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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의 독일화’ 상당기간 지속
EU, ‘유럽의 독일화’ 상당기간 지속
  • 김호균 명지대 교수/경제학
  • 승인 2014.03.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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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 남북격차 갈등심화…유럽 전체적으로 물가안정은 나아지겠지만, 실업률 개선은 난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특히 남부유럽 나라들이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마이너스성장의 늪에 빠졌던 유럽경제가 2014년부터는 완만하게나마 전환점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3년에 각각 -0.1%, -0.4%에 이르렀던 EU(28개국)와 유로통화권(18개국)의 성장률이 2014년에는 각각 1.4%, 1.1%로 반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채택한 ‘2014년 연차성장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유럽경제의 가장 중요한 도전은 경기회복을 안착시키는 것이다...성장이 점차 되돌아오고 있으며 회원국들은 위기 이전에 형성되었던 불균형의 시정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완만한 경기회복 예상되는 유럽경제

하지만 EU 경제담당관 올리 렌(Olli Rehn)은 이들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각국의 경제개혁 덕분에 경기회복에 필요한 기초는 마련되었지만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그 까닭은 실업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은 계속되겠지만 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실업률은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을 밑돌아 12.2%로 다시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2015년에 가서야 비로소 11.8%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회원국 전체로 보면, 2013년 11.1%, 2014년 11.0%, 2015년 10.7%로 완만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EU경제담당관 올리 렌(Oli Rehn)은 “실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화통합으로 인해 환율이라는 경쟁력 조정 수단이 사라졌기 때문에 유로통화권의 국가채무가 EU 전체보다 2014년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위원회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이러한 전망은 위기 이후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울러 2014년에는 수출보다는 내수가 경제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로화위기를 둘러싼 불안은 2012년 9월 유럽중앙은행이 종전의 소극적인 개입을 멈추고 ‘적극통화거래(Outright Monetary Transactions)’로 유로통화권의 1〜년 만기 국공채를 ‘조건부로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이 조치의 목표는 금융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높여 회원국 정부의 부채조달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조치들은 채권 매입을 통해 금융회사들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조치라는 점에서 다르다.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은 이 조치로 인해 통화증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어떤 수단에 의해서든” “완전중화(full terilization)”원칙을 적용할 것임을 천명했다.

세계경기가 2013년 안정 국면에 들어선 것도 유럽의 2014년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에 처했던 유로통화국들은 2013년에 경쟁력 개선을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었다. 물론 아직은 중국 등 신흥공업국들의 경기전망이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들이 팽창적인 통화정책을 거두지 않고 있고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회복이 지속가능할지에 대해서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나라별로 크게 엇갈리는 경제전망

2014년에도 EU에서 가장 주목이 되는 나라는 역시 독일이다. 독일 연방정부 경제정책자문단인 ‘5현자’는 연례보고서에서 2014년 독일의 경기회복이 주로 내수에 의해 견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가 2013년 중반 저점을 통과해서 2014년 6.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수출보다 수입 증가가 두드러져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13년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사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012년에 4160만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던 취업인구는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23.5만명, 18만명 증가할 것으로 독일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2013년에 2.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2014년에는 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안정 덕분에 2013년에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소비지출은 실질 기준으로 2014년에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에 0.3%,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수출과 수입은 2014년에는 각각 3.8%,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탈리아 시민들이 지난해 10월 19일 로마에서 깃발을 흔들며 긴축정책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로마=신화/뉴시스
유럽연합위원회는 프랑스와 스페인이 국가채무 문제를 완화하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프랑스는 정책변화가 없으면 2015년 재정적자가 3.7%에 달해 그 해부터 마스트리히트조약 상의 재정적자 상한선인 GDP 3%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르피가로’지가 정부예산안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국가채무는 2014년 말 1조9500억유로에 달해 GDP 대비 95.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위원회는 프랑스에 대해 노동시장과 연금제도의 개혁을 주문했다. 그리스 다음으로 위기의 충격을 크게 받은 스페인은 GDP 대비 재정적자 3% 규칙을 2016년부터 준수해야 하는데,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5.9%, 6.6%가 예상되고 있어 낙관적이지 못하다.

2011년 봄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한 포르투갈은 해고보호 완화, 국유자산 매각, 공무원 6% 감축, 연금 인하, 소득세와 부가세 인상, 지출 감축 등 약속한 ‘개혁’을 빠짐없이 수행함으로써 재정적자를 축소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2014년에는 GDP 4%로 감축한데 이어 2015년에는 3% 미만으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하여 2014년 여름에는 포르투갈이 자력으로 금융시장에서 차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2/4분기부터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이것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포르투갈이 산업 발전의 전통이 없고 인적자원도 부족하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네덜란드 국책경제연구소인 중앙기획국(CPB)이 2013년 10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이상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네덜란드 경제가 2014년에는 0.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실업률은 7.5%로 증가해서 구매력은 감소하고, 재정적자는 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3년보다 높은 3.3%로 EU재정안정목표를 지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위기국가인 그리스는 2014년에 6년만에 처음으로 0.4%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실업률은 2013년 27.9%, 청년실업률은 61.5%로 예상되고 2014년에 개선될 조짐은 없다. 2012년에 처음으로 170.3%에서 156.9%로 하락한 국가채무비율은 2013년 176%, 2014년 174%로 상승하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대되는 남북격차

