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12 16:36 (목)
“시대정신은 용기 있는 리더”
“시대정신은 용기 있는 리더”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6.02.13 2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걸 의원 인터뷰> 서민, 乙을 위한 용기 있는 경제정책 실현이 최고의 정치…경제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경제의 구조 건실화, 즉 경제민주화

<더나은 미래 리더① 이종걸 의원 인터뷰>

한국의 John F. Kennedy’.

미국인들은 애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고 사랑한다. 짧지만 세계역사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미국사에서 링컨 대통령은 세계리더로 성장한 ‘통합미국’을 상징한다. 다음으로 ‘미국탄생’의 주역 조지 워싱턴 대통령을 꼽는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은 어느 미국 대통령을 가장 좋아할까? 단연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꼽힌다.

‘용기 있는 대통령’, ‘뉴 프론티어’.

취임사에서 “조국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역설했던 그는 용기와 진취적 정신을 상징한다. 1962년, 미소냉전이 극에 치달았던 쿠바미사일 위기에서 후루시초프 서기장과의 대결은 그의 용기를 가늠하는 역사의 현장으로 손꼽힌다.

3년을 못 채운 짧은 임기였지만 그는 위기에 선 민주당을 구해냈고 소련과의 대결에서 미국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으며 흑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신장에 온힘을 다했다.

그는 국민들에겐 국가에 대한 헌신을 요구했다. 그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가장 힘든 선택, 결단을 이어가며 용기의 리더십을 구현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의 중심에서 수많은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것이 복잡하고 애매하다. 정답이 없다보니 항상 오리무중이다. 수많은 이해의 충돌과 도전, 위기의 심화는 용기 있는 선택과 과감한 실천을 동시에 요구한다.

물론 결과에 대한 책임과 신중함은 정치인 최고의 덕목이다. 그렇지만 리더가 항상 우유부단해선 안 된다. 책임감 못지않게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용기 있는 리더’.

‘더나은 미래포럼’이 3월, 함께한 미래 리더는 JK 이종걸 의원이다.

그는 어느덧 4선의원이다. 책임감이 더욱 강조되는 당의 시니어 정치인이다. 그렇지만 초선의원처럼 여전히 ‘용기’, ‘심지’ 같은 단어들이 더 어울린다.

배우 장자연 사건에선 국내 최대매체와 다툼을 불사했고 3년간의 긴 공방 끝에 승소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날선 대결을 회피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삼성생명공익재단 출연, 삼성생명의 계열사 출자를 문제 삼는 등 국회가 회피해온 거대기업 삼성과의 대결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항상 약자의 편에서 쉽지 않은 결전을 지속해왔다.

그는 항상 예의바르고 깍듯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번듯한 외모에 호감 가는 미소, 그리고 겸손이 몸에 뱄다. 그는 소위 좋은 사람이고 좋은 정치인(Good Politician)이다.

우리에겐 좋은 정치인이 무척 낯설다. 정치인의 이미지가 그만큼 부정적이다. 그러나 좋은 정치인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진정한 리더에게 원하는 항목에서 좋은 심성은 저 뒤로 밀린다. 분명 우리가 정치인에게 원하는 것은 좀 다른 것들이다.

그에겐 남다른 용기와 심지가 있다. 용기 있는 좋은 정치인이다.

이 의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명문가의 자손이다. 한국근대사에서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즈’로 꼽히는 우당 이회영의 손자다. 그의 집안은 미국의 정치명문으로 꼽히는 케네디가와 비교된다. 오히려 고결함에선 한발 앞선다.

서울을 대표하는 부호였던 우당은 가산을 모두 정리, 6형제를 이끌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건너갔다. 그는 신흥무관학교의 산파가 되어 무장항일독립운동의 근간을 다졌으며 독립운동의 출중한 사상가였다. 오성 이항복의 10대손인 우당은 집안 노비를 해방시키는 등 일찌감치 선각자였다. 우당형제가 만주로 이주할 때 만든 자금은 쌀값으로 환산해도 오늘날 돈 약 600억원, 돈의 가치로 계산하면 수천억원에 이른다니 상상하기 힘든 규모다. 주어진 부와 손쉬운 삶을 거부하고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그들 형제들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으며 힘겨운 삶과 곤궁속에 삶을 마감해야했다. 동생 시영은 이승만 대통령시절 부통령을 지냈으나 이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했다.

