魚戱蓮葉間 (어희연엽간) 魚戱蓮葉東 (어희연엽동) 魚戱蓮葉西 ~ (어희연업서)
‘물고기는 연잎 사이를 노닐어요, 물고기는 연잎 동쪽을 노닐고요, 물고기는 연잎 서쪽을 노닐어요~.’
이 시는 중국 한나라 시절 아낙들이 연밥을 딸 때 부르는 노래인 <강남>의 가사의 일부이다. 물고기들이 연잎 사이를 기웃거리며 놀러 다니는 서정적인 모습을 잘 묘사한 가사로 생각된다.
우리 주위에는 직장을 찾는 사람들, 특히 주니어급들 중에는 직장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마치 여기저기 애정을 찾아다니는 플레이보이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사람이 종종 눈에 띈다. 20003년도 쯤에 만난 후보자가 생각난다. 당시는 벤처기업이 한창 활발하게 설립되고, 벤처바람이 불다가 다소 침체기에 들어가기 시작할 단계였다. 그 후보자는 서울의 중간 정도의 대학의 전산과 출신이었는데, 취업이 어려웠기에 상담을 요청했다.
그런데, 그 후보자의 이력서를 보니, 취업 후 2~3년의 기간 중에 거의 10여군 데의 회사를 이직한 경력이 있었다. 평균적으로 한 회사의 재직 기간은 대략 2개월 정도였다. 1개월 만에 이직하기도 하고, 최대로 다닌 회사의 경력은 3개월 정도 되었다. 대기업에서, 중견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까지 아주 다양한 회사를 다닌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렇게 화려하게 이직을 하며, 다니다가 경기가 위축되기 시작하자, 더 이상 그 후보자를 받아줄 회사가 없게 되었던 것이었다.
당시 인터넷 기업이 다양하게 신설되면서, 관련 분야 경력자가 없어서, 3~5년 정도 근무한 경력자는 연봉이 3,000만원에서 1억 정도로 급상승하던 시절이었다. 당시는 3개월만 인터넷 웹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경력을 2배씩 산정해 주어 서로 스카우트 하던 시절이었다. 1개월 근무한 경력도 경력사원으로 채용한 회사도 있었다.
그러다가, 인터넷 산업분야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자, 과도하게 이직한 경력이 결격사유가 되어 취업을 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대학원으로 진학하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직 사유는 중요치 않아
지금도 많은 후보자들이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내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과도하게 이직한 경력사원은 이력서 검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헤드헌터를 통해 추천을 받을 때도, 대기업인 D 중공업 계열사는 세 번 이상 이직 경력이 있는 사람은 이력서 접수도 하지 않기도 하고, S 그룹, 또는 다른 기업들도 과장급을 채용할 때 통상 3회 이상 이직 경력자는 암암리에 이력서 접수조차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후보자들 중에는 회사 경영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자기 책임이 아닌데 어쩔 수 없지 않냐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후보자는 자주 이직을 했는데, 대부분의 이직 사유가 회사의 경영 상태 악화였다.
그러나, 많은 경우, 경영상태가 어려워질 회사를 선택한 것도 후보자의 귀책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이직사유를 회사 경영상태 악화라고 했을 때도 이직이 몇 번이 있다면, 고객사는 이직사유가 자발적 이직인지, 경영악화로 인한 이직인지 구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오히려 경영악화로 인한 이직을 자발적 이직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 신입사원들의 취업이 어렵다 보니, 회사에 입사를 할 때는 입사하는 데만 급급해서, 아무 회사든지, 입사할 부서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입사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내고, 입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입사하고 난 이후에도 근무조건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재직하면서 계속 다른 회사에 입사원서를 내고 기웃거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지금 회사보다 조금이라도 조건이나 분위기가 좋은 것 같으면, 근무 경력에 관계없이 이직을 한다. 그리고, 또 이직한 회사에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곤 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중견사원이 되고 난 이후에, 어설픈 과거의 전직 경험이 두고두고 후보자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채용하려는 회사는 대부분 2년 이하의 경력이 있는 후보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1년 이하의 경력이 2번 세번이 있다면 일단은 이력서 검토 후보 군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중간에 1년이 넘는 공백이 있어도, 취업하기가 매우 어렵기에, 불완전한 경력을 이력서에서 어설프게 삭제하기도 어렵다.
입사 결정했으면 3년이상 근무 바람직
그래서, 일단 신입 사원들에게는 입사하기 전에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입사할 회사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파악하기를 권한다. 또 만일 회사가 자기 생각과 틀리거나, 계속 근무하기 어렵다면, 1개월 이내에 사직하기를 권한다. 어설프게 근무하다 6개월 만에 사직을 한다면, 시작하는 직장 경력에 큰 오점이 될 것이다. 굳이 월급을 받고 사직하겠다는 생각으로 월급날 이후에 사직하는 얄팍한 생각도 버리는 것이 좋다. 회사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바로 미련 없이 사직하는 것이 좋다. 월급 받는 일에 연연하다 경력에 오점을 만드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일단 회사에 근무하기로 결정했다면, 3년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다녀야 할 것이다. 이따금 친구들을 만나도, 친구들과 월급이나, 근무조건, 또는 다른 혜택도 비교하지 말기를 권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야 좋은 결과는 별로 없을 것이다. 비교하고 난 이후 회사 출근하기만 싫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한 번 이런 기분으로 회사에 출근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mobile web 관련 엔지니어는 1년 이하의 경력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후보자가 많이 있다. 물론 지금은 관련 분야가 호황이라 이직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관련 분야가 호황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web engineer 들이 거품기를 지나, 정상적인 시대로 돌아갔을 때 어떤 엔지니어들이 살아 남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어떤 식으로 경력을 관리해야 할 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한 직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몸담았던 분야의 업무로 나중에 꽃을 피울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여기저기 연꽃 사이를 기웃거리며, 노니는 물고기와 같은 인재가 환영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 직장에서 하던 업무로 꽃을 피우고 나서 이직을 하는 인재가 바람직한 인재로 오래도록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꽃 저 꽃 사이를 노닐 듯이 우르르 몰려다니던 인재들은 부러워 보일 수는 있겠지만, 호숫물이 약간만 줄어도 산소가 부족해서 물 위에 입을 대고 버금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