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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인생을 배웠다
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인생을 배웠다
  • 박신용철 기자
  • 승인 2015.04.10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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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지구를 오가며 배운 인생… 우주비행사가 전하는 ‘삶의 비전’

20년간의 우주비행사 훈련, 4천 시간에 이르는 우주 체류 기록을 남긴 전직 우주비행사이자 국제우주정거장(ISS) 사령관 크리스 해드필드. 그가 오래도록 지구와 우주를 오가며 얻은 성취와 생존의 비결은 ‘최악에 대비하고, 그 과정을 매순간 즐기는 것’이다.

《우주비행사의 지구생활 안내서》는 아홉 살에 품은 ‘우주비행사’라는 불가능한 꿈을 가능으로 만들어가는 도전의 여정을 그리는 동시에, 우주비행사의 일상과 우주탐사 프로젝트의 실제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줄 흥미진진한 이야기(우주왕복선 발사, 우주유영의 감동, 긴박감 넘치는 위기 대처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꿈을 쫓는 길에서 터득한 반직관적인 삶의 지혜도 들려준다. ‘성공보다 실패를 눈앞에 그려보라’ ‘목표를 잃는 것보다 자세를 잃는 것이 더 위험하다’ ‘사소한 일에 진땀을 빼라’ 등

이 책은 한 우주비행사의 회고록인 동시에, 원어 제목 그대로 ‘삶을 위한 지침서(Guide to Life)’이며, 삶의 여정 곳곳에서 방황하는 모든 세대에게 건넬 만한 책이다. 우리 대다수는 해드필드처럼 로봇을 조종하거나 우주선을 타거나 우주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생하고 신선한 통찰을 따라가노라면, 우주비행사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테고 아울러 지구에서의 삶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저자는 무언가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 색다른 멘토다. 그저 격의 없는 말투로 한 우주비행사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사이, 우리 앞에는 수많은 가능성으로 가득한 삶의 전망이 펼쳐진다. 그는 평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져야 할 적절한 마음가짐이란 어떤 것인지, 또 살아가면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좌절과 실망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면 어찌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색다른 관점에서 제안한다. 그의 자세에서 핵심은 ‘인생은 경기가 아니라 여정’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성공한 인생이란 남보다 먼저 목표를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준비하는 과정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자신의 꿈을 확실히 인식하고 꿋꿋하게 추구하는 것만이 저자의 미덕은 아니다. 크리스 해드필드의 관점은 명확하다.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에 나의 자존감을 걸지 않았기에”, 또 “우주비행에 참가하는 것에 행복이나 직업적 정체성을 걸지 않았기에” 자신이 살아오면서 행복할 수 있었고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얘기한다. 인생의 ‘최종 목표’는 몇 번이고 바뀔 수 있다. 목표에 이르든 이르지 못하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한다면, 그 사이 최종 목표가 바뀔지언정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믿었기에 그는 성공주의의 늪에 빠지지 않고 꿈을 끝까지 추구할 수 있었다.

 

「우주비행사의 지구생활 안내서」

(크리스 해드필드 Chris Hadfield 지음, 노태복 옮김, 도서출판 길벗,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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