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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分知足, ‘한 가지에 집중한다’
安分知足, ‘한 가지에 집중한다’
  • 마재광 기자
  • 승인 2014.01.15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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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탐방> “전문기술력으로 다국적기업 자본경쟁 이겨낼 것”

이코노미21 (주)한수가 어떤 회사인지, 독자들에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인환 한수의 기업목표는 ‘우리의 물은 우리의 기술로’입니다. 우리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40년동안 한 우물만 판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수는 40년간 수처리 외길만을 걸어왔고 때문에 수처리 전문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이 매우 큽니다.

오늘날 한수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인력 그리고 오랜 세월 축적되어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수처리 부문 1인자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기업 쿠리다(Kurita)의 약품과 기술에 의지하였으나 점차 한수만의 기술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의 개발로 독자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 지난 9월 취임한 허인환 사장은 인터뷰에서 한수가 ‘균형을 갖춘 알찬 회사’, ‘환경에 기여하는 보람찬 회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공=(주)한수
현재 한수는 국내 수처리약품 점유율 1위의 회사입니다. 그리고 용수 재이용 설비사업은 국내에서 거의 최초라고 자부합니다. 회사의 매출액과 이익률은 계속 올라가는 중이고요. 작년 매출이 778억원인데 창립 40주년이 되는 내년 매출 목표 1000억원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처리 회사라면 일반인들이 잘 모르실텐데 이해하기 쉬운 분야로, 한수에서는 이마트 전국 120개 매장의 에어컨 레지어넬라균 처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냉각수 살균처리도 수처리 분야죠. 이처럼 많은 매장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회사는 한수가 독보적이지요.

용수 처리약품과 폐수정화과정에 들어가는 약품이 한수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작년 매출 89%가 약품 분야임). 한수의 주력 상품인 약품은 copy가 불가능해 기업 생존률과 지속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창립40주년 내년 매출목표 1천억원

이코노미21 수처리의 대표 영역이 폐수처리 관련 업무라고 보여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의 일을 하십니까?

허인환 이전에는 냉각수, 보일러 등 공단과 관련된 일을 주로 해왔다면 현재는 폐수쪽에 더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냉각수, 보일러에 필요한 물뿐 아니라 폐수처리 등 산업전반의 물 처리를 담당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냉각수처리제, R/O(역삼투압 분리막)처리제, 제지용약품, 보일러 수처리제, 환경오염방지 관련약품, 수처리 자동화장치 설비, 산업현장 수장애 방지, 폐수처리 약품의 제조와 마케팅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21 수처리약품 분야에서 일본 쿠리다 제품 직수입판매로 시작해, 현재는 국산화 독자생산제품이 90% 수준이고 수입품은 10%선이라는데, 독자기술개발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과 함께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요.

허인환 한수는 자체 종합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물의 특성과 국내 산업현장의수처리환경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실정에 맞는, 고객이 필요로 하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과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개발이 가능합니다. 그런 기반 아래 국산화 독자생산제품의 비율을 높여 왔습니다. 사업부서에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연구소에서는 고객에 요구에 맞는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부서에는 효율적인 생산공정을 관리하는 등 삼위일체의 노력이 독자기술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판단됩니다.

수처리 GLOBAL TOTAL SOLUTION 제공 기업으로 사업 확대

이코노미21 설비 분야의 작년 매출이 85억으로 약 11%의 비중입니다. 수처리제와 설비는 다른 분야인데 언제부터 설비사업이 시작되었고, 사업추진배경과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설비 사업분야는 무엇입니까?

허인환 한수의 설비 엔지니어 사업진행은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수의 설비 사업은 단발성의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되는 설비 엔지니어링사의 사업 방식과는 달리 약품공급 거래 관계 성립 후, 주기적 방문 관리를 통한 고객과의 유기적인 관계 토대위에서 물 관련 TOTAL SOLUTION 제공을 위한 사업 추진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첨단 오염방지 수처리장치로 ECO SYSTEM(전기응집장치)의 국산화를 통하여 5,000TON/DAY 이상 세계 유일 대용량 처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일반 수처리 설비와 융합, 선 제안 마케팅 방식을 적용하여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수절감 및 용수 재활용 설비, 그리고 폐수처리 합리화 설비 분야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21 작년 해외매출 실적이 있는지요? 또 해외 사업방향과 현황, 계획이 있으시면 가능한 차원에서 설명해주십시오.