우당이 임시정부를 반대한 것은 정부라는 형태가 권력투쟁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해방운동에 반할 것이라는 것이었으며 그의 예견은 정확했다. 그는 겸손했으며 지행일치의 사상가였다.

JK는 할아버지의 고결한 삶이 자랑이자 부담이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수권정당으로써 원칙과 능력을 갖춰야한다고 역설한다. 원칙은 뭘까. 민주주의 개혁정당으로써 서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것이다.

JK는 한국의 존 F 케네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주로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서민의 삶이 경제와 직결되어 있고 경제정책은 단순 계량이 아닌 정치와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경제정책의 핵심은 재벌중심의 경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경제, 금융구조의 건실화라고 강조한다.

새정연의 위기는 당의 기반인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실감이 묻어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소리 없이, 생색나지 않게 초지일관했다. 그의 의원실엔 그런 흔적이 역력하다. 남양분유 대리점사태, 대기업 유통업 제한, 영세소상인 보호 등 ‘갑(甲)’이 아닌 ‘을(乙)’을 향한 그의 철학이 드러난 감사패들이 즐비하다. 당의 철학이 잘 드러났다는 평을 받은 을지로위원회에서도 활발했다.

그가 발의한 입법들은 구체적이다. 재벌과 금융사들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한 매우 치밀한 법안들이다.

그의 진보철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동하는 지성이다. 그리고 용기다.

JK와의 인터뷰는 25일 그의 의원실에서 이뤄졌다.

<이코노미21> 많은 역사학자들은 권력투쟁을 마다하고 일생을 무장항일투쟁에 투신한 우당 이회영 선생님을 단연 최고의 항일민족투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족적을 따라 만주를 답사하신적도 있습니다.

▷ 제게 할아버지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민주사회, 자유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자각시켜 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모든 것을 조국의 독립에 바치신 분입니다. 감히 거스를 수 없는 헌신과 경이를 보여주신 분입니다. 손자인 제 입장에서는 삶의 사표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결정의 마지막엔 항상 할아버지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지를 판단하라고 하셨습니다.

할아버지의 항일가족사가 정치입문에 영향을 주셨나요.

▷ 제게 사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분이 바로 할아버지입니다. 온 집안이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모든 것을 잃었는데 남은 것은 가난과 집안에 대한 감시뿐인 현실이었습니다. 고교시절, 유신반대 유인물을 살포한 것이나 사법시험을 본 것도 사회변화에 대한 간절한 갈망 때문입니다. 결국 현실정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정책]

한국경제는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한국경제의 대기업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삼성과 현대, 한국 양대 기업이 흔들리면 한국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은 더욱 힘겨워지고 취업난에도 젊은이들은 대기업만 선호한다.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다지만 서민체감경기는 여전하다. 여기에 소득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수장으로 경기부양정책기조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를 방불케 한다. 부동산 거품을 피한다지만 여론을 완화하며 부동산활성화에 목숨을 걸었다는 평가도 있다. 부동산투자가 많았던 금융권 위기론도 그래서 더욱 힘을 얻는다.

JK는 재벌위주의 경제구조는 경제권력의 정치사회권력화 현상을 가속화시켜 국가적 왜곡구조가 강화된다고 우려한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혁신경제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같은 추상개념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구조 건실화를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으로 꼽는다. ‘乙’을 향한 그의 경제정책은 당론처럼 경제민주화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내용 없는 정책은 그에겐 무의미한 듯하다. 그는 경제구조 개혁과 더불어 정무위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답게 금융개혁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정책들을 쏟아 냈다.

