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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 사후면세점
“죽을 고비” 사후면세점
  • 관광섹션팀
  • 승인 2018.02.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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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경쟁과 사드보복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어

죽을 고비를 넘고 있다.

거의 사선(死線)이다.

'중국 시진핑 장기집권체제 구축'으로 요약되는 제 19대 중국 전당대회는 그나마 한줄기 빛이다. 사드(THAAD)보복해제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가온 한중정상회담과 중국의 단체관광금지조치가 보다 빠르게 풀리기를 기대한다.

무려 1년이 넘는 중국의 경제제재는 한국 관광산업을 휘청거리게 했다. 사드로 인한 중국 경제보복 피해의 80% 이상이 집중됐다. 특히 한때 한국 관광산업의 “또 다른 미래”로 평가 받던 해외관광객 쇼핑의 메카, 사후면세점의 현황은 거의 죽을 고비다.

사드보복은 사후면세점들에게 변신을 하던, 버티던, 아니면 죽든 사생결단을 요구했다.

일단 변신이 쉽지 않다. 사후면세점의 특성상 전문성과 폐쇄성이 강해 사업변신은 어렵다. 그래서 남은 길은 폐업밖에 없다는 소리도 나왔다.

그럼에도 한편에선 의외로 잘 버틴다는 평가도 있다. 물론 일부 업체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험적으로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작은 곳들은 많이 폐업했다.

그렇지만 중견업체들은 구조조정으로 이 위기상황을 잘 버텨내고 있다.

이미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힘겨운 상황을 버티면서 위기대처법을 배운 덕분이다. 물론 호시절 자본을 축적한 업체들의 경우다.

어떤 방식으로 버티고 있을까?

우선 직원고용방식에서 이미 변화를 준 업체들이 많다.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업계특성상 고용관계가 일방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직원고용과 급여를 성과급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매출이 많았기에 판매 직원들도 마다하지 않았다. 즉 불경기 때에는 실제로 회사와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구조다. 물론 구조적으로 보면 직원들의 피해가 더 크다.

일부업체에선 무급휴가를 진행했다. 기본급이 높고 고용체계가 안정적이어서 인기가 높은 업체들이다. 이러한 대규모 업체들은 가장 힘겨웠던 올해 7~9월, 무급 휴가를 운영한 곳이 적지 않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동남아 관광객으로 주 고객층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점은 관광공사의 정책과 상통한다. 다만 동남아 관광객들 역시 북한의 핵도발에 한국 관광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그럼에도 최근엔 동남아 관광객들조차 반복된 북한과 미국의 말전쟁에 익숙해져 간다는 평가다. 동남아관광객은 주로 하반기에 많이 몰린다. 한국의 가을과 겨울을 선호한다. 이미 위기에 익숙해진 사후면세점들은 그래서 올 하반기에 다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단체관광객의 부재는 사후면세점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임에 틀림 없다.  

한때 사전 면세점(DUTY FREE SHOP) 못지않게 테마사업으로 부상했던 사후면세점(TAX FREE SHOP)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툭하면 터져 나오는 사후면세점의 비정상적 판매구조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의 핵심사업분야로 자리매김한 사후면세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점은 한국관광산업의 주요주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사후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물건을 구입, 출국할 경우 이를 수출로 본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즉 제품 수출처럼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것이다. 부가세환급은 판매업체와 구매 고객이 혜택의 대상이 된다.

유럽의 경우엔 한국보다 훨씬 민감하다. 이유는 부가가치세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부가가치세가 10%다. 유럽은 거의 2배다. 따라서 부가세 환급의 할인효과가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다.

부가세를 얼마나 환급해주느냐, 그리고 어떻게 환급해주느냐를 놓고 계속 제도 변화가 있어왔다. 이 변화는 작은 것 같지만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쇼핑행위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사후면세점은 외국인 대상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려면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일본에서 한국관광객의 행태를 보면 된다. 이를 테면 한국인들은 일본에 가면 약을 많이 사온다. 대규모 드럭스토어나 백화점, 동키호테, 100원샵 등 유명한 쇼핑센터들이 관광지마다 즐비하다. 바로 환급해주는 할인율은 8%, 약 5만원이상. 한국관광객들은 상품정보를 공유하며 약 5만원이상의 구매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바로 이러한 면세품 구매 구매행위들은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사후면세점에서 밀봉해준 면세품을 공항까지 잘 갖고 나가면 된다. 별로 불편한 것이 없다. 일본의 경우엔 이러한 드럭스토어 위주의 사후면세점이 제도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

메르스사태로 주춤했지만 한국 사후면세점은 2015년초 새로운 테마주로 부상했다.

