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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모델 다양화해야
고부가가치 모델 다양화해야
  •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
  • 승인 2014.07.18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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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의 해외시장 진출 현황과 과제> 국산 부품 이미지 제고로 외국 자동차업체의 국산 부품 구매 증가해

금년 우리나라의 완성차 및 부품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완성차업체들이 수출 목표 물량을 사상 최고치로 설정했고 부품업체들도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 물량이 국내 생산물량을 추월했고, 부품업체들도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해 현지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내수 정체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출 증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하에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 현황을 분석한 후 신수출전략 수립을 위한 과제를 제시해 보기로 한다.

1.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 현황

국내 완성차산업의 생산과 수출은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과 2009년에 연속 감소한 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업체의 국내 생산은 내수가 감소하면서 지난 2년간 또 다시 감소했다. 반면 완성차 수출금액은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모델의 수출 증가로 인해 증가세를 유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장별 완성차 수출 추이를 분석해 보면 미국이 단일 국가로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미 수출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와 미국 자동차시장의 회복세에 따라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남미, 대양주 및 아프리카시장에 대한 완성차 수출은 경기침체로 인해 감소했다. 부품 수출 역시 미국이 국산 부품의 최대 수출시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브라질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직접투자 진출해 있는 국가에 대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가 진출해 있는 EU와 러시아 및 아세안과 대양주에 대해서는 자동차 수요 감소로 인해 부품 수출이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 지역무역협정(Regional Trade Agreement)을 체결한 국가나 지역에 대한 완성차와 부품 수출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개방형 통상정책이 자동차산업의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계의 해외시장 판매가 증가하면서 국산 부품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되어 외국 자동차업체의 국산 부품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산 부품의 해외 주요 수요처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공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국산 부품 수출 비중이 높은 점에서 유추할 수 있다. 즉, 2003년 국내 완성차업체의 공장이 가동 중인 국가에 대한 일반 부품 수출과 녹다운(Knock Down) 부품 수출이 전체 부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0%와 41%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70%와 17.1%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부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KD 부품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 KD 수출 증대를 견인해 온 한국GM의 KD 수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GM이 경영을 정상화하고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재편하면서 KD 부품을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해 조립하던 국가에 소재한 GM 공장들이 현지에서 부품을 생산해서 완성차를 조립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완성차와 부품 수출에 환율이 기여한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외환위기로 인해 큰 폭으로 떨어졌던 원화 환율은 2000년대에 들어서서 절상세를 보였으나, 완성차와 부품의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원화 환율이 절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해외 수요 부진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후 수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시현했지만 환율이 완만히 절상되면서 수출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환율이 국내 완성차와 부품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약해졌으며, 최근의 수출 증가세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실질적인 국제경쟁력이 강화된 결과라는 평가도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완성차의 수출은 해외생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품수출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조립용 수출과 제3국 자동차업체에 대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2003년 42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246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부품업체의 매출은 동 기간 중 32조 원에서 75조 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이 기록을 경신하면서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각국이 자국산 완성차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일본업체들 역시 멕시코 등 생산비용이 저렴한 국가에서의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고 있어서 완성차 수출시장에서의 경쟁은 심화될 예상이다. 또한 부품 수출도 주요국이 자동차 부품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수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완성차산업의 경우 부품산업보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지난 40여 년간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하고는 글로벌업체로 성장한 완성차 업체가 전무하지만 부품산업에서는 자동차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전자업체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자동차산업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면서 2018년부터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이 세계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이며, 멕시코와 태국 등도 새로운 부품 공급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할 경우 중저가 범용기술 부품시장을 이들 신흥개도국 업체에게 내어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제와 대응 방안

완성차와 부품의 수출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모델을 다양화해 국내에서 생산한 후 수출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생산이 증가하면서 수출 물량을 지속적으로 증대하기가 어려울 예상이기 때문이다. 2012년 우리나라와 독일간의 완성차 수출은 각각 309만대와 443만대로 물량 격차가 134만대를 기록했으나, 독일의 수출 금액은 우리나라의 3.5배에 달하고 있다. 한편 국산 부품 수출은 기존 1차 협력업체들이 전문화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파워의 강화와 대량 공급능력을 확보할 경우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1) 전략수출 품목의 발굴 육성

1) 고급모델과 저가모델 등 전략 차종의 다양화

국내 완성차업체가 고부가가치 모델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완성차시장에서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급차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급차 업체들은 모델을 다양화하고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고급차 업체인 BMW는 178만대, 아우디는 158만대, 벤츠는 146만대를 판매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8만여대의 고급차를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했다.