경제정책 초점을 재벌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육성·성장정책으로 바꿔야

한국경제의 위기를 타파할만한 해법이 있을까요.

▷ 쉽지 않습니다. 여야가 많은 정책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진보진영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회적경제와 같은 개념도 아직 구체적 내용이나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거시, 미시경제 이론이나 정책을 넘어서 한국경제가 장기적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선 재벌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육성·성장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한국경제의 왜곡구조는 심각합니다. 삼성과 현대가 두 차례의 세계적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어 국제경쟁력을 구축한 점은 칭찬할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재벌 대기업 편향 경제구조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재벌 대기업에 치우친 경제구조는 중소, 중견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면서 바람직한 상생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0% 이상이고 전체 고용의 88% 이상을 차지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익률 격차가 벌어지면서 재벌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탈출구를 찾으려면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만, 현실은 재벌 대기업위주의 경제구조가 고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매우 위험합니다.

재벌 대기업의 기업 운영은 상하 수직적 특성이 강합니다. 이런 재벌 대기업이 강자로서 존재하는 생태계 안에 있다 보니 공기업마저 성향이 유사해지고 있습니다. 항상 ‘甲’이려 합니다. 한전같은 거대 공기업은 재벌 대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구조적 왜곡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00년 이후 국내 중소 제조기업 중 대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전체 30만여 곳 중 2곳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경제지형에선 중소기업의 성장이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서구처럼 분야별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소, 중견, 대기업간 이동이 활발한 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소상공부를 신설해 현재 각 부처에 분산된 중소기업 정책을 통합·조정하여 중소기업의 산업과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재벌들의 구조적 위기를 많이 강조하십니다.

▷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서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35% 정도 됩니다. 사실상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두 기업의 부진이 현실화되면 한국경제가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과 현대가 한국경제의 전부인 것처럼 되어선 안 됩니다. 최근엔 삼성의 잘못한 점을 질타하면 오히려 더 문제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재벌들의 비정상을 이슈화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전반적으로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혁신기업이 나오기 힘들고 나온다 해도 지금과 같은 재벌 대기업 중심 생태계에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단기처방으로 문제를 키울 것이 아니라 우리경제의 재벌 대기업 중심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하고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의 최저 지분 보유율을 올리고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으로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공정거래법에도 도입해야 합니다. 또한 형해화된 사외이사제도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방안과 재벌 대기업의 총수와 비서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재벌 대기업법’ 제정도 장기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재벌 대기업은 싫지만 공정경쟁으로 성장한 대기업은 좋아합니다. 모든 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꿈을 안고 어려움을 뚫고 나갑니다. 문제는 수많은 창업가와 중소, 중견기업가의 꿈을 무산시키는 재벌과 재벌중심 경제구조입니다.

▲ 2012년 2월 법률소비자연맹이 선정한 공약이행우수상 수상 모습. 사진=뉴시스

▬ 재벌기업의 부실구조가 최근 다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우리는 IMF위기를 겪으며 재벌신화가 무너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한보, 삼미특수강, 진로, 대우 등이 무너졌습니다. 한국경제성장의 주역이라던 재벌체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민낯을 드러낸 것입니다.

방만하고 과다한 차입, 무분별한 다각화, 과잉중복투자와 더불어 최근에는 편법적 부의 증여를 통한 경영권 승계가 새로운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재벌기업 오너일가 3, 4세의 재산증식 문제는 심각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자제들은 저가 주식취득, 일감몰아주기 등의 방식으로 삼성SDS, 제일모직 등 12개 회사에 투자해 배당과 주식 처분으로 얻은 수익이 8조원이 넘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짧은 기간 100배가 넘게 재산을 불리면서 경영권 승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30대 재벌 총수 중 77세 희수이상 고령인 사람은 11명이나 됩니다.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직에 종사하고 있지만 대부분 오너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오너가의 3, 4세들은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상적 승계를 통해 기업을 이어받고 있고 이것은 재벌체제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세일가스, 오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에너지기업들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국제유가가 지난해의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저유가가 세계 경제에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석유업체와 산유국들이 입게 될 직접적인 타격도 크지만 중소 에너지기업의 도산도 우려됩니다.