허인환 한수는 2012년 80만불의 해외매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사업은 1단계로 해외 현지 법인의 부재의 제한 조건을 극복하고자 국내 사업 NETWORK 영업 기반을 활용, 국내의 해외진출 기업 현지 공장에 대한 수처리 약품 및 기술을 제공하는 사업정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삼성전자의 중국 진출과 함께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여 2단계 현지화 사업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중에 있습니다. 이에 대한 사업 기반 안정화 후 3단계로 동남아시아 주요 신생 개발 도상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하여 개발도상국의 수질개선 및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40년 이상의 수처리 노하우를 활용하여 GLOBAL TOTAL SOLUTION 제공 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코노미21 수처리 전문기업으로 한수가 느끼는 현재 수처리 사업시장의 애로와 문제점, 위기의식과 그 타개방안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허인환 외국기술에 대한 막연한 환상, 기술 중심의 경쟁이 아닌 입찰에 의한 가격중심의 경쟁체제로 인하여 수처리 시장의 트랜드가 저가 중심의 시장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새로운 기술 및 제품개발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 현 추세대로 가면 대자본력을 바탕으로 토목, 설비, 약품 등을 묶어서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으로 수주하는 아웃소싱 일괄 수주가 영업경쟁현장의 대세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수는 미국의 큰 회사나 다국적기업과 비교했을 때 자본력에서 부족하지요.

만일 국내발주기업이 B.O.T방식으로 수처리 시스템 전반을 날코와 같은 외국의 수처리 기업과 계약을 한다면 계약을 맺은 국내 기업으로의 한수 약품 납품은 어려워지게 됩니다. 외국기업의 약품이 장악해버릴테니까요. B.O.T가 고착화 되어 한수도 하청업체로 전락할까봐 우려됩니다.

또한 위와 같은 시장환경의 국제화, 대자본화로 인해 현재 무차입 경영을 하는 한수의 경영방식에도 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격경쟁, 자본경쟁방식에도 적절히 대응해야겠지만, 수처리 분야에서 근본적인 위기 타개방안은 역시 기술경쟁력입니다. 글로벌 기업인 경쟁사와는 달리 저희는 국내에 종합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환경과 우리 물 실태에 적합한 기술 및 제품을 적기에 적절하게 개발하여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으며, 나아가 주요 산업단지에 9개 영업네트윅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맞춤형 기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한수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우리 물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기술경쟁력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약품이든 설비든 어떤 분야에서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코노미21 조부님대까지 개성상인으로 활동하신 집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집안 내력이 부친이신 허형배 회장님이 수처리 전문기업으로 한수를 자리잡게 하는데,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요?

허인환 조부께서 생활 가운데에서 주신 가르침의 핵심은 ‘安分知足’입니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자기 분수를 지킴으로 만족함을 갖게 된다” 입니다만 기업 경영적인 측면에서 따지면 “한 가지에 집중한다”로 나름대로 해석해봅니다. 이는 보수적인 성향일 수 있으나, 기업의 안정과 내실, 꾸준한 성장의 가치로 따지면 좋은 가르침이었다고 여겨집니다.

환경에 기여하는 균형갖춘 알찬 회사가 목표

이코노미21 지난 9월 9일 가업승계 경영인으로 취임하셨습니다. 남다른 책임감이 크실텐데, 경영 및 운영방침과 경영목표, 그리고 추가로 하실 이야기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허인환 저는 신임 경영인으로서 아직은 배워야 할 영역이 많습니다.다행스러운 점은 회사가 40년을 지나면서 사내 문화 및 기업 경쟁력에서 스스로 갖추어진 체계가 양호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에 더하여 다듬음과 덧붙임을 통해서 속도가 빨라진 기업 환경변화에 발전적으로 순응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경영 및 운영 방침으로 ‘균형’을 강조합니다. 사람과 법인 간의 균형, 성장과 안정간의 균형,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간의 균형을 토대로 하여 기업의 궁극적 목적인 ‘총체적 행복의 증진’에 이르고자 합니다. (주)한수는 큰 회사도 아니고 수처리 전문 기업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기업에 비해 대중과의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환경에 기여하는 보람찬 회사로, 복지, 기술, 인력 전반에서 균형을 갖춘 알찬 회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정책적으로 가업승계가 어렵습니다. 한수처럼 역사가 깊은 회사의 경우 가업승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업 노하우와 기술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됩니다. 재산의 상속이라는 차원에서만 제도를 적용하지 말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수행이 가능하도록 가업승계를 권장지원하는 독일,일본의 사례처럼, 경영권의 확보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가업승계프로그램이 대두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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