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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만의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천만의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6.02.13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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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클럽코리아, 영종도내에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 진행 중…‘끼리끼리’ 문화는 이해하기 힘들고 반드시 고쳐나가야 할 문제

인터뷰 - 데이비드 무어 (David Moore)

인천 송도 개발의 산 증인 데이비드 무어(David Moore. 60). 그는 파란 눈을 가진 전형적인 영국신사다.

그는 국내 최대의 PM(Project Management) 기업으로 성장한 한미파슨스(현 한미글로벌)의 창립부터 참여, 초기 송도 개발부터 인연을 맺었다.

한국과의 인연은 한국인과 결혼까지 이어졌고 2자녀를 두고 송도에서 거주하고 있다.

초기 송도개발을 주도한 게일사의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된 뒤 인천시의 ㈜미단시티 사장을 거쳐 현재는 영국계 기업인 웨인글로우파트너스의 총괄부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의 검단 I-City 투자발표 등 인천시의 개발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송도의 미래를 설계중인 데이비드부사장을 만났다.

그의 이름을 따 그의 한국인 아내가 경영하는 레스토랑 ‘What’s David’s’는 송도에서 꽤나 유명한 맛집이다. 송도의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에서 3월 10일 인터뷰가 진행됐다.

Q.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좋네요. 먼저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A. 안녕하세요. 어제까진 추웠는데, 이제 봄인가 봅니다. 매주 베어스타운에 스키를 타러 갔는데, 이젠 더 이상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2004년 저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을 했습니다. 아주 사랑스럽고 강한 여성입니다. 그리고 두 남자 아이의 엄마죠. 큰아들의 이름은 토비이고, 한국 나이로 11살입니다. 둘째는 한국나이로 9살, 이름은 토미입니다. 둘 다 모두 집에서 가까운 캐나다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와 아빠 앞에서는 영어를 쓰지만, 둘 사이의 대화와 엄마와의 대화는 한국어로 합니다. 두 형제에겐 한국어가 더 편한 것 같습니다.

Q.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된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셨으면 합니다.

A. 1995년 12월,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저는 런던에 있던 보스와 큰 다툼이 있었고 두 가지의 선택이 주어졌죠. 하나는 아프리카 가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과 한국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삼성과 파트너가 되어 건설기술과 품질 향상에 대한 일을 하였습니다. 1년 뒤에 삼성과 함께 한미CTN 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고, 그 회사가 한미파슨스 지금의 한미글로벌이 되었습니다. 저는 8년간 한미파슨스에서 일을 했고, 이후에 게일사로부터 개발 총괄 부사장 제의를 받게 되어 회사를 옮겼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송도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Q. 게일사는 송도 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기업으로 압니다. 송도와 게일사와의 인연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게일사는 당시 송도 개발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흥분했습니다. 백지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것 또한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2004년 5월 게일과 함께 일을 시작하였고, 그때부터 송도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게일의 성공에 대해서 여러가지 루머 혹은 이야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한 게일이 송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해 할 만큼, 혹은 루머처럼 큰 수익을 낸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다시 송도의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금 관리 부분은 포스코가 담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게일이 독단적으로 수익을 독차지 하거나 그럴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게일에 대한 많은 오해와 루머에 대해서는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게일이라는 회사가 송도 개발에 참여 했기에, 송도가 한국의 대부분의 도시 이상의 도시계획과 설계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합니다.

Q. 당신은 송도의 성공적인 국제학교로 손꼽히는 ‘채드윅스쿨’의 건립에도 관여하셨고, 이사회에서도 일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한국의 국제학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큰 아들 토비가 유치원부터 3년간 채드윅을 다녔고, 당시에 이사회에 관여를 했었습니다. 채드윅은 시설면에서 최고입니다. 제가 본 학교들 중 최고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채드윅이 초기에 목표로 한 부분이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총 학생수의 30%가 한국학생, 나머지 70%가 외국인 학생 비율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현실은 겨우 10%만이 외국인학생이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학생들도 채워졌습니다. 이유는 재정문제 때문입니다.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 수를 유지해야만 했고, 외국 학생의 수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문제는 한국의 모든 국제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채드윅은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송도의 경우에는 외국인 인구가 늘어 나면서 이런 문제는 점차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로, 송도에 GCF가 유치 되면서 30~40명의 외국인이 새로 이주를 했고, 더 늘어 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은행이 부지를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 대학 단지가 계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미 유타대학, 조지메이슨대학, 서든뉴욕대학, 벨기에 대학인 게인즈대학등이 오픈하거나 준비 중입니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이 늘어 갈 것이고, 송도내 국제학교들의 이슈가 되었던 한국인 학생들의 비율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학교의 대부분은 한국의 일반 학교들보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들 학교는 한국 교육의 장점을 수용하고 변화하여 한국내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내의 국제학교들에 대해 많은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점에 대한 많은 지적도 있지만, 저는 좀 더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된다면 문제점보다는 장점이 더욱 크리라 생각되며, 그렇게 발전되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 데이비드 무어 (David Moore)와 가족들 모습

