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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교체하라, 권력을 교체하라”
“세대를 교체하라, 권력을 교체하라”
  • 원성연 편집인, 신성은 선임기자(지식문화재단이사장)
  • 승인 2015.02.0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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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나은 미래 리더①-이인영 의원> 새정연,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야…경제민주화를 통한 내수 수요 증가가 가장 중요해

우리의 더나은 미래를 우리의 미래리더에게 묻는다.

<이코노미21>과 지식문화재단이 2015년을 맞아 공동 기획한 ‘더나은미래포럼’이 처음으로 만난 우리의 리더는 이인영 의원, 박우섭 인천시 남구구청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다. 민간부분에선 정연수 한국노총공동위원장이 첫 초대손님이다.

이인영 의원은 2015년 첫 정치이벤트인 새정연의 당대표선거에 출마했다. 486세대를 대표해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위기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새정연의 새로운 리더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구청장은 기초단체장을 대표해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신원내대표는 서울시의회에서 국회와 달리 다수당인 새정연을 이끌고 있다.

정연수 위원장은 혁명적 ICT시대에 소비자운동과 결합된 새로운 노동운동을 주창한다.

그들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한 정치/노동계에서 우리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그들이 미래를 향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들의 거침없는 소신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DJ의 손은 참 부드럽고 따뜻하다.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잘 느껴지질 않는다. 따뜻함과 진정성이 손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진다. GT(故김근태의원)가 내미는 손엔 진지함이 베어온다. 온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손 떨림이 살짝 전달된다. 그의 말투와 부드러운 손에선 그의 힘겨웠던 투쟁 경력이 살짝 뒤로 숨는다.

지금은 은퇴한 한 정치부 기자가 술자리에서 건넨 두 거목에 대한 첫 인상이다. 그는 80년대 입사한 기자치고는 매우 보수적이었다. ‘사회부 무끼’였던 그가 정치부 야당반장이 되면서 그의 생각은 급격히 변했다. “그들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다가왔다”. 그는 지금도 DJ와 GT를 못잊어 한다.

GT는 그 오랜 투쟁의 이미지를 털어내고 그의 따뜻함과 미래지향적 가치를 펼치려 했지만 물리적 육체에 새겨진 역사를 끝내 떨쳐내지 못했다.

GT. 힘이 있지만 낮은 톤, 잔잔한 미소가 여유 있어 보이면서도 그의 얼굴엔 항상 뭔가를 이루지 못한 절절함이 묻어나왔다. 그것은 그의 평온함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문익환, 김대중, 노무현, 김근태....

이인영의원의 멘토. 살포시 연결되는 이들의 이미지에 그가 겹쳐진다. 이의원은 누구나 인정하는 GT의 적자다.

그는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이었다. ‘전대협’은 그의 꼬리표다. 정치인 ‘이인영’의 이미지는 항상 ‘전대협’과 오버랩(Overlap)된다.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죽음과 함께 출범한 전대협은 소위 ‘486’을 각인시키는 이미지 중 하나다. 서대협의장과 제1기 전대협의장. 전대협은 학생운동과 민주화의 상징인 동시에 전국조직화한 학생운동의 구심점으로써 무수한 점거투쟁, 대규모 가두시위를 떠올리게 한다.

GT는 사형선고를 받았던 반독재투쟁의 기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강성이미지는 한편으론 ‘정치인 김근태’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방해했다.

이의원을 첫 대면한 사람들은 다소 놀란다. 그의 온화함과 부드러운 미소에서 전대협의 느낌을 찾기 어렵다.

전대협은 국문학을 하고자 했던 그의 인생 터닝포인트이자 그의 상징이지만 이제 그에게는 하나의 역사일 뿐이다.

그는 이제 486 전체의 숙명처럼 개혁진영 집권기의 둔탁한 미성숙에 공동책임을 진채 멀어진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미래를 펼쳐 보여야한다.

파괴가 아닌 진정한 건설적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

“통일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일성은 “통일” 대통령이다. 거창하다. 하지만 그답다.

그는 새정지민주연합의 기대주다. 처음부터 기대가 컸고 여전히 미래의 희망이다. 그렇지만 한참이나 묻혀 있었다. 어느 순간, 그가 정치무대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크게 켰다. 당대표다. 그는 지난달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486들이 가장 많이 반겼다. 가까운 486 ‘동지’들도 “이번엔 제대로 칼을 빼들었다”고 그간 아쉬움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세대교체’를 주창했다. 그리고 본인이 ‘적임자’라고 크게 알렸다.

