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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정책주도권과 신뢰 상실
한국, 대통령 정책주도권과 신뢰 상실
  •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
  • 승인 2014.03.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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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전망 7>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 후퇴, 전월세 폭등 등 정책현안 지속 실패 이어져

1년이 겨우 지난 현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언급하는 것은 성급한 면이 있다. 하지만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경제가 앞으로 순조로운 진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에 대한 냉정한 반성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1년 동안 무엇을 하였고 무엇을 하지 못했는가?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는 “국익외교, 창조경제, 북핵위기관리, 정치개혁 등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질책이 나와 아쉬움도 남는 한 해”라고 말했다. 여당대표의 발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썩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단 국익외교, 북핵위기관리, 정치개혁은 경제문제가 아니므로 논외로 하자. 그렇다면 근혜노믹스의 1년은 새누리당의 자평만큼이나 성과를 거두어 왔던 것일까?

근혜노믹스가 무엇일까?

새정부 경제팀의 구체적 성과를 살피기 이전에 필자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문제는 근혜노믹스라는 경제적 도그마가 형성된 과정 자체이다. “근혜노믹스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대다수의 경우 번호를 붙여가며 주요 전략에 속하는 “창조경제”나 “복지확대정책” 등을 나열해 대기 십상이다.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여기에는 그럴만한 연유가 있다. 바로 근혜노믹스가 실력있는 학자나 전문가 집단이 한자리에 모여 단일한 경제논리를 개발하고 이에 입각하여 완성해낸 체계적인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의 근혜노믹스는 사실은 복잡한 정치경제적 국면에서 현실적 요구가 발생할 때마다 다소 상반되더라도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결합해가면서 형성시킨 정책체계일 뿐이다. 상반된 지향을 갖는 여러 정책들을 한데 모은 결과는 태생적으로 부조화의 문제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

연말 정국에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 성적표에 낮은 점수를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일 년 동안에 새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명확히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향후 5년의 경제정책 성패를 결정할 수도 있는 소중한 집권 첫 해를 정부는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 사이에서 혼선을 빚어 왔다는 비판이 많다.

정책적 개방성의 후퇴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이 시대의 국민적 요구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 요인 중 하나는 성장과 효율을 중시하는 전통적 보수주의자에 머무르지 않고, 복지확대나 경제민주화와 같은 진보적인 정책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개방성에 있다.

문제는 선거 이후의 집권과정에서 이러한 정책적 개방성이 현저히 감소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다. 인수위 기간에 주요 정책목록에서 잠시 사라졌던 “경제민주화”는 집권 직후의 국정과제 선정과정에서 14대 추진전략의 하나로 당당히 살아남으면서, 4월~6월 기간 동안 국회에서 4개의 경제민주화 법안을 통과시켜 재벌대기업들을 일순 긴장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의 봄은 길지 못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소심해진 신정부는 하반기의 경기회복 모멘텀 유지에 조바심을 내는 상황에 있었다. 이러한 점을 잘 파악하고 있던 대기업 측은 자연히 경제활성화를 볼모로 반발하기 시작하였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여기에 편승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박근혜정부는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선택의 결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경제민주화를 실용적인 관점에서 공정시장 원칙의 일부로만 인식하는 박근혜정부의 입장에서는 상반기에 이미 국회를 통과했거나 제출된 법안들만으로도 자신들은 충분한 노력을 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경제민주화에서 경제활성화로 기조 전환

