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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과 원시농업 - 加(가)에 대하여
유기농업과 원시농업 - 加(가)에 대하여
  • 김점식 착한나무심기(협) 이사/동아시아 문자․&
  • 승인 2014.11.1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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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으로 바라본 세상이야기> 加는 신주단지 놓고 악령 추방 의례 표현한 것

몇 년 전부터 웰빙 바람을 타고 유기농산물이 인기다. 먹고 살기에 급급하던 시절이 지나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농약과 화학비료로 재배한 농산물은 기피 대상이 되었다. 우리 땅에서 퇴비와 무농약으로 재배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늦었지만 매우 다행이다.

그런데 유기농 바람이 불면서 대기업이 여기에 가세하고, 돈이 되기 때문에 참여하는 농업인들이 늘면서 유기농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기농업이란 단순히 무농약·무화학비료·비유전자조작 농산물을 의미하는 것일까?

본래적 유기농업이란 자연의 선순환을 따라 모든 자원이 버려지지 않고 농업에 활용되는 것이리라. 사람과 동물의 배설물이 비료가 되고 땅을 둘러싼 생물들이 농작물의 성장에 기여하고 여기와 비와 바람, 해와 달의 도움이 합하여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유기농업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 더하여 생명역동농업(Bio-Dynamic Agriculture)을 하시는 분들은 우주 질서에 따라 별 에너지를 활용하고 재배자의 정결한 마음을 소중히 하기도 한다. 매일 바뀌는 우주의 변화에 따라 시간을 달리하여 농작물을 재배하고 자연물을 이용하여 증폭제(소독과 비료 용도)를 만든다. 그리고 재배자가 경건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어야 높은 에너지를 갖는 농작물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자를 들여다보면 고대인이 농사에 대하여 가졌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데 전통적인 유기농업은 물론 생명역동농업에 가까워 보인다.

▲ 農(농)의 甲骨(갑골)
▲ 辰(진)의 갑골문

農(농사 농)은 자형이 많이 변했지만 초기 자형을 보면 林(림)과 辰(진)의 조합이다. 여기서 林(수풀 림)은 풀이나 농작물을 의미한다. 辰(진)은 껍질을 벌리고 다리가 나온 조개모양으로 조개 껍질은 농작물을 베거나 흙을 파는 데 썼다. 지금도 조개를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원시 부족이 있다. 결국 農(농)은 조개 껍질로 농작물을 베는 모습인 데 辰(진)은 조개란 뜻으로 쓰이기 보다는 별을 의미하게 되었다. 고대인에게 별을 관측하는 것은 농사를 경영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별자리의 변화에 따라 파종의 시기 등을 정한 것이다. 한마디로 별과 농사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辰(진)과 農(농)에 대하여는 나중에 자세히 논하겠다. 先農祭(선농제)

▲ 加(가)의 金文(금문)

加(더할 가)를 보면 力(력 )과 로 구성되어 있다.. (력)은 쟁기이다. 그리고 는 신주단지이다(주1). 농작물에 발생하는 병충해가 악령의 소행이라 믿은 고대인은 농기구에 붙어 있는 악령 때문이라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농기구를 정화하는 의례를 행하였다. 그래서 신주단지를 놓고 신에게 빌어 악령을 추방하는 의례를 거행하는 데 이를 표현한 자가 加(가)이다. 그래서 병충해 없이 풍작을 얻었으므로 ‘더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增加(증가)

   
▲ 嘉(가)의 金文(금문)
   
▲ 壴(주)의 甲骨文(갑골문)

북을 울려 농기구에 달라붙은 악령을 더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봐서 加(가)에 더하여 북을 더한 자는 嘉(아름다울 가)이다. (북 주)는 士가 장식, 口가 북의 몸체, ㅛ 가 다리 부분이다. 정화된 상태가 아름다운 상태로 그렇게 수확한 곡식을 嘉禾(가화)라 한다. 嘉尙(가상)

   
▲ 賀(하)의 金文(금문)
   
▲ 貝(패)의 甲骨文(갑골문)

조개는 고대에 화폐로도 쓰였지만 생산력을 자극하는 주술 도구로 쓰였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조개가 여성의 생식기와 닮았기 때문에 생산력을 높이는 데 유용할 것으로 믿었다. 농업 생산과 자식 생산은 고대인에게 비슷한 관념이었다. 그래서 賀(하례할 하)는 출산과 풍요를 축하하는 뜻이다. 賀客(하객)

(시렁 가)는 정화 의례를 행할 때 농기구와 신주단지 아래에 놓는 나무로 된 받침대이다. 高架道路(고가도로)

   
▲ 駕(가)의 小篆(소전)
   
▲ 馬(마)의 金文(금문)

말에 더한(加) 부착물로서 멍에와 수레가 있는 데 駕(멍에 가, 탈 것 가)는 이를 뜻한다. 駕馬(가마)

그 밖에 加(가)로 이루어진 문자들은 불교와 관련이 많은 것도 참조하기 바란다. 袈裟(가사)의 袈(가사 가), 跏趺坐(가부좌)의 跏(책상다리할 가), 伽藍(가람)의 伽(절 가), 釋迦牟尼(석가모니)의 迦(막을 가) 등이 있다.

이상으로 고대 농업이 우주의 변화, 사람의 마음 등을 중히 여겼다는 사실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생명역동농업은 오스트리아의 슈타이너라는 분이 제창한 농법이다. 독일에서 이 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이 유기농산물 가운데 가장 귀하게 대접받는다고 한다. 유기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참조할 만 하다. 농업을 잘 모르지만 사람의 정성, 자연과 우주와의 조화를 존중한 고대인의 생각이 매우 현명하고 올바르다고 여겨진다.    

(주1) 이 자는 여태까지 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일본의 저명한 한자학자 시라카와(白川) 선생이 축사(기도문)을 담는 그릇이라고 밝혀 기존의 한자해석을 혁파하였다. 고대인들은 ‘종교적 인간(Homo Religiosus)’이라 할 수 있는 데 이 관점에서 보면 단순한 입이라기 보다는 종교적 기물이었다는 시라카와 선생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이 해석에 대하여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이었고 최근까지 각 집안에서 모시던 신주단지로 본다. 그 이유는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한자가 동이족인 상나라 사람이 만든 문자로 상나라가 우리 민족의 풍속과 많이 일치한다는 점만 여기 지적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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