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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취업률 8.1%
시각장애인 취업률 8.1%
  • 신성은 지식문화재단 이사장, 을지대 외래교수
  • 승인 2015.01.08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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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경우 실업률 아닌 취업률 지표 사용…장애인 취업 어렵다는 반증,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

지식문화재단(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재단법인)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시지부(회장 남산) 후원으로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간기부” 캠페인을 출범시켰습니다.

지식문화재단은 지난 7월 “시각장애인컨택센터”를 설립, 시각장애인 4명을 고용했습니다. 자그마한 발걸음입니다. 그렇지만 목표는 작지 않습니다. 올해안에 10명, 내년엔 20명이상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각장애인 수는 약 25만명. 등록된 장애인수이며 등록하지 않은 장애인을 포함하면 2배 정도로 추정됩니다.

국내 장애인수가 약 250만명입니다. 물론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들 중 10~12명중 한 명은 장애인입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이 가장 낮습니다. 지체장애가 38.3%로 가장 높고 지적장애(21.1%), 청각장애(9.8%), 뇌병변장애(8.3%), 시각장애(8.1%)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시각장애인들의 독보적 일자리였던 “안마사”가 일반인들에게 오픈되면서 취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장애인들의 취업환경이 “시각장애인컨텍센터”를 설립하고 “시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간 기부 캠페인”을 출범시킨 이유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취업분야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바리스타, 제빵사, 컴퓨터 등 다양한 취업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나 안마사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취업이 어렵습니다. 복지관 관계자들도 일자리 창출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시각장애인 취업과 관련, 콜(Call) 업무 특히 Out Bound Call업무를 시각장애인들에게 적합한 업무로 권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확한 지적입니다.

국내에는 약 40만명에 이르는 콜업무 종사자가 있습니다. 이중 80% 이상이 In Bound Call 업무입니다. 세계적으로 IT 비즈니스가 맹위를 떨치면서 고객 대면 업무는 거의 Call 서비스로 대체되었습니다. 상담이 대부분이고 대기업이나 금융기업들이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 업무는 컴퓨터를 보면서 진행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어서 시각장애인들이 하기에는 부적합 합니다. 그러나 Out Bound Call은 다릅니다. 이는 대부분이 홍보와 마케팅 관련된 업무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개발되어 있고 정상인 못지않게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는 정상인 못지 않게 시각장애인들의 업무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또한 여론조사와 같은 서베이(Survey), 해피콜 혹은 사과전화 등의 수요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각장애인의 취업현실이 바로 지식문화재단이 “시각장애인컨텍센터”를 설립하고 “시각장애인 일자리창출을 위한 시간기부”캠페인을 출범시킨 이유입니다.

시간기부, 봉사활동과 같은 맥락

시간기부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시간기부는 봉사활동과 맥을 같이 합니다. 기부는 크게 돈 기부, 재능 기부, 시간 기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돈(Money)은 가장 오래된 기부 형태입니다. 그렇지만 돈, 즉 정부예산은 엄밀히 따지면 공공부문의 역할입니다.

반면 재능기부와 시간기부는 보다 사회적 성격이 강합니다. 정부 영역은 오히려 간접적이며 사회적 공감대, 사회의 의식수준이 보다 중요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동체의식과 사회적 배려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재능기부는 일종의 봉사활동입니다. 다만 단순 봉사활동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일종의 시간기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 기준, 우리 국민들의 45%이상이 장애인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1인당 약 6.5회에 걸쳐 장애인 기부에 동참했으며 1인당 기부금액도 2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매년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7.9회의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며 26.5시간에 이릅니다. 이제 장애인 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선진국 못지않게 형성되었습니다.

선진국 복지정책, 특히 장애인 복지정책의 핵심은 사회적 배려, 그리고 공감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장애인 취업교육과 일자리 지원입니다. 복지선진국 북유럽의 경우 장애인 취업을 위한 정부예산이 1인당 거의 5억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장애인 복지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적극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초생활과 의료지원을 보장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이라는 면에서 복지정책의 기본입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본 복지에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책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장애인들도 일을 하기를 희망하며 이는 장애인의 삶에서 무척 중요합니다. 공동체적 인간의 삶을 영위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사회구성원으로써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유럽, 장애인 복지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

선진국 취업교육의 핵심은 정상인과 다름없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적 배려입니다. 장애인 서비스와 장애인기업의 제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일반기업의 장애인 고용도 중요하며 장애인기업을 성장시켜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장애인기업 혹은 장애인 일자리의 경우 아무래도 단순한 업무 처리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만든 장애인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만든 무궁화전자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무려 160여명의 직원이 있으며 약 140여명이 장애인입니다. 삼성전자에 핸디청소기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샤론”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중 침구청소기는 그 품질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4년 9월 기준, 장애인 기업 표준사업장으로 인증 받은 곳이 160개 사업장입니다. 제조업이 많고 사무용품 등 장애인기업 제품이 판로에 유리한 분야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시각장애인들이 취업할 수 있는 장애인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 최대 시각장애인 복지센터인 “살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경우에도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취업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직접 안마센터, 커피샵, 그리고 관현악단을 운영합니다. 바리스타, 제빵, 컴퓨터 등 교육을 하고 있지만 취업이 어렵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Out Bound Call은 분명 시각장애인들에게 차별적인 일자리입니다. 다만 “시각장애인컨텍센터”는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경험적 차이가 클 따름입니다. 그리고 초기엔 분명 사회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Out Bound Call,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일자리

“시각장애인컨텍센터”에 근무하는 남은영씨(40)는 1등급 시각장애인입니다. 중도장애인으로 당초 컴퓨터를 다뤘으며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로 컴퓨터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그녀는 활동 도우미 제도를 이용하거나 시각장애인 콜택시를 활용하여 출퇴근합니다. 이는 전부 정부의 복지제도입니다. 활동도우미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일정한 교육을 받은 정상인들이 시각장애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사회 취약계층도 도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콜택시는 저렴한 가격에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 서울의 경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시지부가 서울시 지원으로 150여대의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은영씨는 “집에서 식구들의 짐이 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밝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고용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입니다.

Out Bound Call은 기본적으로 제휴기업들의 마케팅 세일즈를 대행하거나 지원하는 업무입니다. 대면 마케팅을 지원하는 업무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기부해달라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제빵 장애인기업 “마호로바복지공장”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40명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마호로바는 “결국 장애인기업도 수익을 내야한다”고 강변합니다. 정부지원이나 기부로만 운영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합니다. 초기 단계를 벗어나 안정화되기까지 지원과 배려는 필요하며 보다 따뜻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배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감대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선진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장애인 체험입니다. 초등교육부터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시각장애인 체험 프로그램을 캠페인에 포함시킨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30분 안팎의 시간기부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체험을 하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갖자는 것입니다.

체험프로그램은 주로 안대와 지팡이, 그리고 저시력 시뮬레이터를 이용해서 이뤄집니다. 시각장애인은 100명중 1명꼴입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시간기부 캠페인”은 이러한 내용으로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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