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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절하, 중국발 경제위기의 시작인가?
환율절하, 중국발 경제위기의 시작인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 승인 2018.01.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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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환율절하는 핫머니 축출이 목표…‘중국발 세계경제 위기설’은 과장돼

<중국 경제 특집② - 환율절하의 의미와 전망> 

중국 위안화 환율급락의 비밀

2016년 연초부터 중국증시가 폭락을 했다. 이유는 위안화 환율급락이었다. 그리고 홍콩의 역외 위안화 금리도 폭등했다. 그러자 전세계 언론들이 중국발 금융위기설을 제기했다. 중국은 작년 8월11일 환율제도를 바꾸면서 환율절하를 했고 IMF-SDR편입결정을 계기로 13개 통화를 편입하는 새로운 환율지수를 발표하면서 달러 페그를 풀었다. 그러자 연초 6.2였던 대미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6.5까지 급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작년12월에만 1079억 달러, 1월에도 99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서방세계는 중국의 환율절하를 두고 중국이 무모한 위안화 절하 도박을 했고 중국이 시장의 역습에 통제불능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수출경기를 부양하려고 환율 절하했고 그 부작용으로 이런 속도로 외환보유고가 매달 1000억달러씩 유출되면 연내에 중국에 외환위기가 온다는 것이 서방의 시각이다.

그런데 중국은 왜 환율절하를 했을까? 중국은 서방언론에서 언급하는 수출경기를 부양하려고 환율절하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2015년에 수출이 감소했는데도 무역수지 흑자가 5,387억 달러나 늘었다. 만약 환율을 대폭 절하해서 수출을 플러스로 만들면 무역흑자는 7000-8000억 달러는 가볍게 넘어간다. 그러면 외환보유고의 1/5이 늘어나면 환율절상 압력이 20% 이상 생긴다. 그리고 전세계 신흥국이대부분 10%-50%이상 환율절하를 했는데 중국이 6%정도 절하해서 수출부양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015년에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5387억 달러나 줄었다고 서방은 중국에 금융위기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난리지만 오히려 중국은 내심 외환보유고를 줄이고 싶어한다. 중국의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외환보유고는 1.5조 달러였다. 2016년 현재 외환보유고는 3.23조 달러다. 2007년의 2배가 넘는다. 금융위기 중에도 1.5조 달러수준에서도 문제가 없었는데 3.23조달러면 오히려 과도하다.

적정외환보유고는 계산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개월 수입액 결제대금+ 단기외채+ 포트폴리오 투자액의 1/3이다. 이 기준으로 중국의 적정외환보유고를 추정해 보면 1.5조 달러이고 현재 3.2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는 1.7조달러 초과 보유 상태다.

2016년 들어 중국증시와 환시장에서 주가와 환율변동의 주범은 작년 1분기에 대거 들어온 단기 자금이다. 중국의 단기외채를 보면 2015년 1분기에 환율이 절상되면서 5579억 달러나 쏟아져 들어왔다.  

<중국의 단기외채 이상급등-2015년 1Q>

자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은 매년 2-3%의 위안화 절상을 했고 서방세계가 제로금리로 가져갔지만 중국은 자금난으로 금리가 높았다. 그래서 서방의 핫머니가 제로금리에 돈을 빌려 환차익과 이자율 차를 노리고 대거 중국으로 들어간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중 단기채의 비중이 2014년16%에서 2015년 1분기에는 35%로 급증했다. 그런데 중국정부가 2016년 환율을 6%까지 절하시키자 평가손이 왕창 늘어난 것이다.  

<리보금리와 시보 금리차>

자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그리고 2015년에 이어 2016년 들어서도 중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맞불작전으로 환율절하를 용인할 움직임을 보이자 추가적인 환차손에 겁이 난 핫머니가 손절매를 한 것이다. 환율절하와 금리차 축소로 중국의 단기외채 비중은 31%대로 하락했고 2016년 들어서는 18%대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주가와 환율이 단기자금 유출에 크게 영향 받은 것이다.