다만 국제유가의 하락은 석유·나프타 원료 구입 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제품가격 하락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라는 부정적 요인이 공존합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업계의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공급과잉,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수요부진, 경쟁국의 셰일가스·석탄 등 저가원료 투입 확대, 범용제품 위주 성장전략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입니다. EU와 일본의 석유화학업계는 2012년부터 범용부문에서 과감한 철수, 고부가가치 핵심소재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고수익 창출형 산업으로 전환중입니다. 늦었지만 과감한 구조조정이 석유화학업계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꼭 짚어야할 것은 에너지기업과 같은 국가기간산업 분야에서 대기업이 부실화되었을 때 투입되는 공적자금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삼성이 자동차산업에서 손을 떼면서 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되었지만 아직 2조원이상이 회수되고 있지 못합니다. 삼성전자는 엄청난 흑자를 올리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국내 재벌기업은 분야별 기업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총수나 기조실을 통해 한 기업의 부서처럼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들이 부실화되고 국가적으로 중요해지면 공적자금, 즉 국민의 세금이 투입됩니다. 그간 많은 특혜를 받아 성장하면서 총수 일가나 계열사 등에게 이익을 배분해 자산을 늘려주었음에도 위기가 터지면 재벌기업의 자구 노력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현재 국내법으론 이를 해결할 방법이 쉽지 않습니다. 지배구조와 평상시 관행 등을 근거로 같은 기업군으로 인정하고 기업개선의 책임을 지우도록 해야 합니다. 최소한 부실기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만큼은 자구노력을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산업구조, 경제구조 건실화를 많이 강조하십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구조개선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데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 재벌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또 다른 재벌을 만들어선 안 됩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비공개 가족기업이나, 가족기업 상속에 대한 혜택 등을 통해 특성화된 가족 중소기업이 세대를 이어가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국내 재벌 대기업 편중구조, 예를 들면 2012년 기준 삼성그룹의 GDP비중이 무려 25.4%나 됩니다. 재벌기업의 경제력집중이 경쟁력제고가 아니라 지배력을 남용하거나 중소기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선 안됩니다. 이를 위해 재벌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은 막아야합니다. 연구비가 많이 들어가는 첨단 기술분야라도 기술이 일반화되면 중소기업으로 이관하고 많은 자본이 투자되는 신사업분야는 대기업이 먼저 진입해 시장을 개척한 뒤 중소기업에 이양하는 진정한 트리클 다운 방식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중소, 중견기업도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경쟁력은 단지 다른 중소, 중견기업보다 나은 수준의 도토리 키재기가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기업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 즉 히든 챔피언이 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와 공정거래 질서 확립의 조치를 꾸준히 펼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산업에서 이러한 정책에 순응해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안주하는 경향도 있어 안타깝습니다.