당이 “고여 있다”고 주장한다. 4연패의 늪에서 여전히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제 “물러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면 그는 이번엔 당 대표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출마했다고는 했다. 그런데 그는 이번 당대표 승리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그는 숫자를 세고 자신이 있어 출마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는 통일 직전의 통일을 준비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통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더욱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과연 지금 시점에 “통일 대통령”을 말하는 것이 좋을까. 그는 “멀리 내다보고 싶다”고 했다.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그가 공감하는 문재인 지지세력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미래를 함께 할 리더를 기대해주길 희망했다. 그러면 그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통일’, ‘경제민주화’ 그리고 ‘보편적 복지’ 그가 제시한 3가지다.

2014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인터뷰는 그의 의원실에서 이뤄졌다. 그와의 인터뷰는 원성연 <이코노미21> 편집인과 신성은 선임기자(지식문화재단이사장, 전 중앙일보 기자)가 함께 했다.

분열과 패배가 아닌 협치와 역동의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출마

■ 출마 관련

(이코노미21)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먼저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출사표를 말씀해주시죠.

(이인영 의원)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도 밝혔습니다만,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정말 심각한 문제의식입니다. 당이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지금 현재 당이 당면한 분열과 패배의 리더십을 벗어나 협치와 역동의 리더십을 세우고자 출마했습니다.

▬ 최근의 정치위기, 개혁진영의 위기의 핵심은 야당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리한 선거에서 4연패를 당한 당의 무기력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는데요. 가장 큰 문제로 리더십의 위기를 지적했습니다. 새정연의 올드 리더십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이인영의 리더십은 무엇일까요.

▷ 올드 리더십은 파벌정치, 계파정치라 생각합니다. 당의 이익보다는 계파의 이익이 우선되기 때문에 전략공천, 공천잡음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당은 사분오열되었습니다. 또한 현재의 리더십은 상속받은 리더십이라 생각합니다. 상속된 리더십으로는 도전과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현 상태로는 영호남의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친노, 비노 갈등까지 격화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인영의 리더십은 협치의 리더십이라고 자신합니다. 계파도 없고, 출신지역도 영호남이 아닙니다. 상속받은 것도 없습니다. 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계파정치, 지역갈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당대표가 되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2년, 친노는 박지원의원과 당권, 대권 협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거의 협잡 수준입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러면 명백하게 사과해야 합니다. 바로 구정치입니다. 2012년 선거판을 봅시다. 당시 선거는 분명 유리했습니다. 저도 크게 공헌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김용민을 노원구에 공천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당락에 관계없다면 차라리 강남구에 보냈어야합니다. 여파가 컸습니다. 그런데 이해찬, 박지원 의원은 반성 없이 그냥 지나쳤습니다. 사과해야 하는데 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담합입니다. 그래놓고 이제 그 둘이 서로 다툽니다. 뭐라 국민들에게 말할 겁니까. 정치는 생물이라고.. 사람들이 안 믿어줍니다.

▬ 세대교체를 주장하셨습니다. 세대교체의 구체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축구대표팀에 비교해보겠습니다. 대표선수 교체가 잘 안됩니다. 분명히 체력적으로 노쇠하고 실력은 기울었는데 명성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국가대표의 성적은 세대교체가 키(Key) 라고도 합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가려져 있습니다. 당은 무려 4연패를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화가 납니다.

최순호 선수,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습니다. 2002년엔 안 나왔죠. 히딩크감독은 국가대표팀에 만연된 학연, 지연, 유명세 이런 것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적절한 세대교체가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서울시장 무상급식 투표 등 선거의 현장에서 성공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유리한 국면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4연패한 사람들이 뒤로 가고 후방에 가려진 준비된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합니다.

문제는 세대교체를 어떻게 하느냐 입니다. 자기의 입으로 떠들거냐, 아니면 세인의 평가를 통해서 할거냐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후자가 맞습니다. 우선 작게 뭉치고 덩어리가 커지면 세대교체로 가는 겁니다. 그런데 너무 작으면 잘 안 굴러갑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그것의 체현자가 세대로 등장합니다. 40대중반에서 50대 초반, 이 세대가 우리나라의 중추세대가 되어있습니다. 이제 명백히 주축입니다.

너무 늦었다라는 평가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작해서 10년쯤후엔 완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재인, 박지원 대표시대, 향후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우리당이 해야 할 과제는 우리세대가 해야 할 장기과제들입니다. 통일이 우리 세대의 지상과제입니다. 복지국가를 스웨덴 수준으로 완성하는 일, 이런 것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당의 역사적 과제입니다.