2015년 연초에 들어온 5579억 달러의 핫머니의 유출을 어느 기준으로 잡느냐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지지만 대략 이미 2000-3600억 달러 정도는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 남은 자금은 대략 1400억 달러 수준이고 추가적인 환율의 급변동은 1400 정도가 손절매하면 일단락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환율절하로 노린 것은 무엇일까? 이번 환율절하로 중국은 골치 아픈 핫머니를 간단히 쫓아냈다. 환차손으로 위협한 것이다. 서방세계는 미국이 중국을 위협했다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환차손에 겁먹은 핫머니의 엑소더스지 중국을 겁 줄려는 미국의 액션이 아니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역외 위안화에 대한 은행간 금리인 하이보(HIBOR:Hong Kong Interbank Ofered Rates)는 13.4%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6월 이후 최고다.

이유는 외환시장에 중국정부가 주요 국유은행을 동원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대거 사들인 다음 풀지 않은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달러를 팔고 싶어도 위안화가 없어 사줄 수 없다. 그럼 위안화 값은 자동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본토와 역외시장을 통한 위안화 공매도가 불가능해진다. 그러자 추락하던 위안화 환율이 바로 반등했다.  

헤지펀드의 위안화 절하베팅의 성공 가능성? 

조지 소로스가 다보스포럼에서 위안화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중국을 공격해 위안화를 절하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온 언론을 장식했다. 그리고 한국의 금융가에서는 총자산 규모 16억 달러 짜리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져, Kyle Bass의 투자레터가 돌면서 중국 위안화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관한 우려가 넘쳐났다.

Kyle Bass가 주장한 논리는 중국의 부채 급증과 중국 은행대출의 부실비율의 급증으로 이를 보충하려면 대규모 통화발행이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환율의 절하가 불가피하다는 식이었다. 그래서 위안화 환율의 대폭적인 절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여기에 펀드전체 자산을 풀 베팅했다는 것이다.

전세계 헤지펀드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2015년 4분기말 기준으로 2.9조 달러다. 소로스가 18년 전 홍콩을 공략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중국GDP는 10배가 커졌고, 외환보유고는 20배가 커졌다. 중국의 경제규모는 이미 미국 다음의 세계2대 국가다. 외환보유고가 3.23조 달러이다. 홍콩도 36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

언론에서 조지 소로스, 데이비드 아인혼, 빌 애크먼, 카일 베스 등 전세계 헤지펀드 거물들이 모두 위안화 숏을 친다고 떠들었지만 이들의 전체 자산규모를 보면 다 합쳐야 400억 달러도 안 된다. 이들은 전세계 top10헤지펀드 안에도 못 들어가는 규모다. 이 정도 규모로 단타는 칠 수 있겠지만 중국당국에게 싸움을 걸었다는 것은 넌센스다.

중국과 홍콩시장, 400억짜리 헤지펀드가 뒤흔들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그리고 FRB가 배후에 있다는 얘기도 하지만 FRB가 어떻게 헤지 펀드에 돈을 줄까. 그리고 돈을 준들 그 돈을 국가의 자산으로 가져올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FRB가, 마치 한국은행이 돈 찍어서 헤지펀드에게 준다는 것은 기관의 존립목적에 위배되는 것이고 이는 법치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실제로 전세계 TOP 10헤지펀드에게 실시간 정보를 받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 TOP5안에 들어가는 국부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투자공사, CIC는 국제 금융시장의 큰 손이다. 중국투자공사 CIC는 운영자금의 일부를 세계적인 수준의 6개 헤지펀드를 고용해 돈을 맡겨 자금운용을 하고 있다. 마치 우리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자산배정하고 운용사로부터 실시간 시장동향과 자산운용 성과를 보고 받는 것처럼 CIC는 실시간으로 전세계 헤지펀드의 운용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1.3조 달러나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1.3조 달러의 미국채를 팔기 시작하면 월가가 먼저 난리 난다. 금리가 바로 속등하고 그렇게 되면 미국정부의 적자재정을 충당할 국채발행이 어려워 진다. 그리고 미국의 연기금이 보유한 채권가격이 폭락한다.

중국, 미국 워싱턴 한복판에 시한폭탄 하나를 이미 묻어 둔 셈이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의 국채규모, 미국을 죽일 순 없지만 치명상을 입힐 만한 수준이다. 수백억짜리 헤지펀드들이 장난치는 수준이 아니라 전세계 헤지펀드 자산 2.9조 달러의 45% 사이즈인 1.3조 달러 사이즈의 중국의 헤지펀드가 미국정부를 뒤흔드는 것이다. 누가 더 충격이 클까?