재벌의 유통분야 진출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재벌계 대형마트, 편의점, 양판점 등이 골목상권마저 장악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재래시장 중심의 유통분야에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대야합니다. 삼성과 LG의 MRO가 문제가 된 것처럼 재벌이 이런 식으로 유통을 장악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말씀드린 것처럼 건실한 경제구조 개선이 핵심입니다만 단기적으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과 기업의 인력공유 지원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정책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대학과 기업의 인력공유를 지원하는 방법도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시행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우리에게도 좋은 정책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대학 연구소에 연구직원을 대거 고용하고 인력운영을 기업과 공유합니다. 대학연구소 직원은 학교에서 약 100만원정도를 지급하고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정도를 지급합니다. 학교에서 지급하는 돈을 국가가 지원합니다. 만명기준으로 연간 약 1,200억 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10만명이면 1조원 이상이 들어갑니다. 이 연구소 직원들은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학교의 연구결과를 산업화하는데 집중합니다. 국가에서 대학연구와 연구의 산업화를 위해서 많은 돈을 집행하고 있는데 형식에만 치우쳐 성과를 제대로 내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대학연구를 산업화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센티브시스템을 갖추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기업들은 적은 돈으로 고급인력을 고용할 수 있고, 연구원은 대학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자부심을 지닐 수 있습니다. 일자리창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학교와 중소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방 출자·출연기관의 청년의무고용 3%를 실현하고 향후 5%까지 확대하는 한편 정부, 기업 등이 출연해 청년창업지원 펀드를 조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 외에 사회 전체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현행 중소·중견기업의 고용유지, 고용늘리기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상시 업무 정규직 채용 원칙 확립,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적용,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등을 통해 고용차별을 해소해 비정규직의 규모를 축소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잡 세어링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아야 합니다.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2012년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투자 수준은 GDP대비 9.3%로 2009년 OECD 평균 22.1%에 비해 매우 미흡한 수준입니다. 전체 취업자 대비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비중은 2011년 16.4%로 동년 대비 일본의 18.6%, 독일 23.5%, 영국 26.9%, 미국 28.1%에 비해 낮습니다. 정부 재정을 사회복지 분야에 투입했을 때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다는 실증 연구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따라서 사회서비스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 고용창출은 물론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고 고령화와 소득 양극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대학들도 교육부의 구조조정요구와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서울대 법인화문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가와 독립된 법인형 조직으로 전환해 인사, 조직, 재정 등의 측면에서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었지만, 제가 이야기해보니 이를 추진하던 서울대 교수들도 법인화가 무조건 좋다고 확신하는 것 같진 않았습니다. 독일을 방문했을 때 독일 교수들은 우리의 국립대학 법인화 조치를 이해하기 힘들어합니다. 우리나라는 사립대학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대학을 법인화하면 또 다른 사립대학이 생기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엔 국립대학이 많기 때문에 법인화를 하면 대학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냥 무조건 국립대학 법인화가 자율성,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과도한 대학 숫자, 출생률 저하, 인구 고령화, 인생 2모작을 위한 새로운 경력 개발 등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대학과 사회가 미래를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대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고령화와 인생 2모작을 위한 새로운 경력을 염두에 둔 중장년층을 학생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정연의 정강엔 경제민주화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 헌법 제119조에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지만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경제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와 일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평등의 균형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경제 민주화입니다.

경제 민주화의 정책에는 재벌의 소유구조와 관련된 지배구조의 민주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행위의 불공정성을 시정하는 경제행위의 민주화가 있습니다. 약탈적 대출과 불완전 상품 판매, 고리대금 퇴출과 같은 금융의 민주화가 있습니다. 여기에 비정규직 등 차별의 해소와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게 할 수 있는 임금 구조를 만드는 노동의 민주화가 매우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표가 추진하는 포용적 성장의 내용 즉 소득 주도 성장, 신산업전략, 일자리 복지도 핵심은 경제 민주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권에선 경제민주화와 함께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장합니다. 최저임금제도 핫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 포용적 성장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늘어나 성장을 주도하고 일자리를 늘리자는 것입니다. 최경환 부총리마저 나서 경제회생을 위해 7% 이상 최저임금을 인상하자고 나섰습니다. 최저임금에 대해 민주노총이 1만원, 정의당은 시중노임단가를 적용 8019원, 우리당은 노동자평균임금의 50%인 6360원을 제안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스웨덴, 덴마크 등의 예에서 보듯이 노사정이 합의를 도출해내고 서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필요할 경우엔 결단도 필요합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처럼 과감하게 추진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는 3년전 행정명령에 의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0불 이상으로 일방적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를 거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최저임금 연 1만5천불로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공화당의원 당신들부터 당신의 가족을 부양해 봐라”라고 직격탄을 날리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소득양극화 문제도 심각합니다. 중산층 가구는 2011년 기준으로 약 64% 정도 됩니다. 이는 1990년과 비교하면 약 10%P 감소했습니다. 반면 고소득층의 비중은 거의 2배, 저소득층의 비중은 약 3% 증가했습니다. 유럽이 소득 양극화문제를 잘 조율해내는 것에 비하면 문제가 많습니다.

