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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풀어본 가계부채 위기 진단한국의 가계부채 규모, 국제기준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큰 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구호에 불과, 실제로는 가계부채 확대를 통한 ‘부채주도성장’
김승식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의 저자, 복지국가&  |  media@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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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7  10: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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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국내의 가계부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재연되고 있다. 우선 국내의 가계부채 문제를 진단하기에 앞서 가계부채의 규모가 언론 보도매체에 따라 달라서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언론에 주로 인용되고 있는 가계부채는 가계신용으로 2015년 9월 기준 1,166조 원에 달한다. 다른 한편, 또 다른 가계부채로 인용되고 있는 통계가 한국은행의 자금순환 통계에 잡혀있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로, 이는 2015년 9월 기준 1,385.5조 원에 달한다. 양자의 차이가 대략 220조 원에 이른다. 어느 것이 정확한 가계부채 통계인가? 언론에서는 대개 두 개의 통계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전자의 가계신용은 협의의 가계부채로, 후자의 가계부채는 광의의 가계부채로 보면 된다.

우선 전자의 가계신용은 크게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그리고 카드사 매출인 판매신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다 자영업과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를 합친 것이 후자의 가계부채에 해당된다. 따라서 전체 가계부채의 크기에 근접하는 수치는 후자의 광의의 가계부채인 1,385.5조 원이다. 국제적으로도 각국의 가계부채 지표는 후자의 통계를 기준으로 비교하고 있다. 국제적인 통계로 자주 인용되고 있는 각국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광의의 가계부채를 이용하여 계산한 것으로 2014년 말 현재 한국은 164.2%로 OECD 23개 회원국 평균 130.5%보다 33.7%p나 높다.

또한, 한국의 금융자산 대비 광의의 가계부채 비율은 44.9%로 OECD 회원국 평균인 36.9% 대비 8.0%p 높다. 그리고 GDP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 역시 2015년 1분기 기준으로 한국은 84.4%로 선진국 평균의 74%는 물론 신흥 아시아 국가 평균인 40%대에 비해 2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결국 국제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문: 그렇다면 우리의 가계부채는 위기인가, 아니면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인가?  

개별 가계의 경제적 상황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가계부채가 절대적으로 크다고 해서 모두가 위기인 것은 아니다. 가계의 부채가 크다 하더라도 소득을 통해 가계부채의 원리금을 잘 상환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정부에서는 우리의 가계부채 절대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나 잘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인가? 국내경제가 외부의 충격으로 금리가 일시적으로 크게 오른다든지 부동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2015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소득분위별 점유율은 소득최상위 20%계층(5분위)이 46.2%를, 그 다음 차상위 20%계층(4분위)이 23.4%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이는 부채상환 능력이 큰 소득상위 40%계층이 전체 가계부채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다음은 부채의 구조에서 변동금리와 거치식 만기일시상환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에 대한 우려인데, 이는 그간 정부의 적극적인 부채구조 개선 노력에 힘입어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음이 사실이다. 2015년 중 32조 원대에 달하는 <안심전환대출>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가계부채의 주택담보대출 중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은 2010년 말 6.4%에서 2015년 9월 현재 37.5%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동기간 0.5%에서 33.6%로 상당히 확대되었다.

정부의 2015년 7월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은 45%대까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40%대까지 추가로 확대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가계부채의 구성이나 부채의 구조에서 정부의 의도대로 잘 관리되고 있는 측면은 사실이다. 

문: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가 크게 확대되자 정부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며, 그간 최경환 부총리가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과 가계부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한마디로 최근의 가계부채는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를 목적으로 의도를 가지고 확대시킨 것이 맞다. 이는 정부의 일련의 정책과 가계부채 통계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14년 8월 이후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기존 50%대(수도권 지역)에서 70%로, DTI(총부채상환비율)를 50%대(서울 지역)에서 60%대로 각각 확대하였으며, 한국은행을 압박하여 기준금리를 4차례에 걸쳐 인하한 바가 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정부정책 이후(2014년 9월~2015년 9월) 가계부채는 급증했다.

