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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해 2.6% 성장 예상
美, 올해 2.6% 성장 예상
  • 조영무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 연구위원
  • 승인 2014.03.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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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특집1> 양적 완화는 당분간 소규모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파악…가계․기업 민간부문이 상승 주도, 셰일가스와 오일 생산파급력 큰 관심

'양적 완화(QE: quantitative easing)'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서 자산을 매입함으로써 직접적으로 공급되는 돈의 양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정책금리 인하라는 전통적이고 통상적인 금융 완화 정책에 더해 시중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말에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를 사실상 제로금리라 할 수 있는 0~0.25% 수준까지 낮췄지만 추가적인 금융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도입되었다. 오랫동안 양적 완화에 대해 연구하면서 그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고 미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이를 실행에 옮긴 벤 버냉키는 이로 인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공중에서 헬기를 타고 돈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양적 완화의 시행 때문이다. 지금까지 총 3차례의 양적 완화가 시행되었고, 2012년 9월 이후 개시된 3번째 양적 완화를 통해 미 연준은 매월 850억 달러 어치의 미국 정부 채권과 모기지 관련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중에 추가적인 돈, 즉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양적 완화가 왜 중요한가

미국의 양적 완화가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공급된 막대한 달러화 자금이 단순히 미국 금융시장 및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달러 캐리 등 차익거래 메커니즘을 통해 전세계 금융시장, 특히 신흥국 금융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 금리, 환율, 부동산가격, 실물경기 움직임 등 거의 모든 부문의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기 때문이다.

양적 완화는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의 혼란 속에서 세계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바닥을 지나 회복세에 접어드는데 커다란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 금리, 환율 등 금융변수를 왜곡시키고, 외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었던 신흥국들의 물가 상승, 부동산 경기 과열 등 버블을 유발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양적 완화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는 상당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러한 양적 완화를 철회하려는 미국의 움직임, 일명 '출구 전략'은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경제주체들이 미국으로부터 공급되는 막대한 글로벌 유동성에 길들여져 있던 상황에서 이를 거두어 들이려는 미 연준의 움직임은 커다란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흡사 강력한 약물 투입에 힘 입어 건강을 회복해 나가던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고 이에 따라 담당 의사가 주사제의 양을 줄이려 하자 약물의 달콤한 효과에 길들여져 있던 환자가 느끼는 막연한 공포심에 비유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5월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을 처음으로 시사한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은 주가가 급락하고 국제금리가 급등하는 등 '버냉키 쇼크'가 발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흥국으로부터의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2013년 여름에는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일부 취약 신흥국들이 금융불안을 겪기도 했다.

출구 전략을 둘러 싼 불확실성 요인들

미국의 출구 전략은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2013년 연내에 양적 완화 규모 축소를 시작하여 2014년 중반 경 양적 완화를 종료할 것이라던 버냉키의 최초 발언과 비교해 보면 이미 출구 전략의 개시 시점은 상당히 늦추어진 셈이다.