유진증권의 당시 분석에 따르면 사후면세점 매출 추정액은 약 71% 증가, 텍스리펀드(Tax Refund) 시장은 약 12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었다.

우선 사후면세점 시장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잘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어마어마하다. LG화장품의 고가 브랜드 후(后)와 아모레퍼시픽의 최상위 브랜드 설화수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물론 중국시장에서 외국화장품 수입순위는 이미 세계적인 프랑스가 1등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미국, 일본, 영국 등을 제치고 지난 2015년 1사분기, 이미 2위에 올라섰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중국 일반화장품 샵에서 20만원짜리 화장품을 구매한다면 한국보다 무려 약 23% 정도 비싸다. 관세가 6%, 부가가치세가 16%나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물류 등을 감안하면 중국의 화장품 가격은 더 비싸 진다.

따라서 한국에 오는 중국관광객들은 쇼핑에 열을 올린다. 한국에 오면 면세점과 일반매장 할인율을 비교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일반 매장 할인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굳이 면세점에서 살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이 많다. 그렇지만 외국인들, 특히 한국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인들에게 면세점의 의미는 각별하다. 다만 일반인들의 정보공유가 워낙 광범위해져 면세점이든 일반매장이든 중국보다 싸면 좋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그럼에도 면세점을 찾는 비중이 높고 면세점의 매출, 특히 객단가가 높은 이유는 명백하다.

우선 담배와 술이다. 이 경우엔 면세점이 명백하게 매우 싸다. 각종 세금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거의 2배다. 그리고 바로 명품이다. 명품은 워낙 할인율이 낮고 할인도 잘 하지 않는다. 한국의 면세점들이 잘 나가는 이유의 근원이다. 그래서 관세를 면해준다는 DUTY FREE다.

사후면세점의 경우엔 이러한 요인이 다소 약하다. 그럼에도 판매장 입장이든, 고객 입장이든 부가세 면제는 적지 않은 팁이다.

일본의 드럭스토어 약이 한국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우선 한국에서 찾기 어려운 약이 많고 한국에 수입된 경우엔 약값에 차이가 많이 난다. 거기에다 부가세까지 할인해준다.

통상 '관세(DUTY)'라는 복잡한 제도보다 국내 세금 부가가치세를 근거로 하는 사후면세점의 활성화는 매우 긍정적이다. 우선 규모가 적은 대신 수가 많다. 지리적 인접성이 높다.

외국인 관광객에겐 할인효과, 쇼핑센터는 관광객 유인효과, 정부는 외래관광객 소비지출 증대 효과 등이 있어 모두에게 윈윈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후면세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그간 다소 사각지대에서 성장하고 소규모 매장도 많았기 때문이다. 2008년 약 2,000여개, 2015년초 기준 사후면세점 수는 약 7600여개로 평가된다. 2015년엔 사후면세점으로 전환된 외국인 전용판매점 200여곳을 포함 1만개가 넘었으나 메르스가 터지면서 주춤했다. 2016년 메르스사태가 진정되면서 1만3천여개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나 지난해 말부터 사드보복조치가 서서히 강화되면서 다시 1만개점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사후면세점 수는 워낙 상황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무의미하다는 평가다. 최근 중국관광객의 이동에 따라 일본과 베트남으로 많이 이동했다.

한국에선 전통 기념품샵을 포함 대략 약 1만개 점포가 운영중이라고 보는 것이 무난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진증권 평가에 따르면 환급세액 기준, 2013년 약 7000억원, 2014년 매출은 71% 성장한 약 1.2조원으로 평가된다. 누락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높다고 봐야 한다. 2015년 추정치는 무려 71% 급증, 약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사전면세점에 비교해도 거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택스리펀드 시장도 2014년 218억원에서 약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었다. 택스리펀드 대행업체는 세계적인 글로벌택스프리와 KT의 KTIS등 한국업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국을 포함, 세계관광산업은 이미 향후 3년이내 2억명이상의 관광수요로 평가되는 중국 관광객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한류의 성장이 이미 아시아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한 이상 한국의 관광산업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시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은쇼핑에열중하고한류를좋아한다. 방한 중국인들의 쇼핑순위는 화장품-향수, 의류, 식료품, 인삼-약재-건강식품 순이다. 이중 의류나 신발류, 식료품 등은 일반 매장 판매가 단연 많다.

