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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재활용 총리, 야당은 재활용 공천?
청와대는 재활용 총리, 야당은 재활용 공천?
  • 최광웅 데이터 정치평론가/극동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14.07.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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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가 30일 1차 공천심사결과를 내놓았다. 정부운영을 담당하지 않는 야당으로선 국회의원 공천이 사실 가장 중요한 ‘인사’이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인사를 혹독하게 비판해온 제1 야당이고 보면, 국민의 기대는 쌈빡한 개혁공천은 아니더라도 재작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보여준 이준석이나 손수조 정도의 소박한 이벤트는 내심 기대했었다. 그런데 우리의 예상은 역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모두 다섯 개 선거구의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우선 단수지역은 두 군데이다. 부산 해운대기장(갑)과 경기 평택(을)로 각각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과 정장선 前의원으로 결정됐다.

윤준호 부산시당 대변인은 6.4 지방선거에서 해운대구청장으로 나서 31.75% 득표율로 낙선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부산시당이 황호선 사상구청장후보와 함께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두 개의 선거구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투표 득표율 34.02%보다 적게 얻어서 이미 주민의 검증이 완료된 바 있다. 부산은 노무현 前대통령이 많은 장차관과 청와대 근무자를 배려한 친노의 본산으로 인적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선한지 한 달도 안 된 그를 단수후보로 추천한 새정치연합은 이미 용도 폐기된 정홍원 총리를 재활용하자는 주장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지?

정장선 前의원은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평택(을)에서만 내리 3선을 기록한 중진의원이었다. 이전에도 그는 같은 지역에서 도의원을 재선할 만큼 지역기반이 탄탄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 당선됐으나 지난 1월 선거법 위반으로 그 직을 잃었다. 그러자 정 前의원은 돌연 19대 불출마를 번복하고 공천신청까지 해버렸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 前, 박근혜 대통령을 향하여 지난 대선 당시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과 65세 이상 全노인 20만원 기초연금지급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칙을 저버린 정치인’이라고 파상적인 공세를 퍼부은 바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인가?

어제 발표된 경선지역은 충남 서산·태안, 전남 순천·곡성, 전남 나주·화순 등 모두 세 곳이다. 충남 서산·태안은 조규선 前서산시장과 조한기 지역위원장의 2파전으로 결정됐다.

조규선 前서산시장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고 2006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연임됐다. 재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비대답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2007년 2월 그 직을 상실한 인물이며, 이미 그의 나이 만 65세로 초선 의원에 도전하기엔 넘친다. 만일 그가 야당 국회의원 공천신청자가 아니라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라고 해도 국민이 용납할까?

조한기 지역위원장은 한명숙 前국무총리의 의전비서관 출신으로 그가 당대표를 맡고 있던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공천으로 한 차례 출전했다. 그렇지만 그는 28.31%라는 낮은 득표율로 한나라당 후보에게도 밀려서 3위 낙선을 하는 등 시원찮은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전남 순천·곡성은 구희승 변호사, 노관규 지역위원장, 서갑원 前의원, 조순용 前김대중대통령 정무수석의 4파전으로 추려졌다.

서갑원 前의원은 노무현 前대통령의 의전비서관 출신으로 17, 18대 고향 순천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그러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들통 나 재판에 넘겨졌고 2011년 1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만 2년 만에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 서청원 등 여당 실세들의 끼워 넣기 사면복권에 운 좋게 포함됐다. 그런데 원래 공직선거법에서 피선거권 제한기간을 두는 이유는 당해 선거에 한하여 한 번 또는 두 번은 반성을 하고 쉬라는 취지이다. 그래서 아무리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남발했어도 지난해 10월 화성(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서청원 후보에게 새정치연합이 얼마나 ‘썩은 정치인’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는가?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 2016년까지는 자숙해야할 서갑원 前의원은 과연 ‘썩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인지?

조순용 前김대중대통령 정무수석은 두 번의 공직선거 출마 경험이 있다. 서갑원 前의원의 직위 상실로 보궐선거가 실시된 2011년 4월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민주당은 야권연대로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에게 양보하자 탈당하고 나와서 21.72%를 얻고 2위로 낙선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용산에서 출마했으나, 45.9%를 득표하고 진영 의원에게 패한 바가 있다. 한편 KBS 정치부장 출신인 그는 금년 초 야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을 하겠다고 지역위원장도 반납하고 공개 면접에 응했으나 김대중정부 청와대행정관 출신 후배에게조차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에 다시 고향 순천을 찾았으니 그의 갈지 자 행보가 어디서 멈출지 자못 궁금하다.

노관규 지역위원장은 2000년 16대 총선 때 DJ가 서울 강동(갑)에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에게 표적 공천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고향으로 내려가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하여 열린우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으며, 2010년에는 사이가 좋지 않은 서갑원 의원의 공천을 기대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됐다. 시장 직을 중도 사퇴하고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 공천으로 출마했으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에게 15.79%라는 큰 차이로 패배했고, 시장 또한 무소속에게 내주었다. 이번 6.4 선거에서도 무소속 시장에게 연속 당선을 허용하는 바람에 작지 않은 책임이 그의 몫이다.

