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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무총리의 자격은?
대한민국 국무총리의 자격은?
  • 최광웅 데이터 정치평론가/前 청와대 인사비서관
  • 승인 2014.06.25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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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던 문창극 후보자가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본인의 불행은 물론이요 총리지명자의 연이은 낙마로 청와대도 인사가 꼬이게 됐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 또한 매우 피곤하다. 해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국민 눈높이’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한편으로 보면 쉬운 기준인 것 같으면서 생각해보면 국민 입맛처럼 까다로운 것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그 권한을 대행하는 막강한 자리이다.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 부의장이 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고유의 기능이 있다. 그런데 국무총리가 갖는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통할권은 한마디로 지휘·조정 권한이다. 국무총리의 정무·조정능력이 크게 요구되는 이유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2000년 6월 국회가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이후, 여섯 번째로 중도 하차한 인물이다. 그런데 이전 5명은 주로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전관예우 등 대부분 재산문제를 중심으로 한 도덕성 검증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역사관이라는 전혀 새로운 인사검증 잣대가 기준이 됐다. 문 후보자는 순수 언론인 출신으로서는 2002년 국회 표결에서 낙마한 장대환 매일경제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뜻을 이루지 못한 기록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번에도 검증의 주체는 국민이었다.

역대 국무총리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직업군은?

우리에게는 초대 이범석 총리부터 현 정홍원 총리까지 총 42대의 국무총리가 거쳐 갔다. 역시 정무·조정능력을 일정하게 갖췄다고 보이는 전·현직국회의원이 19명(45.2%)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무위원 출신도 12명(28.6%)로 적지 않았다. 이 둘을 합하면 31명, 73.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이들의 임명 당시 평균 연령은 60.7세였고 출신지는 수도권과 이북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충남 6명, 경남 5명, 전남북 5명, 경북 2명, 강원 2명 등 순이었다.

그런데 문창극 후보자 사퇴를 결정적으로 제공한 근거는 바로 ‘여론’이라는 이름의 ‘민심’이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은 인사청문회를 무사통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00년 6월 이후 모두 10명의 총리가 국회 임명동의를 거쳤는데, 5명(50%)이 전·현직국회의원이고, 이미 인사청문회를 거친 감사원장이 1명, 국회의 임명동의를 거친 대법관 출신 1명, 국무위원 출신 1명, 기타 2명 등이다. 처음부터 다분히 청문회 통과를 염두에 둔 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62.8세였고, 출신지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면 그 중심은 대전충남 인근이 된다.

앞서 살펴본 대로 국무총리의 제1 자격요건은 정무·조정능력이다. 일반적으로 ‘정무적 판단’이라 함은 ‘국민 눈높이’의 다른 표현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보통 국민의 생각대로 행정감독을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제대로 된 국무총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위 통계에서 보았듯이 역대 국무총리 중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경력이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비교적 손쉬운 전·현직국회의원이었다. 인사청문회제도가 도입된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국민 눈높이’에서 행하는 ‘정무적 판단’에 능한 직업군이다. 또한 매 4년마다 국민의 직접 심판을 받기 때문에 혹독한 인사검증도 견뎌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덧붙이자면 평균 연령 60대 초반, 출신지는 대전충남 인근(2000년 이후 기준) 또는 수도권(역대총리 전체대상)으로 좁혀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 4월 27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 이래, 두 달 가까이 국정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후속 총리후보자 지명을 서둘러야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인사에도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동안 행한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서 무난한 합격점을 받았다면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그런 점에서 역대 국무총리의 평균값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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