2013년 가을 이후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제 지표들이 혼조세를 나타내면서 미 연준이 미국 경기의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경기 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게 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 새해 예산 및 정부 부채 한도 증액 관련, 미국 정치권의 합의안 도출 실패로 2013년 10월에 16일 동안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폐쇄(shutdown) 및 이로 인한 미국 경제의 타격 역시 미 연준이 출구 전략의 개시 시점을 늦춘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우선,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향후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이상이 되거나 실업률이 6.5% 수준까지 낮아지면 정책금리 인상이 검토될 수 있다는 일명 '에반스 룰'이 제시된 이후,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3년 초부터 나타난 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월 미국의 실업률이 7% 수준까지 낮아졌음에도 미 연준은 미국 경기의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의 실업률 하락이 과거의 실업률 하락과 구조적으로 다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미국은 크게 3차례의 실업률 하락 시기를 경험했는데, 1번째와 2번째의 경우 모두 고용률 상승이 실업률 하락을 견인했다. 그러나 이번 실업률 하락의 경우 고용률이 높아지지 않는 가운데,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짐으로 인해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실물경기의 의미 있는 회복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고용시장의 개선을 반영한 결과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재닛 옐런 신임 미 연준의장은 미 의회 인준 관련 청문회에서 최근의 실업률 지표의 한계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고, 미 연준 역시 우리나라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FOMC 의사록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 연준이 6.5%인 실업률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수준을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으로는 미 연준이 단순히 실업률 지표만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고용시장 지표, 나아가 보다 광범위한 경제 지표들의 최근 움직임을 중시하여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더욱 높아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 비농업부문의 취업자 수 증가가 향후 지속적으로 20만 명을 상회하는 호조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근 미국 의회에서 미국 정부의 2014~2015 회계연도 예산안에 관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당초 우려에 비해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2년간 연방정부의 지출 규모를 연간 1조 달러 이하로 제한하면서 예산 자동 삭감, 즉 시퀘스터의 규모를 630억 달러로 유지하는 대신 다른 부문에서 추가로 850억 달러를 삭감하자는 합의안은 민주당이 지키려는 복지 프로그램 지출이나 공화당이 보호하려는 기업 조세감면 등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에서 타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예산안과 별개로 정부 부채 한도 증액 관련 협상이 여전히 남아 있어 미국 재정 관련 불안 요인의 불씨가 완전히 커졌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2013년 10월 발생했던 미국 연방정부 폐쇄의 경우, 그 이전에 발생했던 17번의 정부 폐쇄의 지속 기간이 평균 6.5일에 그쳤던 것과 달리, 무려 16일 간이 지속되었다. 양당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고 대립이 심화될 경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예상되는 출구 전략의 양상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미국은 조만간 양적 완화의 규모 축소를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부문의 불확실성이 완화되었고,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 역시 전분기연율 환산치 기준으로 3.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미 연준 FOMC내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비둘기(dove)파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반면, 반대파인 매(hawk)파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2013년의 경우 12명의 FOMC 표결 위원 중 비둘기파가 10명으로서 압도적인 비중이었다면, 2014년 3월 FOMC 이후 FOMC 표결 위원의 구성은 비둘기파 4명, 매파 4명, 미정 4명으로서 매파의 비중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연준 신임 의장으로 취임하는 옐런 부의장의 뒤를 이어 부의장에 취임할 가능성이 높은 스탠리 피셔의 경우, 보다 발 빠른 통화정책 변화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재임 시절, 전세계 중앙은행 중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가장 먼저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이후 가장 먼저 출구전략을 시행한 선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신속하고 상황에 적합한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피셔가 실제로 부의장에 취임한다면, 그의 연륜 및 경력을 감안할 때 뚜렷한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옐런 신임 의장의 강력한 견제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설령 미국의 통화정책이 변경된다 하더라도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의 실업률 하락이 지닌 한계점은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고,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진 것 역시 반짝 성장에 그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3년 3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이 다른 부문이 아니라 재고 증가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 마디로 경기 회복을 기대한 기업들의 생산 증대 속도에 비해 가계는 소비 지출을 크게 늘리고 있지 않아 팔리지 않은 제품들이 대거 재고로 쌓이는 가운데 성장률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속보치였던 2.8%에 비해 잠정치가 3.6%에 달해 0.8%나 높아졌지만, 소비증가율 잠정치는 속보치보다도 도리어 낮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3분기에 크게 늘어난 재고로 인해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은 당초 기대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옐런 신임 연준 의장이 지속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통화정책의 완만한 선회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버냉키와 함께 양적완화를 설계하고 집행해 온 이력으로 인해 비둘기파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상원 인준 청문회와 이후 발언 등을 통해 당초 예상보다도 더욱 분명하게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옐런의 이러한 다소 뚜렷한 성향 공개는 그린스펀에서 버냉키를 거치며 더욱 투명해지고 민주화된 미 연준의 분위기 및 매파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FOMC 멤버 구성 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 결정 상의 갈등 및 혼선을 초래할 위험성도 있지만 급격한 통화정책의 선회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결국, 향후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미 연준이 당초 출구전략을 처음 언급했던 당시에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양적 완화 규모의 축소는 소규모로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이후 양적 완화의 종료 및 정책금리 인상 개시 시점 역시 2014년 중반 및 2015년 초라는 당초 계획에 비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이 FOMC 이후에 공개하는 의사록 등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출구전략을 처음으로 언급했던 당시 미 연준 내부에서는 2013년 및 2014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2% 중반 및 3% 초반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당 연구원의 전망에 의하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013년 및 2014년에 각각 1.7% 및 2.6% 수준에 그쳐 이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미국 경제의 모습

2014년 세계경기는 신흥국들보다 선진국들이 이끌어가는 양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세계경기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 부문보다 민간 부문의 성장세가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주택 부문의 회복과 함께 부채조정 진전이 가계의 소비 여력을 키울 전망이다. 미국의 개인 부채는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8년 1분기에 14조 5천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2012년 3분기에 13조 5천억 달러 규모로 줄어들었고,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기업 역시 높아진 수익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12년에서 2013년에 걸쳐 재정 절벽, 정부 폐쇄 등의 정부 재정 관련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 확대 억제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점차 그 정도가 완화되는 모습이다.

