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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 ②
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 ②
  • 이보성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이사
  • 승인 2014.07.08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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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대격변이 시작됐다 ①-세계 자동차시장의 메가트렌드> 향후 5년, 세계 자동차산업 질서 재형성기…신흥시장 주도, 소형차와 양극화, 동시다발적 기술 혁신, 경쟁 구도의 급변, 정부 개입 강화 등이 “

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①에서 이어집니다. - 편집자 주

앞서 친환경차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타입에 대한 기술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이 보여주듯 최근 자동차산업의 기술 발전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 중 주목할 만한 기술 발전은 “내연기관의 개선”, “새로운 동력원의 개발”과 “스마트카”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술의 변화 –동시다발적 기술 혁신 전개

먼저 기존 내연기관의 개선은 엔진 다운사이징을 통한 연비 향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 유럽업체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엔진 다운사이징은 최근 들어 연비 제고와 출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친환경 및 소형차 트렌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럽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강한 디젤 엔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통수 축소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고급차에서 대중차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업체들도 유럽시장을 겨냥한 2, 3기통 엔진 개발에 주력하면서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다운사이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업체들이 다운사이징과 고효율 소형 디젤 등의 개발에 나서면서 개발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새로운 동력원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은 주로 친환경차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점차 강화되는 각국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HEV, EV, PHEV, FCEV 등 친환경차 전부문에서의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업체간 제휴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주행안전과 편의성 향상, 연계성 강화 등을 위한 스마트카 개발 경쟁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카 개발 경쟁은 조향과 같은 제어 기술뿐만 아니라 주변 정보를 받아들이고 가공하는 정보 처리기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ICT와 같은 이종산업 업체와의 협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개최된 CES에서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물론 도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ICT업체와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개발한 IT 기능을 대거 탑재한 스마트카를 선보였다. 스마트카의 일종인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술 개발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다임러, BMW, GM 등도 자율주행차 상용화 비전을 경쟁적으로 발표하였다.

기술개발이 현재처럼 광범위한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던 시기는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기술개발 투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완성차업체간 혹은 이종산업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경쟁 양상은 제조 경쟁에서 설계 경쟁으로

앞서 살펴본 시장 및 제품 트렌드의 변화, 경쟁 격화에 따른 원가 절감의 필요성 확대 등에 따라 향후 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도 과거 제조 부문의 경쟁력에서 설계 부문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 자동차산업 태동기부터 제기되었던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제품(product)을 만들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것인가’와 ‘어떻게(process) 하면 더 싸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언뜻 보면 동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그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여 왔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업체들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판도를 좌우하며 성장해 왔다.

1900년대 초반 소위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Say의 법칙’이 적용되던 공급자 위주의 시기에는 흐름생산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단일 모델을 대량 공급하면서 시장을 선도하였던 포드의 시기였다. 제품(Product)보다는 과정(Process)이 경쟁을 주도하였던 시기였다. 그러나 30년대 이후 자동차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포드 방식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직면하였다. 대신 차급을 세분화하고 자동차산업에 마케팅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다양한 제품 제공에 성공한 GM이 자동차시장의 패권을 장기간 장악하였다.

그러나 이도 오래 가지 못했다. 70년대 석유위기 이후 공급 과잉 시기가 도래하면서 다시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동시에 낭비 제거/품질 확보를 이루어낸 도요타가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자동차산업은 도요타가 주도하는 품질, 생산성, 리드타임(Q, C, D) 등에서의 과정개선을 다른 업체들이 벤치마킹하면서 제조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도요타의 방식도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은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이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소비자의 니즈에 대응한 다양한 제품(Product)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생산(Process)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는 최근 폭스바겐의 설계 혁신과 공용화 확대라는 방식에서 그 모습이 점점 구체화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모듈화된 주요 부품군(툴킷)을 사전에 설계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신형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설계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모듈화된 부품의 조합으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원가상승 압력을 플랫폼과 부품 공용화로 상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위기 이후 폭스바겐의 이러한 전략이 성과를 보이면서 도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들도 이를 모방하여 설계혁신을 통한 부품 공용화 확대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 2013년 3월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3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현대자동차의 컨셉트카 HND-9 벤에이스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경쟁요인의 전환은 각 업체간 제조역량의 격차 축소로 제조부문에서의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가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 니즈의 다양화와 시장의 복잡성 등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업체들의 고민에서 이루어졌다. 자동차에 대한 고객들의 욕구가 이동수단을 넘어 점점 다양해지면서 이를 창의적으로 해석하여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선택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해 낼 수 있는 능력, 즉 설계 능력이 중요해졌다. 앞서 설명했던 신흥시장 성장에 따른 시장의 다극화, 고급차와 저가차로의 양극화 등도 설계 및 제조과정에서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설계단계에서 기능완결형 부품을 통해 복잡성을 해소하고 시장의 다양성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설계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주도하는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흐름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업체 판도도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좌우될 것이다.