소득불균형에 대해선 세계적인 관심과 문제제기가 많습니다. 국제노동기구뿐만이 아니라 국제통화기금도 부유층에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은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 성장도 가로막는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의 보고서나 2월 개최된 ‘G20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공동선언문’도 소득불균형문제가 경제문제를 악화시키는 핵심이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 통해 점진적으로 가계소득을 높여 가계부채 축소해야

부동산정책이 계속 표류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활성화가 경제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물론 반대의견도 많습니다.

▷ 부동산 침체와 더불어 국내 건설업은 분명 침체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의 비중은 토건제국으로 불리는 일본보다도 다소 높은 상태입니다. 건설업에 대한 경기 의존을 낮춰야합니다. 부동산 활성화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맞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핵가족화, 소가족화, 일인가구의 증대, 전월세의 증가 등에 맞게 접근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에서 고려해야 할 더 중요한 것은 가계부채입니다. 최근 가계 빚 연착륙 대책의 일환으로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 나흘만에 연간 한도 20조원이 소진되었습니다. 11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입니다.

작년 8월 LTV, DTI 합리화 그리고 작년부터 세 번에 걸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의 양적 규모가 예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상환능력이 양호한 상위소득자가 전체 가계부채의 약 70%를 보유하고,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큰 점, 연체율과 LTV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이고,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우리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 가계 소득이 정체되거나 감소될 경우 가계부채는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에 단기적 해결책은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소득 주도 성장을 통해 점진적으로 가계소득을 높여 가계부채를 축소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개인의 실직, 질병, 사고 등으로 소득이 단절되었을 때 금융기관이 상담을 통해 이자지급 유예, 추가 대출 등 대출자가 장기적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현재 금융기관은 연체만 되면 연체이자를 붙여 상환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일정 기간 지나면 대출자를 과다채무자로 만들어 대출자의 소득 창출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금융산업 위기론이 거셉니다. 한국금융이 여전히 경제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 우리나라 금융제도는 일본-독일과 유사한 은행중심체제에서 IMF이후 미국과 같은 시장중심체제로 바뀌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제도는 딱히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은 정부정책, 혹은 재벌을 위해 존재했을뿐 금융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금융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켜지고 있는 것이 바로 금산분리 정확히 말하면 은산분리 하나뿐이며, 이조차 인터넷은행 도입을 통해 흔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이 조금이라도 후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몇 개의 금융관련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제도에서 재벌의 영향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해 대주주 등과의 거래제한 조항과 금융계열사간의 거래시 금지행위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목적사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년 갹출하는 자금을 금지시켰습니다. 또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해 국제적 기준과 금융권 일반의 기준에 맞는 자산운용비율에 따라 초과 보유한 주식을 5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처분하도록 하였습니다. 삼성생명의 경우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산운용 상한인 총자산의 3%는 대략 4.7조원에 불과한데, 계열회사 주식보유액의 대차대조표 가액은 19.1조원에 달합니다.

금융선진화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가 중요하다고 역설하시고 계십니다. 관련 입법발의도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2014년도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44개 국가 중에서 은행건전성 122위, 금융시장 성숙도 80위입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인데 금융시장 성숙도는 아프리카의 말라위나 우간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이후 지속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키코, 2011년 저축은행사태, 2013년 동양사태, 2014년 개인정보유출사건, 그리고 가계부채가 현재형으로 진행 중입니다.

금융감독보다 산업정책을 우선시했고, 소비자보호보다 건전성감독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감독은 금융소비자보호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금융소비자보호가 2011년 세계정상회의 의제로 채택됐습니다. G20과 OECD는 금융분야의 신뢰와 확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금융소비자보호라는 두 축으로 금융산업을 재구축하도록 회원국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기구의 문제점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금융소비자 보호 및 금융상품 판매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또한 금융사기의 책임을 소비자와 금융사가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금융사의 자율적 금융보안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 보험보장에 대해서도 보험사들과 날선 공방을 하셨는데요.

