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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Normal 시대의 경제민주화보수와 진보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어…경제민주화는 혁명(revolution)이 아닌 진화(evolution)의 결과물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  |  media@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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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1  16: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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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21>은 동반성장연구소와 함께 ‘동반성장의 길’을 모색하는 기획연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는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의 발제문을 싣습니다. 지면 관계상 도표는 생략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21> 435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편집자 주

New Normal의 시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008년 이후 세계경제 질서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른바 New Normal(新常態)의 시대다. Mohamed El-Erian의 『새로운 부의 탄생』(When Markets Collide: Investment Strategies for the Age of Global Economic Change)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소비․고실업․고위험․규제강화․미국의 역할 축소 등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정상 상태(steady state)가 되었다. New Normal의 시대에 한국경제는 어떤 성장전략 또는 생존전략으로 임해야 하는가.

크게 세 가지 차원의 환경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세계경제 체제의 차원에서 보면, 비록 신자유주의 또는 시장만능주의의 광기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한 세대를 휩쓴 세계화 및 ICT화의 추세 자체가 후퇴할 것 같지는 않다. 나아가 세계경제의 패권이 미국과 중국으로 이원화되면서 이들 G2 사이의 각축전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이는 국민국가 내지 국민경제의 자율성을 크게 제약하면서, 외부충격과 내부모순 간의 방화벽(firewall)이 작동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둘째, 동아시아 지역의 분업구조 역시 급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게 성장하는 지역인 동아시아에 한국이 속해 있다는 사실은 매우 다행스러운 것이지만, 일본-한국-중국-아세안 간의 상호의존 및 경쟁 심화는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의 산업․무역구조 고도화 및 내수위주 성장전략으로의 전환은 한국에 산업별․기업규모별로 대단히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기본적으로 한국경제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셋째, 국내적으로도 과거 성장모델의 한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위)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심화, 하도급 거래의 불공정성 심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에 따른 근조조건 격차의 확대 등으로 인해 국내 산업간․대-중소기업간 연관관계가 크게 약화되었다. 즉 소수 대기업의 투자와 수출에 따른 성장 과실이 중소기업과 서민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구래의 낙수효과 모델의 유효성이 사실상 소멸했다.

이상의 세 가지 요인은 모두 한국경제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다. 물론 과거에도 한국경제가 위기에 처한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그 때마다 경제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을 비웃듯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루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의 위기는 그렇게 녹록치 않은 것 같다. 일국적 위기 또는 지역적 위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글로벌 위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산업의 출현을 기대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특히 상기 세 가지 요인 중에서 앞의 두 요인은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외생변수이다. 그런데 외부환경이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차원을 넘어서, 그 외부환경 자체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일국적 노력의 일관성을 제약한다는 점이 더욱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성장모델을 착근시키기 위해서는 10년 또는 20년에 이르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한데, New Normal 시대의 불안정한 국제경제 환경은 우리의 일국적 선택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은 경제민주화 또는 동반성장의 의제를 실현하고자 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상기 세 가지 요인 중에서 마지막 세 번째의 국내적 요인, 즉 낙수효과 모델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모델을 확립하는 노력의 핵심이 바로 경제민주화다. New Normal 시대라는 새로운 경제 환경은 경제민주화의 과제와 그 전략을 설정하는 데에도 중대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경제민주화 열풍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실종 내지 실패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요즘은 경제민주화 요구가 철 지난 이야기로 희화화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작년 말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황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한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시대착오적 인식에 기인하는 바 크다. 그러나 그것만을 탓할 수는 없다. 야당과 진보진영이 내세우는 경제민주화가 과거의 타성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경제민주화의 과제와 전략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New Normal의 새로운 시대 환경에 부합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 절에서는 소수의 최상위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는 동시에 하위 재벌들의 부실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는 현황을 살펴본다. 이는 모든 재벌에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사전적․금지적 행정규제 위주의 재벌 개혁 수단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거센 정치적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어 세 번째 절에서는 부가가치 기준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환류되지 않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소수 대기업의 투자에 의존하는 구래의 성장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음을 재차 확인하는 것이다. 한편,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 및 증세를 통한 사회복지 확대 등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관심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그 긍정적 의미를 결코 간과할 수 없지만, 중소기업의 발전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새로운 성장모델의 핵심임은 분명하다. 이에 네 번째 절에서는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과제들을 살펴본다. 특히 대-중소기업간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하고 중소기업 상호간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함으로써 중소기업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결론이다. 여기서는 ‘죄수의 딜레마’와 ‘안나 까레니나 법칙’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통해 경제민주화의 전략을 다시 생각해본다.

최근 재벌의 현황: 경제력집중 및 부실의 동시 심화

한국은 재벌공화국이다. 그런데 그 재벌공화국의 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재벌로의 경제력집중이 심화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상위 4대 재벌 내지 그로부터 계열분리된 친족그룹을 포함한 범4대 재벌(범삼성, 범현대, 범LG, SK그룹 등)로의 집중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젠 ‘30대 재벌’을 하나의 범주로 묶어 경제분석을 하거나 정책대안을 구상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둘째, 이들 최상위 재벌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견․군소 재벌들의 경우 그 위상이 추락하는 차원을 넘어 심각한 부실(징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일부 부실그룹들이 연이어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1997년 재벌들의 연쇄부도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상위 4대 재벌조차도 각각의 사업구조 위험과 지배구조 위험으로 인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경제는 1960년대 이래 30여 년 동안 고도성장을 구가하였다. 재벌 위주의 불균형 성장전략을 택했지만, 그 성장의 과실이 연관산업과 중소기업 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통해 국민경제 전체의 상향이동이 이루어진 것이다. 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재무적․사업적 구조조정에 성공한 일부 그룹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과를 기록하였으나, 산업간․대-중소 기업간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낙수효과가 실종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양상을 초래하였다. 더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낙수효과의 부활은커녕 재벌들만의 ‘고립된 성장’조차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민주화를 넓게 정의한다면, 경제민주화가 이러한 총체적 난국의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좁게 정의한다면, 경제민주화 이외에도 창조경제와 경기활성화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고, 심지어는 경제민주화보다도 더 우선순위가 높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가치판단 내지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고 본다.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정의하든 간에, 과거의 정책수단, 특히 사전적, 금지적 행정규제를 강화하는 경직된 방식만으로는 작금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지만, 정책수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