동기간 협의의 가계부채인 가계신용은 109.6조 원이, 광의의 가계부채인 가계금융부채는 무려 121.9조 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정부정책 이전인 2012년 1월~ 2014년 8월 사이의 가계부채 증가액의 무려 3.5배에 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가계부채 확대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뻔뻔한 것이다. 동기간 가계부채증가율로는 10.4%대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증가율 4.3%의 2.4배나 가계부채가 확대되어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을 약화시켰다.

2015년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 Debt service ratio)은 2014년 21.7%에서 24.2%로 2.5%p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계금융 복지조사>통계가 2015년 3월 기준이어서 이후의 가계 DSR은 추가로 악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부총리가 주도했던 ‘소득주도성장’은 허울뿐인 구호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가계부채의 확대를 통한 ‘부채주도성장’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겠다. 

문: 그렇다면 우리의 가계부채는 언제 위기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의 50%가 넘는 500조 원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가계부채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전세보증금 역시 반환해야 할 주택 관련 부채에 해당된다. 한국은행의 2015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월세보증금 533.7조 원 중 82%인 437.3조 원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전세보증금이다. 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은 주택가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LTV(주택담보 인정비율)의 경우 은행과 보험이 주택가격의 70%대이지만 신협과 저축은행 등 비 은행권은 85%에 육박하여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할 경우 금융권 전체는 순차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보증금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국 아파트의 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09년 1월 52.3%에서 2015년 11월 73.7%로 가파르게 상승해 있어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할 경우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집주인의 43.6%는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월세보증금이 금융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전월세보증금이 20% 정도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하면 전체 임대가구의 11.9%가 전월세 보증금 반환을 위해 추가 차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가격 급변동에 노출되어 있는 가계부채 규모는 주택담보대출 뿐만이 아니라 전세보증금을 합친 1천조 원 이상으로 봐야 한다. 가계신용에 잡혀있는 금융권 전세자금대출 비중은 3.7% 수준(43조 원 규모)에 불과하다. 따라서 집주인 입장에서 반환해야할 전원세보증금 491조 원(금융권 전세자금 대출에 이중 계산되어 있는 43조 원 제외)을 가계금융부채 1,385조 원에 합산할 경우 실질적인 가계금융부채는 1,876조 원에 달한다.

가계부채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 부양 이후 그동안 급등했던 토지와 주택 가격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경제위기로 전환된 사례는 매우 많다. 일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부동산 가격의 버블 붕괴로 15년에 걸쳐 6대 도시의 상업용 부지가 고점 대비 무려 87%가 폭락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후유증이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을 초래했다.
   
▲ 가계부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주상복합 모델하우스에서 고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일본에서 자산버블 붕괴의 한 예를 들어보면, 당초 100억 원대 건물의 매입을 위해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80억 원을 차입했는데(LTV 80% 적용), 이후 건물가격이 폭락해 건물의 실거래 가격이 13억 원 수준에 불과해서 은행차입금 80억 원이 건물가치의 6.2배에 달하는 극한 상황이었다. 이를 통해,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의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 폭락의 최근 사례로는 미국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10대 도시의 주택가격이 2010년까지 고점 대비 35%나 폭락한 경험이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당시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전역의 금융위기로 확산된 바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 후유증 이후 여전히 재정 및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상당수의 EU국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2000년대 이후 아일랜드의 주택가격은 고점 대비 무려 50.2%의 폭락을 경험했고, 그리스와 스페인 역시 각각 33.0%와 29.4%나 주택가격이 폭락하여 지금까지 금융과 재정의 위기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가계부채 확대를 통한 부동산 경기의 부양정책은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후 그동안 급등했던 자산가격의 붕괴가 초래할 위험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의 경우 공식적인 통계로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 외환위기 당시(1997년~1998년) 국가부도의 충격으로 15.6% 가까이 급락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당시 주택가격의 하락과 함께 잇따른 재벌그룹의 파산(30대 재벌그룹 중 16개가 파산 내지는 인수합병)의 충격으로 국내 시중은행의 대부분이 공적자금 수혈을 받고, 인수합병과 매각을 통해 회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경우, 현재와 같이 확대된 가계부채는 국내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부분의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주택가격의 하락과 같은 외부충격에 가계의 재무유동성은 매우 취약한 상태라 더욱 위험하다. 