우리도 60대 중반쯤이면 세대교체를 요구당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물러나야 합니다. 지금 당은 4대강의 보 같은 것이 있습니다. 치어들이 헤엄쳐 다닐 수 없습니다.

▬ 세대교체의 구체적인 방법이 있습니까?

▷ 발상만 바꾸면 됩니다. 소위 486세대들이 그간 한 목소리로 돌파하지 못했습니다. 후보 선수 노릇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주전 자리를 놓고 뛰어들면 됩니다. 훈련은 충분히 했습니다. 주전의 능력이 됩니다. 전 4대강 반대 특위위원장을 했습니다. 남들이 안한다고 해서 했는데 시민사회와 연대투쟁을 통해 당시 정국을 주도했습니다. 2011년 재보궐선서에서 순천 무공천과 분당 손학규 공천을 주도했습니다. 강원도지사선거도 우리가 이겼습니다. 제가 오세훈 무상급식 투표 현장책임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선거에서 나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제 발상만 바꾸면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고 저는 당의 대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6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전날 검찰 발표한 2007년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에 대해 '여당 무죄, 야당 유죄'의 편파적 결론이라며 주장하며 검찰을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기 의원, 이인영 의원, 노영민 의원, 최규성 의원. 사진=뉴시스

▬ 486 정치세대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봐야 하나요.

▷ 어느 정도 협의는 있었습니다. 486세대가 하나가 되어야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못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쪽의 486세대가 키입니다. 이제 그 분들도 선택을 해야 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되면 개국공신 되려는 것은 사욕입니다. 후보가 되더라도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야 합니다.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후보가 되면 다 물러나야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486세대의 시대공감은 큰 자산입니다. 운동권, 비운동권 다 함께 할 수 있고 이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친노, 비노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기준이 중심이 된 당 개편을 애기하셨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이의원이 구상하고 기대하는 당의 새로운 주도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당과 당원의 이익을 중심에 놓는 세력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원칙적이고 교과서적인가요? 전 위기일 때 일수록 원칙을 되새기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권력을 잡아 당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정당의 목표입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당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을 키워내야 하며, 노동, 여성, 장애인, 장년, 노년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이 당의 주도세력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겠습니다.

시스템 공천, 민주적 공천이 당 개혁의 핵심

▬ 친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배타적이고 패권적 성격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리더쉽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보다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이는 친노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친노’든 ‘비노’든 당을 계파의 패권주의로 몰고 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모두의 문제입니다.

▬ 당 개혁과 관련, 시스템 공천, 민주적 공천을 거론하셨습니다. 철저한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 공천, 민주적 공천이 참 어렵습니다. 모든 정치인들의 정치인생이 공천에 걸려있다 보니 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민주적 공천을 위한 구체적 방법이 있습니까?

▷ 계파의 이익을 위한 공천이 이뤄진 결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전략공천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당 대표에게 부여된 공천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당 대표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시스템 공천의 절반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천은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 중앙당으로부터의 3권 분립, 인사-재정에서 사당적 요소 제거, 시도당의 인사와 재정 독립성 확대를 주장하셨습니다. 분권정당의 정당성에 관계없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시도당의 인사 독립성이 더욱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지방자치시대를 열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분권과 자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세계적인 흐름이고 당연히 민주주의 제도의 핵심입니다. 시도당의 인사독립성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된다면, 예측하여 대안을 만들면 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자체 생활정치인이 무려 1,597명이나 됩니다. 이 지자체 자원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당연하게 매우 뜨거운 열정과 높은 민주적 수준을 갖고 있습니다. 당원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을 못 믿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오히려 여당 집권 10년이 당의 성격, 특히 야당성에 손상을 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월호등 정치사회문제에 대해 서민의 편에서 역할을 재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도 이런 측면에서 설명하셨는데요. 야당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방법은 무엇일까요. 거리정치에 대한 부담도 분명합니다.

▷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을지로위원회는 을의 문제에 있어서 책임지고 끝까지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정치에 대한 부담은 자신감과 능력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계속되는 선거의 패배와 국민으로부터의 외면도 원인일 것입니다. 국민들이 거리정치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싸울 때는 단호하고 과감하게 싸우고, 타협할 때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없는지 스스로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알맹이이고 내용입니다.

‘486그룹’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 등의 가치 공유하고 있어

▬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정치적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당내 486그룹, 민주평화국민연대, 더좋은 미래 등 다양한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당내 486세력에 대해 평가를 좀 해주시죠. 정치적으로 당내에서 같은 세력으로 규정해도 되는 건지요.