(1) 최상위 재벌로의 경제력집중 심화

다음 [그림 1]은 재벌로의 경제력집중 추이를 나타내는 통상적인 지표의 하나로 GDP 대비 재벌 자산총액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30대 재벌’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지정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가운데 공기업집단 및 민영화된 공기업 집단을 제외한, 즉 자연인이 동일인인 기업집단 중에서 비금융계열사의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개 그룹을 의미한다. ‘4대 재벌’은 삼성, 현대차, SK, LG그룹이며, ‘범4대 재벌’은 이들 4대 재벌로부터 계열분리된 친족그룹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3)

2002년경에는 외환위기에 따른 하드웨어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또한 중국이 WTO에 가입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열렸는데, 이때를 저점으로 하여 GDP 대비 재벌의 자산총액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2년과 2012년을 비교해보면, 동 기간 중 30대 재벌 자산총액의 GDP 대비 비율은 1.80배(52.37%→94.02%) 증가하였는데, 범4대 재벌의 비율은 1.91배(33.78%→64.43%), 범삼성그룹의 비율은 2.07배(11.35%→23.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30대 재벌 중에서도 범4대 재벌, 범삼성그룹 등 최상위 재벌의 자산이 더 빠르게 증가한 것을 알수 있다.

[그림 1] GDP 대비 재벌의 자산총액 비율 추이 (단위: %) - 435호 참조

[그림 2] 비금융법인 자산총액 대비 재벌의 자산총액 비중 추이 (단위: %)- 435호 참조

한편, [그림 1]은 저량(stock)인 재벌의 자산총액을 유량(flow)인 GDP에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경제력집중의 적정한 지표가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그림 2]에서는 통계청의 국가자산통계(舊국부통계) 중에서 비금융법인의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재벌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는 2000년대 중반에는 거의 비중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30대 재벌, 특히 그 중에서도 범삼성그룹 및 범4대 재벌 등의 최상위 재벌들을 중심으로 점유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과 2012년을 비교해 보면, 동 기간 중 30대 재벌의 점유 비중은 1.14배(29.27%→37.41%) 증가하였는데, 범4대 재벌의 비중은 1.22배(19.35%→25.63%), 범삼성그룹의 비중은 1.34배(6.36%→9.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내외 경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경제 전체적으로는 심각한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와중에도 최상위 재벌들로의 경제력집중은 더욱 심화된 것을 의미한다.

2012년의 경우 30대 재벌의 자산총액(1,295.1조원)을 기준(100.00%)으로 하면, 삼성그룹이 1/5(20.92%), 범삼성그룹이 1/4(24.95%), 4대 재벌이 1/2(52.03%), 범4대 재벌이 2/3(68.53%)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한국경제는 30개 가문이 아니라 4개 가문 소속의 그룹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상당수 재벌의 부실(징후) 심화

그러면 재벌들의 재무상황 추이는 어떠한가. 2011회계년도부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적용되면서 연결재무제표가 주된 재무제표가 사용되고 있으나, 재벌들의 복잡한 다단계 교차출자 구조로 인해 핵심계열사의 연결재무제표에 종속회사로 연결되는 계열사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통상적으로는 하나의 그룹 내에 복수로 존재하는 연결재무제표 또는 별도재무제표를 단순합산하여 그룹 전체의 재무비율을 계산하는데, 이 경우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그룹의 재무상황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계열사간 출자 등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그룹 전체의 연결부채비율과 연결이자보상배율4)을 계산한 것이 다음 <표 1>이다. 업종별․그룹별 특수상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지만,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00배 미만인 상황이 2~3년 이상 지속되면, 심각한 구조조정을 요하는 부실(징후)기업으로 평가된다.

<표 1>에서 보듯이, 금호아시아나, STX, 웅진, 동양, 대한전선 그룹 등의 5개 그룹은 이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의 워크아웃이나 통한도산법상의 법정관리 등의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가 있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38개 민간재벌(공기업집단, 민영화된 공기업집단, 금융업이 중심인 그룹 제외) 중에서 절반에 달하는 19개 그룹이 2013년 말 현재 연결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였고, 그 중에서 9개 그룹은 연결이자보상배율도 1.00배 미만에 해당하였다. 결론적으로, 2013년 말 기준으로 5개 구조조정 그룹을 포함한 총 43개의 민간재벌 중에서 32.6%인 14개 그룹이 부실 또 는 부실징후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들 43개 민간재벌 가운데에는 범4대 재벌의 친족그룹이 13개 포함되어 있는데, 범4대 재벌 이외의 나머지 30개 그룹에서는 두 개 그룹 중 하나 꼴로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결부채비율 200% 초과 및 연결이자보상배율 1.00배 미만의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는 부실징후 그룹의 연도별 추이를 보면, 5개 구조조정 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38개 민간재벌만을 대상으로 할 때, 2007년 2개→2008년 3개→2009년 5개로 점차 늘어나다가 2010년 2개로 일시 회복되었으나, 2011년 5개→2012년 10개→2013년 9개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및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의 국제적 불안정성에 더하여 극심한 내수 침체와 원화절상 압력 등의 요인까지 가중되면서 향후 재벌들의 재무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재벌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추이 (단위: %, 배)- 435호 참조

한편, 부실징후 대규모 기업집단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절차로서 주채무계열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주채무계열제도는 법령적 근거 없이 단지 은행업감독 규정에 주채권은행 지정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 재무구조 평가 및 불합격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체결과 이행점검 등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은행연합회의 자율협약 형식으로 되어 있다(이하의 내용은 이지수․김상조 (2014.6.10.), pp.64-65 참조).

