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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연대의 승리,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패배
민주진보연대의 승리,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패배
  • 최광웅 데이터 평론가/극동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14.07.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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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6.4 지방선거> 정당지지율보다 높은 개인 득표율, 인물에 따른 유권자들의 크로스보팅 확인돼

6.4 선거 결과 시·도지사는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에 9대8로 승리했다. 수도권 3석 중 기존에 보유하던 인천 1석을 내줬지만 충청권을 2석에서 4석으로 싹쓸이한데 기인한 바 크다. 교육감은 진보가 13, 보수가 3, 중도가 1명으로 진보성향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이는 민주진보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본 탓이다.

기초단체장은 새누리당 117석, 새정치연합 80석, 무소속 29석을 얻었다. 광역의원비례대표선거(정당투표)에서는 새누리당이 11개 지역, 새정치연합이 5개 지역, 무승부 1군데가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호남 이외 중 세종에서 승리했고 대전에서 신승했으며 서울은 비겼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구 광역의원도 새누리당이 375명으로 새정치연합의 309명보다 다소 많았다.

따라서 이를 모두 종합하면 외형상으로는 시·도지사에서 1석을 더 얻고 중원을 차지한 새정치연합, 그리고 교육감을 거의 장악한 야권이 일단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초단체장에서 크게 약진했고, 정당투표와 광역의원을 더 많이 차지한 새누리당의 실속을 감안한다면 일단 무승부로 평가할 수 있겠다.

시·도지사는 야당 승리, 정당투표는 여당 압승

혹자들은 시·도지사 선거에서 야당이 1석을 더 얻었을 뿐만 아니라 55만표를 더 얻었기 때문에 완승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새정치연합 후보들과 단일화를 한 부산의 오거돈 후보(무소속)와 울산의 조승수 후보(정의당)를 포함해서 분석해보자. 야당 시·도지사 후보들이 얻은 표를 모두 합하면, 유효표의 49.3%를 얻어서 46.9%에 그친 새누리당 후보들을 55만표 차이로 눌렀다.

그런데 야당 후보들은 경북의 오중기 후보를 제외하면 그 지역에선 최강의 후보였다. 특히 서울의 박원순, 인천 송영길, 충남 안희정, 대구 김부겸 후보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인물들이고 강원 최문순, 충북 이시종, 부산 오거돈, 울산 조승수 후보 등 모두 최고의 득표력을 갖췄다.

그러나 새누리당 후보들을 보면 서울의 정몽준 후보 정도가 대권주자였고 경기의 남경필 후보와 제주의 원희룡 후보가 잠재적 대권후보군으로 분류될 수 있어서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 그나마 정몽준 후보도 본격적인 선거전에 임하면서 실력이 들통나버렸고 이것이 새누리당 감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인물 요인만 놓고 보더라도 광역단체장은 이미 야당이 크게 유리한 선거였다. 그러나 총선은 다르지만 대선은 후보가 단 1명이므로 이번처럼 지역 맞춤형 인물을 내놓을 수는 없다. 55만표의 우위를 곧바로 야당의 승리라고 단정 짓지 못하는 이유다.

한편 정당투표에서 새누리당은 유효투표의 48.5%를 득표했고 새정치연합은 41.2%를 얻는데 그쳤다. 차이는 7.3%, 표수로는 무려 165만표다. 지난 대선 때 투표율 75.8%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표차가 108만표였는데, 이번에는 투표율 56.8%에서 더욱 벌어진 것이다.

즉, 새누리당의 정당득표율이 48.5%인데 당장 1.5% 이상만 확보하면 과반수를 확보하지 않겠는가? 경기지사 선거에서 남경필 후보는 새누리당 정당투표보다 2.8%이상을 더 얻었다. 야당지지자들 표를 잠식한 것이다. 제주지사 선거에서 원희룡 후보는 새누리당 정당투표보다 무려 11.3%를 더 가져갔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서울의 정몽준 후보는 새누리당 정당투표 득표율 대비 1.9%를 뺏겼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인물에 따라 얼마든지 크로스보팅을 할 수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당 고정표를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 향후 좋은 대권주자 군까지 갖춘다면 좀 더 유리하지 않겠는가?

