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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전략공천, 최선의 카드인가?
기동민 전략공천, 최선의 카드인가?
  • 최광웅 데이터 정치평론가/극동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14.07.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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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민심읽기> 지역 기반 있는 후보거나 지역밀착형 조직선거 전략 없이 승리 잠담 못해

김한길 대표. 한 때는 DJ의 총애를 받아 국민회의 총선 선대위 대변인,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새천년민주당 총선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참여정부 때도 노무현대통령 당선자 기획특보를 거쳤고, 열린우리당 총선기획단장을 다시 한 번 맡을 만큼 전략기획 분야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지난해 5.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오른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전의 ‘총기’는 간데없고 고집과 욕심의 화신으로 점점 그의 우군들로 부터조차도 멀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6.4 지방선거 전략 부재로 인한 패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그가 이번에는 대형 사건을 터트렸다. 15석의 의석을 놓고 격돌하는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 특히 수도권 6석이 중요한데 3일 내놓은 기동민 동작(을) 전략공천 카드는 일단 꾀돌이 김한길이 아니면 꿈도 꿀 수 없는 참신한 아이디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과반수 의석을 저지하고 선거 승리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선택했다는 이 한수가 과연 최선이었을까?

일반적으로 국회의원 총선과 동시 지방선거 등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선거구도가 잘 잡히는 선거는 새 인물 발탁 등 깜짝 카드를 통한 돌파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전에 DJ가 자주 쓰던 고전적 수법이다. 그러나 재보선 평균 투표율이 30~40%대이며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은 특히 낮다. 평일에 치러지는 탓이다. 특히 이번 7.30처럼 여름휴가철 한복판이라면 더욱 빤하지 않은가? 그래서 야권성향의 젊은 직장인들은 대부분 투표에 불참할 게 뻔하고 지역 자영업자나 노인층을 중심으로 치러질 선거, 게다가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을 투표장에 끌어오는 것이 개표결과를 좌우하는 재·보궐선거는 동시선거와는 다른 전략으로 임해야 하지 않을까?

자, 그러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이상 재·보궐선거 투·개표결과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민심을 읽어보자.

그 사이 총 16 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됐다. 서울시장과 국회의원 8군데, 그리고 기초단체장 7곳이 그것이다.

먼저 18대 총선이 있었던 2008년은 6월 4일 기초단체장만 세 군데에서 재·보선이 실시됐다.

서울 강동구청장 선거. 투표율은 23.4%였다. 민주당 이해식 후보가 과반수를 훌쩍 넘긴 53.06%로 당선된다. 그는 서강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지만 이부영 의원 비서로 정치권에 입문, 1995년부터 강동구의원, 재선 서울시의원을 거쳤고 2006년에는 열린우리당으로 구청장에 도전하여 지역기반이 튼튼했다. 한나라당 박명현 후보는 행시 22회 출신으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1급)을 역임한 나름 거물이었지만 지역을 닦아온 풀뿌리 정치인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19.82%의 저조한 투표율 속에서 치러진 인천 서구청장은 5자구도 속에서 민주당 이훈국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1991년 초대 인천 서구의원 출신으로 서인천농협 이사, 인천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장 등으로 활동한 전형적인 지역 정당활동가였다. 1996년 15대 총선 때는 자민련 공천으로 나와 18.2%의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보여준 인물이다. 그에게 낙선한 강범석 한나라당 후보는 안상수 인천시장의 비서실장을 6년 가까이 역임했으나 지역정치인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포천시장은 33.34% 투표율이었다. 당선자는 무소속 서장원이었고, 그는 재선 시의원과 시의회 의장을 역임하였으며, 2006년 열린우리당으로 한 차례 시장에 출마한 지역토박이다. 그 후 그는 한나라당에 입당하여 2010년 재선됐으며 이번 6.4선거 때도 새누리당 공천으로 3선에 성공했다. 시의원 출신의 민주당 이병욱 후보는 16.1% 득표로 3위 낙선했다.

