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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결회피와 ‘자국 핵심이익’ 관철 중시
中, 대결회피와 ‘자국 핵심이익’ 관철 중시
  •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
  • 승인 2013.12.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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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특집1> ‘신흥강대국’ 걸맞는 ‘개입 강화’ 한반도전략…한국, 자주적 역량 기반한 聯美和中전략 구체화 고민해야

중국의 대외정책은 시진핑 시기에 대단히 의미 있는 변화를 내포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경험적 세계에서는 아직 잘 드러나지 않고 있어, 정책의 변화보다는 연속성을 강조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북핵 및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함의를 지니기 때문이다.

시진핑 시대, ‘신흥 강대국’이란 자아정체성

변화의 근본적인 동인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다. 35년전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하여 낙후된 사회주의 중국을 구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였다. 그런데 30여년이 지난 후,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구한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탈출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국제적인 위상이나 스스로의 정체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시진핑 시기에 들어서는, 후진타오 시기 대외전략의 존재론적인 기반이었던 ‘발전도상국’이란 자아정체성에서 탈피하여 ‘신흥 강대국’이란 인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내에는 현재 새로운 자아정체성에 입각한 대외전략의 모색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진핑 시기의 한중관계 역시 이러한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 둘째날인 지난 6월 28일 공식 영빈관인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오찬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청와대 홈페이지/공공누리
후진타오 시기에는 ‘발전도상국’이란 자아정체성에 기초하여, 모든 대외정책의 초점을 안정과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자신의 국가 역량을 넘어서는 대외문제에 가급적 개입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2010년 한반도에서 북한의 도발 시에도 지속적으로 ‘안정’을 강조하였던 것도 이에 연유한다. 그러나 시진핑 시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강대국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핵심이익’ 영역을 지켜내고, 경제력에 합당한 군사력, 국제정치적 영향력, 국제적인 위상을 지켜내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북핵문제에서 달라진 중국의 압박전략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대의 정책적 오판은 이러한 중국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 것이다. 북한은 시진핑 시대 역시,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안정’을 중시하던 후진타오 시절처럼 중국이 북한에 일정정도의 압박 이후, 대북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북한은 그간의 국제적 고립을 이겨낸 적응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중국의 일시적인 압박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제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응책이 후진타오 시절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북한 정권은 체감하였다. 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안위까지도 위협하면서 북한을 압박하였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포함해 취하고 있는 대외적인 유화책은 이러한 중국의 ‘(달라진) 압박전략’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신흥 강대국론자들은 보다 서구적인 국제정치 이론으로 무장되어 있고, 상대적으로 젊고 활동적이다. 시진핑 주석이 제시하는 ‘새로운 강대국 관계’는 이러한 새로운 주류의 사고를 담지하고 있다. 중국을 ‘새로이 부상하는’ 강대국으로 인식하면서 미국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고, 직접적인 대결을 회피하면서도 경쟁을 통해 강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핵심이익’을 지켜내고, 지역강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

미중 ‘새로운 강대국’관계에서 중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하는 중국의 대외정책 및 시진핑이 제시하는 ‘새로운 강대국’관계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던지는 함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한반도 문제는 이제 2011년 1월 후진타오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사이의 정상회담, 2013년 6월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상호간 사활적 이익과 전략적 중요이익 영역으로 전제하고 조정과 존중에 의해 대처하기로 합의한 공간이 되었다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는 미중간 ‘새로운 강대국 관계’의 주요 시금석이 되었다. 이제 한반도는 미중의 영향력이 공유되는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미중간의 합의 없는 현상변경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중국은 미국에 대한 경쟁 수단으로 주변국 외교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새로운 강대국 관계’에서 미국에 직접적인 도전은 하지 않는 대신, 다른 수단으로 미국과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1960년대 초 중소분쟁이 격화되었을 때, 1990년대 초처럼 강대국 외교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그 대안으로 주변국 외교를 강화하려 한 바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해서는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노력 및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번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시 중국 측이 박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한반도 안정 우선정책은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 5세대 지도부는 자국내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가중되는 시기에 중국을 통치할 것이며, 최근 들어 겪어보지 못한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경험할 개연성이 크다. 국내외적으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의 개연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는 대외관계에 불필요하게 지나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대외정책 변수를 가능한 줄이려 할 것이며, 새로운 대외정책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는 보수성이 외양적으로는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다른 돌발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대한반도 정책은 안정위주의 정책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최근 강경정책은 과거 1~2차 핵실험 시기와는 달리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주장이 한반도 및 주변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근원이 되면서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 시기는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외부적 도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지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최근 중국의 대북 강경책을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로 보는 것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주목할 점은 이제 한반도 문제를 역사적이고 지정학적인 특수성을 바탕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국가 이익의 차원, 그리고 강대국과 약소국의 차원에서 분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의 국가 이익을 해치거나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더 단호하고 거칠게 대응책을 구사할 개연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남북한 모두에게 공히 적용되는 일이다.