기초단체장 이하는 새누리당의 완승

정당지지도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있는 기초단체장의 경우, 지난번 선거 때 한나라당이 82석, 선진당이 13석을 얻은 것에 비하면 이번에 새누리당은 20석 이상 약진했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 때 92석에서 10석 이상이 줄었다.

새누리당은 인천시장도 탈환했지만 구청장을 1석에서 6석으로 크게 늘렸고, 경기도 역시 시장·군수를 3석 더 확보했다. 지난번 선거 때 영남 70석 중에 18석을 무소속에 내주었으나 이번에는 단 7석만을 허용했다. 그만큼 새누리당의 지배력이 강화된 것이다. 이와 반면에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의 영향력은 약화됐다. 지난 선거 때는 41석 중 9석이 무소속이었지만 이번에는 15석으로 대폭 증가했다.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이 6.4지방선거 결과 관련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역의원은 지난 2010년 선거 때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합쳐서 329석이었으나 이번에 새누리당이 419석으로 약진했다. 질적으로는 9개 시도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했고 제주도는 제1당을 탈환했다. 반면에 새정치연합은 360석에서 349석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선진당이 사라진 대전과 세종에서 과반수를 확보했지만 인천, 충북, 제주는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기초의원도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합계가 1,364석이었는데 1,433석으로 약간 증가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이 부산, 경기, 충남, 경남 등지에서의 약진에 힘입어 1,025석에서 1,157석으로 100석 이상을 늘렸다. 이는 다음에서 보듯 진보정당 부진과 연관이 깊다. 울산은 지방의원 제로(0)에서 8년 만에 다시 지역구 기초의원 2명을 확보했고 사상 최초로 광역 비례의원도 배출하며 제1야당으로 부상했다. 부산 북구의회는 7 대 6으로 새정치연합이 부산지역 최초로 여소야대를 만들었다.

진보정당의 부진, 그러나 캐스팅보트 역할은 충분

2010년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통해 기초단체장 3석을 확보했으나, 이번에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등 진보계열 정당은 전패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광역의원은 지난번 선거 때 지역구와 비례대표 합쳐서 모두 32명이 당선됐다. 이번에는 지역구 당선은 경남 창원에 출마한 노동당 후보가 유일하고, 비례대표는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가 광주와 전·남북에 각각 1명씩 총 3명이 선출됐다.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과 경남에서 지역구는 단 1명, 비례대표는 새정치연합에 밀려 당선권에 아예 들지도 못했다.

기초의원은 지난번 선거 때 진보계열 3개 정당이 129석을 얻었다. 그러나 2~3명을 뽑는 중선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47석으로 3분의 2 가까이 날아갔다.

한편 정당투표를 보면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은 세종시를 제외한 전 지역에 광역의원비례대표선거에 출마했고, 노동당은 대구, 대전, 세종, 제주를 제외하고 광역의원 비례대표후보를 냈다. 출마지역만 합산하여 득표율을 산출하면 통합진보당은 4.28%, 정의당은 3.62%, 노동당은 1.28%를 득표했다. 이 세 정당의 득표율을 더하면 9.18%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득표율 차이가 7.3%이기 때문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에는 여전히 충분하다. 시·도지사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승리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통합진보당 부산, 울산, 경기도 광역단체장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에서 보듯 대가 없는 야권연대이다. 특히 부산의 해운대구 및 기장군 기초의원 후보들은 지속적인 반핵운동을 벌여온 현역의원을 포함한 여러 활동가들이 당선 가능성도 꽤 높았지만, 새정치연합 부산시당의 연대 합의 파기 속에서 통합진보당 시장 후보가 사퇴를 함으로써 전원이 낙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의 부진은 텃밭인 울산과 경남을 사수하지 못한 데 있다. 지난번 선거 때 울산은 민주노동당 혼자서만 34.7%(진보3당 합계 49.1%)의 득표율을 올렸으며 민주당은 광역의원비례대표 후보조차 못 냈다. 그 결과 진보3당은 27명의 광역, 기초의원을 배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보3당이 다 합쳐도 20.7%의 득표율로 민주당에 제1야당 자리를 내주며 지역구 기초의원 10명만 살아남았다. 경남 지역도 지난번에는 진보계열 3당이 모두 합쳐서 25.3%의 득표율을 올렸고 기초, 광역의원도 38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득표율도 10.7%로 크게 줄었고 당선자수도 8명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지금의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이 분열되기 전에 치룬 지난 19대 총선 때 정당투표에서 통합진보당은 10.3%, 진보신당이 1.13%를 얻었다. 합계는 11.43%이다. 그 사이 통합진보당 분열,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이석기 의원 구속 사태, 새정치연합의 통합진보당 거리두기 등으로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구나 지난 총선 투표율 54.2%와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 56.8%라는 엇비슷한 상황 아래에서 진보계열 정당들은 정말 대단히 선방했다.