▷ 당내 486그룹은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나 되어 단일한 목소리와 행동을 조직하지 못했고, 계파의 보스들로부터 독립되어 자신의 목소리로 당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도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당이 진보적 가치를 들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로 무장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논의들이 있었고 문제의식도 공유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하나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게 바람직한 것도 아니고요. 그렇지만 이번처럼 주요한 시점에서 나름 가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80년대 학생운동권을 대표하는 486그룹의 공통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도 함께하는 가치라면?

▷ 최소한 우리 당에 있는 486들은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 등에 있어서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486에 대한 기대가 이제 비판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마저 있습니다. 당내 486의원 그룹내에서 이를 논의해보신 적 있습니까? 이를 돌파하고 새로운 기대를 모아내기 위해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 당내 486들의 별도 모임이나 그룹이 있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이런 논의를 직접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486들에게 기대했던 개혁, 새로운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 등에 있어서는 가치를 공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 차이를 품어가면서 하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정연의 위기와 관련, 기존 대표주자들도 심각한 문제지만 세대교체 주역들도 별로 잘 한 것이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 지금이라도 반성해야하고,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선거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했는데 책임지고 물러났습니다. 486세대에 대한 화살이 저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전 깨끗이 물러났습니다. 전 이것이 조직가의 품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십과 멤버십은 명확해야 합니다. 국정원 문제 터졌을 때 멤버십에만 충실했는데 이점은 후회합니다. 집회마다 참여했습니다. 그렇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 아쉽게 생각합니다. 확실히 사과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새로운 변화를 보여줄 시점이라는 평입니다. 너무 당의 강령이나 지표, 사고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당 강령 등 변화를 줘야합니다. 우리당의 큰 문제 중 하나가 강령이 잘 안 바뀐다는 것입니다. 최근까지 당 강령은 DJ시절 뉴민주당플랜이랑 비슷합니다. 전 그 당시에 담대한 진보를 주장했습니다만. 10여년 전의 내용이 여전합니다. 그나마 2010년 지나면서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를 내걸면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선을 지나면서 격변이 있었습니다. 이제 이 내용조차 큰 차별화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 변화가 없습니다. 새로운 진화가 필요합니다.

전 노동의 가치를 다시 인식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의 가치를 살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97년 대선 승리이후 10년이 넘게 노동의 가치를 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산업화를 위해 동원하고 선거에서 표를 위해 동원했으면서도 여전히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보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자, 농민출신 국회의원이 다 없어졌습니다. 정파대표만 있습니다. 보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정규직, 정리해고 이런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합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노동의 가치가 복원돼야 경제도 살아나고 우리의 지지세력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내수가 침체되는 요인은 분배를 회복하고 가계소득을 늘림으로써 극복할 수 있습니다. 공급을 통한 성장이론이 아니라 수요 증대를 통한 경제정책이 필요합니다. 노동이 살아있는 경제, 노동이 있는 보편적 복지를 강조해야 합니다.

■ 이미지

▬ 강성이미지는 많이 없어졌다고도 합니다. 독재와 투쟁하면서 민주화를 이뤄낸 운동권 출신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지나친 강성이미지가 정치적으로 대중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한편으론 보다 건설적인 이미지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의원이 무척 논리적이긴 한데 미래에 대한 희망 이미지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 당 대표선거에 출마하고 나서 자주 쓴 표현이 ‘협치의 리더십’을 펼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온통 불통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는 급기야 궁궐에서나 있을 법한 ‘십상시’, ‘7인회’, ‘문고리 3인방’ 등이니 하는 논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사실 야당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파벌을 앞세운 계파의 이익만이 우선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협치의 리더십이 절실할 때이며 제가 그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협치의 리더십이야말로 바로 당의 리더로서,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 역량이 아닐까 합니다. 전 이러한 협치의 리더십으로 통일,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를 반드시 실천해 내겠다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집권 프로젝트이고 비전입니다.

지도자의 핵심 역량은 협치의 리더십

▬ 민족적 과제인 통일, 그리고 이제 우리사회의 핵심 화두인 복지 등에서 보다 공격적인 주장과 행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지지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 이인영에 만족하는 지지자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반증인 것 같습니다. 향후 정치적 포부도 함께 말씀해주시죠.

