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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삶을 영위하는 요양보호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고 싶다"국민 건강과 서비스의 질 향상 위해선 요양보호사들의 자긍심 회복과 사기진작을 위한 사회적 노력 필요해
신성은 선임기자  |  media@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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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0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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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요양보호사협회 김영달 회장>

2주일여 만에 만난 그의 얼굴이 몰라보게 핼쑥했다.

붉게 피어오른 얼굴의 열꽃이 그가 단단히 아팠음을 느끼게 했다.

“몇년째입니까” 묻는 나에게 그는 힘겨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가락 4개를 집어 보였다. “그러니까.. 벌써 4년째군요”.

김영달 한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49).

그는 대구에 산다. 그런데 일주일에 5일은 서울에 머문다. 서울역 인근 협회사무실에 마련된 쪽방에서 머물고 있다. 젊은 나이도 아닌데 참 대단하다 싶었다. 그렇지만 “체력하난 자신 있습니다”고 너스레를 떨던 그도 결국 감기몸살에 심한 홍역을 앓고 있었다.

더 견디기 힘들어보였다. 그런데도 그는 “이까진 것 아무것도 아닙니다”며 당차게 말을 이어갔다.

“이제 얼마 안남았습니다”.

그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요양보호사들의 숙원사업인 협회의 사단법인화다.

국내 요양보호사인구는 약 130만명. 이중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인구는 약 28만명으로 평가된다. 엄청난 숫자다. 대략 국내 인구 150명중 한명은 요양보호사란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나이가 많다. 일도 쉽지 않다. 험한 편이다. 물론 보람찬 일이다.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직종이다.

그렇지만 자격증 소지자중 30%미만의 사람들만 업무를 하는 것은 그만큼 노동강도에 비해 수입이 적기 때문이다. 수입만 적은 것이 아니다. 업무 강도도 높다.

그런데 이들을 대변할 대표기구가 없다. 없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있다. 다만 정부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한국요양보호사협회다. 협회는 보건복지부의 권유에 따라 난립한 요양보호사 협회들을 통합해 만든 통합 기구다. 다른 하나는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다.

보건복지부는 산하 사단법인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이들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둘은 서로 통합을 위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한국요양호사협회는 통합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반면 중앙회는 단독 입성을 원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4월말 국회 세미나실에서 요양보호사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세미나는 무척 성황이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김춘진 국회보건복지위 위원장 등 국회요직의 의원들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등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세미나실은 요양보호사들로 가득 메워졌다. 많은 관심의 반영이다.

여러 기구들의 통합체인 대한요양보호사협회 회장직을 맡은 지 벌써 4년. 그는 젊은이들조차 하기 힘든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경북 영덕군 병곡면 영리, 아주 작은 시골 소농에서 태어났다. 식구가 많았다. 2남 4녀 가운데 다섯째 아들.

소농이었지만 그의 부모님이 성실하게 살아온 탓에 그리 어려움은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대학강단을 꿈꿨다. 40살이 넘도록 공부에만 전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의에 전념하던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빈곤으로 생활전선에 내몰려졌다.

갑작스런 생활고에 그는 대리운전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사람들의 눈초리가 무섭고 부끄러워 너무 힘겨웠다고 회상했다. 무려 3년이나 대리운전을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게 된다.

“처음으로 ‘사람’ 냄새를 맡게 되었고 우리 사회의 낮고 어두운데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체험하게 되었지요. 성공위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오던 저 자신의 삶이 정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뭐랄까요.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삶에 치여서 꿈과는 거리가 있는 삶을 영위합니다. 그렇지만 무척 가치있는 삶입니다. 그게 사람들의 일상이니까요."

그러던 중 그는 한 지인을 통해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행복한 가정폭력상담소”를 설치, 운영하면서 사회복지사의 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부부의 갈등문제나 가정의 문제를 무상으로 상담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고 사회복지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지요.”

그는 시회복지인으로서 활동하면서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엔 노인들을 위한 사단법인 달구벌복지회 안심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을 통해 경험을 넓혔다.

우리나라엔 꽤나 잘 다듬어졌다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있다. 물론 운영에선 이런 저런 폐해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지만 제도만큼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사회보험제도로써 지난 2008년 7월1일에 도입되었다.

“시행초기엔 준비부족으로 제도, 정책, 운영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독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되고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정부, 시설, 기관 등의 역할도 있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묵묵히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의 수고의 결과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가 사회복지사에서 노인센터로 그리고 다시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이 제도를 통해 2015년 3월 현재, 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대상자의 수가 433,346명이나 된다. 그리고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노인복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 노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바로 요양보호사다.

요양보호사란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노인요양 및 재가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을 가리킨다.

정부는 장기요양보험 시행을 위한 노인복지법상 인력으로 능력과 지식수준을 강화하기 위하여 요양보호사국가자격제도를 신설하였으며 2010년도부터 국가고시로 제도화했다. 교육은 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진행한다.

