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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효과 미•영에 비해 1/3~1/5 수준에 불과할 듯
양적완화 효과 미•영에 비해 1/3~1/5 수준에 불과할 듯
  •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
  • 승인 2015.07.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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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압력 심화와 경기회복세 지연으로 양적완화 실시…국가별 경제 상황 동질적이지 않아 양적완화 영향도 나라별로 다를 수 있어

<위기의 유로존 -ECB 양적완화 시행의 배경과 전망>

지난 1 22ECB(유럽중앙은행)는 시장 예상을 초과한 양적완화(QE)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은 약 1년 동안 월 500억€ 규모의 매입을 예상했으나, ECB는 올해 3월부터 매월 600억€씩 2016 9월까지 총 1.14조€ 규모의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매입 대상 채권은 국채와 EU기관채, 민간담보채 등이며 위험 부담이 큰 회사채는 제외되었다. 이 중에서 2~30년 만기의 투자등급 이상 국채 매입이 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조약 123조에 따라 발행시장이 아닌 유통시장에서만 매입하고 매입비율은 ECB의 유로존 국별 납입 자본금 비율을 준용하기로 했다. EU/IMF 프로그램 관련 혼란을 빚고 있는 그리스는 기존 협약 준수 시 7월부터 매입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현재 진행중인 트로이카와 그리스 정부간 새로운 협상이 타결될 경우 그 내용에 준해 매입 개시 시점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번 양적완화 결정에서는 국가간 손실 공유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채권을 매입하고 난 뒤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과거처럼 ECB가 모든 손실을 떠 안느냐, 아니면 국가별로 책임지느냐가 쟁점이었다. ECB가 손실을 모두 인식할 경우 결국 ECB 납입 자본금 비율대로 국가들이 손실충당금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남유럽 채권 매입에서 발생하는 손실 인식을 회피하고 싶은 중심 국가들이 손실 공유에 반대했다. 결국 양적완화는 시행하되 손실 공유 비율을 20%로 낮추기로 하면서 타협점을 찾았다. 각국 중앙은행이 매입한 채권의 80%는 손실을 각자 부담하기로 했으며, 손실 공유분 20% 중 개별 중앙은행과 ECB의 손실 공유 비율은 12% vs. 8%로 나누기로 했다. 국가간 손실을 공유하는 12%EU기관채를 매입하도록 하여 손실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추도록 했다. 이는 양적완화정책에 반대했던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을 설득하기 위해 그들의 손실 공유 반대 의사를 일정부분 반영한 결과이다. 독일 등은 아직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과, 국채 매입 수혜국들의 구조 개혁 지연, ECB의 배드뱅크化, QE의 실제적 효과 등을 우려하면서 양적완화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등은 손실공유가 전혀 되지 않았을 경우 단일통화체제의 분열 가능성과 EU 통합 후퇴, 취약국 디폴트 시 유로존 이탈 우려 등을 지적하며 20%는 손실을 공유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양적완화 결정에는 최근 유럽사법재판소(ECJ)의 무제한국채매입(OMT)제도에 대한 적법 판결 등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CB가 전면적인 QE를 발표하게 된 배경으로는 거시경제적인 필요성과 자산 증액(본원통화 확대) 계획의 실패 요인이 지적된다.

QE 시행의 근본적 이유는 디플레이션 진입 압력이 심화되고 경기 회복세가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수개월 전부터 지속된 상당수 섹터의 CPI 기여도 둔화와 더불어 최근의 유가 급락 요인이 일시에 겹치며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에 진입하였다. CPI 상승률은 `14 12 -0.2%를 기록한 뒤 1월에는 -0.6%로 급락했다. 에너지가 및 교통비, 식료품 가격의 (-) 기여도 지속이 큰 영향을 미쳤다(그림1). 에너지 가격의 CPI 기여도는 `12.01 +1.0%p에서 지난 12 -0.7%p, 교통비는 +0.7%p에서 -0.4%p, 식료품은 +0.5%p에서 -0.1%p로 하락했다. 5년 후 물가를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률도 8 2%를 하회한 뒤 1.65%(1/21)까지 하락했다. 최근의 물가 하락 압력은 수요요인보다는 공급 요인(유가하락)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유로화 표시 브렌트 유가의 10% 하락은 이후 1년간 유로존의 CPI 상승률을 0.3%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ECB는 1월 22일 시장 예상을 초과한 양적완화(QE) 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 8월 7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참석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프랑크푸르트=AP/뉴시스

