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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에 공이 없음을 슬퍼하지 마시오
50에 공이 없음을 슬퍼하지 마시오
  • 이기운 카푸스파트너스 전무
  • 승인 2015.04.1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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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회사)이 원하는 이력서를 써라

知命無功莫惆卅秋餘爲修身 지명무공막추삽추여위수신

오십에 세운 공이 없다고 슬퍼하지 마시오. 수신하기 위해선 오히려 삼십년이나 남았구료..

이 글은 제가 졸작으로 적어본 7언절구 평기식의 일부입니다. 졸작의 주인공인 강태공은 나이 80에 주의 문왕을 만나서, 그의 책사가 되고, 또 스승이 되어 목야전쟁에서 소수의 병력으로, 20배에 가까운 은나라군을 대파하고, 포악한 주왕을 몰아내고 주나라의 왕조의 기반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제가 강태공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단순히 옛날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산업 구조가 잘못되어 있기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계속 근무하지 못하고 명퇴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기술 변화가 심한 전기 전자 반도체 분야의 인력들은 40이 넘으면 퇴사하고 갈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예전에 제가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당시 교환기 개발팀장인 전무로부터, 교환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면, 적어도 관련 분야에 20년은 연구개발을 해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그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개발한 관련 칩만 사용해서 조립해서 개발 및 생산을 하다보니, 후발 주자인 중국계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관련 산업이 상당히 어려워지고, 개발인력들이 회사를 떠나고 관련 분야로 취업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결국 관련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두뇌들의 능력은 사장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어떤 산업이 새로 태동할 때에도 비록 다른 분야라도 기존의 경험이 있는 인력보다는 그 산업을 경험한 사람들만 찾다보니, 인력풀도 부족하고, 또 그 분야에 관련된 인력들이 품귀 현상으로 연봉만 올라가다, 그 사업이 쇠퇴하게 되면 바로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한 산업에서 퇴직한 분들이 새로운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폭넓게 수용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하고, 자기 고정관념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성공한 경험이 많은 분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사장이나 대표이사로 성공했던 경험이 많은 분들일수록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들이 채용해본 경험도 있기에, 헤드헌터가 조언을 해도 잘 듣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와 다릅니다. 과거와 시장 상황이 다르고, 소비자의 선호도도 변하고, 기술도 변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과거의 성공에 빠져서, 새로운 기술 방법을 배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분은 점점 실패할 확률도 높아지게 될 것이고, 회사도 찾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이력서를 써야 합니다.

나이 들수록 글을 직접 쓰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상위 직급으로 진급할수록 부하직원들이 가져오는 자료나 글들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일을 많이 하였고, 직접 작성해 본 경우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툴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최신 툴 사용도 상당히 미숙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력서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쓰지 않고, 단지 만나면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글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이력서를 고객사의 마음에 들게 작성하지 못하는 데, 그런 분을 고객사에서 만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2014년 11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전문 후보기업 취업박람회에서 황규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제가 최근에 세계적인 초일류(Top Class)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소에 추천했던 인력은 인도인이었습니다. 전화로 10분 정도 통화를 했고, 고객사가 원하는 후보자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날 저녁에 그 인도인은 과거의 경험 중 고객사가 원하는 업무를 한 사실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서 새로 이력서를 작성해 보내왔습니다. 물론 이 이력서에 대해 고객사도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국제적으로 비즈니스를 한 글로벌 인재라,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가장 자신이 있는 업무, 부족한 업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제가 만나본 대부분의 시니어급 사원들은 고객사에서 원하는 직무기술서(JD)를 알려주면, 자기도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사진으로 근무했던 사람들은 어떤 일을 시키든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객사가 원하는 인재는 어떤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을 하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면, 월급 적게 주어도 될 사원이나, 대리급 인력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적어도 부장급을 찾는 회사라면, 부장급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있고, 이사급 인력이라면, 이사급에게 원하는 업무의 수준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후보자들은 자신의 과거의 경험이 어떻게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잘 할 수 있다는 연관성을 도출하기보다는, 그냥 잘 할 수 있는 업무라고 말로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변의 주니어 또는 미들급 인력들에게 원하지 않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위 직급 근무 경력자들 입장에서 보면 주위에 초급 또는 중급 직원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작은 회사에 호구를 위해 입사하고 나면, 원하지 않더라도 주위 직원들의 실수가 눈에 보이게 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채용한 사장의 업무 행태를 보더라도 고칠 점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그들이 먼저 원하지 않는 한 그들의 실수에 대해 어설픈 충고는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작은 회사는 일하는 사람을 채용했지, 시어머니를 채용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의 경비원 중 한 분은 일은 잘 했는데, 아줌마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 경비원은 단지의 부인들에게 시어머니 역할을 하곤 했습니다. 결국은 그 분은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퇴직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한 분은 해외 경험도 많은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주민들에게 필요한 말 이외에는 하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나중에 발명품인 플랜트용 파이프 보수 테이프 개발사의 중역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강태공은 어려움 속에서도 40이 될 때까지 공부만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낚시를 하면서 세월을 낚았습니다. 민자 낚시바늘을 사용하여 낚시를 하고, 고기를 낚아도 다 놓아주고., 한 마리만 가지고 집으로 가곤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태공은 어설프게 세상 사람들을 계도하겠다고 나서지도 않았으며, , 혼자 포락의 형이란 악형을 개발한 주왕을 벌한다고 나서지도 않았습니다. 뜻이 맞는 무왕을 만날 때까지는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았습니다. 무왕을 만날 기회가 되어서는 간단히 몇 마디를 하는 동안에 자기 능력을 정확히 소개했고, 무왕이 감탄하여 발탁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발탁되어서는 수십 년 준비한 모든 능력을 발휘하였고, 이후 지금의 산동반도 지역에 위치했던 제나라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요즘 취업과 관련한 표현을 한다면, 짧은 시간에 자기 소개를 정확히 하기 위해 그토록 오랜 기간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나이든 분들을 만나면, 이력서,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능력을 정확이 표현하기보다는 자기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말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금 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연말에는 40 50대의 직장인들이 대책없이 명퇴를 할 것입니다. 명퇴를 하고 나면 새로운 직장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호경기 때도 50대 퇴직자는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불경기로 대규모로 명퇴를 하는 분위기에서 취업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50이 되도록 회사에 이룬 공이 없어서 명퇴 당했다고 자책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적어도 태공이 무왕에게 발탁되었던 나이를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30년이나 더 자신을 수양하고 세상에 나가기 위한 공부를 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바쁘게 살면서 놓쳤던 것들을 돌아보며, 젊은 사람들처럼 생각하며, 그들을 가까이하면서, 과거의 영화에 연연하지 말고, 최신 기술과 추세를 배우면서 노력한다면, 다시 한 번 능력을 발휘할 기회는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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