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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처리가 완벽합니다’라고 하면 떨어진다?
‘업무처리가 완벽합니다’라고 하면 떨어진다?
  • 최규영 카푸스파트너스 전무
  • 승인 2015.03.1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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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job기> 지식과 기술보다 태도와 가치관이 더 중요

l 회사와 관련된 최근 이슈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가지를 선택하여 해당 이슈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설득력 있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1000)

l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달성을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였던 경험에 대하여 서술해 주십시오(1000)

l 지원하신 직무분야를 선택한 이유와 그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주시고, 그 경험들이 앞으로 회사와 본인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 것인지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1000)

마치 논술과제 같은 이 문제는 모그룹 신입사원 입사지원시 작성해야 하는 자기소개서 양식의 일부이다. 이렇게 최근 채용트렌드는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지원자의 열정과 인성을 파악하고 해당기업에 적합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검증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대입특별전형에 자기소개서가 일부 활용되고는 있지만, 문장으로 자기자신을 소개하는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기소개서 작성이 입사지원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등장하게 되었다. 더구나 일정 글자수 이상 필수적으로 입력해야 하니 그 창작의 고통(?)은 극에 달하게 된다. 잡사이트에서 먼저 합격한 입사선배들의 자기소개서를 내려 받고 본의 아니게 모사하기도 하고 비용을 들여 자소서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경력지원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력서의 부속서류로 자기소개서와 경력기술서 작성이 이미 관행화 되어 있다. 회사가 요구하는 별도의 자기소개서 양식이 없는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성장배경  학교생활 성격의 장단점 가치관 경력사항 지원동기 포부 희망업무 사항등을 기술하면 된다. 가능하면 각 항목에 소제목을 달아 내용전체를 읽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특징이 어필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지원동기와 포부 항목을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경향이 많으니 지원회사에 대한 관심과 해당 직무를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도록 한다.

▲ CAPUS 파트너스 최규영 전무

l 저는 물 맑고 공기 좋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상하신 어머니와 엄하지만 따뜻하신 아버지의 슬하에서 21녀의 장남으로 자랐습니다. 언제나 근면하셨던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하셨고, 이러한 부모님의 가르침은 후에 제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l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고 하였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무엇이든 주어진 일에 미력하나마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겠습니다.

후보자의 지원서류를 검토하다 보면 이와 같이 옛날 이발소 그림같은 스타일로 작성된 자기소개서를 의외로 자주 만나게 된다. 한 취업포털의 조사에 의하면, 채용담당자가 뽑은 최악의 자기소개서는 △분량이 너무 많고 핵심이 없는 유형(25.7%) △기업명을 잘못 기재한 유형(11.4%) △추상적인 내용만 늘어놓은 유형(11%) △식상한 사례나 표현이 많은 유형(9.5%) △오탈자나 맞춤법이 맞지 않는 유형(9.5%)이라고 한다. 자기소개서는 글쓰기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력서나 입사지원서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도구이다.

Head, Hand < Heart 

역량(Competency)’이란 말은 성과지향적인 개념으로, 성공적인 직무수행자가 발휘하고 있는 지식, 기술, 태도/가치관을 말한다. 각 기업 집단마다 기업고유가치를 반영한 역량체계를 개발하여 역량중심 채용, 역량중심 평가, 역량중심 교육등 HR의 모든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업마다 용어는 다소 다르지만 조직인으로서 필요한 공통역량, 각 직급별로 필요한 리더십역량, 각 전문분야별 직무역량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기업이 원하는 자기소개서가 되기 위해서는 이 역량군()과의 정렬(alignment)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기업이 대외적으로 역량리스트를 공개하지는 않으므로 필요역량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나 기업 홈페이지의 인재상이나 채용홍보자료 등에서 공통역량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다. 직무역량은 구인공고에 나와 있는 자격조건이나 기업이 제공하는 직무기술서(JD: Job Description)상의 자격요건(Qualification) 및 자격증을 참고하면 어느 정도 필요역량 도출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가치관 영역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지식은 머리(head)로 알고 있는 영역, 기술은 손(hand)으로 할 수 있는 것, 태도/가치관은 가슴(heart)으로 표현되는 마음가짐으로 상정하고 필요역량을 정리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도출할 수 있다.

요즘 모든 회사가 인성을 중심으로 채용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지식과 기술은 교육훈련으로 습득이 가능하지만, 태도/가치관은 습득하거나 변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원래부터 기업고유가치에 적합한 태도/가치관(heart)을 보유한 인재채용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필요역량 특히 태도/가치관(heart)과 연계성이 높은 단어, 문장, 내용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자신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이며 이 직무에 적임자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객관적이고 설득력 있게 내용을 전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C.A.R.

자기소개서에 저는 훌륭합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만 한다고 해서 인정받을 수는 없다. 그것을 증명할 만한 사례, 경험담, 성취업적 등 과거의 행동사례를 통하여 자신이 적합한 인재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사례를 구상하는 방법은 1인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 방식을 권장한다. 성장단계별로 경험한 사소한 사례라도 자유분방하게 적어놓고, 미리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질보다는 양 위주로 많은 사례를 수집하여 리스트화하고, 필요하면 여러 사례를 연결해서 필요역량과의 연계성을 검토한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사례를 구성하면서 1. 도전상황 -> 2. 문제해결을 위한 나의 노력-> 3. 결과 식으로 순차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l 도전상황(Challenge): 이슈가 되었던 일, 당면한 과제, 불편한 점, 할당량, 조직의 위기, 고객의 요구, 신규 거래 및 판로 개척 등 개인/조직이 해결해야 될 상황

l 행동(Action): 도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팀으로서 노력한 구체적인 방법들

l 결과(Result) ; 행동의 결과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조직의 시각에서 본 기여도, 구체적인 성과, 수치화된 결과

자기소개서는 당연히 면접 시 질문항목으로 사용되는데, 지원자가 사례, 경험담, 성취업적을 C.A.R.형식으로 정리하고 있지 않으면 실제 면접상황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습니까?’라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면접관의 확인성 질문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적합성을 입증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는 나쁠 수밖에 없다.

또한, 너무 의욕만 앞서 자기소개서 작성에 몰입하다 보면 사소한 단어사용이 전체 이미지를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채용담당자들이 말하는 최악의 키워드는 의외로 '완벽주의'(41.9%)가 뽑혔다. 완벽주의자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실패를 피하기 위해 도전조차 하지 않거나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원칙주의(31.9%) △최고의(27.6%) △냉철한(25.2%) △국제적인'(14.3%) △헌신적인(13.3%) △현실적인(11.9%,복수응답) 등의 순이었다. 이렇듯 우리말의 복합적이고 부정적 함의를 가진 단어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반대로 채용담당자들이 선정한 호감 키워드 1위는 △책임감 있는(54.3%) △근면 성실한(40%) △긍정적인(39.5%) △적극적인(31.4%) △열정적인(27.1%,복수응답) 등으로 조사됐다. 선택받는 자기소개서가 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가슴(Heart)에 와 닿는 친화적인 단어선택이 유리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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