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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어떻게 지방자치의 모범이 됐나
독일, 어떻게 지방자치의 모범이 됐나
  • 김택환 경기대 교수
  • 승인 2014.08.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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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특집 ⑥ 외국의 지방자치>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으로 전국이 잘 사는 나라, 전 영역서 세계경쟁력 확보…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권력분립과 상호 협력 잘돼

“독일연방공화국은 민주적 ‧ 사회적 연방국가다.” 독일 헌법 제20조에 규정된 내용이다. 나치즘을 경험한 독일은 전후 사회적 연방국가를 천명하고 나섰다. 더 이상 중앙집권식의 나치즘은 물론이고 동독의 공산주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국내외 맹세라고도 볼 수 있다.

독일은 사회 연방국가

연방국가는 ‘지방자치’를 기본 골격으로 운영되는 나라다. 따라서 나라 운영의 핵심 영역인 교육, 경찰, 언론, 사법, 기업정책 등은 연방정부의 권한이 아니라 지역정부의 권한이다. 이를 헌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왜 이토록 지방자치에 충실할까?

독일 건국의 아버지인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나 제2대 총리로 라인강 기적의 어머니로 평가받는 에르하르트 총리는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국가 운영의 목표로 내걸었다. 이후 독일은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지역 균형발전을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럼 연방국가인 독일은 전국이 골 고루 잘사는 지역 균형발전을 어떻게 이룩하고 있을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관계는 어떠할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분업과 협력 관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3가지 차원, 즉 독일의 정치 권력구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권한 분담, 그리고 재정운영 원칙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이 정치의 중심

한국과 독일의 가장 큰 차이는 정치시스템과 정치권력의 운영에 있다. 한국은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적 시스템이라면, 독일은 지역 중심으로 연방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대통령제라면, 독일은 권력 분점과 공유를 하는 책임총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후 독일은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내걸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정책을 펴는 정치시스템의 작동이 필요했다. 따라서 독일은 철저하게 지역에 기반을 둔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 중앙당이 아니라 지역정당이 정치의 중심에 선 것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독일에 대한 공부 모임이 있었다. 새누리당은 남경필 의원이 중심이 돼 71명이 참여한 ‘대한민국 미래모델 연구 모임’을, 범야권은 원혜영 의원이 이끄는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 91명이 참여해 독일을 공부했다. 두 공부 모임에서도 한국과 독일의 정치권력구조와 운영에 대한 차이점이 가장 크게 부각되었다. 승자 독식의 한국의 정치문화와 합의제의 독일 정치문화였다. 제왕적 대통령제나 1인 권력의 정당구조에 익숙한 한국의 정치문화와는 달리 독일은 연정과 권력 분점을 통해 타협과 합의를 만들어가고 있다.

독일에서 지역정당, 풀뿌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독일 최고통치자 선출과 통치기구의 구성과 역할에서 드러난다. 독일의 최고통치자와 기구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연방정부 총리, 연방 하원, 그리고 연방 상원이다. 연방 정부 총리 뿐 아니라 상하원이 모두 지역정당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정치, 지방자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국회 같은 연방의회의 의석수는 656석이다. 연방의원은 2가지 형태, 즉 우리의 지역구같이 직접 뽑는 의원과 비례대표로 뽑는 의원으로 구분된다. 다만 한국과의 차이점은 바로 독일에서 직접 선출하는 의원 수와 비례대표 의원 수가 50% vs 50%로 같다는 점이다. 그런데 독일과 한국 정당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직접 선출과 비례대표 후보 의원의 선출권이 지역정당에 있다는 것이다.

연방의원 후보 선출에 중앙당은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철저하게 지역 정당과 당원들이 권한을 갖고 있는 구조다. 중앙당과는 상관없이 지역정당에서 연방의회 의원 후보들을 결정한다. 그 만큼 지역정당과 당원들의 권한이 클 수밖에 없다. 연방의회의 의원 후보들은 지역 선거구에서 지역구 당원들의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이른바 상향식 공천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새 정치’가 이미 잘 정착된 것이다. 지역구 연방의원에게 아무런 프리미엄도 없다. 의원이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하고 있다. 임기가 4년인 의원은 선거 후 32개월이 지나서야 차기 지역구 후보를 결정한다. 현직 의원에게 프리미엄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각 지역정당에서 선출된 의원 후보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서 의원에 당선된다. 그리고 이들이 의회에서 최고 권력자인 총리를 선출한다. 일반적으로 총리 후보는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 후보로서 전국을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펼쳐 심판을 받게 된다. 총리로 선출된 이후 장관 임명이나 국정 운영을 선출된 의원과 당원들과 협의할 수밖에 없다.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가 잘 정착된 것이다.

진성 당원 150여 만 명이 활동하고 있어

독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과 파워는 진성당원의 참여 숫자와 활동에 기반하고 있다. 진성 당원이란 해마다 당비를 자발적으로 납부하면서 정당 활동을 열심히 하는 시민들의 결사체인 것이다. 이들은 차 뒤에 당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면서, 지역정당이 개최하는 포럼이나 이벤트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한마디로 당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당당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 정당과는 너무나 큰 차이점이다.