2009년 4월 29일 재·보선은 두 군데가 있었다. 인천 부평(을)은 29.05%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개표결과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민노당 등 4자구도 속에서도 49.54%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2008년 총선에 이은 재수이지만 대우자동차 등 인천과 부평지역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한나라당은 부평이 호남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며 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이재훈 前산자부차관을 전략공천 했으나 결과는 10.45%p 차이의 참패였다.

경기 시흥시장은 19.76%의 낮은 투표율이 기록됐다. 그렇지만 예상을 깨고 민주당 김윤식 후보가 3자 구도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2%p 차이로 누르고 신승했다. 그는 故제정구의원 비서로 정치에 입문, 시흥에서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그 역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니 재수인 셈이다.

2010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는 지방선거로 인해 7월 28일 두 군데에서 대결이 이뤄졌다.

서울 은평(을)은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40.4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는 58.33%를 얻은 이재오 후보가 39.9%에 그친 장상 후보를 가볍게 물리쳤다. 이 후보는 15~17대 3선 의원을 지낸 터줏대감에 의외로 18대에 문국현 창조한국당 前대표에 일격을 당했지만 지역구 관리에 능하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중앙당 지원도 거부한 채 나 홀로 운동을 펼쳤다. 이에 반해 전략공천을 받은 장상 후보는 중앙당이 총 집결하여 정권 심판구도로 몰고 갔지만 결과는 되치기를 당했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되면서 결원이 발생한 곳이다. 이 지역은 송 시장이 내리 3선을 기록할 만큼 민주당이 강세다. 투표율은 일단 23.17%가 나왔다. 개표결과는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47.62%, 민주당 김희갑 후보가 42.83%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송 시장의 고교 동창으로 서울 양천에서 재선 시의원을 지냈으며, 2002년 양천구청장에 한 차례 출마하여 낙선한 바 있다. 전형적인 낙하산 공천의 후폭풍이었다. 한나라당 이 당선자는 인천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17, 18대 총선에 연속해서 출마했고 세 번의 도전 끝에 안은 결실이다.

하반기인 10월 28일에 펼쳐진 선거는 두 곳이다. 먼저 경기 수원 장안구인데 투표율은 35.83%였다.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민노당 후보도 있었지만 49.22%의 높은 득표율로 42.67%에 그친 KBS 아나운서 출신의 한나라당 박찬숙 前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 후보는 총선 패배 후 춘천에 칩거 중인 손학규 前대표에게 후보직을 양보했지만 손 前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 일’처럼 철저하게 바닥을 기며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 후보는 수원 인근 화성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는 수원에서 나왔다. 그는 1998년부터 장안구에서 경기도의원에 세 차례 도전하여 1승을 거둔 바 있으며, 2008년 총선 때는 손학규 대표의 지원으로 이미 한 차례 장안구에서 출전한 바 있다.

역시 같은 경기 안산 상록(을)도 실시됐는데 투표율은 29.25%였다. 시민단체가 지원하는 임종인 前의원 등 7명의 후보가 난립했지만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41.17%의 높은 득표율로 33.17%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를 손쉽게 눌렀다. 그는 15~16대 안산(갑)에서 연속 당선됐으며, 17대 때는 상록(갑)에 새천년민주당으로 나와 26.09%를 얻었고 18대에도 무소속으로 나와 23.92%를 득표해 꾸준한 표밭갈이를 해왔다.