문: 부동산 급변동에 따른 전반적인 경제적 충격파동을 제외하고 가계부채의 확대가 각 계층별 가계의 재무상황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가?  

가계부채의 절대비중으로 보면 소득하위 계층의 가계부채 비중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2015년 3월 기준 소득최하위 20%계층(1분위)의 가계부채 비중은 전체의 4.1%에 불과하고, 그 다음 소득하위 20%계층(2분위)은 11.0%로 소득하위 40%계층이 점유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비중은 15.1% 수준이다. 하지만 가계부채 확대로 인해 가계부채 고위험군인 이들 하위소득 계층의 재무 상황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새정치연합의 김기준 의원이 지난 5년간의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채가 있는 가구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의 고위험군에 속해 있는 중하위 소득계층과 자영업자군의 상당수가 현재의 가계소득만으로는 가계의 빚을 갚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빚이 있는 가구는 2010년 59.8%에서 2014년 65.7%로 4년 사이에 5.9%p 늘어났고, 이들 부채가구의 DSR은 동기간 23.9%에서 26.9%로 3%p 증가했다. 즉, 2010년 이후 부채 가구의 비중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의 DSR 역시 점차 높아져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소득최하위 20%계층(1분위)의 DSR은 2010년 41.2%에서 2014년 68.7%로, 그 다음 소득하위 20%계층(2분위)의 DSR은 32.5%에서 36.9%로 주로 소득하위 계층을 중심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통상 DSR이 40%가 넘으면 빚이 빚을 부르는 ‘부채의 악순환’에 빠져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가계부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부채가 있는 소득 1분위계층 전체와 소득 2분위의 90% 정도가 이런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중위소득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소득 3분위의 경우도 DSR이 2010년 24.7%에서 2014년 31.2%로 높아져 소득 3분위의 절반 이상이 고위험 가계부채군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중하위소득 계층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구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계부채의 고위험군은 대부분의 자영업자도 해당된다. 자영업자의 가계부채는 전체의 38%를 상회하여 단일 직업군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내수침체와 함께 자영업자의 소득이 축소되면서 자영업자 전반이 취약한 재무구조에 빠져있다. 2014년 3월말 기준 자영업자 평균 금융부채는 1억 1,909만 원대로 전체 부채가구 평균부채 9,117만원 대비 가구당 대략 2,800만 원의 추가부채를 지고 있으며, 자영업자의 부채는 가처분소득 대비 240%로 전체 부채가구의 평균인 208.4% 대비 30%p나 높다. DSR의 경우도 31.3%에 달해 전체 부채가구 평균인 26.9%에 비해 4.4%p나 높다.