동양그룹 사태 이후 주채무계열 선정기준을 총신용공여액의 0.1%에서 0.075%로 하향 조정한 결과 주채무계열 수는 2013년 30개에서 2014년 42개로 증가하였다. 아래 <표 2>는 각 주채권은행별 주채무계열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은행이 16개 계열, 산업은행이 14개 계열 등 대부분의 주채무계열을 국유은행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민간은행들이 주채권은행으로서의 부담을 회피한 결과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한 부실계열의 구조조정을 국유은행 주도 하에 진행하고자 하는 금융감독당국의 의도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최근 이들 42 개 주채무계열 중에서 1/3인 14개 계열(금호아시아나, 대성, 대우건설, 동국제강, 동부, 성동조선, 한라, 한진, 한진중공업, 현대, 현대산업개발, SPP조선, STX, STX조선해양 등)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으로 선정되었고, 그 외 2개 계열이 신설된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개 약정 체결대상 계열의 주채권은행을 보면, 3개 계열이 우리은행 담당이고, 나머지 11개 계열은 모두 산업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결국 주채무계열제도에 따른 구조조정 추진 부담을 전적으로 국유은행, 특히 그 중에서도 산업은행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주채무계열제도가 관치금융의 통로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방증이라고 할 수 있고, 이명박 정부에서 정책금융공사와의 분리를 통해 산업은행을 민영화하고자 했던 계획이 실패하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표 2> 2014년 지정 42개 주채무계열 및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계열 현황

은행명

개수

담당 주채무계열

우리

16

삼성, LG, 포스코, 두산, 한화, LS, 효성, 대림, 코오롱, 성동조선, 한라,

SPP조선, 한국타이어, 아주산업, 이랜드

산업

14

한진,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동국제강, 동부, 대우건설, 한진중

공업, STX, STX조선해양, 현대, 대성, 한솔, 풍산, 현대산업개발

신한

4

롯데, OCI, S-Oil, 하이트진로

하나

4

SK, GS, 세아, 부영

외환

2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국민

2

KT, 신세계

자료: 금융감독원(2014.4.7.), 보도자료 「2014년도 주채무계열 (42개) 선정 결과」

주: * 볼드체는 2014년 신규 편입 계열. ** 밑줄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대상 계열

(3) 소결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출발점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재벌의 최근 상황은 상호충돌하는 두 가지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하나는 4대 재벌 또는 범4대 재벌을 중심으로 더욱더 심화되는 경제력집중 현상을 억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체 민간재벌의 1/3 또는 범4대 재벌을 제외한 나머지 민간재벌의 절반에 해당하는 부실(징후)그룹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다 솔직히 표현하면, 작금의 한국사회의 지적․물적 능력으로는 해결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2008년 이후의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세계사적 흐름에 역행하면서 허송세월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가 실종된 또 다른 원인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박근혜 정부의 보수적․권위주의적 한계로 인해 재벌개혁의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포기하고 경기부양과 낙수효과 모델로 회귀한 것이다.

다른 한편, 재벌개혁의 상호충돌하는 두 가지 과제는 사전적․금지적 행정 규제의 유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들도 그 구체적인 상황은 제각각이며, 따라서 어느 한두 개의 정책수단으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4대 재벌 내지 범4대 재벌로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행정규제는 여타 재벌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반면, 부실(징후)그룹의 구조조정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관치적 개입은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한 규제수단에 각종 예외를 허용하는 빌미가 되고 그 엄정한 집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진보.개혁 정권은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결론적으로, 재벌개혁 나아가 경제민주화의 진전을 위해서는 그 정책수단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선명한 행정규제가 반드시 경제적 효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정치적 효과성을 담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고, 이미 많이 늦었지만, 과거의 타성이 빠져 더 이상 허송세월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난 4월 9일 개최된 제20회 동반성장포럼에서 필자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총리)가 주제 발표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동반성장연구소 제공

기업소득 환류의 동맥경화: 투자주도 성장 전략의 한계

(1) 가계소득 대 기업소득

최근 들어 거시경제적 차원의 소득분배 측면에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인 현상으로 가계소득 비중의 감소 및 기업소득 비중의 증대를 지적할 수 있다. [그림 3]에서 보듯이, 경상 국민총소득(GNI) 중 가계소득 비중은 1980~90년대의 20년 동안 70% 수준에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감소하여 최근에는 60%로 낮아졌다. 가계소득 비중의 감소는 거의 대부분 기업소득 비중의 증가로 대체되었다.

가계소득의 비중 저하는 사회양극화의 주된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내수부문, 서비스산업의 침체를 통해 경제성장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봉착한 문제로서, 2000년대 이후 선진 각국 및 국제기구에서는 다수 국민의 고용․임금․소득의 증대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대선국면을 거치면서 시민사회 및 야당을 중심으로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 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급기야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도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6)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방안을 제시하였고, 작년 말 관련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2012년 경제민주화 열풍 및 그 이후의 진행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보다 엄밀한 현실분석과 적확한 정책수단 모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림 3] 국민총소득(GNI)의 제도부문별 분배 추이 (경상금액 기준) (단위: %)

(2) 투자주도 성장 전략의 딜레마

기업소득을 가계부문으로 환류시키기 위한, 나아가 국민경제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기업의 투자 확대이다. 이러한 정책 처방의 배경에는 투자침체론 내지 ‘기업이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는 안 한다’는 일반적 인식이 자리 잡고 있으며, 최경환 경제팀의 3대 패키지 중 하나인 ‘기업 소득 환류세제’역시 투자 증대에 강조점을 둔 것이다.

이러한 일반적 인식과 처방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가를 다음 [그림 4]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참고로, 2008 SNA(System of National Account)에 따르면, ‘총고정자본형성’은 ‘건설투자’,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합으로 구성된다. 먼저, ①에서 투자의 증가율을 보면, 2008년 위기 이후 총고정자본형성의 증가율이 대단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건설투자는 대부분의 경우 (-) 성장률의 극심한 부진을 기록하고 있고, 설비투자 역시 2010년 말 남유럽의 재정위기 이후 급속히 냉각되었다. 다만, R&D투자 등을 포함하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8)만이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성장성(=증가율)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투자가 심각한 부진 상태에 빠진 것은 분명하다.

반면, ②에서 GDP 대비 투자 비중을 보면, 총고정자본형성의 경우 2003년 약 34%에서 최근 약 29% 수준으로 계속 하락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총투자율의 하락은 주로 건설투자 비중의 하락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비투자 비중은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2012~2013년간 약간 하락하기는 하였으나 2000년대 중반에 비해 낮은 것은 아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 비중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OECD 등에서는 국제비교를 위해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를 합하여 ‘광의의 설비투자’로 재분류하는데, GDP 대비 광의의 설비투자 비중은 2000년대 중반에 비해 최근에 오히려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약 30%에 이르는 총투자율과 약 15%에 근접하는 광의의 설비투자율은 O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영국․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총투자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림 4] 국민경제 전체의 투자 동향 (2010년 실질가격 기준) (단위: %)- 435호 참조