2011년 4월 27일 재·보선은 두 군데에서 실시됐다. 빅 매치로 일컬어지는 경기 분당(을) 선거는 투표율이 꽤 높아서 49.06%를 기록했다. 손학규, 강재섭 두 낙하산끼리의 대결에서 손 후보가 51%, 강 후보는 48.31%를 얻었다. 이 선거에서 손학규 당대표는 불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낮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다행히 그는 김병욱 지역위원장의 흔쾌한 양보를 받았고 손쉽게 선거준비에 들어갔다. 수행비서 1명만 대동한 로우 키 행보를 하며 중앙당 국회의원들의 유세지원을 일체 거부한 손 후보는 철저히 ‘지역밀착형 선거 전략’으로 승부했다. 당 대표가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전국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보내온 2만개 이상의 연고자 카드도 선거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명박 정권 심판을 바라는 LH공사,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KT 등 분당 인근지역 대형사업장 노조가 퇴근시간을 맞추어 조직적으로 투표장에 줄을 늘어선 것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 서울 중구청장은 31.38%의 투표율 속에서 서울시 관료출신들인 최창식 한나라당 후보와 김상국 민주당 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졌는데, 51.3% 대 48.69%로 최 후보가 승리했다. 낮은 투표율과 정당 지지도만큼의 차이였다.

이 해 하반기인 10월 26일에도 두 종의 재·보궐선거가 펼쳐졌다. 48.56%라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53.4%,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6.21%를 득표했다. 박원순 후보는 처음 시작할 때 5% 지지도로 출발했지만 안철수 원장이 후보직을 양보함으로써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데 이 당시 박원순 후보의 승리 원인은 안철수 원장만으로 다였을까? 박 후보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과의 야권단일후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도움이 아니면 결코 불가능한 선거였다. 2010년 경기도지사 후보 유시민의 사례가 이를 입증하지 않는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나선 손학규 대표는 중앙당 사무처 말단 당료들까지 일일이 닦달하면서 ‘조직과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시의원은 물론이고 구의원 간담회까지 여러 차례 직접 챙겼으며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향우회 간부들을 모아 놓고 박원순 당선의 당위성을 직접 설득했다. 막판에 편지 지지가 있었지만 안철수 원장의 선거운동 결합이 없었으므로 사실상 이 선거는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당원들의 조직적인 참여가 큰 힘이 된 선거였다.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는 서울시장과 함께 치렀는데 50.37%로 투표율이 더 높았다. 개표결과는 한나라당 추재엽 후보가 48.96%, 민주당 김수영 후보는 38.54%로 10%p 이상 격차가 났다. 민주당 김 후보는 직을 상실한 이제학 前민주당구청장의 부인이다. 그는 남편과 별개로 이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여성국장을 역임한 드문 여성 정치지망생이었지만 당내 반발 속에서 전략공천을 받았고 그 결과가 낙선으로 나타난 것이다.

2013년 4월 24일 재·보궐선거는 두 곳이었다. 서울 노원(병)은 대선후보 출신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는 바람에 비교적 높은 43.49%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때까지 20% 이상 꾸준한 대선후보지지도를 유지하던 무소속 안 후보는 60.46%라는 높은 득표율로 32.78%에 그친 한나라당 허준영에 완승했다. 사실 2012년 4월 총선 당시 처음 출전한 허 후보 역시 쭉 강남에서만 거주하던 사람으로 지역 토박이는 아니었다.

51.1%의 투표율을 보인 가평군수는 무공천 대선공약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4명의 무소속과 1명의 민주당 후보가 겨뤘지만 민주당 김봉현 후보는 겨우 9.3% 얻고 4위에 그쳤다. 그는 민주당으로선 참 어려운 지역을 지켜온 지역위원장이었지만 전라남도 해남 출신으로 한계가 뚜렷했다.

하반기 재·보궐선거가 실시된 10월 30일에는 경기 화성(갑) 한 군데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격돌했다.

우선 투표율은 저조한 31.9%로 나타났다. 개표결과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62.66%, 민주당 오일용 후보가 29.16%,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8.16%를 얻었다. 이 해 여름 국정원 댓글사건 국회 국정조사 등 여러 호재가 있었던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온 민주당으로서는 큰 낭패였다. 더구나 상대방은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 전과에 18대 총선 때도 공천비리로 감옥살이까지 했던 인물이 아닌가? 그러나 그는 민주당 후보를 2배 이상의 차이로 누르고 압승을 거두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서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직선거로 일관했고 투표일 당일에도 지지자들의 투표 독려에만 힘을 쏟았다. 한편 민주당 오 후보는 중앙당 조직국장 출신으로 2012년 총선에 처녀 출전했다. 36.83%를 얻어 41.77%를 득표한 故고희선 의원에게 단지 4.94%만을 뒤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당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한 유리한 총선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결코 오 후보의 개인기는 아니었다. 그는 전북 김제가 고향으로 1년 전에야 본격적인 지역 활동을 시작한 풋내기였다. 오판이 잘못된 전략을 낳았고 결국 쓰디 쓴 참패를 맛 본 것이다.