유럽통합의 궁극 목표는 회원국들 사이의 생활수준을 균등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으며, 이 추세가 반전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타격이 큰 그리스, 스페인, 사이프러스 등은 생산성 하락, 실업률 급증,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EU 전체로서는 2008년 가을 15%에 달했던 청년실업률이 2013년에는 1/4에 다가가고 있다. 그리스, 스페인에서는 청년실업률은 벌써 50%를 넘어섰고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에서도 40%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에 북부유럽에 속하는 나라의 형편은 훨씬 낫다. 특히 독일은 청년실업률이 8.1%, 오스트리아는 8.5%, 네덜란드는 9.8%에 이르러 경제위기의 여파가 크지 않다. 2000년 남유럽나라들과 북유럽나라들 사이의 실업률 격차는 3.5%에 지나지 않았고 금융위기 전까지는 축소되고 있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다시 확대되기 시작해 2011년에는 7.5%로 확대되었다. 2014년 경기전망은 이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률은 이들의 빈곤위험을 높이고 있다.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EU회원국 2/3에서 가계의 실질소득은 감소했는데 특히 남유럽나라들이 더 심각했다. 그리스에서는 총소득이 17% 감소했고 스페인에서는 8%, 사이프러스에서는 7% 감소했다. 에스토니아와 아일랜드에서도 가계소득은 각각 5% 감소했다. 반면에 독일, 프랑스, 폴란드와 같은 북유럽나라들에서는 가계소득이 약간이나마 증가했다.

2013년에도 지속되었던 이러한 양극화가 2014년도에도 꺾일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은 결국 “유로화 위기 극복을 설득력 있게 추진하고 긴급하게 필요한 투자재원을 마련하며 금융경제를 실물경제에 복무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만 가능하다.”(EU위원회)

격차 확대 둘러싼 ‘독일책임론’ 논쟁 가열

사실 남북 격차의 확대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EU 내에서는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독일책임론’에 대해서 적지 않은 나라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유럽연합위원회와 미국도 독일의 ‘수출강세’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학 교수 귄터 쉬나블(Gunther Schnabl)과 홀거 체마넥(Holger Zemanek)이 제시한 ‘독일책임론’이 특히 흥미롭다. 이들에 따르면 “독일 통일의 유산이 현재와 같은 경상수지 격차와 유럽 채무위기의 중요한 이유이다.” 이들은 독일 통일이 독일과 EU에 미친 다음과 같은 “비대칭적 충격”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출발점을 찾고 있다.

통일 전 10년 동안 독일은 꾸준한 경상수지흑자에 힘입어 해외순자산을 1980년 240억유로에서 1990년 2,500억유로로 증대시킬 수 있었다. 통일 후에는 이 자산을 동독 재건에 투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독일 내에서는 통일특수가 형성되었지만 경상수지는 1990년 400억유로 흑자에서 1991년 200억유로 적자로 반전했고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해외순자산은 1998년 거의 고갈되었다.

독일이 통일특수를 경험하는 동안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이것이 “비대칭적 충격”이다. 유럽자본시장에서 독일 자본 공급이 급감하자 당시 독일 마르크화는 절상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독일연방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자 절상압력은 더욱 커졌다. 마르크화 절상은 수출 감소로 이어졌고 독일은 1990년대를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보냈다. 이 적자가 흑자로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독일이 통일 이후 급격히 악화된 재정건전성과 높아진 실업률에 대처하기 위해서 1990년대 후반부터 공공부문의 급여인상을 자제하면서부터이다.