▷ 현행법에 따르면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고용한 손해사정사에게 손해사정업무를 위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에 고용된 손해사정사에게 손해사정업무를 몰아줌으로써 보험계약자들은 보험보장이 보험사에 유리하게 산정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사를 상대로 한 민원 중에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관한 민원이 가장 많은 이유입니다.

이번 법안에선 계약자가 별도로 손해사정사를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하게 하고, 보험사가 손해사정을 하는 경우 자기 손해사정업무의 비율을 50% 미만으로 제한하였고,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업자에 대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번 법안 발의로 보험계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손해사정업자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보험금 산정 및 지급에 관한 민원이 획기적으로 감소함과 동시에 손해사정업자들에 대한 불공정행위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복지정책]

복지정책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핵심정책이다.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은 노인연금 등에서 후퇴하면서 결국 공약(空約)에 불과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무상보육, 무상급식문제도 지자체, 교육청, 정당, 정부, 지자체 사이에 날선 논쟁이 무성하다.

복지정책이 이제 정책어젠다에서 상위로 올라서야하는 것 아닙니까? 최근 당내에서도 증세이슈를 통해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 증세가 불가피한 면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증세는 저항이 심각합니다. 우리당은 노무현 정부 말기 종합부동산세 이슈로 곤혹을 치룬 바 있습니다. 당의 트라우마입니다. 당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을 넘어 그만큼 증세는 여론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증세에 앞서 국민들에게 정부와 정치권이 다양한 노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즉 여러 경로의 복지재원마련 대책이 수반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미래를 위한 단계적 증세를 호소해야합니다. 이를테면 유류세 같은 경우엔 연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유류세는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합니다. 다만 일시적으론 복지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유류세는 약 28조 원이 넘습니다. 유류세는 목적세로 대부분이 도로, 철도, 항만, 공항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에 쓰여집니다. 사회간접자본은 물적 시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이 우리에게는 핵심 산업이자 사회간접자본입니다. 복지정책에 유류세를 투입한다면 더 나은 국민의 경제적 사회적 삶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자, 대기업 관련세금도 보다 전향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세금조율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재원을 마련하고 재원이 새는 곳을 막으면 복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복지정책이 사회구조개선의 킹핀(King Pin)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노후가 보장되면 ‘돈’이라는 가치에 모든 가치가 매몰되는 현상도 줄어들 것이라는 겁니다.

복지는 그야말로 사회안전망입니다. 국민들의 벤처정신을 높입니다. 노후가 보장되어있으니 젊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더 하려고 할 겁니다. 교육 과열현상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선진국형 구조개편으로 가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지정책은 분명 최고의 우선순위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재원마련 문제 때문에 자꾸 파퓰리즘으로 몰리는데 이는 정면으로 돌파해야 합니다. ‘복지는 성장을 위한 투자다’라는 식, 즉 효율성이라는 경제논리로 치장을 하곤 합니다. 파퓰리즘으로 몰리다 보니 그런 겁니다.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복지는 경제발전에 따라 가장 우선해야하는 핵심정책입니다. 당당하게 주장해야합니다.

[정치/국제정치경제]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한민국 역대 야당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3대 정권세습과 북핵개발은 야당의 입지를 약화시킨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개혁진영의 입장은 애매하다. 통일세력이라는 개혁적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통일이라는 민족과제를 포기할 순 없다. 여당은 여전히 야당을 종북으로 몰고 있다.

새정연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의 지지기반인 서민들에게서조차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의 지지기반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서민정당으로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 대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습니다. 을지로위원회 같은 활동이 대표적입니다. 영세상인, 청소부, 경비원, 요양보호사, 경력단절여성, 외국계이주민, 농민, 실업자, 기간근로자 등 우리의 힘이 필요한 사회적 경제적 약자가 소득이 늘고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정착시켜야 합니다. 서민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는 정당이 되면 자연스럽게 서민으로부터 지지기반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3대 정권 세습과 김정은정권에 대한 생각은?