그들이 내건 또 다른 주요 공약인 복지와 성장 간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경기활성화를 통한 세수확대와 일자리창출이 현실적으로 훨씬 더 중요했을 것이다. 복지재원 마련이나 고용 70%의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해서든 높여야만 하는데, 여기에는 대기업의 투자확대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6월말에 경제부총리가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을 대동한 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부터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업하자고 제안하면서, 기업 길들이기는 끝나고 기업 달래기가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연이어 7월에 박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되었다고 공개적으로 언명함으로써 정부의 정책기조는 급속히 경기활성화로 전환되었고, 경제민주화는 본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신규상호출자 금지와 같은 경제민주화 주요 법안은 아직 국회에 남아 처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국회 밖에서는 경제활성화 기조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법안들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참인 상태여서 앞일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대선 후 일 년 만에 시대상황이 바뀌지 않았을 텐데도 연초에 비해 표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이러한 정책기조 변화는 향후의 경제 상황에 따라 커다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즉, 내년 또는 그 이후 경제성장세가 기대 이하이거나 소득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면, 국민적 불만은 매우 커지고 경제민주화 문제는 언제든 다시 분출될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12월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들이 현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며 보신각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한번 약속을 어긴 정부가 다시 경제민주화 노력을 약속한들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는 불가능하고, 이는 최악의 경우 조기 레임덕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는 시장의 불공정 사례에 대한 단순한 보완조치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임을 깨닫고 정부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국민에게는 경제민주화만이 아니라 경제활성화도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국민은 더 많은 안정된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년실업의 해소는 가장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행히도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매우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자리가 어떤 방식으로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증대로 고용 70%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 현실에서 기득권을 지니는 계층의 양보를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정책적 노력을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올 한 해 동안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발표한 바 있다. 4·1 부동산 대책의 마련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금리를 인하하여 경기의 마중물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외에도 5월의 벤처산업 활성화 대책과 더불어 지금까지 4번의 투자활성화 대책의 발표를 통해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성장의 활력을 촉진하고자 했다.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고 있음에도 여러 정책 간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신정부가 취하는 정책적 노력은 직전 정부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수출대기업보다는 내수중소기업 위주의 경제발전 전략을 표명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정책수단에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면 정책의 실효성은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기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창조경제론

그나마 이전 정부와 차이를 보이는 점은 바로 창조경제를 통한 미래성장 동력의 확보이다. 국민의 창의성과 정보통신기술 등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근혜노믹스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창조경제 정책은 내용의 추상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의 기본 개념의 정립과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의 후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창조경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혁신의 생태계 자체가 변화해야 하기에, 이러한 정책은 기본적으로 중장기적 시계 하에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창조경제 정책추진으로 진정한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신정부 경제정책의 성취에 대한 평가는 창조경제보다는 다른 단기적인 차원의 성과를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신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들이 이전 정부와 유사한 이유는 바로 정책의 평가가 결국에는 단기적인 경제성장률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의 부동산 대책 발표가 신정부 정책 1호가 된 것은 거시경제의 단기적 성과를 위해서는 부동산과 건설 경기 활성화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전래의 경험과 관련이 깊다. 또한 5월에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여 재정투입의 확대를 통한 경제부양을 시도한 것도 지금까지 흔하게 이용되어 온 경기활성화 대책의 하나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의 거시안정화 정책이 추후 계속된다면 신정부 또한 수출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환율정책과 관련하여 앞으로 정부가 원화가치 절상을 막기 위해 시장에 과도할 정도로 개입할지가 요주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네 차례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논의된 것 중 핵심적인 사항이 사실 이전부터 논란이 되었으나 시행을 미루어 왔던 서비스 산업부문의 규제완화라는 점도 근혜노믹스의 정책콘텐츠가 실제로는 풍부하지 못함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큰 틀에서 과거 정책과 차별화가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현 정부정책의 주요 생산자들이 주로 정통관료와 국책연구원 출신의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과도 관계있다.

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유사한 그룹으로 구성된 경제정책팀은 이견이 적어 정책의 결정이 순조로울 수는 있어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처능력이나 개혁적인 사고의 공유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기에, 추후 정책부문의 인적 다양성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복지정책공약을 어기다

서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복지확대 정책 또한 근혜노믹스의 중요한 요소인데, 올 한 해 동안 이와 관련한 논란이 정치권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치적 입장에서 정부·여당은 복지를 확대하는 속도에서 야당이나 진보적인 시민단체와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양자는 지원의 여부보다는 주로 지원의 대상과 폭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초연금의 사례이다. 정부가 최종안에서 연금수급 자격을 국민연금과 연계하고 지원액을 소득수준 별로 차등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을 야당 등에서는 공약파기라고 공격하며 공약 원안의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정책을 사이에 두고 정당들 간에 공방을 벌이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이러한 문제에 반드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사회구성원에 의한 정치적 선택에 의해 해결되기에, 제3의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다. 일부의 경우 재원 부족의 문제나 공약의 사후조정이 갖는 문제를 근거로 정책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조차도 대다수 사회구성원의 합의 앞에서는 부차적인 중요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무상급식 논쟁이나 세법개정안 조세저항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우리 사회의 정치적 의사표현 능력은 점차 적극화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바와 같이 우리 국민은 추가 증세를 통한 복지재원의 조달에는 대체로 반대하거나 미온적인 편이다.