행시, 사시 양과를 패스한 구희승 변호사는 2007년 창조한국당에 첫 발을 담갔으나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자 정범구 前의원 등과 함께 탈당했다. 그 후 2008년 총선에 나섰으나 서갑원 前의원에 밀려 꿈을 접었다. 2010년에는 방향을 돌려 시장 출마 카드를 꺼냈지만 여론조사에서 또다시 밀려 분루를 삼켰다. 서갑원 前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실시된 2011년 보궐선거에 처녀 출전한 본선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그는 조순용 후보에 이어 15.88%를 얻어 3위로 낙선한다. 이처럼 그는 순천지역에선 잘 알려진 중고 신인이다.

마지막으로 전남 나주·화순은 박선원 前노무현대통령 비서관, 송영오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신정훈 前나주시장, 최인기 前농림수산부장관, 홍기훈 前의원이 공천권을 둘러싸고 경쟁에 나선다.

최인기 前농림수산부장관은 15대 총선 때 여당인 신한국당의 징발에 응해 처음 출전했다. 17대에는 새천년민주당이 배기운 후보를 공천하자 이에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당당히 당선됐다. 18대에 재선됐으며 민주통합당 통합과정에서 임시지도부에 합류하여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의 공천물갈이 대상이 되어 컷 오프됐다. 이에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는 43.88%를 득표하고 낙선했다. 그렇게 공천 탈락시켰던 새정치연합이 그를 이제 와서 다시 경선에 포함시키다니, 더구나 그의 나이 이제 만 70이다.

인권운동가 故홍남순 변호사의 아들로 잘 알려진 홍기훈 前의원은 부친의 후광으로 화순에서 13, 14대 연속 당선됐다. DJ의 새정치국민회의 분당에 합류하지 않은 그는 15대 때는 지역구를 경기 일산구로 옮겼지만 3위로 낙선한다. 이 후 이부영 의원 등을 따라 16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일산(을)로 출마했지만 낙선한다. 2003년 열린우리당이 창당되면서 다시 합류, 고향인 화순으로 내려갔지만 기무사령관 출신인 문두식 후보에게 밀려 출마를 접어야 했다. 아직 그의 나이 만 61세이지만 이렇듯 그는 지역구와 정당을 밥 먹듯 옮겨 다녔고 선거 경험 또한 매우 오래됐다. 다른 사람 제쳐주고 그에게 10년 만에 기회를 주어야 한단 말인가?

송영오 상임고문은 원래 외교관 출신이다. 1971년 4회 외무고시 합격 후 의전장, 스리랑카 대사, 이태리 대사 등 34년을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2008년 창조한국당 총선승리본부 특별고문과 최고위원을 거쳐 문국현 대표가 선거법으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2009년 당대표로 선출됐다. 20011년 민주통합당 통합과정에서 영입되어 상임고문에 추대됐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공직선거 출마 경험은 없지만 비록 군소정당에서라도 당대표까지 지낸 그의 현재 나이는 만 66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에는 인재가 그렇게 없다고 야단인 야당에게 이렇듯 인물들이 66세, 70세뿐인지?

박선원 前노무현대통령 비서관은 연세대 삼민투위원장 출신으로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사건을 주도한 대표적 386인사이다. 뒤늦은 학업으로 미국에 가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연구에 몰두하였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안보전략비서관을 맡아 이종석과 호흡을 맞췄다. 19대 총선 당시 최인기 의원이 공천 탈락한 가운데 배기운 후보와 양자 경선에서 모바일에서는 앞섰으나 현장투표에서 뒤져 무릎을 꿇었다. 그로서도 이번이 재수인 셈이다.

신정훈 前나주시장은 고려대 운동권 출신으로 박선원과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사건 공범이다. 그는 일찍이 귀향해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의 무소속 시장을 거치면서 지방분권운동에 앞장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2004년 5월과 2006년 2월 합계 12억 3천여만 원의 국고보조금과 시 지원금을 부당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형이 지난 2010년 3월 확정돼 시장 직을 잃었다. 그런데 서갑원 前의원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월 끼워 넣기 사면복권에 포함되는 행운을 얻었다. 더구나 이번 새정치연합 공천관리위원회는 그의 소명을 받아들여 개인비리가 아니라 정책적 판단에 대한 가혹한 판결이었다며 경선자격을 부여했다. 이제 어느 누구라도 예산을 집행할 때는 정책적 판단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말인가?

다시 한 번 되묻는다. 새정치연합은 남은 재·보궐선거 10개 지역도 이런 식으로 공천심사를 해서 국민 앞에 내놓을 것인가? 재활용 총리, 표절 장관에도 분노하는 국민들이지만 재활용 후보, 불법 후보, 철새 후보, 낡은 후보 등등 모두에게도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제1 야당은 똑똑히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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