(6.4%) 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전세 대신 월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실제주거비(12.1%)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기타상품·서비스(-7.4%) ▲식료품·비주류음료(-2.5%) 등의 지출액은 감소했다. 특히 방사능 오염 논란 확산으로 수산물 소비지출이 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통계청
문제는 소득이 늘었는데도 소비를 주저하는 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가구에서 자유스럽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은 월평균 345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 늘었다.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95만9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6% 늘었지만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처분가능소득)은 72.2%로 1.4%포인트 떨어졌다. 해당 통계를 전국 단위로 낸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해 4분기(71.8%)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소비 여력이 있음에도 일단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구간을 다섯 개로 나눴을 때 가장 벌이가 적은 1분위(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0.9% 증가했고 2분위(3.1%), 3분위(3.1%), 4분위(3.9%), 5분위(2.3%)도 모두 소득이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소득 1분위는 3.3%포인트, 소득 2분위는 2.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최상위 계층인 5분위는 1.2%포인트 줄었고 4분위(-2.5%포인트), 3분위(-4.4%포인트)도 감소했다.
  
소득 양극화 지표로 쓰이는 '소득 5분위 배율(5분위 가처분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은 5.05배로 악화됐다. 지난해 4.98배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계가 소비할 여력은 있지만 소비를 자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방사능 오염 논란 확산으로 수산물 소비지출이 5.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일본 수산물 방사능 오염 불안이 높았던 지난 9월 초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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