자국 업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 개입 강화가 정책 변화의 핵심

금융위기 이후 자국 자동차업체의 구조조정과 회생을 위한 지원에 머무르던 정부 정책의 지원 양상이 점점 자국 업체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적극적인 형태로 전환되면서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각국은 제조업의 중요성을 새로이 인식하고, 그중에서도 산업연관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활발히 전개하였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금융위기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실물 경제와 고용을 재건하는 수단으로 자국 자동차업체의 회생을 지원하였고 신흥국은 신흥국대로 자동차산업을 지속적인 성장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자국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다.

주요국의 정책은 구체적인 정책에는 차이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자국 기업의 보호 정책이다. 과거 개별 산업에 대한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던 선진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GM, 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과 프랑스 정부의 푸조에 대한 구조조정 개입 사례에서 보듯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산업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서의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고, 특히 친환경차량의 개발과 보급을 지원하는 정책을 병행하는 등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비관세장벽 등을 통한 보호무역주의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기반 강화를 대선 공약으로 쟁점화하였고 프랑스의 사르코지 정부가 ‘Buy France(국산품 우선 구매법안)’등을 제시하였던 것은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프랑스에서 시행되고 있는 “보너스-말러스 제도”도 표면적으로는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상은 소형차에 집중되어 있는 자국업체를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시켜주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자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약한 신흥국에서는 적극적인 외자 유치를 통해 자국 내 자동차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를 위해 세제 지원 및 구매 보조금 지급 정책을 추진하는 등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업체 인수를 지원하는 한편, 해외업체의 중국 내 진입을 억제하는 등 산업 보호 정책과 함께 신에너지 자동차, 신소재 등을 7대 전략 산업으로 설정하고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산업 기반이 취약한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은 관세 인상, 수입 쿼터제 등을 통하여 자국 산업을 보호·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지원 정책은 최근 일본의 아베노믹스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점차 강화되고 노골화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전략도 현지화를 강화하고 진출 지역의 각종 규제를 회피하면서 현지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업체 판도 변화 –3强 체제

신흥시장과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시장의 확대는 업체들의 전략과 경쟁구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GM의 독주 체제였던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구도는 이후 도요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GM과 2강 구도를 형성했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공용화 확대 등을 통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폭스바겐이 약진하면서 새로운 3강 체제가 구축되었다. 그 과정에서 “상위 업체 시장점유율 하락”과 “업체간 격차 축소”가 진행되면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들 3개 업체는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향후 성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세안, 중남미시장에서 판매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경쟁상대의 주력 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상호 견제를 강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도요타와 폭스바겐은 GM의 본거지인 미국을, 도요타는 GM과 폭스바겐이 선점하고 중국을, 폭스바겐은 일본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3사는 수요 양극화에 의한 소형차와 고급차의 성장에 대응하여 고연비 소형차 개발과 함께 아우디, 렉서스, 캐딜락이 고급차 시장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도요타가 HEV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으나, GM과 폭스바겐도 PHEV 중심으로 개발을 강화하며 이 부문에서의 경쟁도 향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반면 경쟁에 대응하는 전략 방향에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다. 리콜 및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 세계 판매 1위를 회복한 도요타는 표면적으로는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를 강조하면서지역별로 공세 강도를 차별화하고 질적 개선과 HEV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3사 중에서 가장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는 폭스바겐은 2018년 1위 목표를 위해 양적 확장을 추진하면서 플랫폼 혁신을 통해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GM은 상대적으로 수세적인 입장에서 생산성 향상, 상품성 개선과 함께 PHEV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베노믹스에 의한 엔화 약세라는 호재를 등에 업은 도요타가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하는 폭스바겐이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고, GM도 플랫폼 통합 등이 완료되면 3강 구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새로운 산업질서 형성과 과제

향후 5년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질서들이 정착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산업 질서는 신흥시장과 소형차 중심으로의 시장 이동(Market Shift)이 고착화되고 업체들의 전략도 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 전환(Strategy Shift)이 빠르게 전개되는 과정에서 형성될 것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도 기존 제조 역량에서 설계 역량으로 전환(Key of competition Shift)될 전망이다.

우리 완성차 업체들도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에서의 위상이 결정될 것이다. 이제 막 선진업체를 추격하는 단계에서 벗어난 우리 자동차산업의 입장에서도 자동차산업의 격변기를 맞아 변화의 흐름을 재빠르게 잡아내고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산업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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