경기모멘텀도 미약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7~8월에 비해서는 12~1월 경기가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수요는 취약한 수준이다. 경기 동행성이 높은 구매관리자(PMI) 지수가 12월 이후 소폭 반등하기는 하였으나 지난 4~5월의 회복기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유로존의 종합적인 월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노무라증권의 갈릴레오 지수도 월별 GDP의 미약한 회복을 시사한다(그림2). 대출 확대는 경기 회복의 기본적 요소인데, 유로존의 경우 은행의 디레버리징 정책과 수요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대출 잔액 감소세가 2년 넘게 지속돼왔다. `14 4월 이후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잔액 증가율이 소폭 회복되고 있으나 11월 가계대출은 전년동월대비 -0.6%, 기업대출은 -2.2%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1960년 이후 있었던 총 428건의 경기 회복 사례 중 은행 대출 확대 없이 회복이 진행되었던 경우는 82건에 불과(Darvas,2013)할 정도로 경기 회복기에는 신용확대가 중요하다.

그간 ECB의 자산 증액 수단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점도 QE의 배경이 된다. 2014 10ECB는 자산을 1조 유로 증액하기 위해 민간담보부 채권인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매입을 발표했다. 기존의 유동성 증대 방안(T-LTRO)을 포함하여 1조 유로의 본원통화를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민간담보부 채권의 유동성 부족, 1·2 T-LTRO 실적 저조로 자산 증가 속도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기존의 커버드본드·ABS 매입은 적격 채권 부족과 은행권의 비협조, 매입 과정의 복잡성과 기간 소요(5일 소요) 등으로 매입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양적완화 발표 직전인 1 16일 기준 커버드 본드(3) ABS의 매입 잔고는 각각 331, 21억 유로에 불과했다. 2차에 걸친 T-LTRO 규모는 총 2,124억 유로로 시장 예상치(2,400억 유로)를 하회했으며, ECB T-LTRO 목표치(4,000억 유로)도 크게 하회했다. 더구나 `11년 말~`12년 초 실시했던 3년 만기 유동성 대출(LTRO) 1차 만기(1/29)가 도래되어 ECB로 유동성이 환입될 예정이었다. 이렇듯 민간채권 매입 규모가 작고, 회수되는 대출은 늘어 자산 증가 속도가 늦어짐에 따라 전면적인 양적완화의 필요성이 제고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림1> CPI 섹터별 기여도(%p)

 

                                            <그림2>  Nomura 갈릴레오 지수 추이

자료:국제금융센터,Nomura

QE의 정책 효과(그림3)는 크게 기대심리 개선 및 채권금리 하락으로부터 비롯되는데 구조적 요인 등으로 미국과 영국에 비해 그 효과가 미흡할 전망이다. 독일 및 프랑스 등의 10년 만기 국채가 QE 기대로 이미 0%대로 진입하여 과거 일본과 같이 추가 하락 폭이 제한되면서 QE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대심리 개선 및 채권금리 하락의 하위 전달 채널은 이론적으로는 신용확대 및 자산 가격 상승, 은행금리 하락, 통화 절하 효과 등이다.

그러나 신용확대 효과는 은행의 대출 기피와 대출 수요 부진으로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20일 발표된 ECB 4분기 대출 서베이에 따르면 대출 기준은 완화 추세를 보였으나 과거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출 수요도 독일, 스페인은 늘어난 반면, 프랑스, 이탈리아는 후퇴 또는 정체된 것으로 발표되었다.

