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http://event.eventservice.co.kr/hpe/2017/00/file/HPE_Synergy_Dummies.pdf
월간지커버스토리
트럼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가?트럼프 정책이 미국을 더 약하게 만들 것…미국 문제는 성장체계가 아닌 분배적 귀결의 문제
박이택 본지 편집기획위원, 고려대 연구교수  |  media@economy21.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14  16:24:2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2016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내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처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제시된 정책들이 오히려 미국을 더 약하게 할 것이라 우려한다. 왜냐하면 트럼프의 정책들은 미국의 예외적 우월성을 가져온 원천들을 강화하기보다 약화시킬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이제까지 미국을 발전시켜 온 경제정책 기조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정도가 아니라 미국의 몰락을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을 간단히 정리하면, 해외에는 미국의 일자리를 부당하게 훔쳐가는 악당들이 있으며, 이 악당들로부터 일자리를 되찾아 오면, 미국의 러스트벨트(rust belt)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상조약이나 환경규제 등을 손 볼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미국의 기업들이 되들어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세제를 개편하고 재정정책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의 악당들을 때려잡는 러스트벨트의 총잡이 트럼프가 악당들이 없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우선 미국 밖에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는 악당들이 있는지, 통상조약이나 환경규제, 세제의 개편 및 재정정책의 시행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데, 유효하게 작동할 것인지 등을 살펴보자.  

해외에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는 악당들이 있는가? 

부당하게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서 미국에 러스트벨트가 생기게 한 악당이 미국 밖에 있는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국제수지 흑자를 얻고 있는 중국이나 미국 시장에 판매할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지로 번영하고 있는 멕시코 등은 트럼프에게는 너무 명백한 악당일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징치하고, NAFTA의 재협상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약간 불투명하게 보이는 악당들도 있는데, 글로벌 가치 사슬망을 건설하여 잠재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구축할 사실상 일본 중심의 TPP도 당장 중단시켜야 할 명단 속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은 진정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악당들인가? 
   
▲ 2017년 1월 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트럼프. 출처=위키백과, By White House photographer-Official White House Facebook page

지면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 문제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이 문제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이라는 이름 하에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이 논의들을 살펴보기 이전에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의 추이부터 확인하여 둔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폭은 <그림 1>이 보여주는 것처럼 2000년대 전반에 약간 더 커졌다가 2000년대 후반에 다시 줄어들어 2010년대에는 분기당 천억 달러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한 대상 지역의 구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2000년대 전반에는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및 기타 유럽 지역이 국제수지 적자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아시아 및 태평양이 60% 정도를 차지하였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는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의 대부분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 대해 발생하고 있다.  

<그림 1> 미국의 국제수지 (2003년 1사분기-2016년 2사분기, 백만 달러)
   
 

출처: http://www.bea.gov

아시아와의 국제수지 적자를 국가별로 세분하여 보면,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분기별 200억 달러 내외에서 변동하고 있으며, 중국은 2000년대에 크게 늘어서, 2010년대에는 분기별 800억 달러 내외에 달하고 있다. 한국도 대체로 미국에 대해 국제수지 흑자를 얻고 있지만,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그런데 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는 지속하고 있는 것인가? 

<그림 2> 한국, 중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국제수지 (2003년 1사분기-2016년 2사분기, 백만 달러)
   
 

출처: http://www.bea.gov 

조지 소로스는 왜 위안화가 폭락할 것이라 생각했는가? 

올 초 세계 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George Soros)가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 전망하고, 헤지펀드들과 함께 위안화 공격에 나선 것이다. 소로스의 중국 위안화 공격은 실패했는데, 중국이 이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3조 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조지 소로스는 왜 위안화가 폭락할 것이라 생각한 것일까?  

2008년 미국 발 국제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중국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동년 11월 5일에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4조 위안의 추가투자를 포함한 포괄적 경제대책을 수립하였다. 이것은 기존에 진행되었던 경제발전방식 전환 논의를 무력화시키고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어 고정자본 투자 중심의 경제성장 방식을 재가동하게 하였는데, 이것이 대규모 부실 투자로 귀결 되어 중국이 경착륙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철강 생산에 대한 과잉 투자는 중국을 넘어 세계 철강업계의 위기도 조장하였으며,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골칫덩어리다. 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급속하게 감소하기 시작하여, 2014년 6월에 3조 9932억 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고가 2016년 1월에는 3조 2천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중국의 위안화가 폭락할 것이라 본 조지 소로스의 전망에도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이 에피소드는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위안화를 저평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혐의를 다시 보게 만든다. 현재 위안화는 고평가 되어 있는 것인가 저평가 되어 있는 것인가? 적어도 2016년 6월에는 조지 소로스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위안화의 고평가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보아야 한다.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인가 글로벌 금융 불균형(Global Financial Imbalance)인가?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에 대한 논의는 국제금융위기 이전에는 그 원인이 미국에게 있는가 아니면 아시아 수출주도 공업화 국가들에게 있는가를 중심으로 전개 되었지만, 2008년 국제금융위기의 발생 및 그 진행과정을 거치면서,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는 국제수지나 자본수지의 문제라기보다는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게 달러를 지급준비금으로 비축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글로벌 금융 불균형(Global Financial Imbalance)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국제통화체제를 브레튼 우즈 체제 II로 규정하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즉 글로벌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외환을 조작하여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아시아 국가들을 징치할 것이 아니라,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미국 달러 및 국채를 지급준비금으로 과잉 축적하게 만드는 국제통화체제를 재편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로벌 (금융) 불균형 체제에서 가장 큰 수혜를 얻는 측은 누구일까? 그 수혜자는 1944년부터 1971년까지 지속하였던 브레튼 우즈 체제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기타 국가가 아니라 유일하게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쓸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미국이다. 글로벌 불균형은 해외에서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악당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유일하게 통화정책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미국의 특권과 글로벌 가치 사슬 속에 깊숙이 편입된 국가들이 달러 특권의 체계에 지불하여야 하는 비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무엇이 진실인지는 시장이 보여줄 것이다. 트럼프의 신고립주의적 정책이 미국 이외의 국가의 달러 부족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한다면, 세계에 대해 트럼프가 행하는 겁박은 약달러가 아니라 강달러의 시대를 만들 것이며,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는 신고립주의적 정책의 직접적 효과와 더불어 미국의 일자리는 늘어나기보다 줄어들 것이다.  