또한 신흥개도국 시장 선점을 위한 양산차업체들의 저가 모델개발도 확대되고 있다. 저가차 모델 개발의 선두 주자인 르노에 이어 닛산은 저가차 브랜드인 닷선(Datson)을 부활시키고 도요타도 저가차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완성차업체가 후발 개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차 가격보다도 저렴한 저가차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가차의 국내 양산을 위해서는 국내 고비용구조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2)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전기동력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발

주요국 정부의 연비, 환경, 안전 규제 강화에 따라 전기동력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연비와 환경 규제는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2012년 전세계 친환경자동차 판매는 전년비 78.7%가 증가한 150만대를 기록했으며, 2013년에는 7.4%가 증가한 168만대에 달했다.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가 둔화된 이유는 일본 정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보조금 지원 중단 때문이며, 전기자동차의 판매는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한 4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판매가 4% 증가에 그쳤지만 친환경자동차 판매를 주도하고 있으며, 클린디젤 자동차와의 연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자동차시장에서의 연비, 가격, 신모델 출시와 성능 향상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은 제품 차별화와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경쟁업체간 제휴도 부품 공용화와 공동 표준 제정을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확대되고 있다.

▲ 현대차가 독자기술로 세계최초 양산에 성공한 수소연료전지차(투싼ix) 17대가 울산공장에서 유럽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2013년 3월 17일) 현대차는 덴마크에 15대, 스웨덴에 2대를 수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한편 안전 규제 강화와 소비자들의 편의사양 증대 요구에 따라 스마트카(Smart Car)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카는 기계 중심의 자동차 기술에서 첨단 전기,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하여 고도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스마트카는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차량용 센서와 V2X(Vehicle to Infra, Vehicle 등) 통신 등을 기반으로 차량 결함, 사고 예방 및 회피, 충돌 등을 방지하고, 차량 자체의 네트워크와 외부 통신을 기반으로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운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 모바일 오피스를 지원하는 등의 기능을 차량에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카는 텔레매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기술 및 정보 융복합화를 통해 시장규모를 확대할 예상이다.

스마트카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의 1,586억 달러에서 연평균 9.3%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여 2019년에는 3,011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Supply는 2016년 일반 보급형 차량의 50%, 2020년까지는 모든 차량이 스마트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ABI 리서치는 2017년 스마트 시스템을 탑재하게 될 자동차 물량이 3억 5,600만대 규모로 증가하면서 전체 차량의 60%가 스마트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이 스마트카는 현재 시장도입기에 놓여 있으나 2015년 이후 본격적인 성장을 구가할 예상이다. 국내 스마트카 시장규모는 2010년의 88억 달러에서 연평균 4.2%씩 성장해 2019년에는 138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카의 진화 모델이자 자동차산업의 파괴적 혁신의 산물인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업체들은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자동주차, 차선이탈 방지,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과 제동장치 지원 충돌 경고 시스템 등을 탑재한 스마트카를 개발해 왔으나, 최근에는 로봇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공동으로 저속 및 고속용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는 국립정보연구소를 중심으로 1~2인승 모빌리티인 eSafety Cyber Car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저속구간에서 충돌회피, 정지차량 추월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SARTRE 프로젝트를 통해 고속구간에서 자동으로 차량을 제어하면서 후방차량들이 레이더, 레이저, 영상 등을 통해 무인운전을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플랫폼 등의 첨단기술을 개발 중이다.

3) 이업종 기업간 제휴를 통한 전장부품 개발의 가속화

자동차의 전장부품 탑재 비중이 증가하고 전기동력 자동차시대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와 자율주행자동차의 개발과 상용화로 인해 전장 부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Y세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호 첨단기술 조사 결과 자율주행자동차 관련기술이 상위를 차지했다. 응답자 중 82%는 비상시 자동제동이 가능한 장치를, 76%는 충돌방지용 자동제어장치를, 72%는 충돌경고시스템을, 71%는 자동주차를, 48%는 차선유지시스템을 선호했다.

이와 같이 전장부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장부품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의 19%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2012년의 255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339억 달러로 연평균 7.4%가 성장할 예상이며, 인포테인먼트 시장은 2011년의 325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412억 달러로 연 평균 4.9%가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전장부품 분야로는 후방 카메라, 차선 유지 시스템, 운전자 경고 시스템, 능동형 크루즈컨트롤, 사각지대 표시 시스템, 접근차량경고 시스템, 능동형 주차지원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4) 친환경 고효율 경량 소재 및 부품 개발의 강화

완성차업체들이 연비향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업체들과 공동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자동차 소재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 동안 완성차와 부품의 주요 소재로 자리잡아 온 철강재의 수요가 감소하고 대체 소재인 알루미늄,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마그네슘 등의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산업에서의 알루미늄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 2억 파운드였던 차량용 알루미늄 수요가 금년에 10억 파운드로 증가한 후 202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씩 증가할 전망이다.

