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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부실자산 외환위기 이후 최대
금융사 부실자산 외환위기 이후 최대
  • 뉴미디어팀
  • 승인 2013.12.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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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硏,9월말 현재 39.8조원 2000년 말(56.4조원) 이후 최대

국내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규모가 외환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2000년 말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3일 '부실위험 기업의 대형화, 금융회사 건전성 떨어뜨리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9월말 기준 금융계의 부실자산은 39조8000억원으로 2000년 말(56조4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실자산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9%에서 2013년 9월말 2.2%로 상승했다. 부실자산은 올들어 9개월 사이에 6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실이 급증했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3분기 누적 평균치(5조2000억원)보다도 1조6000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특히 올들어 9월말 현재까지 은행의 부실자산은 7조2000억원(2012년말 18조5999억원→2013년 9월말 25조7조원) 증가했다. 올해 늘어난 부실의 대부분이 은행권에서 발생했다는 뜻이다.

은행 이외의 금융업종을 살펴보면 여신전문금융회사가 3000억원(3조5000억원→3조8000억원), 신용협동조합이 4000억원(1조3000억원→1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은행이 8000억원(7조원→6조2000억원), 보험회사는 1000억원(1조원→9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여신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80.0%에서 올해 9월말 79.9%로 소폭 줄었지만 같은 기간 부실자산에서 은행권의 비중은 56.1%에서 64.5%로 늘었다.

부실은 대부분 기업 대출 부문에서 발생했다. 9월 말 기준 은행의 전체 부실자산 25조7000억원 중에서 기업 부문의 부실은 전체 부실자산의 85.7%인 22조원에 달한다. 개인 부문의 부실 채권 규모는 3조5000억원이다.

전체 신규발생 부실채권 중 중소기업 대출의 비중은 감소(2010년 66.7%→2013년 1~3분기 45.2%)한 반면 대기업은 증가(20.6%→37.0%)했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6월말 현재 국내 상장기업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73.7%에 달한다"며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차환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문제에 부딪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계기업의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 한계기업이란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이 당해년도 차입금 상환액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2005년 13.3%에 머물렀던 한계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올해 상반기 34.0%까지 상승했다. 한계기업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 2005년 64.1%에서 2013년 상반기에는 81.1%까지 증가했다.

자산건전성이 저하되면서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했다. 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14.30%에서 올해 9월 말 14.25%로 하락했다.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했음에도 건전성 지표가 하락한 것은 기업부실 증가로 위험자산이 자기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달리 회사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이 부실화되면 금융회사의 부실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며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고, 이들이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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