① 전년 대비 증가율

② GDP 대비 비중

결론적으로, 상기 [그림 4]의 투자 동향은 풀기 어려운 정책적 딜레마를 제공한다. ①의 성장성(=증가율) 측면에서 보면 투자 증진책의 필요성을 부정하기 어려우나, ②의 GDP 대비 비중 측면에서는 현재 수준 이상으로 투자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또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딜레마 상황으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가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새로운 성장모델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더구나 단기적으로는 개혁의 비용과 경기침체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이는 정치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 모두 예외가 아니었다. 인색하게 평가하자면,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도 외형적으로는 기업소득의 가계환류라는 신선한 슬로건을 제시하였으나, 본질적으로는 투자주도 성장모델, 즉 규제완화를 통한 소수 대기업의 투자 증대 유도 및 이에 따른 낙수효과 모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부가가치 기준 50대 기업의 투자 동향

이하에서는 2011~13년간의 부가가치 생산액 평균값을 기준으로 선정한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앞서 언급한 투자주도 성장 전략의 한계 및 그 극복 방안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그런데 2011년부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적용됨으로써 재무자료의 시계열 단절이 발생하였고, 또한 50대 기업 중에는 분할․합병 등을 통해 신설되었기 때문에 과거 재무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6개 기업이 있다. 이에 2011~13년의 3개년은 50대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그리고 2002~13년의 12개년은 (재무자료의 시계열 단절 문제에 주의하면서) 6개사를 제외한 44대 기업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다음 <표 3>은 부가가치 기준 50대 기업을 소속 그룹 별로 정리한 것이다.

<표 3> 50대 기업의 소속 기업집단별 현황

소속그룹

 

계열사 현황

4대 재벌

(24개사)

삼성

(9개사)

삼성전자(1), 삼성디스플레이(3), 삼성중공업(15), 코닝정밀소재(17)*,

삼성SDS(25), 삼성물산(26), 삼성전기(29), 삼성엔지니어링(34), 삼성

SDI(43)

현대차

(5개사)

현대차(2), 기아차(6), 현대모비스(14), 현대제철(19), 현대건설(33)

SK

(5개사)

SK하이닉스(8), SK텔레콤(9), SK에너지(36), SK이노베이션(39), SK종합화학(40)

LG

(5개사)

LG디스플레이(7), LG전자(11), LG화학(12), LG유플러스(23), LG이노텍 (45)

기타 민간재벌(20개사)

 

롯데그룹 2개사(롯데쇼핑(16), 롯데케미칼(38))2개사), 현대중공업그룹

3개사(현대중공업(10), 현대삼호중공업(47), 현대오일뱅크(48)), GS그

룹 2개사(GS칼텍스(24), GS건설(46)), 그외 한진그룹(대한항공(13)), 두

산그룹(두산중공업(31)), 신세계그룹(이마트(28)), 대우조선해양그룹(대

우조선해양(22)), 금호그룹(아시아나항공(42)), 대림그룹(대림산업(37)),

OCI그룹(OCI(50)), S-OIL그룹(S-OIL(27)), 효성그룹(효성(41)), 대우건설 그룹(대우건설(35)), 영풍그룹(고려아연(44)), 한국GM그룹(한국

GM(21)), 홈플러스그룹(홈플러스(32)) 등은 각 1개사

공기업집단

(2개사)

한국전력공사그룹(한전(18)), 한국가스공사그룹(가스공사(20)) 각 1개

민영화 기업집단

(3개사)

포스코그룹(포스코(5)), KT그룹(KT(4)), KT&G그룹(KT&G(30)) 각 1개사

기타

(1개사)

네이버(49)

주: * 코닝정밀소재는 2014년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되었지만, 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하는 본 보고서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포함하였음. ( )안의 숫자는 2011~2013년 3개년 평균 부가가치 기준 순위임. 밑줄 친 기업은 2002~13년간의 분석에서는 제외된 6개 기업임.

<표 4>는 부가가치 기준 50대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2011~13년간의 투자 동향을 정리한 것이다. 이 때 개별기업의 투자 규모는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입’ 항목 중에서 ‘유형․무형․리스자산의 증가 및 감소의 차액’으로 계산하였다. 이는 총 현금흐름 중에서 ⅰ) 영업활동은 물론 ⅱ) 채무증서의 발행․상환 등의 재무활동, 그리고 ⅲ) 주식 등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활동 등으로부터 유발되는 현금 유출입을 모두 제거한 것이므로, 국민계정의 총고정자본형성에 가장 잘 대응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50대 기업 전체의 투자 규모는 2011년 63.8조원→2012년 60.2조원→2013년 58.0조원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 결과 국민계정의 총고정자본형성에서 차지하는 비중(<표 4>의 < > 숫자)10)도 16.39%→15.55%→14.37%로 하락하였다. 즉, 최근 3개년간 우리나라의 50대 기업의 투자가 심각한 침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나누어보아도, 최상위 5개사, 4대 재벌 24개사, 제조업 31개사 각각의 투자 규모 및 국민계정의 총고정자본형성 대비 비중도 모두 감소하였다. 다만, 50대 기업 전체의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표 4>의 ( ) 숫자)을 보면, 최상위 5개사 및 4대 재벌 24개사(특히 현대차그룹 5개사)의 점유비중은 감소하지 않거나 상승하는 경우도 있어, 상대적으로 하위권 기업 및 그룹의 투자가 더 크게 위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13년 평균값을 기준으로 할 때, 50대 기업이 국민 경제 전체의 총고정자본형성(기업․정부․가계부문의 설비투자+건설투자+지식재산 생산물투자)의 15.44%를 차지하고, 4대 재벌 24개사가 10.26%(그 중에서도 삼성그룹 9개사가 4.66%), 최상위 5개사가 6.28%를 점한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 즉, 투자 규모의 침체와 그 비중의 과도함이라는 딜레마가 50대 기업 차원에서도 확인되는 것이다.