2015년 현재까지 약 128만명의 요양보호사가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약 28만명에 이르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되고 짧은 기간임에도 오늘 국민적 ‘효’ 보험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의 헌신적인 수고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열악한 환경이고 사회적 우선순위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그 수고가 저평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 건강과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선 요양보호사들의 자긍심 회복과 사기진작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의 얼굴에 다시 의지의 상기된 표정이 되살아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우선 요양보호사들의 자긍심이다. 자존심이다. 힘겨운 현장에서 복지의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사회적으로 존경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본인들조차 자존심을 내세우기엔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요양보호사는 시설인 경우 2.5명당 1명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시설 설치 기준의 인력기준이며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요양보호사가 돌보는 대상자는 적개는 7~8명에서 20명까지 이릅니다. 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고 이로 인해 요양보호사로서의 자괴감 상실, 직업성질병 증가, 안전사고 및 기타 사고의 위험성 증가, 스트레스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처우 특히 소득구조도 매우 취약하다.

“요양보호사 급여는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시설의 급여형태는 평균 120~130만원이며, 급여지급 기준은 포괄적 급여로 근로시간 월 209시간☓최저임금으로 하고, 추가로 연장수당, 야간수당 등으로 추가 산정되어 지급되고 있습니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4시간 근무하면 30분의 휴게 시간, 12시간 근무일 경우 1시간 30분을 휴게시간으로 잡고 나머지 시간은 야간수당으로 평가, 시급에 50%를 지급해야 하나 근로기준에 맞는 급여지급을 할 수 있는 수가 부족으로 인해 휴게시간을 길게 잡고 노동시간으로 설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이로 인해 요양보호사가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음에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라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처우 및 근로 환경 개선, 권익 향상 위해 협회 만들어

재가장기요양기관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정확하다. 즉 근무한 시간만큼의 급여가 발생한다. 이는 서비스제공시간만 수가가 적용되고 급여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따라서 급여액은 시급으로 결정되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시간외 수당이나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포함하여 지역, 기관마다 다르게 지급되고 있다.

재가장기요양기관 근무 형태는 대상자의 요청시간에 맞추는 것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은 3시간, 3.5시간이 주류고 4시간이나 2.5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한명의 대상자에게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한 달에 60시간에서 80시간 정도이며 두 가정을 방문할 경우에는 근무 시간이 배가 된다.

재가기관의 급여는 현재 시급으로 평균 6500원정도 받고 있다. 상여금, 식대 등 부가급여가 없다.

특히 재가 시설의 고용불안은 심각한 현실이다.

“요양시설과 달리 대상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관련법이 대상자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는 대상자로부터 업무 외의 일의 강요를 거절 할 경우 오랜 일을 해 온 요양보호사가 예고 없이 근로가 종료되면서 생계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고용 불안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정신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노인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낮은 사회적 인식을 개선시키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나아가 근로 환경을 개선, 권익을 향상시킴으로써 스스로가 자긍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가 협회를 만든 이유다. 사회 특히 노인복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직 요양보호사가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이직을 원하는 직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라는 것이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외치며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상류층보다 실체적으론 다소 불우한 환경의 여성들의 직종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성 또한 무척 필요한 직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 즉 협회가 필요하며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위해 한국요양보호사협회가 탄생했다. 그는 2011년 난립되어 있던 관련 협회를 하나로 통합을 하라는 보건복지부의 권유에 따라 2011년 11월 5일 4개 단체의 통합을 이뤄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11개의 관련단체를 통합, 전국 17개 지회 및 시, 군단위의 지부를 조직하여 활동해 오고 있다.

그간 그는 지방법인을 3군데 설립하였으며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 요양보호사질 향상을 위한 직무향상교육, 응급구조 교육, 산업재해 예방교육, 요양보호사 인권문제, 취업, 고충처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요양보호사의 자존심과 실질적 권익향상이다.

그는 보건복지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통합이라는 전제로 장기요양보험제도 7년이 되는 지금의 시점에 사단법인을 승인해 주지 않는데 대해서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통합을 위해 아무리 노력을 해도 통합을 거절하는 단체와 통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단법인 설립의 조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승인해 주지 않아 일선에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의 피해만 더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는 통합노력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요양보호사를 대표하는 협회로 서기 위해 타 협회와 통합을 하기로 양측 통합 실무위원 3인씩 추천을 하여 통합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 통합총회를 하기로 합의 하였으나 개인적인 사리로 인해 갑자기 통합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함으로써 이제 피해를 보는 것은 요양보호사들뿐”이라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요양보호사들을 위해 통합에 대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역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정치적인 야심이나 이권 또는 개인적인 명예욕으로 협회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어느날 요양보호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하던 중 요양보호사의 고충을 들으면서 함께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협회라고 도움이 될 것이라 믿음을 갖고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해온 요양보호사의 고충에 협회장으로서 우리 협회가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현재 협회의 실상이고 역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저에게도 90세에 가까운 부모님이 아직 다 생존해 계십니다. 엄격한 가부장제도 탓에 아버님의 등 한번 밀어드려 본적이 없습니다. 한번은 저희 아버지와 나이가 같으신 어르신을 방문, 어르신의 등을 밀면서 정말 아버님께 죄송했습니다. 불효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정말 힘겨웠던 적이 많았던 만큼 주변에서 “그만두라”는 말이 많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는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힘들어서 갈등 할 때마다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을 만난다고 한다. 그러면 잠시나마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워진다고 토로했다.

“개인적인 사심보다 요양보호사가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그의 말에서 그가 한국요양보호사협회 전국대의원들로부터 만장일치 로 재신임을 받은 이유가 느껴진다.

그는 “올해안에 반드시 요양보호사를 위한 협회를 인가받고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리고 누군가에게 항상 그리운 사람”이 좌우명이라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항상 그리운 사람인건 맞는 것 같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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