반면, 2013년에 생산과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했던 주택 부문의 경기 견인력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2006년 고점보다 아직 20% 정도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2년 저점과 비교하면 이미 20% 이상 반등했고, 지역별로는 과거 정점을 회복한 곳도 있어 추가적인 상승 속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에 있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는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개발과 관련된 효과다. 비전통적 방식의 가스 및 석유 채굴을 통한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생산은 미국 경제에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정유, 화학, 운송 등 직접 연관 효과가 기대되는 산업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창출된 고용 및 소득 창출 효과와 관련된 간접 연관 산업에까지 광범위한 소비 및 투자 증대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면서 경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될 전망이다.

앞서 살펴 본 출구 전략의 전개는 금리 상승 등을 통해 미국의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장기 모기지 금리의 상승세는 주택시장 회복세를 둔화시키고 리파이낸싱 등을 통한 가계의 소비 여력 확대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가격의 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둔화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투자가 둔화될 수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출구 전략으로 인해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출구 전략은,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됨에 따라 이전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미국이라는 자동차가 지나치게 과속하지 않도록 미리 브레이크를 나누어 밟으려는 움직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도 미 연준은 미국의 실물경기 회복세를 면밀히 살펴가면서 출구 전략의 개시 시점을 조율해 왔고, 향후에도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둔화될 경우 그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 연준의 출구 전략이 미국 실물 경제의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미국 실물 경제의 흐름에 따라 출구 전략의 강도가 결정되는 양상이 예상된다.

2014년 상반기 중에는 정부 부채 한도 상향 조정에 따른 정치권 갈등과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세수 확대로 재정 적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오바마 케어 시행에 따른 혼란 및 이로 인한 부정적 여론 확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014년 중 미국 경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기 회복 속도가 다소 빨라지며 전년 대비 2.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이 신흥국 경제에 미칠 영향

일단 출구 전략이 개시되면 국제 금융시장 내의 글로벌 유동성의 규모 및 흐름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미국 금융시장으로부터 공급되던 국제 투자자금의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3차례의 양적 완화 과정을 살펴보면, 양적 완화를 통한 유동성 공급 증대의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짧아지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미 2012년 말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비슷한 시기부터 미국 국채 수익률을 위시한 국제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출구 전략이 구체화되면 국제 투자자금의 커다란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여타 국가 및 지역으로 대거 유출되었던 달러화 자금이 미국 금융시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출구 전략 시행이 미국 실물 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시중금리가 오르고 미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것은 신흥국 금융시장으로부터의 급격한 자금 유출 및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충격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 중 아시아 지역으로의 외자 유입 규모가 중남미 및 동유럽 지역으로의 외자 유입 규모에 비해 많았음을 감안하면 향후 예상되는 자금 유출 규모 역시 아시아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산업 및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거 유입된 외국 자본에 힘입어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오르고 이후 소비 주도의 경제 활황세를 나타냈음을 감안하면 급격한 외자 유출 과정에서 이들 국가에 교란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2013년 들어 금융시장에서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고, 자국 화폐 가치가 외환시장에서 급락하며, 그 과정에서 외환보유고가 급감함에 따라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 가능성이 고조되었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남아프라카 공화국 등 취약 신흥국들은 공통적인 경제 구조상의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만성적인 쌍둥이 적자, 즉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단기간에 외국자본이 대거 유출되었으나 상대적으로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고, 최근 경제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되고 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입각하여 모건 스탠리는 이미 이들 5개국을 묶어 취약 신흥국 그룹을 지칭하는 fragile five로 부르기도 했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미국 출구 전략 개시 이후 취약 신흥국들의 상황은 미국의 출구 전략 속도가 미국 실물 경제 흐름에 달려 있다는 맥락에서 예상해 볼 수 있다. 즉, 동일한 취약 신흥국이라 하더라도 인도, 브라질 등 거대 신흥국에서 출구 전략으로 인한 금융 불안 및 경기 둔화가 발생할 경우 미 연준은 이를 감안하여 출구 전략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거대 신흥국의 충격은 reverse spill-over effect를 통해 미국의 실물 경기 회복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거대 신흥국이 아닌 취약 신흥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출구 전략으로 인한 금융 불안, 나아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자국의 실물 경기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규모의 신흥국에서 발생하는 충격까지 감안하여 미 연준이 출구 전략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일한 경제 구조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더라도 거대 신흥국들에 비해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등 비거대 취약 신흥국들은 출구 전략으로 인한 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야속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미 연준은 흔히 이야기되는 것과 같은 세계의 중앙은행이 아니라 미국의 중앙은행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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