BMW의 전기차 모델인 i 시리즈에 사용되고 있는 탄소섬유도 최근 세계경제포럼이 10대 미래 신기술로 선정한 바 있어 수요가 증가할 예상이다. BMW는 얼마전 설립한 소재생산 합작회사에 1억 유로를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량을 현재의 연 3,000톤에서 연 6,000톤으로 증대하고 2015년부터는 새로운 7시리즈 모델에도 탄소섬유를 사용할 계획이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환경과 안전 및 경제성을 고려해 부품과 완성 차생산에 대체 소재 사용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2) 혁신 역량의 강화

1)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한 혁신역량 강화

국내 부품업체의 양적 성장 결과 2012년 세계 100대 부품업체에 등재된 국내 부품업체 수는 5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국내 부품업체의 지배구조를 고려하고 타이어업체를 포함할 경우 세계 100위 부품업체의 매출액 1조 8,000억 원을 상회하는 국내 부품업체는 10여개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정부가 수립했던 2015년까지 세계 100대 부품업체에 국내 부품업체 10개를 진입시킨다는 계획이 결실을 맺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부품산업의 외형 신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영업이익율은 2003년의 5.94%에서 2012년에는 5.13%로 하락했다. 이러한 수익률의 하락은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 등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자동차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부품업계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국내 부품업체의 연구개발 투자는 2003년의 1,843억 원에서 2012년에는 1조 762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11년 세계 102대 연구개발 자동차업체에 등재된 국내 부품업체 수는 3개에 불과했다.

또한 국내 부품산업의 연구개발 집약도가 동기간 중 0.45%에서 0.79%로 증가했으나, 2011년 세계 73대 연구개발 투자 자동차부품업체 평균인 4.16%와 비교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내 중견 부품업체의 연구개발 집약도 역시 1.72%로 외국 대형 부품업체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가 그 동안 강조해 온 전문화, 국제화와 대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 품질 향상, 적기 납품의 기본 역량과 함께 혁신역량을 배양해 나가야 한다. 국내 부품업계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해외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인지도가 향상됨으로써 해외 자동차업체에 대한 납품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납품가격 뿐 아니라 기술력을 고려해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있어서 국내 부품업체의 혁신역량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소수의 우수 협력업체를 선정해 대량 발주를 하고 있어서 국내 부품업체의 현재의 규모와 역량으로는 1차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결국 국내 부품업계는 전문화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를 통해 대형화를 이루어야만 성장기반 강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2) 주문생산(Build to order)시대에 선제적 대응

국내 자동차산업의 비용 상승은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임금비용은 2012년에 이미 10조 원을 상회했으며,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가운데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주간 2교대제 등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어 비용압박이 가중되고 있으나,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성은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생산효율성 제고를 위해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하고 자동화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고용창출효과가 점감하고 있다.

또한 외국계 완성차업체가 우리나라를 고비용 국가로 평가하면서 수출을 축소하고 있어서 생산 차질과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비용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3D 프린터로 인한 자동차 제조 공정 혁신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확신하지 않는 한 파괴적 기술을 도입해 오지 않았다. 그러나 3D 프린터의 상용화로 인해 소량 주문생산이 가능해 짐으로써 획기적인 디자인과 첨단기술을 도입해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변화 속에 3D 프린터는 모듈화와 함께 제조공정에 또 한번의 혁신을 유발하고 있다. 그 동안 완성차업체들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와 인력 및 자원 관리는 물론이고 설계와 주형(금형)을 제조한 후 시제품을 생산하기까지의 복잡한 절차와 시간을 감내해 왔다.

자동차부품업체들 역시 새로운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주철공구(cast-iron tool)를 개발해야 했고, 투자금 회수에는 대량생산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3D 프린터는 복잡한 개발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고 부품도 필요한 양만큼만 생산할 수 있어 비용 효과적인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3D 프린터를 활용해 생산하고 있는 부품은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같이 분말이나 액상 소재로 제조가 가능한 부품이나 기존 부품업체들이 생산하고 있지 않은 특수 부품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금속분말 프린팅 소재가 개발되면서 대형 부품 뿐 아니라 완성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이미 자동차업체들은 스포일러 윙과 범퍼 등의 대물 부품도 생산하고 있는데 나만의 타이어와 튜닝 부품 뿐 아니라 차체 생산도 가능해지고 있다. 결국 지난 100년간의 대량생산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데이터 습득 능력, 디지털 기획과 생산설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지 않고 부품과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자동차산업의 숙원이었던 주문생산시대의 전개에 대비한 설비투자와 전문인력 확보에 적극 나섬으로써 국내 수출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3) 종합 지원 체제의 구축

정부는 자동차산업의 기술, 시장, 경쟁 패러다임 변화를 고려해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실시해 온 중견 중소 부품업체에 대한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이들 업체와 연관산업내 업체간의 제휴를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국내 부품업체의 신흥개도국 진출을 지원하고, 완성차업체와 연관 산업내 업체간 전기동력 자율주행자동차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소프트웨어 업체를 육성하고, 부품업체의 자동차 관련 서비스업으로의 투자 진출을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의 완화와 법제도의 정비 및 금융조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속가능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와 협력업체간에 개방형 혁신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혁신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동차부품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 수준의 혁신역량으로는 우리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자동차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새로운 수출전략 수립에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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