뚜렷이 나타난 중도 사퇴자에 대한 심판 현상

6.4선거 특징 중 하나가 주민이 중도사퇴자에 대한 거부현상을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막대한 비용과 인력 등이 낭비되는 보궐선거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약속된 임기는 반드시 마쳐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무언의 압력이리라.

이번 선거에서 자기 당 텃밭에 출전한 이낙연, 김기현, 서병수 당선인과 사퇴자끼리 맞붙은 경기도의 남경필 당선인이 살아남은 것을 제외하면, 10명의 국회의원 중도사퇴자 중 생환자는 사실상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유일하다.

서울의 정몽준, 경기의 김진표, 대전의 박성효, 충북의 윤진식 후보는 2년여 남은 금배지까지 떼고 도전을 했지만 시·도청 점령에 실패했다. 이용섭 후보는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과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강운태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 때는 인천 송영길, 강원 이광재, 충북 이시종, 광주 강운태 후보 등 4명의 중도사퇴자가 당선됐고, 강원의 이계진(한나라당)과 충남의 박상돈후보(선진당)는 낙선했다. 그러나 강원도 이계진 前의원의 경우 같은 중도사퇴자인 이광재 당선인과 맞붙었기 때문에 사실상 중도사퇴자로서 심판받은 이는 박상돈 前의원 한 사람 뿐이다.

2006년 4회 지방선거 때 중도사퇴자는 경기도에 출마한 김문수후보가 유일했고 한나라당 싹쓸이 분위기 속에서 무난히 승리를 챙겼다.

2002년 3회 선거 때는 경기의 손학규(한나라당), 광주의 박광태 후보(민주당)가 국회의원 직을 던지고 나서서 모두 당선됐다.

1998년 2회 지방선거는 DJ 취임 100일 만에 치러져 여당이 압승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최병렬(서울), 손학규(경기) 의원을 중도 사퇴시켜 출전시켰지만 힘에 부쳤다. 공동여당 자민련도 대구 점령을 위해 이의익 의원을 내보냈지만 2위에 그치고 말았다.

1995년 1회 지방선거 때는 서울에서 박찬종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도는 이인제(민자당), 장경우(민주당), 임사빈(무소속) 등 중도사퇴자들끼리 맞붙어 이인제 당선인의 승리로 끝났다. 텃밭 부산에 출마한 문정수 의원은 손쉽게 당선증을 거머쥐었고, 민자당 공천탈락에 반발해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탄 인천의 강우혁 의원은 금배지만 날렸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2002년 3회 지방선거 이후 중도사퇴자에게 관대하게 대해왔던 유권자들이 이번 6.4선거에서는 엄정한 잣대로 돌아섰음을 눈에 띠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조짐은 이미 지난 대선 때 중도 사퇴하고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일격을 당한 바 있는 김두관 前경남지사에게서 증명된 바 있다. 주목할 것은 차기 대선을 목표로 한다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중도사퇴를 하지 않기 위해 3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그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이제 시·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예비 대권주자 가운데 공공연히 큰 꿈을 펼쳐보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안희정·홍준표 지사는 다소 덜하겠지만, 남경필·원희룡 당선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동안 여러 차례 임기를 마치겠다고 다짐한 박원순 시장은 두고두고 발목이 잡힐 소지가 농후하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6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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