반면 화장품과 건강식품은 면세점 판매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물론 화장품은 사전면세점 비중이 보다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사후면세점은 건강식품 특히 인삼과 홍삼, 화장품, 잡화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후면세제도는 관할세무서장의 허가를 통해 지정된다. 세무서장의 허가를 받고 세금환급 서비스에 가입하면 쉽게 사후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등록제다. 주로 외국인 쇼핑관광객 유치에 불리한 중소도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중소 상점, 단체 관광객 주변의 매장에서 운영된다.

여러 제도가 바뀌었지만 최근엔 3만원 이상의 물건을 구입하여 출국할 경우, 이를 수출로 간주해 부가가치세(VAT)와 개별소비세(ICT)를 출국시 TAX FREE 환급창구에서 환급해주고 있다. 최근엔 KTIS등 택스리펀드 대행업들이 대형 사후면세점에 출점, 바로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택스프리, 글로벌블루택스프리, 한국 KT의 KTIS등이 대표적이며 각 공항과 사후면세점에서 직접 서비스하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면세점중 이 제도에 가입한 면세점수는 2011년 826개업체에서 2014년, 4100여개로 늘어났다.

세계적으로 사후면세점 제도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관광객도 많지만 부가세도 약 20% 수준이다. 택스리펀드 수수료도 높다 관련 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캐나다, 태국, 호주 등에서는 국가가 직접 환급업무를 수행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환금대행사업자들이 진행하고 있다.

한국 사후면세점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단체관광객 유치의 핵심적 주체라는 데에 있다.

우선 한국관광이 아시아에서 관광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매우 싸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관광수요가 풍부한 중국과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 경쟁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지난해 일본 큐슈지역엔 관광보조금이 등장했다. 지진여파로 관광객이 줄자 지방정부가 여행업체들을 통해 관광객 유치를 지원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은 한시적이다.

한국엔 외국 단체 관광객들에게 인두세가 있다. 즉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외국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이 단체관광객을 모집할 때 지원금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5박6일 여행 경비가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여행사 마진을 포함, 70만원이라고 치자. 그러면 여기에 약 20~30만원의 소위 인두세가 주어진다. 이는 인바운드 여행사가 주도하지만 쇼핑센터들이 주 공급처가 된다. 만약 이 단체 관광객이 5군데 쇼핑센터를 들른다면 5군데에서 각각 5만원 정도의 인두세가 거쳐져야 한다. 그런데 인두세를 내는 곳이 있고 판매 인센티브를 내는 곳이 있다. 아무튼 전체 인두세가 걷혀진다는 전제하에 단체관광 여행비가 대폭 인하되는 것이다.

여기엔 사후면세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시내면세점도 참여한다. 매출이 약한 면세점은 인두세를 내고 높은 면세점은 판매 인센티브를 준다.

그런데 이를 놓고 그동안 사후면세점들의 상품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은 그동안 사실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제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우선 관광객들이 정말 스마트해졌다는 점이다.

그러면 4~5개의 주요 대상점은 주로 시내면세점, 잡화점, 인삼-홍삼 건강식품점, 특화전문점, 화장품점 등이다.

당연히 이러한 수수료는 상품의 가격에 반영된다. 그런데 가격반영비율이 이제 일반 유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차피 일반유통의 경우에도 유통 수수료 문제는 일반화 되어 있다. 따라서 민간경제에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자유롭게 발생하는 수수료와 한국 단체관광의 가격 경쟁력을 무조건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론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사드를 떠나 한국 사후면세점을 포함한 관광쇼핑산업의 문제점은 심각하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과열경쟁이다. 시내면세점과 사후면세점이 마찬가지다. 인천공항 면세점도 최근 임대료 문제로 시끄러운 이유는 명백하다. 과열경쟁으로 면세점들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중국 유커들의 급증으로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로 오인되면서 과도한 경쟁이 촉발되고 사업체들이 너무나 많이 증가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를 보다 양성화하고 이를 통해 적정 경쟁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의 사후면세점은 많은 비난의 대상이었지만 한국 관광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실질적인 주체이기도 했다. 덕분에 한국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었고 관광수입도 빠르게 증가했다.

그런데 이들 역시 똑같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시장왜곡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와 사드보복으로 인한 사상 최대의 한시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나름 위기를 극복하는 경쟁력을 구축한 사후면세점들은 차제에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개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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