구체적으로 2014년 3월말 기준 소득분위별 자영업자의 DSR를 살펴보면, 소득 1분위 경우 무려 117.9%로 전체 소득 1분위의 2배에 육박하고 있으며, 지영업자 소득 2분위와 3분위의 DSR 역시 각각 47.2%와 40.6%로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의 60% 계층이 가계부채 고위험군에 속해있다. DSR이 40%가 넘고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고위험 한계가구의 비중에 부채가 있는 자영업자 소득하위 1분위 전체와 자영업자의 2~3분위까지 합칠 경우 고위험 한계가구의 수는 무려 156만5천에 달해 전체가구의 14.2%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저소득계층의 자영업자 가구주 평균연령이 무려 63세에 달해 자영업자의 가계부채가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현재와 같은 내수경기 침체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부분이 시간이 문제이지 결국 가계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져서 현재 50%에 달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노인계층의 경제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50대 이상 중장년 및 노인계층의 가계부채 비중이 전체의 53.4%에 달하지만, 이들 계층의 소득은 나이가 들수록 점진적으로 축소가 불가피해서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은퇴 이후 노인빈곤 문제는 지속적인 사회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문: 우리나라에 가계부채 밖의 상당히 큰 부실채권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가계부채(협의든 광의든) 통계는 채무자들이 이자를 제대로 내고 있는 금융권 전체의 부채만을 집계한 수치이다. 그렇다면 금융권 가계부채 중에서 채무자들이 이자를 내지 못한 금융부채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금융권 가계부채 중에서 채무자들이 이자를 내지 못하여 연체되어 있는 금융부채는 가계부채 통계에서는 제외되며, 연체기간에 따라 요주의(1개월 이상~3개월 미만), 고정(3개월 이상 회수가능), 회수의문(3개월 이상~12개월 미만), 추정손실(12개월 이상) 등의 무수익여신으로 분류하여 따로 집계한다.

이런 무수익여신(NPL: Non performing Loan)에 대해 금융권은 연체기간에 따라 분류하여 대손충당금을 쌓게 된다. 물론 금융권은 채무자가 금융부채에 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이자를 내도록 독촉한 후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금융채무를 분류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살펴 본대로 가계부채 중에서 고위험 한계가구에 해당하는 156만 5천 가구(전체의 14.2%)가 이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가계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금융권의 무수익여신(NPL)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무수익여신은 상당기간 은행권에서 관리되다가 채권추심업체에 매각된다. 저축은행을 비롯하여 대부업체 등 채권추심업체는 전국적으로 8,700여 곳에 달할 만큼 난립되어 있다. 금융권에서 이런 무수익여신이 거래되는 시장을 총칭하여 ‘부실채권시장’이라 한다. 그렇다면 부실채권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채무자 중에서 장기연체자 규모가 대략 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금융권 부채는 무수익여신으로 분류되거나 이후 부실채권시장에서 매각되어 가계부채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국민행복기금’이 이런 장기연체자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국민행복기금 역시 당초 공약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지만(대선 당시 약속했던 규모는 18조 원이었으나 현재 1.5조원으로 축소), 지금까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부실채권을 처리한 채무자의 평균 채무금액은 1,146만 원이고 연체기간은 평균 6년 정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에서 정리한 채무자의 평균 채무금액을 적용하면 350만 명의 장기연체자의 채무금액은 최소 40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융권의 가계부채 연체율은 0.53%대로 그리 크지 않지만, 이를 적용하면 가계부채 중에서 매년 7~8조 원 규모가 무수익여신으로 처리되어 부실채권시장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부실채권시장은 ‘썩은 고기를 파먹고 사는 하이에나 같은 정글시장’으로 비유되고 있다. 채무자의 연체기간이 6년 정도 되면 무수익여신의 부실채권가격은 원금의 3~5%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무원금의 3~5%에 매입한 채권추심업체들이 적극적인 추심을 통해 원금 이상을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고수익시장이다.

이처럼 채권추심업체들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추심행위가 채무자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다. 자살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처럼 부실채권시장 연체자의 빚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최근 서울시와 성남시 등 지자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이 ‘쥬빌리 은행’이다. 쥬빌리 은행은 부실채권을 원금의 5% 수준에서 매입하여 채무자가 원금의 7%만 갚으면 채권을 소각해 빚을 탕감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처럼 확대된 부실채권시장 규모를 감한할 때, 국민행복기금을 당초의 공약대로 확대 개편해 국가 차원에서 장기 연체자의 빚 고통을 줄여주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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