또한, 50대 기업 중에서 시계열을 확보할 수 없는 6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44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2~13년간의 투자 규모 및 국민계정의 총고정자본형성 대비 비중을 나타낸 것이 다음 [그림 5]이다. 여기서도 44대 기업 및 그 하위범주의 투자 규모 자체가 2010년경부터 감소 추세로 반전되었으며, 국민계정 총고정자본형성 대비 비중도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최근 44대 기업 및 그 하위범주의 하락한 투자 비중도 2000년대 중반보다는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투자 규모의 침체와 그 비중의 과도함이라는 딜레마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표 4> 50대 기업의 투자 동향 (경상금액 기준) (2011~13년) (단위: 조원, %)

 

2011

2012

2013

11~13 평균

 

투자

금액

SNA

대비

50대

대비

투자

금액

SNA

대비

50대

대비

투자

금액

SNA

대비

50대

대비

투자

금액

SNA

대비

50대

대비

1-5위

25.7

<6.60>

(40.2)

24.5

<6.33>

(40.7)

23.9

<5.92>

(41.2)

24.7

<6.28>

(40.7)

4대재벌(24)

41.8

<10.75>

(65.6)

40.8

<10.55>

(67.8)

38.3

<9.49>

(66.1)

40.3

<10.26>

(66.5)

삼성(9)

20.0

<5.14>

(31.4)

18.2

<4.71>

(30.3)

16.6

<4.12>

(28.7)

18.3

<4.66>

(30.1)

현대차(5)

5.4

<1.40>

(8.5)

6.5

<1.67>

(10.7)

6.9

<1.71>

(11.9)

6.3

<1.59>

(10.4)

제조업(31)

45.7

<11.73>

(71.6)

41.9

<10.83>

(69.7)

39.8

<9.87>

(68.7)

42.5

<10.81>

(70.0)

기초소재업(13)

12.9

<3.32>

(20.2)

10.4

<2.70>

(17.3)

10.4

<2.58>

(17.9)

11.2

<2.86>

(18.5)

석탄석유(4)

2.0

<0.52>

(3.1)

1.7

<0.45>

(2.9)

1.8

<0.44>

(3.1)

1.8

<0.47>

(3.0)

화학(5)

4.6

<1.18>

(7.2)

3.1

<0.80>

(5.1)

2.4

<0.60>

(4.2)

3.4

<0.86>

(5.5)

1차금속(3)

5.4

<1.39>

(8.5)

5.3

<1.37>

(8.8)

6.1

<1.51>

(10.5)

5.6

<1.42>

(9.2)

조립가공(17)

32.6

<8.39>

(51.2)

31.4

<8.10>

(52.1)

29.3

<7.27>

(50.6)

31.1

<7.92>

(51.3)

전기전자(8)

26.8

<6.87>

(41.9)

25.4

<6.57>

(42.2)

23.3

<5.76>

(40.1)

25.2

<6.40>

(41.4)

수송장비(8)

5.6

<1.45>

(8.8)

5.7

<1.48>

(9.5)

5.9

<1.45>

(10.1)

5.7

<1.46>

(9.5)

50대 합계

63.8

<16.39>

(100.0)

60.2

<15.55>

(100.0)

58.0

<14.37>

(100.0)

60.7

<15.44>

(100.0)

SNA 총고정자본형성

389.1

<100.00>

-

387.2

<100.00>

-

403.7

<100.00>

-

393.3

<100.00>

-

그림 5] 44대 기업의 투자 동향 (경상금액 기준) (2002~13년)

① 규모 (조원)

② SNA 총고정자본형성 대비 비중 (%)

다른 한편, 50대 기업이 어느 정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는가를 살펴보자. ‘기업이 현금을 쌓아두기만 하고 투자는 안 한다’는 통상적인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 소수 대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이다. 그런데 저량(stock) 개념으로서 사내유보금은 대표대조표의 대변에 있는 이익잉여금 및 자본잉여금의 합계 또는 이익잉여금만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대차대조표 차변에서 이미 그 어떤 형태의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내유보금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 투자 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12) 이러한 비판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유량(flow) 개념인 ‘내부자금’이 기업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투자재원이라는 의미에 보다 잘 부합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내부자금은 ‘당기의 이익잉여금처분가능액 중 배당을 지급한 후 사내에 유보된 부분’과 ‘감가상각비’의 합으로 정의된다. 이는 당해기업이 당기에 생산한 부가가치(및 전기로부터 이월된 몇 가지 회계적 조정을 가감한) 금액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임금․이자․배당 등의 형태에 분배하고 남은 부분을 의미한다. 재료비 등 단기 운영자금은 외부 차입자금에 의존할 수도 있으나,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재원은 가능한 한 내부자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해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자금/총고정자본형성’으로 정의되는 ‘투자재원자립도’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재무적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투자재원자립도가 낮을수록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장기)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고, 그만큼 강한 외부제약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표 5>와 [그림 6]은 각각 2011~13년의 50대 기업 및 2002~13년의 44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부자금 및 투자재원자립도를 나타낸 것이다. 먼저, <표 5>에서 내부자금 규모 추이를 보면, 50대 기업 전체적으로는 2011년 151.4조원→2012년 139.2조원→2013년 138.6조원의 감소 추세를 보였다. 다만, 최상위 5개사 및 4대 재벌 24개사의 내부자금 규모는 증가하였고, 따라서 이들의 점유비중도 증가하였다.

2011~13년의 3개년 평균값을 기준으로 하면, 최상위 5개사가 전체의 약 1/3, 4대 재벌 24개사가 약 2/3를 차지하고 있어, 내부자금 역시 상위 기업․그룹으로의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그림 6]의 ①에서 44대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기간을 넓혀보면, 전체적으로는 2000년대 중반에 내부자금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다가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삼성그룹 및 4대 재벌로의 집중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편, 투자재원자립도 추이를 보면, 2011~13년간 50대 기업 및 그 하위범주에서 대부분 2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즉, 가용한 내부자금 중에서 실제로 투자에 투입되는 부분은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2~13년의 44대 기업 및 그 하위범주에서는 2000년대 초반 투자재원자립도가 100%를 넘어선 이래 꾸준히 상승하여 최근에는 200%를 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5> 50대 기업의 내부자금 및 투자재원자립도 (2011~2013년)

 

내부자금 (조원, %)72.6 (50.8)

투자재원자립도 (%)

 

2011

2012

2013

11-13평균

2011

2012

2013

11-13평균

1-5위

46.4 (30.6)

47.3 (34.0)

50.5 (36.5)

48.1 (33.6)

179.0

190.9

211.7

193.9

4대그룹(24)

87.6 (57.8)

92.7 (66.6)

94.0 (67.8)

91.4 (63.9)

209.8

227.5

244.5

227.3

삼성(9)

32.7 (21.6)

44.0 (31.6)

41.6 (30.1)

39.5 (27.6)

162.9

243.1

243.8

216.6

현대차(5)

18.5 (12.2)

12.7 (9.1)

13.8 (9.9)

15.0 (10.5)

346.8

197.6

200.6

248.3

제조업(31)

105.0 (69.4)

101.6 (73.0)

101.9 (73.5)

102.9 (71.9)

230.3

243.6

253.9

242.6

기초소재업(13)

35.7 (23.5)