현재 독일 전체 정당의 진성 당원은 150만 명이 넘는다. 집권당인 기민당(CDU)의 진성 당원 수는 53만 명, 사민당(SPD)의 당원 수는 약 52만 명, 기사당(CSU : 바이에른 주에만 있는 정당)이 16만 명, 자민당이 7만 명, 좌파당이 7만 6천 명, 그리고 녹색당이 4만 5천 명이다. 기타 의회에 입성하지 못한 정당의 당원들의 숫자를 합치면 더 많은 시민들이 진성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비를 내고 지역 정당 활동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아래로부터의 정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무수한 소수 정당들의 난립으로 민주주의 실패를 경험한 독일은 소수 정당의 난립을 막기 위해 5% 제한선을 두고 있다. 5% 미만 유권자를 확보한 정당은 의회에 입성할 수 없다. 다만 지역구에서 3석을 얻은 정당은 의회에 입성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체 교섭권이 없다. 의회 운영의 합리화와 효율성을 위해서다.

연방하원과 주 의회로 구성된 연방 상원이 국가 대통령을 뽑는다.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지만 형식적인 존재다. 실질 권한은 연방 총리가 갖고 있다. 물론 대통령은 일부 권한을 갖고 있다. 사면권과 임명권 등이다. 이 같은 제도는 권력 분립이라는 연방국가의 운영 원칙에 기반한 것이다.

▲ 독일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 정치문화로 정치인도 아래로부터 인정된 정치인, 즉 검증된 리더가 성장하는 시스템과 문화다. 현 메르켈 총리도 동독 출신으로 통독과정에서 정치에 입문해 통일 이후 의원에 입성했다. 이후 여성부 및 환경부 장관을 거쳐, 당의 총재에 올랐다. 사진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독일의 상원으로 불리는 ‘분데스라트’(Bundesrat)는 철저하게 지역의 주 대표로 구성된다. 16개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인 독일은 어떤 정당이 주정부를 집권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연방 상원이 구성된다. 기민당이 집권하는 주 정부가 많으면 다수세력을 확보하고, 반대로 사민당이 집권하는 주 정부가 다수면 중심 세력이 된다. 지방자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원에서 법률이 통과되어도 상원을 통과해야 법률적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토론과 타협을 통해 정치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또 건국 때부터 ‘선거자금 환급제도’를 실시했다. 선거 공영제로 선거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보전하는 형태다. 선거를 통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서다. 한국도 이 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관료와 중앙공무원을 지역할당제로

독일의 지방자치, 분권의 실현 의지는 국가 정책의 기획과 집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관료와 중앙공무원의 임명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관료와 중앙공무원의 지역 할당제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독일 헌법 제36조인 ‘연방 관청의 공무원 조항’에 명시돼 있다. “연방 최고관청의 공무원은 모든 주로부터 적당한 비율로 채용되어야 한다. 그 밖의 연방관청에 종사하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들이 근무하는 주에서 채용되어야 한다.”

그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자신의 고향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정치가인 의원 뿐 아니라 관료와 공무원까지 지역정치에 충실하고 있다. 이는 건국의 가치인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결국 최고 권력자인 연방정부의 총리, 대통령, 하원의원, 상원 의원, 중앙공무원까지 지역정당, 지역에 기반하지 않고는 선출될 수 없는 정치시스템을 만들었다. 독일식의 지방자치에 기반한 연방정부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상호 타협과 협력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승자 독식의 한국 정치 문화와는 너무나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정치 신데렐라가 없고 검증된 정치인만이 리더로

독일에서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 현상은 나올 수가 없다. 먼저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으며 좋은 정치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정치 리더들은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한다. 기존 정당의 청년당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두각을 보여 지역의회에 입성한다. 이후 지역의회에서 출발해 당원과 시민의 선택을 받을 때 만이 중앙정치인으로 도약이 가능하다. 지역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정치인의 비전과 실적을 보여줄 때만이 가능하다. 아래로부터 인정된 정치인, 즉 검증된 리더가 성장하는 시스템과 문화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역대 8명의 독일 총리들의 정치 이력서다. 단 한명도 신데렐라가 없다. 모두 아래로부터 차근차근 정치리더의 길을 닦아온 정치인들이다. 주지사나 시장 시절에 실적과 업적을 보여 당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 최고 권력 자리에 올랐다.