민간부문에서는 노조의 협상력이 국가채무비율의 증가, 높은 실업률, 동유럽나라들의 EU 가입에 따른 경쟁 압력 증대 등으로 크게 약화됨에 따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실질임금은 21세기 들어 오히려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그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좌우하는 단위임금비용이 2000년부터 2011년 사이에 그리스에서는 32.22% 상승한 반면, 독일에서는 5.3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큰 격차를 설명하는 또 다른 요인이 2003년 시작된 독일의 신자유주의 ‘개혁’이다. 노동시장 유연화, 저임금부문의 창출, 사회보장 축소로 요약되는 이 ‘개혁’은 독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유로화 도입은 생산성이 높은 독일에게는 평가절화를, 생산성이 낮은 남유럽나라들에게는 평가절상을 의미했다. 그 결과는 독일과 남유럽나라들 사이에 경상수지 격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위원회와 유럽연합각료회의도 독일에 대해서 내수와 인프라 투자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독일은 2007년부터 EU가 설정한 경상수지 흑자 기준치(GDP 6%)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독일의 수출 강세로 인해 EU내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불균형 때문에 결국 독일에 대해 EU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독일무역협회는 물론 이 비난을 반박했다. “독일의 수출이 약화된다고 이익을 보는 사람은 없다.” 독일은 오히려 자신의 ‘아젠다2010’ 경험을 바탕으로 남유럽나라들에 대하여 노동시장 유연화, 사회보장 축소, 저임금부문의 창출과 같은 신자유주의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유럽 내 논쟁에 최근 미국이 가세했다. 최근 미국재무부는 ‘국제경제환율정책에 관한 의회보고서’에서 독일이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과도한 무역흑자로 EU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례 없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독일 경제계는 강력 반발했다. “독일 경제는 유럽의 경제적 안정이 서 있는 굳건한 토대이다. 이 강점이 없다면 유럽경제는 위기에 빠질 것이다.” 또한 독일은 세계적 기준으로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수출지향적일 수밖에 없으며 독일은 저임금 덕분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 덕분에 흑자를 실현한다고 독일무역협회 안톤 뵈르너(Anton Borner) 회장은 반발하고 있다.

반대로 독일 노조 측은 임금인상을 통해 내수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요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유럽연합위원회나 미국 재무부의 비난에 동조하고 있다. 노조 친화적인 ‘거시경제경기연구소’ 구스타프 호른(Gustav Horn)소장은 흑자의 상당 부분이 자본수출로 이어지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가 창출하는 것은 허구자산일 뿐이다.” 다음에 또 한 차례 외국통화가 평가 절하되거나 채무위기가 발생하면 자산의 일부를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에 걸친 유럽 위기로 인해 이미 독일 해외자산의 1/5이 상실되었다는 주장이다.

끝나지 않은 유로화 위기

그리스 재정위기에서 시작된 유로화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로통화권 전체의 신규부채는 줄어들고 있지만 잔고는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2014년에는 특히 그리스에 대한 지원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는 공무원 감축 및 대기 발령 등을 통해 지출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는 초과 달성했지만 세입은 경기침체와 탈세 때문에 목표치에 미달하고 있다. IMF 추산에 따르면 그리스는 2014/15년에 111억 유로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EU는 경제정책의 조율과 통일된 시장질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경제통합의 일환으로 도입된 유로화가 위기 국면에서는 경제적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통합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EU 차원에서는 “진정한 경제통화동맹”을 실현하기 위한 논의와 조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줄 결정적인 토대가 금융시장의 안정이다. 재정위기와 유로화위기 자체가 파생상품으로 대표되는 금융시장 ‘혁신’과 그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산물이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을 살리는 제도개혁이 2013년으로 마무리된다. 그동안 EU는 G20 합의를 토대로 은행부문과 자본시장으로 구분해서 감독 및 규제체계의 강화와 위기관리능력의 제고를 목표로 하는 금융개혁을 단행해왔다. 특히 파생상품은 향후 투명하고 규제되는 공간에서만 거래되도록 규정되었다.

이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안전하고 책임의식이 있으며 소비자와 성장에 친화적인 금융부문”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리스 재정위기를 직접 촉발했을 뿐만 아니라 증폭시킨 국제투기자본에 대한 규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나아가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국채시장과 은행 사이의 불건전한 연관을 해소하려면 은행동맹이 필요하다.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유로통화국들의 은행들에 적용될 감독체계, 위기의 방지 및 관리, 치유, 예금보장장치를 포괄하는 공동의 규칙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아울러 2014년에는 유럽 차원의 중장기 재정계획이 새롭게 작성되는 시점이다. EU차원에서 수행되는 혁신 및 인프라 지원 사업 이외에 2014년부터는 유럽구조투자기금(ESIF) 차원에서 4000억유로 이상을 동원해서 국가 및 지역 차원의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도록 투자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ESIF는 ‘유럽 2020’ 전략목표를 지원하고, EU가 회원국들에 권고한 개혁조치들의 이행을 촉진하게 된다. 예전의 리스본프로젝트를 대체한 ‘유럽 2020’프로젝트는 EU가 “보다 지능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통합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그 일환으로 도입된 ‘유럽학기’제도가 2014년이면 4년째를 맞이하게 된다. ‘유럽학기’란 EU가 시행하는 경제정책조정 프로그램을 가리키며 ‘연차성장보고서’는 그 일환이다. ‘유럽학기’는 유럽 공동의 경제정책을 향한 중요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은 법적 구속력은 없는 권고에 지나지 않지만 특히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 국가들에게는 적지 않은 압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통합은 출발에서부터 유럽을 미국과 소련에 맞서는 단일체로 결속시키려는 정치프로젝트였다. 독일이 적지 않은 재정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프랑스와 같이 통합의 진전에서 한발도 물러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 유럽의 군소국들이 유럽통합에서 의도했던 바는 독일을 통합의 틀 안에 묶어둠으로써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독일의 유럽화’를 겨냥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정반대로 ‘유럽의 독일화’라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양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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