이상 당선자를 보면 민주당 7명, 새누리당(한나라당) 5명, 친여 무소속 2명, 친야 무소속 2명 등이다.

그런데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지역토박이 후보이거나 지역밀착형 조직선거 전략(손학규, 이찬열, 이재오, 서청원)으로 승부를 건 경우는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이와 반대를 선택한 후보들은 실패했다.

인천 계양(을)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한나라당의 쓰나미가 불어닥친 18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살아남은 민주당 강세지역이다. 그런데도 2010년 7월 보궐선거에서 활동기반이 서울인 엉뚱한 후보를 전형적인 낙하산 공천함으로써 국회의원 한 석을 날려버린 뼈아픈 케이스다.

이와 반대로 경기 분당(을)은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당선자를 단 한 차례도 배출하지 못한 매우 불리한 지역이다. 손학규 대표는 2008년 총선 때 종로에서 패했지만 사실 종로는 1998년 7월 21일 노무현 후보가 재선거에서 승리한 적도 있어서 분당보다 아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손 대표는 2011년 4월 보선에서 바닥을 기는 철저한 ‘로우 키’ 전략과 ‘연고자 카드 모으기’로 승부를 걸었고 결국 그것은 주효했다.

4일 당 최고위원회 발언에서 김한길 대표는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을 전략공천 한 이유로 ‘표의 확장성’을 들었다. 동작구에서 새정치연합이 얻은 정당투표 득표율은 47.88%였지만 박원순 시장이 얻은 그것은 이보다 10% 높은 57.89%이기 때문에 박원순 마케팅이 가능한 박원순의 정무부시장 출신인 기동민이 가장 좋은 카드라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그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아무리 좋은 빅 카드라고 할지라도 지난 2011년 4월 분당(을) 선거 때처럼 지역위원장이 적극 환영하고 지역 당원들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전제될 때만이 가능한 얘기가 된다. 다행히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공석이어서 허동준에게 배려를 할 수 있겠으나 그 또한 이미 임종석 前의원에게 내정한 상태라 쉽게 번복할 수도 없다. 더구나 지도부와 486들이 나서서 허동준을 어떻게든 설득을 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10여년 동안 그를 따랐던 지역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결코 되돌리지 못한다. 그 사례는 무수히 많다.

지난 19대 총선에 경기도 광주시에 출마한 소병훈 후보는 45.66%를 얻어 47.27%를 얻은 새누리당 노철래 후보에게 겨우 1.61%p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정통민주당 최석민 후보가 4.3%를 가져갔는데, 그는 광주경찰서장을 거쳐 간 치안감 출신으로 2010년 동일 선거구인 광주시장에 출마한 인물이다.

이번에 재선거가 치러지는 평택(을)은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가 44.94%를 얻어 42.65%를 득표한 민주당 오세호 후보에게 신승했다. 오 후보는 19대 불출마를 선언한 정장선 의원의 측근으로 정 의원의 지역위원회 정책실장과 경기도의원을 역임한 토박이다. 그런데 경기도 무상급식실현 평택 공동대표 출신인 정통민주당 김연식 후보가 2.32%를 얻는 바람에 오후보는 2.29%p 차이로 석패한 것이다.

이 두 사례에서 보듯 분열은 필패다. 특히 투표율이 낮고 지지자들을 조직 동원해야 하는 재·보궐선거는 더욱 그렇다.