신정부가 복지공약을 축소 조정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증세에 대한 이러한 여론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이렇듯 신정부의 공약 조절론에 대한 반대여론이 아직은 강력하지 않기에 복지공약의 축소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후에도 계속적으로 공약이 후퇴하는 경우 반대여론은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올라 강력한 정치적 힘을 형성하고 국민적 저항을 촉발하여, 신정부의 정책기조를 현재와 정반대로 바꾸어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복지정책의 범위에 대한 조정은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 보더라도, 일단 이것이 법제화가 되고 나면 필요한 재정의 확보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 해당 복지제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재원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지 않아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당은 현재의 정부 복지정책에는 명확한 재원대책 없어, 증세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근혜노믹스의 주요 복지정책에 대한 재원조달 계획은 지난 5월에 발표한 공약가계부 상에서 세출구조조정과 소득양성화, 그리고 비과세·감면정비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내년도 세출예산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약가계부에서 약속한 바대로의 세출구조조정 노력이 미진했다는 점이다. 증세 없는 복지확대 이외에 경제활성화가 주요 정책기조로 떠오르게 되면서 사회간접자본 부문 등에 대한 지출감축이 소극적으로 진행된 탓이다.

결국 복지확대에 필요한 재원의 대부분은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근로소득자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과 같은 비과세·감면 등의 정비조치는 복지재원마련에 부분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나,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원은 국세청의 소득양성화 노력에 달려 있다.

정부는 세입예산안에서 FIU법 통과로 인한 금융거래정보의 제공 등이 약 5조원 내외의 세수증가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이러한 기대의 실현여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복지재원 조달 계획이 매우 허술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부동산정책도 잘못됐다

서민 삶의 안정과 관련하여 신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특별히 요구되는 분야는 다름 아닌 높은 전월세가 현상의 해소일 것이다. 주거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가계의 소비지출 능력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난에 대한 정부의 대응논리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되면 전세수요가 주택구입으로 전환되어 전세수요가 줄고 따라서 전세가격도 안정화된다는 점이다.

과연 현재의 부동산 가격 수준은 균형수준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낮다고 말할 수 있는가? 어쩌면 그 동안의 양적완화로 인해 이자율이 매우 낮아져 높은 수준의 대출을 안고 있는 주택소유자들조차 주택가격이 균형수준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더 내리지 않고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말국회에서 여야는 부동산 세제를 두고 서로 대립하고 있으나, 더 본질적인 문제는 아마도 주택시장가격의 수준에 때한 객관적인 평가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만일 부동산 시장가격이 좀 더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은 불균형을 더욱 확대하는 효과만을 보이게 된다.

시장원칙에 따르면 잘못된 투자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지는 것이 옳다. 가계대출의 문제를 이유로 들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면,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은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도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의 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는 경향이 강한데, 이와 관련해서는 중립적이고 다양한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가시켜 정책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정책의 실종

여야 간의 정치적 대립이 장기화되면 경제정책의 수립은 실기할 위험성이 높고 추진력도 얻기가 어렵다. 실제 근혜노믹스의 핵심적인 정책들은 현재 야당의 정치적 반대라는 장애물을 만나 이를 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경제부흥을 주요 정책모토로 내걸고 있지만, 국내정치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경제적 번영이 가능할까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140개 국정과제와 각종 경제대책, 세법개정안, 그리고 세입세출예산안 등을 포함하여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것들은 모두 계획에 불과하다.

이것들이 정책으로 실제 집행되기 위해서는 정책수립의 최종관문인 국회에서 법으로 통과되거나 예산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의 격화가 정책수립에 장애가 되고 있을 때, 정책에 대한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은 이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과 합의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정책의 실종은 그 피해가 국민에게 미치고, 그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 자신에게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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