미국과 달리 유로존은 은행 중심의 차입 구조(기업의 경우 62.3%,`12년말)여서 신용 확대와 대출 금리 하락이 긴요한데, 은행이 소극적일 경우 미국과 같은 주택담보증권(MBS) 매입에 의한 대출 금리 하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영국은 양적완화 이외에 정부보증 주택대출(Help to buy) 및 중앙은행의 대출지원제도(FLS) 정책 등이 병행되면서 주택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 증가를 유발했다.

유로존의 신용확대와 은행금리 하락 채널 효과가 제한적일 경우 중앙은행의 완화정책 지속 기대에 기반한 자산가격 상승 및 유로화 약세 등이 QE 효과를 생성하는 채널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美·英을 제외한 여타국의 수요 부진과 러시아 제재 영향 등으로 유로화 약세의 수출 진작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유로존의 러시아 및 중국 수출 비중은 도합 10%에 달하는 데 이들의 수입 수요 위축은 환율 효과 보다 더 크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전반적으로 보아 1조 유로(GDP 10.6%) 자산매입의 CPI 상승률 진작 효과는 0.2~0.8%p(ECB)로 예상된다. `15년에는 0.4%p, `16 0.3%p가 기대되지만 `16 9월 까지 양적완화를 지속해도 물가 목표치(2%) 도달은 다소 힘들 전망이다. GDP 증가율 개선 효과는 0.15~0.6%p(Nomura)로 추정된다.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영국의 QE 규모(GDP 23~24%) 만큼 규모가 확대되더라도 유로존의 협소한 회사채 시장과 은행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감안할 때 유로존의 양적완화 효과는 미·영에 비해서 1/3~1/5 수준에 불과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영국의 QE와 유로존의 QE가 또 다른 점은 유로존의 국별 경제 상황이 동질적이지 않아 QE 영향도 국별로 상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ZEW).

                                    <그림 3> 양적완화 정책의 전달 채널

양적완화의 효과가 여타국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적완화를 전혀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시행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예상을 초과한 QE 규모와 월별 국채 매입 계획량을 정확히 밝힘에 따라 시장의 기대 효과가 제고되고, 물가와 성장에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가별 손실 인식(국별 중앙은행의 매입) 합의를 통해서라도 매입 총 규모를 늘리는 것을 시장은 원하고 있었다. ECB 조치는 여타 유럽 국가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유럽 통화의 약세 및 스위스 프랑·북유럽 안전 통화에 대한 강세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유럽내에서는 자국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이른바 환율전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QE는 초기에 대규모로 실시하고 이후 규모를 줄여가는 테크닉이 필요한데, ECB의 매입 행태(매입 결정에 5일 소요) 감안 시 신속한 시행이 어려울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 경우 기존의 커버드본드, ABS 매입 등에서와 같이 물가 및 경기 부양 효과를 조기에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유가의 하락 기조 또는 하향 안정세 유지는 전년동월대비 물가의 상당한 하락 요인이 되어 QE 효과 확대를 제한할 것이다. 전년동월대비 CPI 상승률에 유가의 기저효과와 유로화 약세 효과 등이 반영되려면 연말은 되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우려시되는 점은 중심국 국채 매입 규모가 절대 수치상 클 수밖에 없는데, 이들 은행들의 對 남유럽 자금 배분 규모가 과거 유로존 성장기(`02~09)에 못 미칠 가능성이다. 과거 유로존 성장 시기에는 중심국에서 남유럽으로 이어지던 자금 배분(Cycling) 효과가 경제 성장에 기여했으나, 최근에는 금융분절화 등으로 당분간 이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현재 발표된 QE 규모가 인플레 목표 달성과 경기 회복에 실패할 경우 향후 2~2.5조 유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원론적 얘기이지만 경기 회복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유동성 증대에 의한 일시적 부양 효과보다는 유로존의 구조적 문제인 노동계약 유연화 부족 개선 및 생산성 향상 방안 마련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노동비용 축소와 해고 및 고용 절차 간소화를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이 단기내 GDP 증대의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QE 효과의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긴축 자제, 은행 신용정책 완화, 통화 절하, 각국 정부와 EU차원의 경기 부양책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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