페드 뷰(Fed view)의 시대는 종언을 고해야 하는가? 

트럼프가 보기에 미국 내에도 악당은 있었다. 저금리 정책를 펴서 자산가격의 버블을 만들어 국가 경제를 망치려고 작정을 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재닛 옐렌(Janet Yellen)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국 월별 주택가격 지수는 1991년 1월을 100으로 하면, 2007년 3월에는 226.71로까지 올랐다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폭락하기 시작하여 2011년 3월에는 179.50으로 낮아졌다. 이후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양적 완화 정책으로 주택가격 지수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여 2015년 11월에는 금융위기 이전의 역사적 고점을 넘어 228.00이 되었다. 이후에도 계속 상승하여, 2016년 8월에는 2007년 3월보다 5% 더 높은 237.88이 되었다. 트럼프가 보기에 옐렌은 주택가격이 계속 올라 다시 버블이 터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악당이여서, 자신을 옐런에 맞서 싸우는 투사로 부각시키면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을 것이다.  

<그림 3> 미국 월별 주택가격 지수(1991년 1월 – 2016년 8월, 1991년 1월 = 100)

   
 

출처: http://www.fhfa.gov 

사실 옐렌은 자산가격의 버블을 그것이 터질 때까지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벤 버넨키(Ben Bernanke), 재닛 옐렌(Janet Yellen)으로 이어지고 있는 연방준비제도의 관점(Fed view)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의 관점(Fed view)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립하고 있는 국제결제은행의 관점(BIS view)과 비교하여 보는 것이 좋다. 국제결제은행의 관점은 자산가격이 상승할 때에는 그것을 억제하는 예방적인 긴축 정책을 쓰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연방준비제도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통화와 금융의 안정만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연방준비제도의 관점은 버블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예방적 긴축 정책은 비용이 매우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버블이 발생해도 그대로 방치하고 그것이 터지고 난후 대규모 금융완화로 대응하면 된다고 본다. 버블 방지는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목표가 아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추구하여야 할 것은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고용최대화도 정책목표로 설정하여 불황이 없는 미국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의 관점이 잘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자산가격의 버블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통화정책이 왜 고용최대화도 정책목표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들은 자산가격의 버블은 연방준비제도의 확장적인 금융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저축과잉(Global saving glut)이 미국으로 유입되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금융정책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만이 아니라 고용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하는데, 한번 불황에 빠지게 되면 이 때 취업의 기회를 잃은 실업자들이 이후 경기회복기에도 제대로 된 취업의 기회를 발견하지 못하여 장기실업률을 높이기 때문에 장기성장률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물론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의 관점보다 국제결제은행의 관점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여, 옐런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트럼프가 추구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사용하여 고용최대화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경쟁력도 높이면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시점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기에 적절한 시점인지, 그리고 제시하고 있는 재정정책이 미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가 매우 깊다. 현재 미국의 고용은 거의 완전고용의 상태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옐런도 금리인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겠다는 트럼프의 정책은 경기를 과열하여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아 트럼플레이션 현상을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정정책은 시장이 적절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시장실패의 이유가 있으며, 정부가 시장실패를 해결할 수 있는 우월한 능력을 가진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을 잘 선별하여 실시하여야 하는데,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이 조건을 만족할 것이라 보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재정투자는 부실 투자로 연결되어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도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인프라투자는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여 현재 존재하는 인프라들이 상당히 낙후되었다는 점이나, 미국으로 돌아올 기업들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마중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의 재정정책은 잘 준비되지도 않았고 적절한 시점도 아니라는 우려어린 시선 아래 놓여 있으며, 그것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식 신고립주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가? 