중국이 환율 통제력을 잃었다고 서방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쓰고 있지만 중국의 환율 동향을 보고 홍콩의 금리상황을 보면 웃기는 얘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2016년 들어 환율을 절하했다 절상하면서 환율절하에 하방에 숏을 친 환투기 헤지 펀드들을 주기적으로 큰 손실을 내게 만들고 있다. 역내외 환율차를 주기적으로 줄이고 지준율을 올리고, 위안화 유동성을 단속해 단기금리를 급등시켜 헤지펀드들을 혼비백산 시키고 있다.

중국이 핫머니들을 혼내 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중국은 서방과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본항목이 개방되어 있지 않고 환율이 자유변동환율 시스템이 아니다. 따라서 실물경제와 환시장이 자동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환율시스템자체가 정부가 조종이 가능한 "관리변동환율-복수통화바스켓제도(BBC)"다.

2월에도 중국정부가 단 하루 만에 환율을 800BP를 절상시켜 환율절하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을 기절시켰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중국의 환율결정 메커니즘에 있다. 중국은 13개 통화를 섞어서 기준가격을 설정하는데 그 가중치는 중국 맘대로다. 위안화를 강세로 만들려면 약세통화의 가중치를 높이면 되고 약세는 반대로 하면 된다.

그리고 중국에 들어온 핫머니는 중국의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이 개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다국적기업이나 중국기업의 계정을 차입금의 형태로 가장해 들어갔다. 중국 기업들의 차입금계좌를 확인하고 통제하면 핫머니의 발을 자동으로 묶어 버릴 수 있다.

이번 2016년 1-2월의 환율변동과 대규모의 달러 유출은 작년 1분기에 환차익과 금리차를 노리고 들어왔던 5500억 달러의 단기외채가 환율절하와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역마진의 두려움에 서둘러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중국은 근본적으로 환율제도자체가 외환자금의 수급과 관계없이 정부가 조정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은행의 부실대출 증가와 환율과의 연관관계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그래서 중국의 환율, 헤지펀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 

중국의 부실대출 얼마나 되길래? 

중국의 Debt(총부채) to GDP비율을 보면 244%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낮다. 그런데 기업부채/GDP 비중은 163%로 주요국 대비 가장 높다. 그래서 기업부실이 터지면 중국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외환시장에 충격이 온다는 것이 헤지펀드들의 논리다. 

<주요국의 DEBT TO GDP 비율 비교>

자료: BIS, 중국경제금융연구소 

기업의 부실채권이 51%나 급증했고 금액으로는 1.27조 위안(232조원)이나 된다. 그래서 이를 처리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고 이를 정리하려면 대규모 통화 발행이 불가피하고 그러면 환율은 절하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실자산증가율로 보면 엄청나고 공포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부실의 절대규모가 아니고 경제규모와 부실의 충격흡수 능력이 중요하다. 중국의 경제규모와 부담능력 그리고 이미 대손처리를 위해 적립한 자금-충당금을 보면 답이 있다.

중국의 부실대출이 절대규모가1.3조 위안(232조원)이나 되고 증가율로 보면 51%나 되지만 부실대출의 수준을 보면 2007년 수준에 그친다. 2007년 대비 중국의 경제규모는 27.7조 위안에서 2015년 67.7조 위안으로 2.6배가 커졌다. 부실규모는 1배에 머물고 있지만 경제규모가 2.6배가 커졌다는 것은 위험부담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말이다. 

<중국의 부실대출 증가 추이>

부실대출의 GDP비중은 2007년에 4.8%였는데 2015년에는 1.9%수준으로 낮아졌다. 전체 GDP규모를 생각해보면 2% 미만의 부실은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이를 국제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부실대출비율은 2015년 현재 1.67%인데 세계평균이 4.23%이고 OECD국가 평균이 3.55%다. 세계평균과 OECD국가보다 낮은 수준인데 이것이 문제된다면 중국이 아니라 그전에 OECD국가들이 먼저 터져야 한다. 

<중국의 GDP 규모와 부실대출 비율 비교> 

중국의 부실대출 급증이 문제이고 이것이 문제가 되면 은행의 자본이 손상되고 이를 메우려면 돈을 더 찍어야 한다는 헤지펀드의 논리는 웃기는 얘기다. 이미 중국은 부실대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191%나 쌓았고 실제 부실이 발생하면 이것으로 충당하면 된다. 충당금이 충분히 있는데 자본잠식을 논하고 추가적인 화폐발행을 통한 자금지원을 논하는 것은 웃긴다.