28.7 (20.6)

25.1 (18.1)

29.8 (20.8)

277.8

277.2

244.0

266.3

석탄석유(4)

11.1 (7.3)

11.8 (8.5)

11.7 (8.4)

11.5 (8.0)

552.9

685.7

642.5

627.0

화학(5)

6.5 (4.3)

3.9 (2.8)

4.3 (3.1)

4.9 (3.4)

143.0

126.2

178.6

149.2

1차금속(3)

11.9 (7.9)

6.6 (4.7)

5.9 (4.3)

8.1 (5.7)

222.9

126.3

98.6

149.3

조립가공(17)

68.9 (45.5)

72.5 (52.1)

76.6 (55.3)

72.6 (50.8)

211.3

232.4

257.6

233.8

전기전자(8)

44.3 (29.3)

55.4 (39.8)

59.0 (42.6)

52.9 (37.0)

165.3

218.6

248.5

210.8

수송장비(8)

22.8 (15.0)

15.6 (11.2)

15.7 (11.4)

18.0 (12.6)

411.1

276.9

272.1

320.0

50대 합계

151.4 (100.0)

139.2 (100.0)

138.6 (100.0)

143.1 (100.0)

236.9

228.9

238.7

234.8

[그림 6] 44대 기업의 내부자금 및 투자재원자립도 (2002~2013년)

① 내부자금 규모 (조원)

② 투자재원자립도 (%)

[그림 7] 국민계정상의 투자재원자립도 (1975~2012년) (단위: %)

참고로, [그림 7]에서 국민계정 자료를 이용한 거시적 차원의 투자재원자립도14)를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비금융법인+금융법인)의 투자재원자립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특히 2008년 글로벌 이후 최근 들어서는 100%를 넘어섰다. 금융법인을 제외한 비금융법인만 보더라도 2010년 이후에는 100%에 근접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모든 비금융 기업들을 집계해서 보더라도, 내부자금만으로 투자재원을 모두 충당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미국․영국․독일․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도 1990년대 이후 기업부문 전체의 투자재원자립도가 100%에 근접하거나 또는 100%를 초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성숙에 따라 자본장비율이 높아지고, 따라서 감가상각비가 내부자금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면서, 내부자금만으로도 투자재원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도 이러한 일반적 추세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최근의 투자침체로 인해 투자재원자립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 해석에 만족할 수는 없다. 상기 <표 5>와 [그림 6]에서 보는 것처럼, 50대 기업 또는 44대 기업 등으로 요약되는 우리나라 대표기업들의 투자재원자립도가 100%를 넘어 최근에는 200%를 초과했다는 것은 이들이 가용 내부자금을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는 투자기회를 찾지 못했거나 또는 심지어 투자기회를 찾을 능력 및 의지를 상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50대 기업들도 과거 추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 상황이 호전되면 또는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듯이)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공공․금융․교육부문의 구조개혁이 이루어지면, 50대 기업의 투자율이 일정 정도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재원자립도가 200%를 초과했다는 사실, 즉 가용 내부자금의 절반도 실제 투자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순히 국내외 경기 상황이나 경직적 규제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 대기업의 기존 사업구조 및 소유지배구조로는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한계에 봉착했으며, 따라서 소수 대기업의 선도적 투자에 의존하는 낙수효과 전략으로는 국민 대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고용과 소득을 제공하기 어렵게 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50대 기업으로 대표되는 소수의 대기업이 국민경제 전체 부가가치(GDP)의 상당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측면에서도 경제력집중 심화의 증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50대 기업의 부가가치 생산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기 시작한 것으로 우려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특히 50대 기업의 하위 기업․그룹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상당부분이 해당기업 내부에만 갇힌 채 외부로 순환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임금․이자․배당 등의 형태로 이해관계자들에게 분배되는 몫도 현저히 줄었으며, 기업에 유보된 내부자금이 투자지출로 이어지는 부분도 줄었다. 이는 악순환이다. 규제혁파 및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대기업의 투자를 늘리는 전략, 즉 구래의 낙수효과 모델로 회귀하는 전략만으로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4) 기업소득의 가계환류를 위한 대안 모색

그런 의미에서 기업소득의 가계환류라는 최경환 경제팀의 슬로건은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2012년 경제민주화 슬로건과 마찬가지로, ‘소득주도 성장 전략’이라는 또 다른 진보적 어젠다를 수용하는, 한국 보수진영의 진화를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역으로, 2012년의 경제민주화 슬로건과 마찬가지로, 겉모습만 흉내 내다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이 대안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의 틀을 수정하여야 한다. ‘임금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은 과도한 기업소득을 임금․배당․투자 등의 형태로 지출하도록 유도하면서, 일정기준 초과 시 세제혜택을 주거나 일정기준 미달 시 추가과세하는 내용으로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이러한 방안의 주된 수혜자가 누구이고 그것이 국민경제 전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3대 패키지 세제의 적용대상은 상장기업 또는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이다. 따라서 이들 대기업의 노동자, 특히 임금소득 증대세제의 기준이 되는 상용근로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전제할 수 있으므로, 이들의 임금 인상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거시적 차원에서의 유효수요 증대 효과를 별개로 하더라도) 임금근로자간의 격차를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또한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대상이 되는 상장기업의 주주에는 고액의 금융자산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인데, 이들의 배당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분리하여 낮은 세율로 원천징수하는 혜택을 주는 것은 소득분배 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 상황에서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통해 대기업들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과연 가능하고 바람직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상의 문제점은 3대 패키지 세제의 구조가 해당기업의 직접적 이해관계자에 대한 임금․배당 지출 내지 해당기업의 직접적인 투자지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득분배 격차 및 경제력집중 문제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유발되거나 또는 (이들의 낮은 소비성향 등으로 인해) 유효수요의 증대 효과 자체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애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거래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출, 특히 중소 하도급기업의 경영성과 개선에 기여하고 그에 속한 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하는 지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업의 특정 지출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식만으로는 기업 내에 갇힌 과도한 유보금을 외부로 환류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조세정책의 특성상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보다 간명한 조세정책이 보다 효율적일 수도 있다. 국민계정상 기업부문 전체의 투자재원자립도가 100%을 넘었고, 특히 50대 기업의 투자재원자립도가 200%를 넘은 현 상황은, 기업이 희소한 경제자원을 유휴화하고 있으며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기회 내지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반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3대 패키지와 같은 복잡한 구조의 세제보다는 법인세 등의 단순한 세제를 통해 과잉 사내유보금의 일부를 정부가 환수해서 사회보장지출 확대, 최저임금 인상 및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시행, 중소기업 육성 등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법인세의 각종 감면제도를 정비하고 최저한세율을 상향조정하는 차원을 넘어 법정세율 인상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22%의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구간에 대해 새로운 과세구간을 설정하고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과제

최근 주목의 대상이 되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다양한 의미와 수단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만, 정부의 세금-복지지출을 통한 재분배 정책이 중요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1차적인 부가가치 생산과 분배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정부의 재분배 정책으로 교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장하성(2015.3.19. 참조).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스웨덴은 유사한 측면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차이점도 적지 않다.