트럼프가 주장한 정책들이 실시되면, 러스트벨트를 부활시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미국이 트럼프가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만큼 취약한 상태에 있는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림 4>는 1947년 2사분기부터 2016년 3사분기까지 미국의 실질 GDP의 성장률을 보여준다. 이에 의하면, 최근 20년 동안(1996년 4사분기에서 2016년 3사분기까지)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2.29%였다. 그 수치는 자본주의 황금기이자 동시에 브레튼 우즈 국제 통화체제 시대였던 1948년부터 1967년까지 20년 동안의 실질 GDP 성장률인 4.13%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황금시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파괴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가들에서 재건 효과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1920년대 미국의 대중소비시대를 열었던 19세기 후반의 과학기술혁명의 성과들이 빠르게 구현됨으로써 세계경제가 놀라운 성취를 거둘 수 있었고, 그와 같은 국제환경 속에서 미국도 놀라운 성취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1990년대 중반의 ICT 혁명과 최근 진행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의 향상을 견인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자본주의 황금기에 견줄 만한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1820년 이래 진행된 근대적 경제성장의 장기적인 성장추세에 비추어 볼 때 최근 20년이 심각한 정체의 시대인 것도 아니다.  

<그림 4> 미국 실질 GDP 분기별 성장률 (1947년 2사분기-2016년 3사분기, %)

   
 

출처: http://www.bea.gov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최근 20년 동안은 자본주의 황금기에 비할 때 성장률이 떨어지기는 하였지만, 분기별 성장률의 변동성은 현저히 줄어들어서 상당히 안정된 성장추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20년 동안(1996년 4사분기에서 2016년 3사분기까지)의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의 변동계수는 1.098여서, 1948년부터 1967년까지 20년 동안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의 변동계수(=표준편차/평균) 1.168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 비록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2008년 4사분기 성장률이 –8.2%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 정도의 충격은 자본주의 황금기에도 발생했다. 1958년 1사분기 성장률은 –10%였다. 이와 같은 안정성은, 비록 건설투자의 변동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개인소비지출의 분기별 성장률이 매우 안정화되었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의 성과는 그 이전 시기에 비해 다소 미진하기는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여진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확립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까지 연방준비제도의 관점(Fed view)은 그에 부합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성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신 케인지안들이 연방준비제도 의장직을 장기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미국의 경제정책의 기조를 뒤엎는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정책은 미국에게 더 나은 성장성과를 가져오는 원천이 되기보다는 미국 경제를 혼란에 빠트리는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미국의 문제는 성장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가져온 분배적 귀결의 문제이다. 현재 미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불평등성으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소득불평등을 측정하는 한 지표로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10%의 소득의 몇 배나 되는가를 사용할 수 있는데, 2013년 미국은 6.4배로서 OECD국가 중 2번째로 높았다.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덴마크는 2.9배이기 때문에, 미국의 소득불평등의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그림 5> 소득불평등도: 상위 10% 소득/하위 10% 소득 (2013년)

   
 

출처: https://data.oecd.org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정책이 그대로 실시된다면, 소득불평등도는 낮아질 것인가? 그럴 가능성도 있는데, 그것은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쇠퇴의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현재 미국의 성장과 소득불평등도의 상승을 모두 견인하는 것은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이다. 실리콘밸리가 가능했던 것은 그들이 글로벌 벤쳐 케피탈리스트이고, 글로벌 공급 사슬망의 경영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트럼프의 정책들이 실시되게 된다면, 이들은 글로벌 벤쳐 케피탈리스트이자 글로벌 공급 사슬망 경영자로서 역할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부과될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의 신고립주의적 정책들은 러스트밸트에 자동차 산업이나 석유 석탄공업의 성장을 가져오기 위해 실리콘밸리, 미국의 글로벌 경영자, 환경친화적인 기술개발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트럼프식 신고립주의적 정책의 결과가 무엇이든 그것은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인이 감내하여야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경험으로 미국인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트럼프가 제시한 산업정책적 재정정책이 아니라 센더스가 제시한 복지국가적 재정정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정신사적 전환이 일어난다면, 2016년 트럼프의 선택도 미국인의 위대한 선택의 일부로 위치 지워질 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트럼프의 신고립주의 정책을 주시해야 하는가? 

그런데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정책은 트럼프를 세계 대통령으로 투표하지 않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의 노동 표준과 환경 표준을 높이고자 했던 기존의 노력은 국가 간의 경쟁을 밑바닥을 향한 경쟁이 아니라 천정을 향한 경쟁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이제 트럼프는 그것을 밑바닥을 향한 경쟁으로 바꾸어 놓으려고 한다. 바로 그 때문에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 어떠한 정책을 펼치는가는 온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절반은 우리들의 이야기도 되는 셈이다.  

박이택 본지 편집기획위원, 고려대 연구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0-729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37 기계회관빌딩 본관 7층  |  대표전화 : 02-785-2886
등록번호 : 서울 아 02415  |  등록일자 : 2013.01.10  |  발행인·편집인 : 원성연
이코노미21-당사의 기사를 동의 없이 링크, 게재하거나 배포하실 수 없습니다.
Copyright © 2011 이코노미21.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