▷ 통일과 관련해서는 국회 내에서 ‘한반도 경제전략연구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등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해 왔습니다. 특히 통일시대에 대비한 경제전략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 왔습니다. 누가 집권을 하든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내에 통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준비를 해야 하는데 경제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균형발전을 모색하는 경제협력이 선행되어야만 통일로 인한 충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지와 관련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도입과 관련해 주도적으로 당의 입장을 견인하고 서울시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또한 보편적 복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사내유보금 과세법안” 등도 대표 발의한 적이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공격적인 주장과 행보가 필요하다는 비판을 달게 수용하고 향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 등 각계 참석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세월호 이후, 안전사회 건설입법 촉구 해외전문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치일반

▬ 여권에선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개헌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동조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는 후문입니다. 야당내에서도 다소 모호한 분권적 대통령제 개헌 주장도 있는데요. 내각제 혹은 분권형 개헌에 대한 생각은?

▷ 현재의 대통령직선제를 포함한 정치제도는 87년 민주화투쟁의 위대한 산물입니다. 내각제나 분권형 개헌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반대합니다.

▬ 박근혜대통령은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는 불통의 정치, 강압의 정치, 독재의 정치입니다. 큰 틀에서 박정희의 유신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유신의 가장 큰 폐해는 민주주의의 말살에 있으며, 국가권력의 물리력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을 장악하여 생각의 자유까지 통제하고자 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국의 파트너인 야당과의 소통은 커녕 여당과의 소통이라도 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행정부를 견제 감시해야 하는 국회의 기능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무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제1야당이 제 목소리를 못내고 국민들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때문에 2.8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을 혁신하지 못한다면, 박근혜의 불통의 정치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결국 2.8 전당대회는 구당, 구국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시점입니다.

▬ 청와대의 계속되는 인사실패의 이면엔 소위 문고리 3인방 등 측근들의 전횡이 있다는 비판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정윤회 사건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점과 단점을 꼽으라면?

▷ 장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득권 세력입장에서야 잘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국민의 시각으로는 절대 장점이 될 수 없습니다. 조선시대 왕들도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잠행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가장 큰 단점은 듣고 싶은 사람을 통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입니다. 독재자의 곁에는 가신과 간신들만 우글거리게 되고, 갈수록 세상과 단절되고 독재의 횡포가 심해진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는 것은 제1야당의 무능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근 진보진영의 제3신당 움직임도 가시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정계 개편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 올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의 패배 책임은 제1야당이 가장 크긴 하지만 진보정당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재편의 과정과 결과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진보정당 모두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잊으면 안됩니다.

■ 북한문제

▬ 북한에 대한 입장은 현재 야당이 여론에서 여권에게 밀리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평가됩니다. 애매하다는 겁니다. 여권은 툭하면 “북한과 야당의 주장이 똑같다”고 몰아 부칩니다. 북한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한가지이지만 대북정책에 대해선 여권과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야권이 수세에 몰리는 이유는 역시 북한에 대한 입장때문인 듯 싶습니다. 북한에 대한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자면?

▷ 북한은 우리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첫째는 한반도 평화라는 관점입니다.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남북한 모두 공멸입니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상대입니다. 북한과 우리가 대화하고 협력하고자 하는 것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야당이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는 것은 거짓 프레임입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이념, 민주주주의, 인권 등 주요정책들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이런 북한과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플어가야 하며 북한의 민주화, 인권도 발전하고 한반도 평화도 보장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경제입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은 남북한 산업협력을 통해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기업들도 모두 인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새롭게 결합하는 3차 산업정책이 없이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문제, 한반도 평화와 경제 두 측면에서 모두 중요

▬ 북한문제는 북한에 대한 입장 못지않게 야권, 개혁진영의 의견을 조율해서 국민들에게 명쾌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야당내에서라도 북한에 대한 입장을 국민들에게 보다 명확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런지요.

▷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절, 우리는 늘 일관된 기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튼튼한 안보를 기초로 북한과 대화하고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정부 10년동안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는 긴장과 대결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성공단 설립을 비롯한 남북경제 협력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정부의 경색된 대북정책으로 늘 긴장상태에 있는 지금과 비교하면 무엇이 더 좋은 정책인지는 자명합니다.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북한에 대한 우리 입장은 분명합니다.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이념, 민주주의, 인권 정책에는 결코 동의하지 않고 다르다는 것입니다.

북한 변수에 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해주시죠.