그 중 가장 큰 차이가 고용구조다. 스웨덴은 종업원 수 500인 이상의 대기업 취업자가 전체의 55%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8%에 불과하다. 또한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율이 전체 취업자의 27%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바로 이것이 한국에서 대기업의 성장만으로는 국민 대다수에게 만족스러운 고용과 소득 기회를 제공할 수 없는 이유다. 산업간․대-중소기업간 연결고리가 약화된 결과 구래의 낙수효과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건실하게 성장하여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서는 양극화 심화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 모든 부담을 복지제도가 짊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그 비중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제조 중소기업의 절반 정도가 하도급거래에 메여 있다. 따라서 이른바 납품단가 후려치기 및 기술 탈취 등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의 영세화가 심화되어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저임금․비정규직 등의 질 낮은 일자리만을 양산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나아가 여기서도 밀려난 사람들이 생계형 자영업자로 퇴적될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는 재벌 총수일가의 3세들이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서비스업종에 대거 진출함으로써 골목상권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도급 문제 또는 골목상권 문제가 제기되면 공정위의 법집행 의지 부족을 질타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가 그나마 있는 법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재벌 문제도 그렇고 중소기업․소상공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2012년에도 모든 대선 후보들이 공정위의 권한과 책임 강화를 통한 행정적 규율 강화는 물론, 공정위 전속고발권의 (일부)폐지를 비롯한 형사적 규율의 강화, 그리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및 집단소송제도의 확대 등 피해당사자의 민사적 규율 강화 등을 공약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이 분야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입법적 성과도 있었다.

물론 다 중요한 조치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적’ 규율의 강화만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문제 및 골목상권 침범 문제를 시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들 거래 관계는 독립적 시장거래도 아니고 위계질서 하의 조직 내부 문제도 아닌, 그 중간의 준내부조직(quasi-internal organization)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거래 관계는 ‘대등한 자들 간의 자유로운 사적 계약’으로만 볼 수는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공정거래법․하도급법․상생협력법․유통산업발전법 등의 현행 법체계가 서 있는 근본 토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제기되는 반론이 있다. “경쟁법의 목적은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보호하는 것”(The antitrust laws were enacted for the protection of competition not competitor.)이라는 명제다. 강렬한 함의를 담은 이 짧은 문장이 바로 오늘날 미국의 경쟁법 체계를 떠받치고 있는 핵심 중 핵심이다. 즉 어떤 거래 행위가 경쟁자를 배제하는 불공정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서 바로 위법 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로 인해 해당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이 침해될 때에만 경쟁법의 제재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의 경쟁당국은 경쟁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고정시키는 담합 행위 및 기업결합을 통한 독점화 시도 등의 극히 제한된 범주만을 ‘당연 위법’(per se illegal)으로 취급하고, 나머지 대다수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엄밀한 경제적 분석을 통해 시장의 경쟁 정도 및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에만, 그것도 그 악영향이 경제적 효율성 증가의 이익을 능가하는 경우에만 제재를 가한다. 이런 입장에 따르면, 월마트가 중국 등 신흥국으로부터의 수입과 미국 내의 공급망 혁신을 통해 값싼 물건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은 대단히 칭찬받을 일이지, 이로 인해 주변의 중소상인들이 몰락하고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악화되는 이른바 월마트 효과에 대해서는 경쟁당국이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경쟁자를 배제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소비자 후생의 감소가 확인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쟁법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과거 미국에서도 이른바 하버드학파가 경쟁법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이른바 시카고학파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앞서 설명한 경쟁법의 원리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시카고 대학의 신자유주의는 경제학에 못지않게 법학 분야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쟁법은 시장과 정부의 역할, 경쟁과 독점의 의미, 그리고 기업의 자율성과 소비자 후생의 비교형량 등 예민한 주제들을 다루는 분야로서, 미국 법학계에서도 ‘이데올로기 논쟁의 장’으로 일컬어진다. 여기서 시카고학파의 신자유주의가 승리하였고, 그 결과가 바로 ‘경쟁법의 목적은 경쟁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명제로 정식화된 것이다. 이 역시 시대의 산물이고, 따라서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다.

또한 현 시점에서 보더라도, 세계 모든 나라가 미국 경쟁법의 원리를 액면 그대로 시행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비록 세계화 추세에 따라 유럽의 경쟁법도 미국식 체계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한 판단에서 좁은 의미의 효율성 기준만을 적용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약탈적 행위, 차별행위, 불공정행위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규제를 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월마트에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한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유럽에서는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 유통점의 진입을 불허하거나 취급품목 및 영업시간 등에 대한 제한을 부과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문제나 골목상권 침범 문제를 개선하는 과제를 좁은 의미의 ‘경쟁자 보호’ 차원에서 판단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냐 아니면 보다 폭 넓은 의미의 ‘지배력 남용 행위 규제’ 차원에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사회적 선택에 달려 있다. 협상력의 절대적 격차가 존재하는 거래 관계를 일대일의 사적 계약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경쟁법은 경쟁자 보호의 문제에 효율성 이외의 기준을 가지고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 한다면, 사실 공정위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공정위가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을 엄정하게 집행하고 사후적 규율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협상력의 열위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러한 방법론적 원칙에 입각하여 이하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 중 두 가지 핵심 사항만 지적하기로 한다.

첫째, 하도급거래 구조의 현실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축적하고 공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도급거래 실태에 관한 기존 자료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실태조사>와 같이 한국표준산업분류상의 중분류 업종을 기본단위로 하는 표본조사이거나, 아니면 극히 제한된 표본 숫자의 설문조사가 대부분이다. 즉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의 개별 원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하도급거래 실태 조사 자료는 찾기 어렵다. 몇몇 연구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내놓은 사례연구 보고서들이 있지만, 정책적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 이유는, 하도급기업 명단 자체가 영업기밀에 속한다고 해당 원사업자와 공정위가 주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하도급기업 명단을 공개한다면, 당장 소송을 당할 것이다. 설사 하도급기업 명단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거래 규모와 조건, 지속기간 등에 관한 기초자료조차 구하기 어렵다. 그러니 연구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제대로 된 정책대안을 만들기도 어렵다.