성공적인 한중정상회담, 취약한 ‘연미화중’ 전략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중 이후, 현재 한중관계는 전례 없을 정도로 긍정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화로 인해 한국은 안보상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최근 중국의 대북핵 강경대응은 전략적인 선택을 고심하던 한국에 중국과 협력과 상생의 공통영역을 급속히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13년 6월 방중은, 중국의 기존 ‘한반도 안정’ 위주의 대북정책 연속성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중국의 새로운 변화를 활용하여 한중간 전략적 협력을 가시화할 수 있는 중대한 계기로 삼고자 하였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러한 표면적인 성공을 내실화하기 위한 가시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미중 사이에서 ‘연미화중(聯美和中)’의 전략을 구체화할 비전과 인식이 여전히 결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한중관계가 여전히 대단히 취약한 구조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 한중관계의 진전은 한국 측이 발휘한 전략과 외교적 역량의 승리라고 치부하기에는 외연적인 상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중장기적인 전략은 물론, 당장 어떻게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증진시켜 나갈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과의 신뢰형성은 어렵고, 동북아 평화프로세스는 아예 가동이 안 될 개연성이 높다. 이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보다 구조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중국의 변화에 대한 북한의 빠른 적응력

미중간 전략적 협력 분위기의 강화 추세는 한중간 협력의 공간과 유연성을 확대해 주었고,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중국의 대응책에 대한 오판, 그리고 중국 새 지도부의 자아정체성 변화는 긍정적인 한중관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자신들의 오판을 교정하면서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유연한 전략으로 중국 및 한국에 대응하면서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변화를 한국의 외교적 승리라 인식하기에는 왠지 꺼림직한 측면이 존재한다. 북한의 유연한 전략 채택은, 비핵화를 강조하며 원칙을 보다 중시하는 한국외교에 큰 도전을 야기할 것이며,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불협화음을 가져 올 개연성이 크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 미국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과 외교를 잘 구사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안하다. 최근 한국 정부의 전시작전권 반환을 연기한다는 결정과정에서 엿보이듯이 미국에 지나치게 경도된 사고나 중국의 이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태도는 다시 중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킬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대국론에 입각한 중국의 대외정책은 한국과의 분쟁시 기존보다 훨씬 강도 높은 압박정책을 채택할 개연성이 크다.

현재 중국은 미국이나 한국의 입장과 같이, 북한의 위성발사에 반대하고 핵실험에도 강력한 반대와 재제를 가한다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은 한미와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북한문제와 연계된 한반도의 최종상태를 어떻게 설정하는 지에 대해 이견이 큰 상태이다. 다만, 시진핑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지하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고 천명한 바처럼, 논리적으로는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도 반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공간을 열어놓고 있다. 강대국론적인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은 과거보다 더 유동적이고, 헤징(위험회피)적인 특성이 강하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한국의 몫이다.

미중에게는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가 북핵 해결보다 중요

그러나 당분간 미·중의 이해는, 북핵문제 해결보다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더 원하고 있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대화를 재개할 것이며, 미국 역시 직접적으로는 내색하지 않더라도 이를 지지할 것이다. 중국은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6자회담의 재개를 강조하였고, 미중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추구할 것을 합의하였다.

북핵 문제 역시 중국은 근본적인 해소보다는, 북한으로 하여금 현 핵개발을 동결시키게 하면서 관리하는 차원에 치중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 이는 현재 한국정부의 정책 및 이해관계와는 괴리되는 측면이 커지는 것이다. 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미·중의 소통과 협력이 강화되면서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고 또한 미·중 등 강대국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느냐 하는 점이다. 미중 사이에 내제된 경쟁의 측면이 불거질 때, 우리의 현 외교역량이나 한중관계의 수준으로 볼 때, 한중간 갈등의 점화는 명약관화하다.

한국정부는 한·미·중이 다 같이 협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이 동북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도 상생할 수 있는 방책이라는 것을 모든 당사국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하다. 현 단계에서 북한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고, 또한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담보하는데 미국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며, 미국의 북핵 관련 정책 형성에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중 동반자관계 내실화와 자주적 역량 강화

한국은 향후 3~4년동안 북핵문제를 놓고 중국과 가장 험난하고 실질적인 게임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법은 북한문제의 해법과 연계되어 있고, 남북간 갈등, 긴장, 대립, 협력, 공작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돌아가는 장기간의 게임을 요구한다. 이제 박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차분하게 점검하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가시화하려 노력해야 할 때이다. 중국의 입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인식하거나 혹은 중국이 한국의 이해와 배타적이고 북한 위기관리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제할 필요는 없다. 중국내 변화의 파도를 적극 이해하면서 변화를 추동하고, 중국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우리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로운 강대국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미중관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중의 대한반도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한국의 자주적 역량을 배양하는 것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이는 어느 강대국도 자국의 이해를 넘어 한국의 이해를 지원해주지는 않는다라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강대국 관계’라는 미중 전략적 협력 상황에서 ‘한국의 소외’(Korea Passing)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상황을 낙관하기보다는 미중 양국의 이해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을 신중히 추진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이 주된 당사자라는 인식을 확인받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야 할 것이다. 자주적 역량의 강화를 통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갖추지 않으면 한중관계의 안정적 유지 및 북핵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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