이 충당금의 수준도 세계평균이 77%인데 중국은 그것의 2.5배 수준인 191%를 쌓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충당금비율이 너무 과도해 이를 120%선으로 낮추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수익개선과 승수효과 감안하면 5조 위안 정도의 추가대출여력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채가 위험한 것은 성장률이 낮을 때다 

부채의 레버리지 효과는 성장이 빠를 때는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을 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성장이 멈추면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서방의 헤지펀드들이 중국의 부채비율을 걱정하는 척하지만 같은 논리라면 위안화에 숏을 치는 것이 아니라 서방통화에 숏을 치는 것이 맞다.

각국의 부채/GDP비율을 각국의 성장률로 나누면 결국 레버리지 효과를 알 수 있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6.5%대의 세계평균의 2배 이상을 성장하는 중국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0-2%대 성장에 머물고 있는 주요 선진국의 부채/GDP비율이 더 큰 문제다. 기업부채/GDP 수치를 성장률로 나누어 보면 중국의 수준은 25로 미국과 같은 수준이다. 일본, 프랑스, 한국이 중국보다 더 위험하다.

아래 그림이 바로 각국의 부채비율을 각국의 성장률로 나눈 수치를 도식화한 것이다. 상대적인 금융리스크가 선진국보다 낮다. 단순하게 10%대 성장에서 6%대 성장으로 성장률 떨어졌다고 레버리지 역효과를 낼 거라고 보는 것은 넌센스다. 

<주요국 DEBT TO GDP RATI VS GDP GROWTH>

자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의 성장률의 하락도 세계평균과 비교하면 답이 간단하게 나온다. 2010년 중국이 10%대 성장을 했지만 2015년 말 6.8% 성장으로 성장율이 둔화 되었다. 그러나 세계 성장률은 보면 5.4%에서 3.6%로 떨어졌다. 세계성장율 대비 중국의 성장율을 비교하면 6년전 2.0배에서 2015년 2.2배로 오히려 중국의 성장률은 세계평균 성장율 보다 높아졌다. 세계 성장률이 하락한 것은 감안 안하고 중국의 절대 성장률 떨어진 것을 문제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중국의 GDP성장률과 세계 성장률과 상대비교> 

자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제조대국에서 금융대국 꿈꾸는 중국 

제조강국은 “영원한 머슴”이고, 금융강국이 “진정한 강자”라는 것을 중국은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실감했다. 지난 30여년간 중국은 전세계에 생필품을 수출을 통해 공급했지만 “세계의 공장”이라는 후진 대접 밖에 못 받았다. 주머니에 3.2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세계 최대의 현금부자로 등극했지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더 미칠 일은 금융위기 이후 일어났다. 70여년 만에 온 세계경제 대 불황에 세계가 부도위험에 빠졌지만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이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QE시리즈를 동원해 3.9조 달러를 프린터로 찍어 세계경제의 부도위기를 간단히 막았다.

덕분에 이번 금융위기로 중국은 바보가 됐다. 중국은 2014년6월에 3.9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들고 우쭐했지만 미국이 3.9조달러를 더 찍는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 중국, 2014년 하반기부터 화장지로도 못 쓰는 달러뭉치를 현물로 바꾸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전세계 부동산, 유전, 광산, 기업을 닥치는 데로 사들여 외환보유고를 5000억 달러 가까이 줄였다.

그리고 중국은 “금융의 불사조” 반열에 오를 기회도 노렸는데 찬스가 왔다. 바로 IMF-SDR 통화편입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방문해 보잉사 비행기를 300대를 한방에 사주었고, 영국을 방문해 70조원짜리 투자계약서에 싸인했고, 독일과 프랑스 총리를 중국에 불러 원하는 것을 다 들어 주었다.

IMF에 대해서는 만약 SDR통화에 편입시켜주지 않으면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미니IMF를 만들어 독립만세를 하겠다는 협박도 했다. 연간 무역수지 흑자만도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자금력이면 당장 3000억 달러짜리 미니IMF하나 더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경쟁자 등장을 두려워한 IMF도 중국의 SDR편입을 허용했다. 서방세계는 중국의 IMF-SDR편입을 두고 애써 초보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운전면허 받았다고 별거 있냐고 폄하한다.