건국의 아버지인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는 이미 바이마르 시절에 2번의 총리 제안을 거부했고, 쾰른 시장 시절에 세계 최초로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거대 국민정당인 기민당과 사민당의 대연정을 성사시킨 키징거 총리는 독일 남부의 바덴 뷔르텐베르크 주지사를 역임했다. 동서유럽의 화해와 데탕트를 이끈 동방정책의 주인공인 빌리 브란트 총리는 냉전의 최전선인 베를린 시장을, 독일 통일의 주역인 헬무트 콜 총리는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를, 그리고 ‘아젠다 2010’으로 사회 및 경제 개혁을 이끈 슈뢰더 총리는 니더작센 주지사를 역임했다. 모두 재임하면서 주의 발전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당원들은 총리 후보로 선택한 것이다. 현재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동독 출신으로 통독과정에서 정치에 입문해 통일 이후 의원에 입성했다. 이후 여성부 및 환경부 장관을 거쳐, 당의 총재로 올랐고, 당원의 선택을 받아 총리 후보로 출마해 전임자 슈뢰더를 꺾고 최고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독일의 정치 리더들은 모두 지역에 기반을 두고 차근차근 리더십을 쌓아왔기 때문에 집권 이후에 저마나 시대가 요구하는 실적과 업적을 낼 수 있었다.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 모든 영역에서 국제경쟁력을

16개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인 독일 헌법에 “독일 전역의 생활수준이 비슷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에 바로 연방국가의 목표가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이 골고루 잘 살기 위해서 선택한 정책이 재정 운영에 대한 원칙이다. 조세 및 재정 균형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 헌법 제104조 제2항에 “연방은 경제 전체의 균형이 교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또 연방 영역에서 지역 간 차이있는 경제력을 조정하기 위해, 또 경제 성장을 촉진하게 위해 각 주에 재정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일 이후 서독의 11개 주에 사는 주민들에게 새로 편입된 잘 살지 못하는 구동독의 5개 주를 지원하기 위해 ‘통일 연대세’를 부가했다. 헌법에 기초해서 새로 편입된 구동독의 재건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독 경제의 재건으로 전체 독일 경제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2년 집권에 성공한 노무현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운영의 목표의 하나로 내 걸었다. 그 결과 서울에 있는 많은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본사들이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바람직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독일과 비교할 때는 미흡한 점이 크다. 독일은 주요 권력기관을 수도에 두지 않고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방헌법재판소는 카를수르에(Karlsruhe), 연방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철도청은 본(Bonn), 한국의 KBS와 MBC같은 ARD와 ZDF는 함부르크(Hamburg)와 마인츠(Mainz)에 있다.

정부 부처 역시 과거 서독 시절의 수도인 본과 통일 이후 수도를 옮긴 베를린에 분산돼 있다. 가장 인력이 많은 국방부와 환경부 등 6개 부처는 본에 있다. 전체 중앙공무원 중 베를린보다 본에서 근무하는 숫자가 더 많다.

전국에 기업이 골고루 분산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정책이 어디 이 뿐인가. 독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특정 지역에 쏠려있지 않고 전국에 골고루 분산돼 있다. 나아가 한 업종이나 분야가 특정 도시에 편중해 있지 않고 전국에 골고루 퍼져있다. 독일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나 화학 분야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화학 관련 회사들은 킬(Kiel)의 북부 지역 뿐 아니라 아스피린을 만드는 바이엘로 유명한 도시인 레버쿠젠(Leverkusen)의 중서부 지역, 드레스덴의 중동부 지역, 그리고 뮨헨(Muenchen)의 남동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또 독일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자동차 공장의 경우 뮨헨에 BMW 본사, 슈튜트가르트에 다임믈로 벤츠 본사, 넥카스울름에 아우디 본사, 볼프스부르크에 폭스바겐 본사, 그리고 보쿰에 오펠 공장이 있다.

또 독일경제의 심장으로 세계적 경쟁력의 중심인 ‘히든 챔피언’ 기업의 대다수 본사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탁기로 세계적인 대표 ‘히든 챔피언’인 밀레의 경우 본사를 인구 5만의 조그마한 도시인 귀터스로호에 두고 있다. 독일의 많은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인구 5만에서 10만 사이의 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이는 지역 주민, 지방자치 단체, 그리고 기업과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독일 기업이 지역에 대한 책임감은 다른 나라와 큰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인 히든 챔피언 기업인 그로만 엔지니어링의 클라우스 그로만 사장은 “지역에 회사 가 있어 직원들이 유흥 문화를 멀리하고, 고요함과 명상을 즐겨 일에 대한 집중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말한다. 기업들이 지역균형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방정부들은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일자리와 세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독일과 한국의 차이는 국제공항 정책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독일은 현재 크게 4도시, 프랑크푸르트, 뮨헨, 함부르크, 베를린에 국제공항을 두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지역주민을 위한 정책이다. 국제공항과 집 사이를 ‘2 door’ 즉 2개의 문만 통해서 언제든지 도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책이다.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이라는 독일 시각에서 보면 한국 동남권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은 당연하다. 수도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수도권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중앙 집권적인 시각 때문이다. 독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자치와 지역균형발전이 오히려 국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전국 균형발전과 지방자치를 통해 독일은 축구, 음악 등 스포츠 문화예술 분야 뿐 아니라 노벨상 수상, 수많은 영역의 기업들 등 전 영역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나라,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인구 5,000만이 넘는 선진국들 중에서 독일 국민들이 가장 행복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 인프라와 기구의 지역 배치와 지방자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독일의 경험에서 얻은 시사점이고 독일이 강한 비결이기도 하다. 바로 그것이 한국의 새 정치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5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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