박원순 마케팅도 그렇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 실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겹쳐 노무현 마케팅이면 모든 것이 통했다. 실제로 그 덕을 톡톡히 본 사람들이 강원도지사 이광재와 충남도지사 안희정이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이은희(서울 마포구청장), 김용석(인천 부평구청장), 권오중(경기 고양시장) 등 14명의 청와대 출신이 도전에 나섰다. 여론조사를 50%로 반영한 이때의 민주당 경선방식에서 ‘노무현대통령 비서관 또는 행정관’으로 대입해보면 경쟁 후보보다 최소 두 배 정도는 더 높은 지지도가 나왔다. 그러나 생환자는 염태영(경기 수원시장), 김만수(경기 부천시장), 김영배(서울 성북구청장), 김성환(서울 노원구청장) 등 4명에 불과했다. 이들은 시장 출마자(염태영), 시의원(김만수), 구청장 비서실장(김영배), 구의원 및 시의원(김성환) 등 해당 지역에서 이미 정치적 활동을 하던 인물들이었다. 즉, 지역과 전혀 낯설지 않았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근거로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여론조사 경쟁력을 들고 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점점 추락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추락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지방선거에 참패한 2010년 6월 이후에 치러진 재·보선에서도 전적은 한나라당은 3승 5패로 과거 열린우리당의 연전연패 기록에 비하면 비교적 선방했다.

여론조사 경쟁력 역시 마찬가지이다. 투표율이 낮고 젊은 직장인들이 거의 불참하는 재·보선에서 여론조사의 정확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6.4 선거는 동시선거였지만 송영길 前인천시장은 여론조사만 맹신하다 낙선의 망신을 당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수원(병) 지역에는 손학규 前대표의 전략공천이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 지역은 19대 총선에 출마한 김영진 前지역위원장이 버티고 있다. 그는 수원 유신고를 나와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만 46세의 젊은 정치인이다. 김진표 의원의 보좌관과 민주당 경기도당 정책국장을 지냈으며 19대 총선에서는 내리 5선을 기록한 남경필 의원을 상대로 5.2%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번 지방선거 때도 도의원 1명과 시의원 3명을 배출하며 수원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이들 지방의원 전원이 낙하산 공천을 반대하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경기도는 새누리당에게 내준 상황이라 김영진 에비후보를 설득할 당근도 없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만약 손학규 前대표가 전략공천 되더라도 당선은 장담할 수가 없다. 13대 소선거구제 도입 이래, 민주당 계열로는 단 한 번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이 지역에서 全당적 지원이 없는데도 과연 손 前대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수원(을) 역시 김상곤 前경기도교육감 전략공천이 확정적이라는 예측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 지역은 17대 때 탄핵 바람으로 이기우 후보가 민주당 계열로는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이번에 의원직을 상실한 신장용 후보가 19대 총선 때 당선됐지만 새누리당 현역인 정미경 의원이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나와 23.77%를 얻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톡톡히 본 것이었다. 한편 이기우 前의원은 수원 출신으로 수원에서 초·중·고를 나와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1998년 국민회의 소속으로 경기도의원에 당선됐으며 2002년에는 노무현후보의 권선구(현 수원을)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사실 전직 국회의원인 그에게 권한도 없는 현 지도부가 차기 보장이라는 어음 쪼가리를 내밀어봐야 소용이 없다. 이처럼 지역 토박이에 탄탄한 기반을 갖춘 그가 낙하산 후보에 등을 돌린다면 결과는 자명한 노릇이다.

지금 수도권 재·보궐선거지역 여섯 곳 중 야당이 해 볼 만 한 곳은 그나마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을) 두 군데 정도뿐이다. 김진표 의원이 사퇴한 수원(정)도 있지만 지난 2010년 지방선거 개표결과를 보면 수원(을)보다 결코 유리하지 않다. 이번은 지역구 출신이 도지사로 나섰기 때문에 특이하게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을) 두 군데 모두 호락호락한 지역도, 상황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은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로 엉터리 선거 전략을 계속 밀고나가서 또다시 6.4 지방선거 패배를 되풀이 할 것인가? 10~11일이 후보등록이니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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