중국의 IMF-SDR편입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중국도 이젠 금융위기로 인한 국가 부도가 없어지는 "금융 불사조가 된다"는 뜻이다. 미국, 유럽, 일본, 영국 모두 국가부채가 GDP의 100~230%나 되는 데도, 국가부도 안 나고 잘 먹고 잘 사는 이유는 단 한가지, 세계의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축통화를 갖지 못한 나라는 돈을 찍으면 자기 나라 인플레를 고민해야 하지만 기축통화국은 전세계가 같이 분담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중국은 이젠 " 중국발 금융위기"설에서는 영원히 안녕이다.  

<IMF-SDR편입비중>

자료:IMF 

IMF-SDR 편입결정 이후 중국, 달러페그를 풀고 환율절하로 미국의 금리인상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금리인상의 위협은 제로금리 자금의 미국회귀로 만들어질 외환위기에 대한 공포다.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30-40%를 차지하는 달러를 가진 중국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안전한 나라다.

그리고 겉으로는 위안화 국제화, 환율시장화를 외치지만 여전히 복수통화바스켓제도로 자의적으로 환율조정을 할 수 있는 나라도 중국이다. 이번에도 통화바스켓을 6개국에서 13개로 올리면서 위안화의 환율을 오히려 절하시켰다.

위안화의 약세는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 수출부진을 환율효과로 일부 커버할 수 있고,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금리인하, 통화방출 등의 경기후퇴방지정책을 눈물 나게 쓰고 있는데 여기에 동참해서 중국은 실리를 같이 얻고, 금리 올리는 미국만 나쁜 놈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중국은 어리숙한 척 하지만 당수가 8단인 진짜 고수다.  

금융대국 중국의 부상에 대비해야 

작년에 시진핑 주석은 주석으로 등극하고 첫 미국방문을 했다. 시진핑의 방미, 단순한 G1, G2간의 외교라고 보기에는 눈여겨 볼 점이 너무 많다. 제조대국 중국의 주석이 경제사절단으로 제조업 회장들이 아닌 BAT로 대표되는 인터넷회사 회장들을 대동하고 시애틀을 먼저 방문했다.

세계정상급인 미국 인터넷기업CEO들과 미팅을 했다. 중국의 2015년 새로운 국가산업정책이 “인터넷+@”다. 모든 제조업과 인터넷을 연결해 인터넷대국을 만든다는 것이다. 고목나무에 꽃을 피우고 잡초를 약초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 선진국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미국 방문 공식 Facebook(xie’s US visit)에는 과거 등소평, 장쩌민, 후진타오가 미국 방문 시 미국식 모자를 쓰고 웃는 “모자 외교” 사진을 올렸지만 이번에 시진핑은 미국의 어떤 모자도 쓰지 않았다.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한다는 “신형대국관계”를 암시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사진을 대거 올렸다. 시진핑의 미국방문에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사진을 대거 올린 것은 중국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일대일로”와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미국에게 보란 듯이 알리는 것이다. 그리고 상해와 미국 뉴욕을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대비한 그림을 올렸다. 미국의 금융수도 뉴욕과 상하이를 비교한 것은 중국의 상하이를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대국 중국”을 꿈꾼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방미 중에 중국에서는 영국과 재무장관회담이 있었고 영국과 중국은 런던증시와 상해증시를 교차거래하는 후룬통(沪伦通) 개설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영국은 IMF-SDR통화로 중국 위안화 편입을 지지한다는 선언도 했다. 프랑스도 지지선언을 했다. 미국의 혈맹, 유럽이 미국을 배반하고 금융에서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 미국 GDP의 25%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의 GDP가 지금 미국 GDP의 63%를 차지하는 거대한 국가로 부상하면서 세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GDP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5%에서 22%로 하락했지만 중국은 6%에서 13%로 높아졌다.