▷ 보다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후보는 NLL에 걸려 진전을 하지 못했습니다. 전 차라리 좀 더 전향적으로 아예 “1년에 10조씩 퍼붓자. 그렇게 10년, 100조 투자하면 경제도 살리고 통일비용도 줄어 든다”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대선 전략을 이렇게 하면 망할 것 같습니까.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이깁니다. 보수와 진보가 화끈하게 붙으면 오히려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교류 협력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의 경제능력이 살아납니다. 한국은 기간산업분야에서 세계 5위안에 들어있는데 앞으로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북한변수로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자립적으로 세계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겁니다.

북한을 통해 내수도 늘릴 수 있고 저가 고품격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통합진보당이 결국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다만 통합진보당의 종북적 이미지가 개혁진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주시죠.

▷ 헌법재판소는 87년 6월항쟁을 통해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권력의 풍향계가 아닌 오직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헌재는 정치적 중립을 포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문제를 처리하는 정권과 헌법재판소의 방식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을 법으로 강제 해산시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결정은 명백히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정책/경제민주화/복지정책

▬ 새정연의 정강엔 경제민주화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를 간단하게 정책방향을 중심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 경제민주화는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지원을 하면 낙수효과가 발생해 노동자, 서민들의 소득도 성장한다는 보수정권의 경제정책이 오히려 부의 집중과 소득 양극화를 가져왔고 경제성장도 가로막아왔다는 문제의식에 출발합니다. 이제는 중소기업, 노동자, 서민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의 소득을 성장시켜 구매력을 촉진시키자는 것이 논의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기업도 동반 성장, 새로운 경제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경제정책이 추구한 부자, 대기업 중심에서 서민, 중소기업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중심에서 서민,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해야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세월호참사 이후에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경제를 회생하기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 단기적 해결책은 반대합니다. 부동산활성화와 같은 단기대책이 가져올 부작용들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경제민주화를 통해 내부 수요를 증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더욱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대한민국에 엄청난 신성장동력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너무 멀리 있다고 보지 말고 보다 빠른 대처가 필요합니다. 물론 ICT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육성하는 정책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 결국 복지정책 논쟁은 “재원마련”이 주요 이슈입니다.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재원마련은 함께 고민해야하는 문제이지만 현 여당은 재원부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재원마련이 이슈입니다. 증세가 핵심입니다. 단계별 실시가 목표라면 다른 재원마련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 복지확대를 위해 증세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선 불평등한 조세정책을 바로세우는 조세정의 실현이 더욱더 시급합니다. 그리고 조세정의 실현만으로도 지금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복지정책의 재원은 대부분 마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즉 재벌기업들에게 세금을 깍아 준 금액만 무려 20조원에 달합니다. 1년에 5조원 이상의 세금을 그동안 재벌기업들에게 깍아 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를 낮추는 부자감세를 추진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정책만으로도 충분히 재원 확보는 가능합니다.

조세정의를 통해 다양한 재원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산이 낭비되는 요소를 다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세에 반대라기 보다는 정부가 먼저 복지예산 증액을 위한 노력을 다한 뒤 국민들의 신뢰를 근거로 보편적 복지를 위한 사회적 인식과 합의를 마련한 뒤 증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 보편적 복지정책의 실례를 들어주시죠.

▷ 보편적 복지는 좀더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복지가 재정적 부담이 되는 것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 경제가 지금은 어느정도 능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분야를 보면 건강보험 적용분야를 4대중증 질환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보장성을 확대해야 합니다. 건보적용대상에서 MRI 같은 것은 검사과정에선 안 됩니다. 60만원이 넘어갑니다. MRI 찍어보는 것 중요합니다. 20만원대로 낮추면 많이 들 하실 겁니다. 그러면 예방할 수 있고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치매중풍은 가정의 핵폭탄입니다. 의료보험같은 단품메뉴가 아니라 현실적인 복지정책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미래 그리고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총론적으로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

▷ 다시 강조하지만 소통과 분권에 기초한 협치의 리더십입니다. 소통과 분권이 결코 결단과 추진력에 대비되는 리더십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강한 결단과 추진력은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역할을 분담해서 힘을 모으는 협치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힘들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여곡절을 겪고 시행착오가 발생하더라도 협치와 분권을 믿고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회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질수록 이런 리더십이 더욱더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향하는 것은 곰탕이나 청국장처럼 오래 우려낼수록 맛있는 그런 정치력과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인영 의원은 충주고, 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언론학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제1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을 지냈으며 1999년 국민회의신당창당발기인으로 제도권정치에 입문했다. 제17대(열린우리당), 19대(새정치민주연합.구로갑)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2010), 민주통합당 선거위 공동위원장(2014)등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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