다시 생각해보자. 왜 하도급기업 명단이 원사업자의 영업기밀인가? 하도급 거래를 사적 계약으로 본다면, 그렇다. 사적 계약에서는 내가 누구와 거래하는지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이유가 없다. 결국 근원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도급 거래를 사적 계약의 문제로 간주하는 것이 필연적이고 또 바람직한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원사업자의 자산규모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고, 하도급 거래의 규모와 지속기간 등의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원사업자와 그 수급 사업자(2차, 3차 하도급 기업 등 포함)의 명단 및 거래의 기본 내역을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하도급법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은, ‘네가 한 일을 남들이 알게 하라.’는 것이다.

둘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만드는 것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상호간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들은 협상력의 격차로 인해 일대일의 관계에서는 대기업과 공정한 계약을 맺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유사한 상황에 있는 다수의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대기업과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아가,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혼자서는 하기 어려운 기술개발, 디자인 개발, 구매, 판매, 해외시장 개척 등의 영역에서 상호간의 수평적 협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런 수평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대기업과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공정하게 변화시킬 수 있고, 궁극적으로 상호호혜의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비롯한 수평적 네트워크가 너무나 취약하다. 2013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중소기업협동조합 수는 931개에 불과하고, 조합원 업체 수는 70,247개로 전산업 조직화율은 2.1%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조합 수가 47,207개나 되고 조직화율이 70.5%에 이르는 것과 대비된다. 이탈리아․독일․덴마크 등 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협동조합의 활동이 너무나 저조하다.

다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수평적 공동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조건으로서 공정거래법 제19조의 담합 금지 규정에 대한 일정한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 공동사업은 곧 담합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일의 경쟁제한금지법(GWB)은 카르텔을 금지하는 유럽 경쟁법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공동행위에 대해서만큼은 유일하게 적용제외 조항(제3조)을 존치시키고 있다. ‘카르텔 제외 조합’(Kartellfreie Kooperation)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는 해당 조항은 1973년 경쟁 제한금지법 개정 때 도입되어 발전하였는데, 대기업과의 경쟁에 있어 중소기업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처하는 것을 보완해 주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된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현행 공정거래법에도 유사한 조항이 있다. 즉 법에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을 담합 금지의 예외 인정 사유 중 하나로 열거하고는 있으나, 그 인가 요건과 절차가 너무 엄격하여 이를 적용한 실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정위를 비롯한 범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관련 조항을 개정하고 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담합 금지의 예외를 인정하자고 하면 반시장적 발상이라고 비판할 사람이 많겠지만, 바로 그 인식의 장벽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원천적으로 협상력의 격차가 존재하는 거래 관계를 ‘대등한 자들 간의 자유로운 사적 계약’으로 상정해서는 협상력 우위에 있는 자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규율하기 어렵고 협상력 열위에 있는 자의 발전을 기 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협의회, 클러스터 등등 이름을 뭐라고 부르든 간에, 다수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공동사업을 위한 조직에 어느 정도의 법적 권리를 인정할 건가는 결국 사회의 집단적 선택의 문제다. 물론 이들 단체를 노동조합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즉 조직 내부의 노동자에 인정되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의 3권을 모두 준내부조직적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에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파업에 해당하는 납품 거절 등의 단체행동권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단결권과 집단교섭권에 준하는 권리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동 3권 역시 역사적 진화의 결과물이었으며, 준내부조직적 관계에 있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권리 및 의무를 조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에 대해 일정 범위 내에서 담합 금지 규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대통령이 재벌총수와 중소기업 사장들을 청와대에 불러 동반성장대회를 열면서 재벌의 시혜적 조치를 당부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성과가 없으면, 공정위․금융위․국세청․검찰 등을 동원하여 팔을 비트는 관치를 할 수밖에 없다. 이래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죄수의 딜레마’와 ‘안나 까레니나 법칙’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에 빠져 있다. 죄수의 딜레마는 협조적 행동을 위한 소통은 불가능한 반면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벌칙이 주어지지 않는 게임의 규칙 하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두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이다. 문제는, 상대방이 행동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나의 행동 전략을 바꿀 유인이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게임의 규칙 자체를 수정해야만 한다. 즉, 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협조적 행동에 따른 편익의 실현 가능성을 신뢰하게 만들고, 기회주의적 행동에는 강한 벌칙이 부과된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경제학의 게임 이론이 제시하는 간명한 원칙을 현실의 법제도와 관행으로 착근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수의 주체들이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구속력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반복 게임(repeated game)을 통해 ‘협조적 행동에 따른 편익과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한 벌칙’이라는 신상필벌의 경험을 누적하는 오랜 기간 동안의 진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들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 오히려 그 반대의 경험이 빈발하게 되고, 과거의 행동 전략을 수정할 유인을 갖지 못하며,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매우 불만족스러운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환경, 즉 New Normal의 시대 환경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협조적 행동을 통해 얻게 될 먼 미래의 편익은 더욱 불확실해지는 반면, 하루하루 생존을 이어가야 할 각박한 오늘의 상황에서 기회주의적 행동의 유혹은 더욱더 커지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현실의 성과는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름길은 없다. 특히 하나의 근본적 원인을 지적하면서 이를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제시하는 방식의 접근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베스트셀러 『총, 균, 쇠』에 인용된 ‘안나 까레니나 법칙’의 교훈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즉 “행복한 가정은 더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다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행복(성공)을 위한 요건은 여러 가지다.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추었을 때에만 행복해질 수 있고, 따라서 행복한 가정은 다 엇비슷해 보인다. 반대로 이중 어느 하나라도 결여하면 불행(실패)해진다.

그런데 하나의 실패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실패 요인(들)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악순환에 빠지기 십상이다. 만병통치약식 접근의 위험성이 여기에 있다.

경제민주화는 혁명(revolution)이 아닌 진화(evolution)의 결과물이다. leader와 followers의 인내심이 요구되는 지난한 과정이다. New Normal의 시대에는 특히 그렇다. 경제민주화가 아무리 절박한 과제일지라도 세심하고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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