지금 세계 10대 은행 중 4개가 중국은행이고 10대 은행의 시총 비중을 보면 중국은행이 45%이고 미국 은행의 비중은 41% 선에 그치고 있다. 2005년 이후 포춘 500대기업을 보면 중국은 90개나 늘어난 106개사이고 미국은 48개가 줄어 128사에 그치고 있다. 3위인 일본은 27개사가 줄어든 54개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 기업의 자리는 물론이고 유럽 기업의 자리까지 중국기업이 차고 앉았다. 이런 추세면 포춘 500대 기업 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세계언론은 2015년 9월 “중국발 세계금융위기설”로 호들갑 떨었지만 이미 6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은 여전히 멀쩡하다. 중국이 6% 위안화 절하를 하자 미국은 환율조작국이라고 맹비난을 했고 전세계 주가가 모두 영향을 받아 속락했지만 지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국의 힘은 10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에서 나온다. 중국은 두 개의 국가 100년 대계를 가진 나라다. 첫 번째 백년대계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에 “중진국 도달”, 즉 “소강사회(小康社) 실현”이다. 사회주의 신중국은 1949년에 나라를 세웠다. 건국 100주년 다음해인 2050년에 도달할 또 다른 백년대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진국 진입”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1953년부터 5개년 계획을 실시해왔고 2015년은 제12차 5개년계획(2011-2015년)의 마지막 해다. 그리고 2016년부터 시작될 제13차5개년(13.5)계획은 중국의 “100년의 꿈”이 이루어질 2020년까지의 계획이다.

중국은 13차5개년 계획에서 아주 중요한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는 3가지 포석을 했다. 금융에서는 IMF-SDR편입으로 ”중국 위안화”를 국제무대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아시아와 중동을 거쳐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정책으로 실물경제의 육상벨트를 만들고 태평양과 인도양을 거쳐 대서양까지 가는 해상실크로드 정책을 통해 해상벨트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중국이 패권국으로 가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국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서 2015년 10월에 위안화를 4% 절하하자 신흥국증시와원자재가격이폭락을했다. 그러자 미국 언론들은 “10월 중국발 세계금융위기설”로 호들갑을 떨었지만 10월이 지났지만 중국은 멀쩡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 핑계를 대고 금리인상을 연기했다. 중국이 IMF-SDR통화편입을 위한 환율변동폭 확대에 미국과 전세계가 화들짝 놀랐던 것이다

과거 아시아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달러의 외출에 어쩔 수 없이 외환위기를 맞았고 대안이 없어 미국이 조종하는 IMF에게서 달러를 공급받아 국가부도를 막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 다른 것은 중국이 3.23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의 외출로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나면 중국이 3.2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담보로 달러 마이너스통장을 발행하면, 즉 통화스왑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면 중국이 그간 IMF와 미국이 했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거에 아시아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빈자리를 중국이 차고 앉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계기로 서방언론에는 “중국발 세계경제 위기설”이 난무하고 한국 언론에서는 이를 그대로 전제하는 바람에 중국에 당장 무슨 일 난 것처럼 난리가 났다. 중국의 환율절하, 수출경기부양 아니다. 중국 변신의 본질을 바로 봐야 한다.

이것이 중국의 위기인지 중국의 변신에 대비책을 세우지 않은 한국경제의 위기인지를 바로 봐야 한다. 서방의 중국발 세계경제위기설은 틀렸지만 전세계 주요국 중에서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한국경제의 중국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 못한 한국의 위기 가능성 지적은 맞다.

지금 중국 돈의 외출, 소위 중국의 전해전술(錢海戰術)이 무섭게 시작되고 있다. 제조대국 중국이 “세계의 투자가”로 변신했다. 한국전쟁 때 인해전술(人海戰術)로 한반도의 통일을 막았던 중국이 전해전술(錢海戰術)로 나오고 있다. 중국이 3.2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 줄이기에 나서면서 전세계 조 단위 이상의 모든 M&A시장에 중국이 큰 손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30여년간 외자유치에 혈안이던 중국이 태도를 바꾸었다. 중국이 외자에 대한 우대조치를 없앴다. 2014년부터는 중국의 해외투자가 해외자본유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증시에서도 미국과 유럽투자가는 한 물 갔고 중국이 최대 큰 손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외환보유고 34%를 가진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의 나라다. 이런 중국에서 금융위기, 외환위기가 일어 난다면 미국 이외 모든 나라에 금융위기가 왔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중국의 문 앞에 있는 한국, 금융대국 중국의 부상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한국, 중국의 금융위기가 아니라 중국금융의 부상에 빨리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437호(2016년 4월)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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