▷ 북한 김일성 주석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주석이나 특히 3대 세습된 김정은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김일성 주석의 경우도 과거경력에 대한 논쟁과 관계없이 독재로 인한 북한주민들의 폐해는 컸고 이에 대한 입장은 명백합니다. 또한 김정일 2대 세습도 심각한데 3대 세습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다만 정권 정당성과 관계없이 북한을 대표하는 실체이고 유엔에 가입한 국가이기 때문에 외교와 통일 측면에서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 대한 입장은 현재 야당이 여론에서 여권에게 밀리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평가됩니다. 애매하다는 겁니다. 여권은 툭하면 “북한과 야당의 주장이 똑같다”고 몰아붙입니다.

▷ 여야, 보수 진보를 떠나 국민의 대다수가 통일을 기원합니다. 독일이 통일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과 협의가 필요했습니까. 북한 눈치보기가 아니라 북한을 민족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력하는 것이 통일을 기원하는 세력으로서 개혁진영의 일관된 생각입니다. 새누리당처럼 서로 상대방을 향해 비난만 하면 통일은 물론 대화조차 쉽지 않습니다. 비록 손해보고 답답해 보일지라도 통일을 향한 진정한 마음을 보여주고 협의와 협력을 계속해야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봅니다. 독일에 가보면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은 통일독일을 기반으로 기민당이 오랜 기간 집권하고 있고 메르켈총리의 인기도 높습니다. 그렇지만 통독의 업적은 사민당의 오랜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민당은 우리처럼 그렇게 오랫동안 독일 통일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정작 그 결실은 기민당이 거두지 않았습니까. 억울해 할 수도 있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우리는 통일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계속 노력할 겁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됐습니다.

▷ 사실 사드는 북한 군사도발에 대한 우리군의 방어문제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군사정책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게 우리의 문제인 듯 취급해서 격론을 펼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외교정책 특성상 모든 사안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점도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미중관계를 유심히 살펴보면 나름 어려운 문제도 머리를 맞대고 잘 풀어내기도 합니다. 우리도 오랜 우방과 경제교역 1위국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미국과 중국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고 봅니다.

FTA물결이 엄청납니다. 한미 FTA에 이어 한-EU FTA, 한-중 FTA, 한-뉴질랜드 FTA도 타결되었습니다. 졸속타결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 한미 FTA는 한국경제에 아직 큰 변화를 주고 있지 못합니다. 물론 한미 FTA는 우리 당이 시작했지만 그 내용엔 우리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법률관련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또한 한미 FTA에도 불구하고 작년 우리나라 세탁기와 철강제품 등에 대해 반덤핑 상계관세를 매긴 것처럼 불공정 무역보복 등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습니다. 개성공단 제품도 아직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EU와의 FTA는 결과가 별로 좋지 못합니다. 수입만 많이 늘어났습니다. 미국과는 그래도 대미무역수지 흑자와 투자 증가 등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한중 FTA는 정말 졸속진행이라는 비난이 마땅합니다. 목록도 없는 1100여쪽이나 되는 영문본만 홈페이지에 공개하다가 3월 25일이 되어 협정문 국문본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국민 의견을 받는 기간도 20일에 불과합니다.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경, 노동, 식품안전에 대한 내용도 부실한 상태입니다.

한미 FTA 협상 때 협정문 오역 파문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세밀하게 검토하여 국익을 높이고 수혜자와 피해자 사이의 공평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종걸 의원 프로필

 

이종걸 의원은 1957년 안양에서 우당 이회영선생의 손자로 태어났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8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이어 94년 16대 국회선거에 출마, 안양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후 내리 4선에 성공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기획간사를 역임했으며 30대 농구협회회장, 아시아농구협회 부회장등을 지냈다. 국회에서는 과기정통위, 정무위활동을 주로 해왔으며 원내부총무, 최고위원 등을 지내면서 왕성한 입법활동을 벌이고 있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433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