Q. 외국인으로서, 한국인들과 함께 일을 해 나가는 것에 대한 의견을 부탁 드립니다.

A. 사실 외국인인 저에게 특별하게 한국인들과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어렵다거나 불편한 점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매우 친절하고 열심히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언어는 가장 큰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언어 문제가 일을 해 나가는 데에 큰 문제로 발생되거나, 그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의 기업 안에는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지연, 학연 같은 자신들끼리의 ‘끼리 문화’입니다. 같은 인연을 갖은 이들끼리 더 많은 기회와 도움을 주고, 서로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가 오히려 제겐 큰 충격이었고, 정말 이해하기 힘든 문화였습니다. 이러한 것들 것 오히려 매우 열심히 일하는 이들에게 장애가 되고, 발전을 어렵게 하는 이유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외국인 관리자로서, 장기적으로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부분은 이해를 합니다. 그들에겐 외국인 관리자 혹은 동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지 않고 어느 정도 활용 가치를 얻고 나면, 외국인보다는 그들에게 익숙한 동료 혹은 같은 한국인을 필요로 하겠죠.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합니다. 오히려 한국 정부와 함께 일을 해 나간다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외국기업에게 때로는 투자 등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송도에 외국인 투자가 더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송도의 토지 가격은 외국인이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 너무 비쌉니다. 이런 비싼 토지 가격을 지불하고, 송도에서 수익 구조를 짤 수 있을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부가 나서서 보다 유연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담당 관련 공무원이 왜 이렇게 자주 바뀌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책임지기를 원치 않으며, 자신들이 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짧은 시간만 대충하고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그러니 서로와 협조 체계를 유지하기도 힘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기가 너무도 힘든 환경입니다.

Q. 현재 하시고 계시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저는 현재 웨인그로우(Weingrow)라는 기업의 총괄부사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영국계 투자 회사이며, 한국의 투자를 위해 얼마 전 한국내에 ‘수퍼클럽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본격적으로 한국내의 투자 개발에 참여 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현재 영종도내에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 개발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슈퍼카를 위한 트랙을 만들고 이와 연계된 대단위 리조트 개발입니다. 영암의 F1 사업의 경우에는 지역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성공적이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이곳 영종도는 슈퍼카 혹은 F1의 경기 트랙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며,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조만간 저희가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편, 저는 한국의 중소기업인 ‘시스템앤솔루션’이란 기업의 자문역할도 하고 있고,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필립슨사의 넬슨(한국명 손인식)대표와 한국내의 여러 개발 사업 관련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저와 제 가족이 평생을 살아 갈 곳입니다. 이곳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가기를 희망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는 제 아내가 경영하고 있는 ‘홧츠데이비드’의 직원입니다.

Q. 마지막으로 송도 혹은 인천 전체 개발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인천은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세계적인 공항이 있고, 훌륭한 항구도 있습니다. 영종도의 경우, 제주도처럼 비자 면제구역으로 지정이 된다면,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을 하고 그들의 주머니를 열게 될 것입니다. 카지노 사업의 경우, 철저하게 정부 관리하에 둔다면, 카지노 사업권을 확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로 싱가폴의 경우는 매우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카지노 사업의 유치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카지노 사업 유치를 통해 이와 연계된 리조트 개발 및 관광 인프라 개발도 함께 이루어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인천이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오픈된 시각, 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빨리, 빨리’라는 생각으로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합니다. 이런 점이 오히려 송도, 영종도, 인천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 개발은 정말 장기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송도, 영종도, 인천 개발의 모델이 두바이나 싱가폴, 홍콩이 아니라, 스스로의 독자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위의 도시들과 인천은 다른 환경입니다. 인천만의 새로운 도시 모델을 찾아 내고, 그 방향으로 철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8 city 프로젝트처럼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보다는 조금 작더라도 새롭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프로젝트들을 여러 개 진행하는 것이 더욱 현실성이 있고,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오래 걸릴 수 있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해야 세계적인 도시, 세계적인 인천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송도는 10년된 도시입니다. 10년된 도시가 이렇게 멋지게 발전을 했습니다. 저는 송도, 인천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을 하며, 더욱 훌륭한 미래를 위해, 정부 그리고 시민 모두가 협조하고 토론하고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보다 자유롭고 국제화된 인천을 그리고 있습니다.

▲ 데이비드 무어가 인천 송도 센트런 파크에서 경영 주인 퓨전 레스토랑

데이빗 무어(David Moore) 프로필

현재 글로벌 투자회사인 웨인글로우 파트너스(Weingrow Partners:www.weingrow)의 총괄부사장(EVP)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무어부사장은 지난 20여년전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고 인천 송도에서 살아온 영국 비즈니스맨이다.

그는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Westminster University)를 졸업하고, 1982년 런던 경영 대학원(London School of Business Studies)을 마친 뒤 영국의 유명 건설회사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이후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PM(프로젝트매니지먼트) 기업중의 하나로 꼽히는 ‘한미글로벌’의 전신인 ‘한미파슨스’의 EVP(총괄부사장)으로 발탁돼 한국과의 첫 인연을 시작했다.

한미파슨스는 한국과 미국의 합작 PM회사로써 한국 건설분야의 기술혁신과 선진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어 1996년부터 2003년 한미파슨스를 떠날 때까지 100여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했으며 한미파슨스가 250명의 직원을 둔 국내 최대의 PM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일조를 했다.

이후, 그는 2004년, ‘게일 인터내셔널(Gale International)’로 자리를 옮겼다. 게일 인터내셔날은 총 40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 송도신도시 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

그는 2011년까지 7년간 게일과 함께 송도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설계자로써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2012년엔 1년간 인천시 산하 ㈜미단시티의 외국인 첫 사장으로 취임하여 미단시티의 시저스 카지노 유치 등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그는 한국인 아내와 함께 송도 센트럴파크 앞에서 퓨젼 레스토랑인 ‘홧즈 데이비스’(What’s David’s)를 경영하고 있으며, 인천외국인자문위원회와 채드윅 국제학교의 학부모자문위원회의 멤버로써 활동하고 있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433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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